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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 MOON 전체글ll조회 249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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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모든 것이 낯설었다.

몸에 닿는 이불의 느낌도 내 것이 아니었고

내 얼굴에 닿는 달빛도 내 것이 아니었다.

어슴푸레한 밤.

난 그렇게 죽었다.


JAMU : 손님


끼익


방문을 여니 낡은 경첩이 요란한 소리로 울부짖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내는 마룻바닥의 느낌도 생소하기 그지없었고

숨을 쉬지 않아도 폐가 답답하지 않은 느낌이

너는 죽었다.’ 라고 말해주는 듯싶었다.


뒤를 돌아 방문을 쳐다봤을 땐 이미 어둠만이 그 자리에 남아 내 발걸음을 재촉할 뿐 이였고

나는 미련 없이 집을 나와 푸르른 숲을 헤쳐 어디론가 향했다.

정말 어디론가 향했다.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그저 한발 한발.

아슬한 낭떠러지가 앞에 있어도 상관없었다.


이미 난 죽은 몸이니까.

죽은 몸은 꽤나 자유로웠다.

물을 마시지 않아도 목마르지 않았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다.

다만 뱃속 어디서부터인가 올라오는 허기짐은

배고픔도, 그렇다고 갈증도 아닌 그 무엇이었다.


걸음을 떼면 뗄수록 검은 밤은 점점 해가 솟아올라 발갛게 물들고 있었고

그 속도에 뒤치지 않겠다는 듯이 내 걸음은 더욱 더 빨라졌다.



어딘가에 부딪힌 느낌에 위를 올려다보니 젊은 신사 한 분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가자"

"....."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당황할 것 없어. 다들 너처럼 말을 못하니까"



다들? 그럼 나 이외에도 죽은 사람이 있다는 것일까.



"의문이 많은 건 알겠는데 일단 손부터 좀 잡지? 너 여기 있다가는

꼼짝없이 갇혀버린다고!"



갇힌다... 어디에 갇히는 것일까.

그쪽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홀로 떠돌아다니는 게나쁘지 않아?

너 죽을 때 머리로 떨어졌어? 그럴 일은 없을텐데, 흠. "



그건 아무래도 중요치 않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은 내 생각을 읽으니까.

난 당신이 내민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따스한 빛이 당신과 나를 감싸며 눈부시게 화사한 길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빛 속으로 빨려 들어오자 낯선 세계가 내 눈 앞에 펼쳐졌다.

생소했던 느낌들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내 발등을 간질이는 바람의 움직임 까지도 생생히 전달되어 왔다.



*



조그만한 발가락들을 내려다보며 오므렸다 다시 펴 보았다.

발가락 사이사이 들어오는 풀잎들의 싱싱함이 내 온 몸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우와..."


"신기하지?"


"."


"그럼 나는 여기까지. 네 앞길은 니가 알아서 찾아가도록 해.

난 어디까지나 길잡이일 뿐이니까"


"다시 볼 수는 없는 건가요?"


"뭣하러."



그 때였다.

나무에 기대어 서 있던 남자가 내게 다가온 건.



"너는 왜 또 거기서 폼을 잡고 있어, 얼른 가지 않고"


". 예쁜 얼굴 좀 더 보다 가겠다는데"


"너는 쟤 얼굴밖에 안보이냐? 사라지는 건 안보이고?"


"거 까탈스럽게 굴긴... 이해 좀 해줘. 쟤가 너 온다는 거 듣고 식겁한 애야"


"쟤는 한시가 급하다고 쟤는. 우리랑 다르게"



나를 데려온 남자는 움찔 하는가 싶더니 무어라 궁시렁 거리며 우리 둘 앞에서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앞의 남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분명 아까 그 남자와 같은 부류의 사람 일 텐데... 그 사람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어딘가 쓸쓸하고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그럼 전 어디로 가면 되는 건가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


"이 세계의 주인은 너야. 나랑 아까 걘... 니가 잃어버린 '' 을 찾아주는

길잡이 정도밖에 못해줘"


"..그렇구나.."


