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네 얼굴이 너무 반가워서 왈칵 울음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나를 향한 그 눈빛이 평소와 같이 너무 따듯해서.
" 사랑해 종인아. "
나도 사랑해.
그렇게 말하는 것만 같은 네 말간 웃음 앞에 보답하듯
나는 하얀 국화꽃을 네게 선물했다.
[상혁/재환] 너는 펫. 13
w. 유리엘
이야, 잘 지냈어?
그간 나 보고싶었어?
한달만에 봤는데 안반겨줄거야?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그동안 너무 바빴어.
내가 미안해.
자주 얼굴 보여줬어야 헀는데.
요즘 날씨 많이 추워졌더라.
감기 안걸리게 조심해.
또 머리아프다고 징징거리지 말고.
손을 뻗어 너를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감촉에 기분이 좋아 눈을 내리감는다.
오랜만에 느끼는 네 향기에 눈물이 찔끔 나올것만도 같았지만
네 앞이라고 볼 성 사나운 모습을 보일 순 없다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그 아름다운 절경아래서 너와 내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너는 대답하고 있었다.
내 손길에 네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종인이 잠들어 있을 바다에서 재환이 머물렀다.
재환이 머무른 그 자리에 한 소년이 자리했다.
앳된 소년의 손에 종인이 유독 좋아하던 개나리 가지가 들려있었다.
형, 나왔어.
소년이 개나리 가지를 바다에 떠올렸다.
넘실 거리며 떠있던 가지가 천천히 파도와 함께 깊은 바다로 떠밀려 들어갔다.
허탈하게 웃음 짓던 소년이 마치 재환이 헀던 행동마냥 손을 뻗어 바닷물을 어루만졌다.
정말 미웠어.
그 사람 얘기 하면서 행복해하던 형이.
그렇게 허무하게 형 보낸 사람이.
그러고도 양호선생이냐고 하면서 때려줄수도 없었다.
그렇게나 형이 좋아하던 사람이라서.
정말 미웠어.
아니, 지금도 너무 미워.
그 사람, 얼굴 마주할때마다 난 너무 괴로워.
형 그 사람이 너무 미워.
사실 그 사람 잘못이 아닌걸 나도 아는데.
원망할 사람이 필요해서 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은거 나도 아는데.
내가 아직은 너무 어린가봐.
형 내가 너무 못됐나봐.
아직도 그 사람이 너무 미워.
내가 형을 잊을 수 있을까.
어린아이 마냥 소년이 눈물 흘렸다.
그 자리에 주저 앉아서 크게 울부짖었다.
한참을 혼자서.
삼개월 후 종인의 빈자리를 반 아이들이 잊어갈 무렵에.
재환은 종인이 없는 양호실 문을 열었다.
미안하게 됐네 삼개월 휴직정도로 끝난게 다행이라고 여겨주게.
유감이네요, 선생님 잘못이 아니었잖아요.
이제 시간도 꽤 흘렀고...
다 잊어버려요.
그간 꾹 참았던 눈물이 그제야 터져나왔다.
위로의 말이 재환에겐 독이 되어 가슴에 꽂혔다.
잊어버리라고? 어떻게 그래?
사람이 죽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나 때문에.
늘 네가 자리했던 침대에 기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까 네 체온.
종인이 없는 학교.
종인이 없는 양호실.
그 곳에 재환이 혼자 남겨졌다.
너는 펫. 13
마침.
* 14회는 택운과 학연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