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개의시간이네
다음날 저녁,홍빈은 갑자기 일이 생겼다면서 그에게 전화로 혼자서 황박사님을 만나러 갈 것을 권했다.홍빈은 되도록 그와 같이 황박사님을 뵙고 싶었지만,급한 일정이 들어와서 같이 갈수 없음에 아쉬움을 토했다.물론 황박사와의 약속을 뒤로 미룰수도 있었지만,빨리 만나서 치료를 시작할수록 그에게 이득이였기 때문에 홍빈은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아니야.바쁜데 어쩔 수 있겠어?열심히 돈 벌어와"
"미안해.나중에 한번 더 같이 가자"
"네네,끊는다"
전화를 끊은 그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황박사님께 연락을 취해서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정했다.아쉽게도 황박사님의 오늘 오후일정이 꽉 잡히셔서 저녁 늦게서야 뵐 수 있었다.그는 황박사에게 바쁘시면 나중에 형과 같이 찾아뵙겠다고 말했지만,황박사는 네형 홍빈이 오늘 꼭 만나라고 했다며 거절을 했다.그래서 이들은 저녁10시가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그리고 만난 장소는 병원이 아닌 황박사의 집이였다.황박사가 장소를 병원이 아니 집으로 정한이유는 딱딱한 환경에서 그가 속내를 털어놓는게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에대한 황박사의 작은 배려였다.
위치는 이미 형에게 전해들어서 알고있었기에 그는 헤매지 않고 도착할수 있었다.그가 처음 본 황박사는 연세가 지긋하신 사람이였다.머리는 이미 흰머리카락으로 뒤덮혀 검은색머리는 찾아볼수도 없었고,안경을 쓰시고 인자한 인상인 70대쯤의 노인 으로 보였다.쇼파에 앉은 그에게 황박사는 녹차를 권했다.
"혼자 사시나 봐요"
"집사람은 먼저 가버렸단다"
"아.죄송합니다"
"원래 이나이쯤 되면 자연스러운거 아니겠니,네 형에게 이야기는 들었다.요새 악몽을 자주 꾼다면서?"
"네.저랑 똑같은 사람이 나오는 꿈이예요.그런데 그 사람은 제가 아니예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겠니?"
"꿈속에서 그사람은 매일 무언가를 찾아요.그리고 최근에는 말도 하더라구요"
"무슨말인지 얘기해주지 않겠니?"
"자기 이름이 켄이라고 했어요.그리고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도 했어요"
그는 꿈이야기 중에서 자세한 내용은 제외하고 이상하지 않을정도로만 황박사에게 말했다.황박사는 그의 얘기를 경청하고 있었다.그가 이야기를 끝낸 후에 황박사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그래서 한동안 적막한 집안에서는 그가 녹차를 마시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한참동안 아무런 대화없이 시간이 지나가고 황박사는 입을열었다.
"꿈은 자신의 내면을 반영한다고도 하지,자신이 원하는 것을 투영하기도 한단다.혹시 잃어버린게 있니?"
"아니요.전 잃어버린것 없어요"
"잃어버렸는데 잊고있을지도 모른단다.되집어보려무나,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뭘요.굉장한 도움이 됐어요.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다면 다행이구나.다음 약속은 언제쯤이 좋겠니?"
"아마도 다음약속은 없을것같네요"
"무슨 뜻이니?"
"다음에 만날일이 없다는 소리지"
그는 황박사를 보며 소름끼치게 웃었다.황박사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손가락으로 그를 가르키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말까지 더듬으며 황박사는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다.십여년전 분명 그일이 있고나서,심리치료와 홍빈의 도움으로 인해 존재 자체를 뿌리뽑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아니였다.암적인 이 존재는 자신의 자태를 숨기고 재환의 몸속에 더욱더 깊게 박혀 빠져나오지 않았던거였다.
"니..니가 어떻게?분명히 치료를 끝냈었는데"
"쉽게 사라질거라고 생각한것이 오산이지,나와 재환은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야. 재환이 생겨났을때부터 난 그의 옆에 있었어.그런 내가 그 같잖은 심리치료 하나로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말도안돼!너는 또다른 인격일 뿐이다!"
"또 다른 인격이라....누가 그래?나는 나고 걔는 걔야.나는 이재환의 부속물이 아니야,이래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당신이 싫어"
그말을 끝으로 켄은 황박사의 목을 쳐서 기절 시켰다.
기절한 황박사를 욕실로 질질 끌고 들어온 켄은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소매로 닦았다. 그리고선 황박사의 옷가지를 하나하나 벗겨내고선 욕조에 물을 받았다.그리고는 황박사와 욕실바닥에 물을 한가득 뿌렸다.대충 욕실이 물로 흠뻑 젖었다고 생각한 켄은 황박사를 일으켰다.그리고 정신을 잃은 황박사를 그대로 놓았다.켄의 손에서 빠져나간 황박사는 정신을 잃은상태라 더욱더 강하게 욕실바닥에 머리를 부딪혔고,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바닥에 뿌려져있는 물과섞여 선분홍빛을 내며 하수구로 흐르기 시작했다.그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켄은 주머니속의 핸드폰을 꺼내들어 황박사의 모습을 찍었다. 그리고 바로 다시 동영상을 찍은후 예약메일을 자신에게 발송했다.시간은 내일낮,재환이 깨어있을 시간이였다.켄은 황박사의 코에 귀를 갖다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늙어서 그런지 이런 작은 충격에도 숨이 멎은듯 호흡이 멎은 황박사를 보며 켄은 미소지었다.거실로나온 켄은 자신이 입을 댔던 찻잔을 들고 황박사의 집을 빠져나왔다.황박사가 늙은 노인이라서 별다른 부검이나 정확한 사망조사를 안하고 실족사로 판명할것을 확신하고있고,게다가 상황까지 완벽하게 욕실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사망한것처럼 위조한 켄은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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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요니
세준찡 출연하자마자 죽여서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