"그렇구나가 아니라!"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남자에 움찔 하자 작은 산들바람이었던 공기가 차가워지더니 이내 살랑이는 눈을 만들어 냈다.



", 이럴 것 같았어."


"...."


"따라와. 돌아가고 싶은 거잖아."


"어디로..."


"너희 집으로"



내 본능이 말했다. 따라가면 위험 하다고.

그래서 달렸다.

끝없이 달려 어딘가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해는 저 높이 떠서 나만을, 오직 나만을 비추고 있었고

그 덕에 나를 따라오던 남자는 더 쉽게 나를 찾을 수 있었다.



", 억지 부리지 마."


"싫어요. 안 갈거에요"


"어차피 널 돌려보내도 다시 돌아오게 되어있어!"


어차피 다시 돌아 올 거면 애초에 왜 보내려는 건데요!"


"그래야...그래야 니가 덜 고통스러울 테니까."


"....."


"우리가 막는다고 소용이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아니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까 남자에게 물어보지 못한 걸 이 남자에게는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죠?"


"......"


"알려준다면. 조용히 갈게요."


"이봐, 이미 조용하지 못하거든?"


"그러니까 더 이상의 소란은 안 피운다고요"



남자는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나는 너의......."



순간 아까보다 거친 빛의 소용돌이가 우리를 삼켰고

난 더이상 그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다.

길잡이.


*



나를 삼킨 빛의 소용돌이에 정신을 잃고 눈을 서서히 뜨니 온통 푸른빛의 물결이 나를 옭아매고 있었고

나와 같이 들어온 것 같았던 그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르자 시리도록 푸른빛에 익숙해지나 싶었지만 점점 더 내 숨통을 죄여오는 것 같은 아픔에 시달렸다.

이미 죽은 몸이 고통을 느낀다는 것 또한 웃기는 말 이지만 이 고통은 무어라 말로표현 할 수 없는 고통이였으며

마치 바다가 나를 집어 삼킨 듯 아프고 괴로웠다.


살려줘 누가 날 좀 꺼내줘

아파

아파

그렇게 난 거대한 파란 물결에 몸을 맡긴 채 점점 더 잠겨만 가고 있었다.



*




눈을 뜨자 예쁜 여인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위는 온통 어색한 것들 뿐 이였고 나는 가까스로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깼니?"


"여긴..."


"여긴 너의 무의식이야"


"제가 죽은게 아닌가요?"


".... 엄밀이 말하자면 생과 사의 경계 그 어디쯤이지."


"그렇구나..."


"이제 니가 결정 할 차례야."


"무엇을 결정하죠?"


"너의 마음"


"?"



저 여인이 하는 말은 당최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내 마음을 결정하라니. 너무 뜬금없지 않은가



"뜬금없긴, 여기에 계속 남을 건지. 아니면 돌아갈 건지"


"...."



전에 만난 남자도 똑같은 소리를 했었지...



". 선택은 네가 하는 거야 자신이 한 선택에 후회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으니까

잘 선택하는 게 좋을 걸?"


"전 여기에 남을래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뱉은 내 말에도 놀랐을 법 한데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인자한 미소를 입가에 건 채 나를 투시라도 하는 듯 쳐다보는 여자의 눈과 맞닿자 그제서야 급한 무엇이 생각난 듯

빠르게 말을 이어가며 천천히 내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럼 내가 한 번의 기회를 더 줄테니 잘 생각해봐.

네가 왜 돌아가야 하는지, 왜 여기로 돌아왔는지"


"?"



그 때였다.

내가 빠진 빛이 두둥실 떠올라 나를 그대로 삼켰다.

정말 찰나의 순간 이였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거친 빛이 아닌 부드럽게 나를 감싸 안는 느낌이였으려나

푸른빛은 점차 예쁜 에메랄드빛의 색으로 바뀌어갔고

나는 점점 숨이 막혀왔다.



"푸하-"



물 밖으로 나온 세상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한여름밤의 소동이 끝나고 조용하고 고요한 적막만이 내 품에 안겼다.

참으로 평화롭고 기나긴 밤이 될 것 같았다.



"잘자요. 부디 이번 생에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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