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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강동원 엑소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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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파멸이, 빛은 좌절이 되는 세상.
너를 보아서도, 나를 보아서도 안 되는 세상.
너는 나의 파멸이 되고, 나는 너의 파멸이 되는 세상.

우리는 그런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 세계 속에 몸 담고 있었다.
처음부터 선택권이 주어진 적이 없었다. 우리에겐 선택지도 없었다. 알지 못하는 그 세상을 살아가야만 했다. 그게 전부라고 받아들이며, 그렇게 살아야만 했다.

우리의 숙명이었다.


[워너원/김재환] La Couleur C | 인스티즈



La Couleur








색을 보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가르쳐주었다. 숨기지 않으면 어떻게 될 지도 말해주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해맑아 보였다. 내게 본인이 얼마나 색을 갈망해왔는지 설명하는 그는 미치도록 해맑아 보였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색을 담은 세상은 반짝 반짝 빛을 내고 있었고, 나 역시 그 빛에 반 쯤 취해가고 있었으니까. 그런 나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미치도록 괴로운 일이었다. 색을 보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끊임없이 나의 부모를 생각해야만 했으니까. 생각은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어쨌든 나는 평범한 생활을 해나가야만 했다. 세상에 나의 파멸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했다.








"여주야!"



"몸은 괜찮아?"



"아, 그냥 좀 쉬었더니 나아졌어. 밥은 잘 먹었어?"







색으로 보는 아이들의 얼굴은 놀라울만치 제각기 다른 모양새였다. 모두가 다른 색의 얼굴 피부를, 입술 색을, 눈동자 색을, 머리 색을 가졌었다니. 황홀한 경험이자 괴랄한 경험이었다. 지금껏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세상과 모든 것들이 뒤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문득 그의 생각이 났다. 내가 지금 이 정도인데, 그 애는 다른 아이들에게 제 감정을 숨길 수 있을까.








"여주야, 오늘 축제하는 거 갈거야?"



"무슨 축제?"



"오늘 옆 학교 축제한다잖아. 갈거야?"









평소 같았다면 단박에 거절할 제안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 망설이고 있었다. 분명 옆 학교라면 우리 학교 아이들보다 형편이 훨씬 괜찮은 아이들이 다니는 곳일 테고, 그렇다면 우리 학교보다 훨씬 다양한 색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 때문에. 그러다 문득 충동적으로 저지르기로 했다.







"응, 한 번 가볼래."






















이후의 수업에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선생님들이 입고 온 옷들의 색을 조합하는 것, 학교 벽에 진 얼룩들의 제각기 다른 색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도 매력적이고 신기한 경험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창문 밖을 바라보는 것은 더 했다.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의 색과,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의 색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이런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 지옥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넌 대체 왜 엄마랑 똑같이 생겼을까."



"...."



"왜 나 하곤 이렇게 닮은 구석이 없을까..."



"..."



"여주야, 나도 내가 이러는 게 안 될 일이라는 거 알아....그런데..."



"..."



"네가 너무 밉다..."



"..."



"미안하다, 여주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지난 세월 내가 살아온 진짜 지옥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의 색 이후로의 세상은 지옥이었으니까. 아빠의 얼굴을 본 것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받아쓰기에서 이제 막 백점을 맞아오던 그 시절, 지금보다 10년을 전으로 돌려야만 찾아오는 그 시절. 나의 세상이었던 엄마는 색을 본다는 이유로 그렇게 떠나버렸다. 그렇게나 애절하고 잔인하게 떠나버렸다. 나의 또다른 세상이었던 아빠는 나의 10년 전 이후로 본 적이 없었다. 이따금씩 가정부 아주머니들이 오시긴 했지만, 죽어도 아빠의 얼굴을 본 적은 없었다. 나의 세상을 잃은 지난 19년이 나의 지옥이었다.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이들은 축구를 하고 있었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흩날리는 머리색이 제각각 달랐다. 그 다른 머리색을 알아차리는 나 자신이 증오스러워질 즈음이었다. 내가 그를 보았던 것은.


그는 아주 빤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손을 허공에 휘적거렸다. 그러곤 웃었다. 아마도 색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나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그에게 인사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기분이 그랬다. 그는 내게 너무 감당키 어려운 맑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 혹시 축제야?'




축제에 온 것을 후회하고 있었을 즈음, 도착한 문자 한 통이었다. 나와 함께 온 친구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바삐 떠나버렸다. 다른 학교의 남자아이들과 만나려, 축제의 화려한 무대를 보려 각기 떠나버렸다. 멍하니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였다. 혹시나 싶어 알려준 번호였다. 그걸 이렇게 빨리 써먹을 줄이야. 아무래도 역시 그는 내가 감당키 어려운 맑음임이 분명했다.




"아...그냥 집에 갈까."




괜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멍하니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하늘만 보고 있는 건 이상해 보이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지만, 새삼스럽지도 않게 나는 혼자였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어떤 순간이 찾아왔다. 함께라는 걸 포기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이. 평소엔 아무렇지 않았을 감정이었다. 오히려 함께하는 것은 더 많은 상처를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는 함께해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고, 내가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그에게서 옮아온 건지, 아니면 색을 보기 시작한 하루가 감당이 되지 않아 그런 건지, 오늘따라 이상하게 함께를 혼자보다 갈망하게 되었다. 하지만 별로 상관은 없어 보였다. 어차피 나와 함께 해 줄 사람은 없을 테니까.








[워너원/김재환] La Couleur C | 인스티즈



"왜 집에 가."




지나치게 맑은 그였다. 아마도 나의 세상이 될, 그. 

그는 아주 잘 웃는 편이었다. 지금도 옅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나는 어쩐지 그 미소가 내게도 웃음을 종용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밤 하늘 색도 다르네."



"뭐?"



"어제 보던 하늘이 아닌 것 같아."



"..."



"하나 하나 다르게 보이는 게, 새삼스레 진짜 대단하지 않아?"



그는 색을 좋아했다. 지나치게 색을 사랑했고 동경했다. 그는 색에 대해 말할 때마다 눈을 반짝하고 빛냈다. 색을 경멸하는 나와는 지나치게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이따, 집에 같이 가자."




그는 함께를 좋아했다. 혼자가 익숙한, 함께는 어색한. 함께하자고 내밀어준 손 같은 건 없었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함께에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




"...응."





그가 손을 뻗었다. 아주 조심스레 내 손에 그의 손이 닿는 것이 느껴졌다. 누군가와 손을 잡는 일이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아주 어릴 적 이후로는 누군가와 손을 잡을 일이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내 손을 잡아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아주 어색하지만, 나는 한 번 잡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 운명이 정해준 그와, 손을 맞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너원/김재환] La Couleur C | 인스티즈


나는 네가 내민 손을 잡았다. 너는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렇게 너는 나의 안식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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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항상 마지막말이 하나하나 주옥같아요 ㅜㅜ 너무 좋아요 ㅜㅜㅜ 잘보고갑니다
6년 전
비회원80.29
진짜 글의 분위기 하며 단어 선택도 그렇고 하나하나 다 꿈같아요 몽글몽글한 기분? 그러면서도 글의 전체 분위기는 어두우면서도... 그런 괴리감이 너무 좋다고 해야하나 건지 모르겠지만 글 진짜 좋아요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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