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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콩] 콩과 순두부 - "내 남자와의 전쟁 上" | 인스티즈

독자님 의견감사합니다 ㅋㅋㅋ 저도 한번 써보고 싶어서.. 쓰긴했는데 ㅠㅠㅠ 항상 독자님의 원하시는 의도에서 벗어난 

글이 나오는 느낌입니다. ㅠㅠ














“누구 연락 기다려?”

“어?”

“아까부터 계속 핸드폰 보고 있잖아.”



내가.. 그랬나. 풍이형의 말에 내가 멍 때리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세상에나.



“아.. 내가 요즘 좀 중독이 돼서. 심각하긴 하더라 스마트폰 중독”

“뭐 그렇긴 하지.”



다행이 풍이 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 듯 넘어간다. 탁. 내 앞에 풍이 형이 만든 파스타가 나온다. 와.. 맛있겠다 감탄하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sns에 올리고 다 먹을 때까지 핸드폰에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들이 올라왔다. 그중에 임대갈은 없다. 원래 뭔가를 생각할 때 입에 무슨 습관이 있는데, 그것대로 젓가락을 질겅거리며 핸드폰 화면을 껐다 켰다 반복한다. 임대갈... 연락 안하겠다.. 이거지?



“너 진짜 나랑 제주도 놀러 가는 거지?”

“아 알았다고 몇 번 말해. 벌써 표까지 끊은거 아냐?”



저기 저거 내 짐 안보여? 틱틱 거리며 말한다. 형은 아니 혹시나 해서. 야 놀러가서 뭐하고 놀까? 신나서 떠들기 시작한다. 이런 저런 계획을 정신없이 늘어놓던 풍이 형 입에서 임대갈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근데 요환이 말이야”

“임대갈 얘기 꺼내지 마”

“왜? 싸웠냐?”

“...싸우긴. 아 몰라. 됐어. 입에 올리면 기분만 더러워 지니까 꺼내지 마”



아 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순간 열이 확 올라와 눈에 보이는 대로 과자를 집어 먹으며 속으로 임대갈을 열심히 씹어댄다. 임대갈 나쁜 새끼. 내가 먼저 연락 하나 봐라. 내가 먼저 할 때까지 버티겠다 이거지? 내가 너한테 먼저 연락하면... 꿍얼대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린다. 누군지 확인하고 핸드폰을 바로 돌려버린다. 뭐야? 누군데 그래? 묻는 풍이 형이 말에 아 스팸 같은 거. 대꾸한다.



“기다리던 전화는 아니고?”

“그런거 없다니까.”



임대갈 번호가 뜬 핸드폰을 던져 버리고 풍이형의 게임기를 킨다.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놀거다 나는. 속 좀 타봐라 임대갈. 둘이서 열심히 뚱딴 뚱딴 거리다 쇼파에 널브러진 빨래처럼 잠이 들었다. 그래도 시체처럼 푹 잘 만큼 피곤한 몸 이었음에도 징 울리는 진동에 눈이 떠졌다. 어디 보자 얼마나 연락이 왔을까.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보냈을지 궁금하긴 하니까. 열어봤을 때.



“하...?”



제주도 잘 갔다 와라. 라고 적힌 카톡 하나가 도착해있었다. 전화도 딱 한번 걸고. 이따위로 나오겠다 이거지? 예전에는 어떻게든 풀어주려고 난리 치더니. 역시 사람은 변하는게 맞나보다. 개새끼. 잡은 물고기에 줄 떡밥은 없다 이거지? 욕이 툭 튀어 나간다. 아 몰라 몰라 배터리를 완전히 분리시키고 자려고 다시 누워서 뒤척인다. 짜증나게 그 새끼 때문에 잠이 안 온다. 밤새 욕으로 된 타령을 불렀다. 결국 그대로 날을 새버렸다.



“...너 얼굴 꼴이 왜 그래?”

“...아 몰라.”



만사가 다 귀찮다. 정신을 반쯤 딴 세상으로 보낸 상태로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가 이륙한다. 적당히 웅성 웅성한 소리와 내 속과 다르게 평화로운 하늘 풍경을 보고 있자니 드디어 노곤 노곤 잠기운이 몰려 든다.

 



























***



“형. 누구 연락 기다려?”

“어? 아니... 왜?”

“아까부터 자꾸 핸드폰만 보잖아. 솔직히 말해봐 누구 생겼지? 그지?”



어제 풍이형과 같은 질문을 어떤 녀석이 한적 있었다. 그 당시 임대갈은 꼬박꼬박 나에게 연락을 했었으니까. 처음엔 귀찮았기에 적당히 좀 해라 투덜 거렸다. 하지만 어느새 연락에 익숙해 졌고, 그게 당연하게 됐고. 안 오면 뭘 하나 궁금했기에 어느새 나는 임대갈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날 임대갈의 스케줄을 빤히 알고 있었고 이쯤 되면 나 도착했어. 연락을 할만도 한데, 이상하게 내 핸드폰은 고요했다. 혹시 고장났나? 만지작 만지작 거린게 화근이 된 거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아니.. 그런거 아니야. 당황해서 다 티 나게 변명을 했고, 그 변명으로 하여금 그 자리 있는 녀석들에게 나 만나는 사람 있어요~ 인정하게 되었다.


녀석들의 끈질긴 추궁이 이어졌다. 누군데. 내가 아는 사람이야? 어? 예쁘냐? 폭풍처럼 이어지는 질문 세례에 일일이 대답 하는 것도 힘에 부쳐 그래 예쁘다 겁나 예쁘다. 대답해버렸다. 예쁘고 능력 있고 나라만 껌뻑 죽는다 됐냐? 녀석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었다. 그당시 임대갈이 예쁜 건 사실 이었으니까-내 입으로 말 하기 거시기한데 난 남자답게 생겼고, 임대갈은.. 남자답기 보다 예쁘장하게 생긴 축이라는데 대부분의 여론이었다- 인정하긴 싫지만 능력 있는 것도 사실이고. 나라고 하면 껌뻑 죽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말한 이 사실이 어떤 파장을 가지고 올지 그때의 난 알지 못했다.



“요환이형. 내가 그랬지? 진호형 수상하다고. 여자친구 생긴거 맞다네”

“맞아요 진짜 예쁘고 능력도 좋고 형이라면 껌뻑 죽는 다는 데요”



그 말을 한지 몇 주일이 지나고 우연히 후배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튀어나온 말. 사실 난 이게 임대갈 귀에 들어가게 될거라고 생각 못했다. 설사 들어간다 하더라고 임대갈도 머리란게 있는 놈이니까 녀석들이 하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오히려 내가 이쁘고 능력있어? 하고 빙글 거리고 날 놀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녀석들에게 그 말을 듣는 순간 임대갈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축하한다.”



나만 알아본 심상치 않은 표정 다음 실실 거리면서 건네는 말. 축하한다... 내가 둘러 댔다고 생각하고 한 말이면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장단 정도로 여겼을 텐데. 그러기엔.. 임대갈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그때까지도 난 에이.. 설마... 아니겠지. 정확한 상황 판단은 못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같이 가면서도 임대갈은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뭔가.. 할 듯 말 듯 묘한 표정. 갑갑한 침묵을 이기지 못하고 난 아 뭐. 할 말 있어? 라고 물었다. 형은 아니야.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했다. 진심으로 나에게 여자친구가 생긴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저 인간? 딱 느낌이 왔다.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어휴.. 저 답답이. 날 믿지 못 하는게 짜증나긴 했지만, 그래도 거기까진 괜찮았다. 나한테 너 아까 어떻게 된 거야 무슨 소리야? 묻는 다면 친절하게 답해줄 의사도 충분히 있었고. 하지만. 형은 집에 도착하는 동안 그 어떤 질문도 내게 하지 않았다.



“간다. 잘자.”



지금처럼 살다 싶이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집까지 날 데려다 주는 날이면 항상 자고 가겠다고 보채다 가거나 아님 정말자고 가곤 했다. 근데 그냥 간다니. 잠깐 형의 손을 잡아 세웠다.



“나 여자친구 생겼다니까.”

“응”



덤덤한 형의 대답에 머릿속으로 별에 별 생각이 다 지나갔다. 뭐? 응? 으으으으응? 지금 응이라고 한거냐 너? 그렇게 간단하게 응이라고 대답할 만큼 우리 사이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거야?! 하... 화가 났고. 그동안 임대갈 사탕발림에 속았구나 하는 생각에 허탈해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형이 화가 나서 날 놀리려는건 아닐까. 하는 헛된 희망을 가졌다.



“응. 그걸로 끝이야 뭐 더 할 말은 없냐?”

“...어.”



어어어어어~?! 이 새끼가 진짜. 하. 그날 내 계획은 임대갈이 여느 때 처럼 자고 간다고 버팅기면 그러라고 하고 웃으면서 그날의 사정을 애기하고 아 그런거 였어? 허허허 웃어 넘기는 거였다. 그런데. 어... 라고? 나한테 할말.. 없다고? 나에겐 할 말 없다고 말하는 형의 얼굴엔 나 할 말 많아요 라고 적혀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냥.. 그 전서럼 형 동생 사이 하면 되는 거지. 안그러냐?”



헤실 거리며 대답했다. 뭐....? 형 동생? 넌 그냥 형 동생 사이에 그런! 팍 올라왔다. 소리치며 틱틱 거리려다 한숨으로 삼켰다. 내가 열 받은 만큼 형도 화나게 하고 싶었다. 그런 어린애 같은 마음으로 난 그냥 형 동생 싫은데? 그냥 아까 그 여자친구는 애들이 하도 찔러 대길래 둘러 덴거야 라고 말했으면 간단하게 끝났을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난 여자친구 있어도 형이랑 계속 지금처럼 지내고 싶어. 그래서 형한테 말 안했던 거고. 난 그런데 형은 어때?”

“진호야....그건 아닌 것 같다.”



그건 아닌 것 같긴 무슨. 문을 열고 형을 잡고 들어가 멱살을 잡아 당기 듯 입을 맞췄다. 형은 경기를 일으키듯 나에게서 떨어졌다.



“진호야. 너 좋은 사람 생겼다면서. 그럼. 이건 아니지.”



말하고. 바로 도망치듯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형이 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현관 앞에서서 형의 말을 되새겼다. 뭐.....? 하....? 좋은 사람 생겼다면서. 그럼 이건 아니지? 그리고 날 밀어네......? 보통 이럴 때는 이 나쁜 새끼야 나한테 화를 내거나. 나 버리지마 잡거나.. 둘 중 하나가 맞는거 아냐? 쉽게 그럼 이건 아니지로 정리 될 만큼 우리 가벼운 사이였던 거야? 허탈함에 털썩 자리에 앉았다. 왱왱 머릿속을 그 말이 울리는 동안 한참을 멍하니 그러고 있었다.


그 덕인지 제대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정확히는 임대갈이 그러고 사라진 다음 생활패턴이 완전 어긋 나는 바람에 몸이 망가졌다는게 옮은 말이게지만. 어쨌거나 임대갈 때문에 요모양 요꼴 된건 사실이니까. 세상 도움 하나 안돼는 새끼 속으로 욕을 하며 혼자 끙끙 거렸다. 그러고 가서 정말 전화 한통 오지 않았다. 처음엔 그랬다 아.. 나한테 화나서 오히려 그럴 수도 있어. 삐져서 나한테 시위하는 걸 거야. 근데 점점 그게 아니라는 느낌이 온다. 임대갈은.. 정말 날 정리 한 거다.


화가 났다. 화가 난 만큼 열이 올랐다. 콜록 콜록 속에 있는걸 모두 꺼낼 만큼 기침을 하면서도 형에 대한 욕을 했다. 그 새끼는 내가 이렇게 아파서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할 새끼야..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지? 임요환 개새끼. 욕을 하면 할수록 더 화가 나서 열이 더 올라가는 것 같았다. 아픈 와중에 몇 놈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아파요? 놀란 목소리에 아 몰라 됐어 시끄러 끊어. 짜증으로 답하며 끊고 혼자 끙끙 거렸다. 이러다 죽으면 그 놈 후회하겠지? 아 그때 잡는 건데.. 하고.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 없다 이거야. 왜냐 난 없을 테니까!


못된 심보로 똘똘 뭉쳐서 끙끙거리다 배가고파 일어났다. 아.. 먹을거 없을 텐데. 어기적 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어라....? 한동안 폐인으로 살아서 집안 꼴이 가관이었는데 말끔하다. 빨래까지 돼있네? 이게 무슨... 그러고 보니 나... 잠들기 전에 입은 옷이랑 다른 옷을 입고 있다. 거기다 식탁에는 죽이 차려져 있었다. 뭐지.. 누구 갔나? 고개를 갸웃 거리며 죽을 퍼먹었다. 식탁에 앉아있으니 또 오들 오들 떨려 방안으로 기어 들어가 끙끙거렸다.


바로 잠든 것 같은데, 잠결에 물수건이 이마위에 올려진걸 느꼈다. 누구지? 꿈인가? 다시 일어났을 때 또 옷이 바뀌어 있었다. 나.. 몽유병인가? 아님 귀신..? 별에 별 생각이 다 든다. 혹시나 친구나 후배 들 중 누가 왔다 갔나 싶어 연락을 해봤는데, 다들 그런 일 없다 그러고. 이상하다.. 내가 잠결에 그런건가....? 그럴지도... 아픈 만큼 허술하게 생각하며 잠들었다 일어난 저녁 식탁위엔 또 죽이 있었다.


다음날, 범인이 누군지 알아 내고야 만다. 일어났으면서 잠든 척 하고 있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발소리와 냄새를 풍기는 범인이 나타났다. 이마위에 손을 얹어 놓더니 우선 땀에 쩔어 축축한 옷을 벗기고 닦아 낸 후 갈아 입혀준다. 우렁각시 나셨네 우렁각시 나셨어. 바로 밖으로 나가 죽을 끓이기 시작한다. 한상 차려 놓은 후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와 아주 영화를 찍는다. 어쩐지 감기 기운이 떨어진다 했는데, 익숙한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아 약을 밀어 넣는게 느껴진다. 바로 뒷목을 잡아 우럭 각시를 포획한다.



“...일어 났어?”

“어떻게 알고 왔어?”

“...아.. 애들 얘기 하는거 듣고....비밀.. 번호.. 안.. 바꿨더라?”



임대갈은 어색하게 웃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죄인은 당장이라도 달아나고 싶은 표정이었다. 안되지. 내가 순순히 놔주나 봐라.



“나 안보고 싶었냐?”



어색해 죽는 형에게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 죽고나서 후회나 해봐라 임대갈 새끼 저주를 퍼부운 밑바탕엔 이런 감정이 있었다. 보고싶다 임대갈. 난 보고 싶어서 더 아팠는데 넌 괜찮았냐? 마지막 기회야. 너 똑바로 대답 안하면 진짜 끝이다.



“...애인은.. 어디 두고 혼자 이러고 있어?”



딴소리 한다.. 그거지?



“몰라 출장 갔데나 뭐래나. 됐고 내 말 생까냐? 나 너 보고 싶었는데 넌 나 안보고 싶었냐고.”



형은 대답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내 방에 벗어놓은 겉옷을 입는다. 오늘 미안했다. 내가 잘못생각하고 온 것 같네. 미안. 다시는 안 올게. 돌아서서 나가는 임대갈을 붙잡는다.



“알았어. 무슨 말인지 알았으니까 감기 가져가.”



그 순간 내가 얼마나 찌질하고 불쌍하게 느껴지던지. 감기를 가져가..? 멍청하게 서있는 임대갈에서 손짓을 했다.



“감기 옮으면 났는 다는 소리 모르냐? 가져가라고. 확실하게. 그럼 나 더는 너한테 찌질한게 안 굴거야.”



눈을 내리깔고 고민하던 임대갈은 천천히 다가왔다. 아까 약을 건내줄 때는 씁쓸했는데 그순간은 왜 그렇게 단건지. 됐어 너 같은 새끼 필요 없어 이정도 오해로 끝날 사이라면 더 이어갈 필요 없어. 이걸 마지막으로 확실하게 끊는 거다 홍진호 생각했던 주제에 간절하게 형에게 매달려 버리고 말았다. 가볍게 끝날거라 생각했는데. 잠깐 쉬었다가 말없이 다시 이어지고.. 이어지고.. 한 시간이 넘을 시간을 길게.. 짧게 부드럽게.. 급박하게 채워 넣었다. 족 처음 기습 키스를 실패했던 날처럼 이마에 해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형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이라는 인사 없이 형은 밖으로 나갔고. 난 혼자 남았다.


쪽팔리게 눈물이 나왔다. 아..씨 이게 뭐야? 짜증을 있는 대로 내며 눈에서 흐르는걸 닦아 냈다. 아 이게 다 임대갈이 키스를 불필요하게 잘해서 그래. 왜 그렇게 잘 하냐 그냥 대충해도 되는 거잖아. 마지막에 어! 꼭 그렇게 최선을 다 할 필요는 없었다고! 양 눈을 마구 비볐다. 열 받아서 그래. 내가 더 열정적으로 잘해서 리드할 수 있었는데 완전 말린게 자존심 상해서 이러는 거야. 난 아쉬울 것 없어. 꾹꾹 눈물을 눌러 담았다.


감기에 다 났고 나서 세상에 나가면 뭔가 달라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나치게 평범했다. 변한건 하나 없었다. 세상 우리 둘 밖에 모르는 사이였기에 쫑이 났어도 위로해 주는 사람 하나 없었다. 살이 빠져 핼쓱해진 나를 보고 와 다이어트 제대로 했네? 나불거리는 짜증 나는 새끼들만 드글거릴 뿐. 그래 세상 혼자 사는 거지 뭐.



“요즘 감기가 유행인가?”

“왜? 또 누가 걸렸데”



잠깐 나한테 관심을 두더니 바로 딴 얘기로 빠진다. 그럼 그렇지. 재밌게들 노세요. 내 할 일 하기 위해 컴퓨터를 키는 내 귀에, 무시 못할 애기가 들린다.



“요환이 형. 못나갈 것 같다고 문자 왔길래 전화해 봤더니 목소리가 아예 갔던데? 제대로 말 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문자로 대화 했잖아. 감기 걸린 것 같더라고.”



























하여튼 임대갈 새끼. 가져가란다고 진짜 가져가냐? 꼬시다. 혼자 아파 죽을 것 같고 서러운 심정 너도 느껴봐라. 잘 됐다 킬킬 거렸으면서.



“...아 씨.. 나 왜 이러고 있냐.”



요환이 형 집에 와서 형이 했던 데로 집안 청소랑 빨래랑 죽을 하고 있다. 멍청한 홍진호. 에휴. 그래도 내가 형이랑 다른건 우렁 각시 짓은 안한다는거. 죽을 끓여서 쾅 소리 나게 형의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골골 거리는 임대갈이 보인다. 쯧 혀를 차고 야 죽 먹어. 툭 침대위에 쟁반을 내려놓는다. 형이 잔뜩 거칠어지고 잠긴 목소리로 고마워. 잘 먹을 테니까 이만 가 봐도 돼. 말한다. 그 말을 개 무시 하고 옆에 앉아 숟가락을 죽을 퍼준다. 멀뚱이 보는 임대갈한테 빨리 안 처먹냐? 너 나 보내고 그냥 잘려는 거지? 내가 어떻게 한건데 다 먹어라 다 먹는거 확인하기 전까진 나 안 갈테니까. 선전포고를 한다.


형은 더듬 더듬 죽을 받아먹는다. 중간에 침대가 흔들거릴 정도로 기침을 하면서. 나한테 옮기면 죽는다고 투덜거렸더니 그 와중에 입을 막고 낑낑거리고 있다. 멍청한 놈. 죽을 다 퍼 먹이고 급하게 약국에서 사온 약을 들이 민다. 순순히 받아먹고 됐지? 그만 가. 날 내보내려고 한다.



“나. 진지하게 고민해 봤는데.”



처음엔 화가 나서 형이 왜 이런식으로 밖에 못나오는지 이해가 안 갔다. 근데 문득 그게 생각났다. 내가 배신하고 가버리면 어떻게 할거냐는 나의 말에 ‘그럴 수도 있지’ 대답하던 형의 모습. 이것도 비슷한 맥락인건가? 때마침 욕조에 몸을 담갔다 유레카 번쩍하고 뛰어나와 바로 형의 집으로 달려왔다. 그거 아니 였음 나 여기 오지도 않았어 이 인간아.



“너 왜 나한테 그렇게 자신이 없냐? 내가 분명 말했었잖아. 내 인생 계획에서 임요환이라는 인간 상당히 큰 비중이라고 그렇게까지 말했는데.. 왜 자꾸 나한테 자신이 없는데?”



그거 맞지? 나 못 잡은 이유. 역시나 맞구나. 임대갈 표정이 모든걸 말해준다.



“나 형 좋아하거든.”



말은 안했지만. 내 나름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했고 형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 했어 난. 어떤 기점을 넘어서는 어느 한쪽이 우세하다는 생각이 전혀 없을 만큼 둘이 동등하다고 생각했고. 근데 이번 경험을 통해 아직도 임대갈은 나에게 약자 라는걸 알게 됐다.



“근데 임대갈 넌 나 가지고 논거였어?”

“..그런거 아냐”

“그럼 왜 안 잡는데?”



하아. 형은 한숨을 내쉬며 마른 세수를 한다. 눈을 꼭 감고 쿠션에 등을 기며 멍하니 천장을 보다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전에도 말했듯... 난 내 감정 때문에 홍진호라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 내가 잡는다면.. 너 나 불편해 할거고. 예전처럼 못 볼 것 같아서 그랬어.”



그게.. 문제 였단 말이지. 그렇다면..



“알았어. 오늘 지금 여기서 한 말 전부 없던 걸로 할게 다시는 얘기 안 할거고. 무슨 말을 하든 형 얼굴 꼭 다시 볼게. 그러니까 나 불잡아봐. 형 하고 싶은 데로. 뭐든지 해봐.”



그때 어떤 결심을 했었다.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고. 결정을 내리고 싶었다. 앞으로 형의 관계가 나아갈 관계의 방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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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아직 지니어스엔 임이 남아있으니 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서글프지만 계속해서 망상을 하고 있습니다 ㅠㅠㅠㅠㅠ

부족한 글 보고 항암되셨다는 분들 보면 기분 좋습니다 ㅠㅠㅠ


엉엉 ㅠㅠㅠ 언제나 부족한글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의견 주시는 모든 분들감사합니다.

언제나 투닥 거려도 진심으로 싸우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번편은 성격이 달라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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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임 어떡해ㅠㅠㅠ님이 쓰신건데 뭔들 안좋겠냐만은 왜 매번 이렇게 취향저격이죠?왜죠?
오랜만에 능글임을 벗어났는데 완전 핥어택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와 ㅠㅠㅠㅠ저 댓글 제가 쓴거라서 ㅠㅠ 오늘 글 뜨자마자 완전 감동먹었네요ㅠㅠㅠㅠㅠ쨩쨩ㅠㅠㅠ늘 잘읽고있어요!!덕분에 지니어스 항암치료하고있어욬ㅋㅋㅋ
10년 전
독자2
전 맨ㄴ날 쓰니님때문에 매일매일 한시간마다 글잡담에 임콩을 검색하곤 하죠......... 신알신은 진작 해놨지만 혹시나 해서 매일매일 임콩을 검색한단 마리에여....
전 암에 걸릴때면 항상 콩픈패스를 찾곤했죠... 전 콩픈패스에 의존했다구요.......... 근데 ㅣㅇ제 매일 임콩을 검색하는 저를 발견해요......
아니 뭐 그냥..... 쓰니님 사ㅌ라ㅡ아ㅡ애해여......


+) 능글임이 아닌 진지한 임도 둏네여..................^-^.... 이젠 뭐가 나와도 좋을것같아여............. ㅎ....
이번 편이 상ㅇ이라니......... 중이나 하는 언제쯤 나올까여......... 입술이 버썩버썩 말ㄹㅏ....^-^..

10년 전
독자3
작가님 글은 항상 제 취향을 저격해주네요ㅠㅠㅠㅠ작가님 글 보는맛에 삽니다ㅠㅠㅠ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ㅠ
10년 전
독자4
아 완전 좋아ㅠㅠㅠㅠㅠㅠ 완전 조휴ㅠㅠㅠㅠㅠㅠㅠㅇ 우으ㅡㅠㅠㅠㅡ으프ㅠㅠㅠㅡㅇ라ㅠㅠㅠㅠㅠㅜ 사망이요ㅠㅠㅠ 호구임 짱 좋ㅠㅠㅠㅠㅠㅠ 자신 없어하는 것 좀 봐 아 진짜 세상에 너무 좋으뮤ㅠㅠㅠㅠㅠㅠ 너 파머 진짜 글 왤케 맘에들으뮤ㅠㅠㅠㅠㅠ????? 아ㅠㅠㅠㅠㅇ 으퓨ㅠㅠㅠ 유ㅠㅠㅠㅠㅠ 콩은 임 잡고 싶은데 언제까지 그러나보자!! 이러다가 아.. 하고 깨닫거ㅠㅠㅠㅠ 이뮤ㅠㅠㅠㅠ 자신있어해도 되는데ㅠㅠㅠㅠ 임이 저번에 한ㅍ그럴수도 있지 정말 맘 아팠는데ㅠㅠㅠㅠ 으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죽었다고 한다....
10년 전
독자5
막 집중해서 내려보다가 상이라는 사실에 좌절....하면서도 하가 남아있구나 하면서 기뻐하는 제가 있었...ㅜㅜㅜㅜㅜㅜㅜㅜㅜ좋은글 감사드려요
10년 전
독자5
진짜 ㅠㅠㅠ신알신 올때마다 얼마나 떨리는줄알아요? ㅠㅠㅠ 작가님은 알아야해여 ㅠㅠㅠ 아 글너무 좋아요 ㅠㅠ 항상다 ㅊ향 저격이야 ㅠㅠ다음 편 빨리보고싶다 ㅠㅠ
10년 전
독자6
끄아이ㅣ어이으애아애아앙개아애!!!!!!!!!!!! 아햄복하다요ㅠㅠㅠㅜㅠ 저 진짜 초록글은 거들떠도 안보고 맨날 임콩만 검색하고 괴도비회원처럼 왔다가는거 아세요?????? ㅠㅠㅜㅠㅠㅠ 아 징챠ㅠㅜㅜㅠㅠ 이번편뭐에여 진짜ㅠㅜㅠ 완전 취향 저.격.저.격ㅠㅠㅠ
10년 전
독자6
신알신 쪽지온거보고 둑흔둑흔거리는 마음으로 왔어요ㅠㅠㅠㅠ오늘 진지한 임도 좋네요...♥부디 임이 오래오래 살아남아야할텐데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다음편도 기다릴게요!매일매일 글올려주시는 것도 감사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늘 작가님 덕분에 항암을 합니다ㅠㅠㅠㅠㅠ 지니어스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힘든 일도 항암하고 가요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ㅜ
10년 전
독자8
으앙ㅠㅠ 진심으로 항암합니다..이런글 너무너무 좋아요ㅠㅠ 진지한분위기도 ㄹㅇ잘어울리는 임콩 평생 행쇼♥
10년 전
독자9
와 ㅜㅜㅜ 꿀잼이에요 정말... 제발 폭풍연재 해주시길.. ㅠ
10년 전
독자9
으아 능글임도 좋지만 진지하게 콩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행동하는 임도 좋아요 눈치가 쪼금 없는 임콩 이지만 오해를 발판삼아 이겨내겠져? ㅠㅠㅠㅠㅠㅠㅠ더 깊어진 관계가 될 임콩!!! 잘보구 갈게여ㅜㅜ
10년 전
독자10
임은 바버야ㅠㅠㅠㅠㅠㅠ왜 콩에대해 자신감이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고갑니다ㅠㅠㅠㅠ건필하세용ㅎㅎㅎ
10년 전
독자11
다...다음편은요??ㅠㅠㅠㅠㅠㅠㅠ으아 둘 사이 어떤 상황인지 너무 잘 이해가 가잖아요ㅋㅋㅋ바보같으니라구!!! 다음편이 너무 보고싶어요ㅠㅠㅠ
10년 전
독자12
ㅠㅠㅠ저이글보려고 인스티즈와여 비회원인게 너무 서럽다 ㅠㅠㅠㅠㅠㅠㅠ항암치료 잘하구갑니당 이런달달이 감사해여♥
10년 전
독자13
헐진짜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역주행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신알신하고가여...
10년 전
독자14
한없이 콩을 배려하는 임이 진짜ㅠㅠㅠㅠㅠ 바로 다음편 읽으러 가요!!
10년 전
독자15
하 며칠동안 못들어와서 지금 정주행 하고 있는데 ㅠㅠㅠㅠㅠㅠ너무 좋다 ㅠㅠㅠ퓨ㅠ자까님 ㅠㅠㅠ사랑해요 ㅠㅠㅠ 분량도 꿀이고 글도 꿀이고 ㅠㅠㅠ짱좋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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