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변백현] 날 위한 이별
( 부제 : 독자들님의 선물 )
순간적인 오해? 사소한 차이? 성격때문에 의한 이별, 절대로 아니였다. 그냥 자연스럽게 헤어지고 자연스럽게 지금 이렇게 너의 두눈이 나를 보고 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잘지내라는 말이 묻어나오는 표정을 보며 괜시리 마음 한켠이 찡하게 아려온다. 친구들에겐 어디 가야한다며 먼저 일어나 카페를 나왔다. 우중충한 구름 사이로 빛나는 하얀 구름을 보며 생각을 해본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억지로 나와 사귄 너를 보며 이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는 구나. 아, 나는 지금 뭐하고 있나.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라는 부족하고 사소한 생각이 점점 커져 날 위해 널 버렸다. 그때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미안해. 널 좋아하지 않아서. 라는 말이 더 상처가 되었다. 왜냐고? 난 그 녀석과 사귀면서 점점 좋아져 버렸으니까. 사랑했으니까. 더 상처 받기 전에 버렸다. 아니 날 위해 이별을 선택했다. 근데 왜 다시 너의 눈을 마주치기가 무서울까.
우중충한 날씨가 점점 먹구름으로 변하더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까 절대로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게 뭐야. 그냥 오랜만에 맞고 갈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누가 내 위로 우산을 씌어주면서 오랜만, 이라는 부드러운 음성이 내 귀를 달콤하게 또는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러나 난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정말 오랜만이다."
난 오랜만이 아닌데, 아직도 우리 집엔 너의 추억거리가 이곳저곳에 쌓여있는데, 넌 날 잊어버렸구나. 그렇구나. 애써 웃으며 나도 대답했다. 응. 이라고 더이상 말을 하면 내 마음을 더 내비칠까봐. 2인용 우산이 어디서 났는지 씌어주면서 '아직도 그 집에 살아?' 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에는 왜? 라는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무심히 앞을 보는 그의 모습에 쓸쓸하게 웃으며 빗소리와 함께 길을 걸었다. 1년 반이라는 세월을 살아오면서 우린 추억거리만 충분했다. 왜냐하면 어디를 가든 3명이서 움직였고, 아니면 내가 빠지면 그녀와 그가 다녔으니까. 나는 그냥 그 둘 사이를 방해하는 나쁜년이라서. 그도 아무렇지 않게 그녀와 다녔다. 주변 친구들은 백현이랑 사귀는 거 아니야? 왜 저년이랑 다녀? 라는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 말을 계속 말해주었다.
'걔랑 오래된 친구야'
절대로 아닌데, 그냥 작년에 사귄 친구래. 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그의 이미지도 망가지니까. 그러는 건 절대로 싫었다. 이런 마음을 그도 알까?
집에 도착하면서 아무말 없이 허공만 보던 그를 보며 살풋, 웃으며 '도착했어'라고 말을 하니 이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어, 잘가….' 어떤한 감정이 묻어있지 않는 그냥 인사. 마지막까지 넌 나를 아프게 하는 구나. 눈물이 흐를까봐 고개를 숙이며 '잘가!' 라고 활기차게 말을 하지만 끝은 아련하게 떨렸다. 들키지 않았겠지. 그래 이 정도면 된거야. 다음부턴 절대로 아는 척 하지 말자. 모르는척 지나가버리자. 흐른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폰에 진동이 울린다.
[ 너, 변백현 만났다며!!!!! : 수 쩡 ]
언제 그 소식을 알았는지 빠르게 말을 하는 수정이 때문에 다시 웃게 되었다. 인조적인 웃음이 아닌 내가 스스로 내는 웃음을.
"죽였어야지!"
언제 우리집에 들어와서 소파에 앉아 만난 이야기를 해보라는 수정의 말에 웃으면서 말을 했다. 그러니 괴성과 함께 자기 머리를 잡으며 말한다. '넌 괜찮아?' 라는 말에 갑자기 눈물이 눈에서 떨어져버린다. 뭐야, 왜 우는거야. 소파에 앉아 있던 수정이 내 곁에 오면서 등을 토닥여준다.
"수정아, 나 기대를 했었나봐.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 그런걸 기대했나봐…."
"…."
"나 병신같다. 백현이가 내 우산 씌어주는데, 왜 내가 설레서 미치는 걸까?"
"…."
"아직도 나 백현이 좋아하는 감정 남아 있나봐…."
걸어오면서 계속 백현이 얼굴 쳐다봤어. 왜냐고? 다시 잊을까봐. 잊고 싶지 않아서, 추억 하나하나도 아직도 내 방에 가득 쌓여서 못 버리겠는데. 나 정말 미치겠다. 다시 그럴 수 없는 사이가 되었는데, 나 참 바보 같다. 나와 헤어진 백현은 그 다음날 그녀가 고백을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받아주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전학을 가버렸다. 전학간 곳에서 만난 사람이 수정이다. 그리고 3년이 지났는데 나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백현이가 아직도 설레고 좋아서, 이런 감정 가지는 거 아닌데, 가지면 안되는 존재라는 걸 난 알아버렸는데….
"…다시 사귀고 싶어."
그러곤 몇 시간이 지나서 수정이가 갔고, '다시 정리할려면 물건부터 정리해'라는 수정의 말에 허공을 바라보았다. 놀이동산에 가서 찍은 사진, 거기서 받은 인형, 합숙할때 친구들이 찍으라고 찍은 사진, 100일이라며 준 목걸이, 반지. 내가 비에 젖어서 떨고 있으니 나에게 준 옷. 하나하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커다란 상자가 내 마음으로 보인다. 아직도 저 크기 처럼 백현이를 잊지 못해서, 아직도 그를 좋아해서. 물건을 꺼내보고 있는데 내 손이 멈춘 하나의 사진이 있다.
억지로 친구들이 백현이 보고 나에게 뽀뽀를 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땐 그 아이가 있어서 난 절대로 사양했다. 그런데 백현이가 순식간에 볼이 아닌 입술에 뽀뽀를 해버렸고 1년동안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뽀뽀를 하는 백현의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처음이니까, 처음으로 백현이에게 받은 뽀뽀라서 두근거리고 설렜다. 그 사진을 찍었던 종대가 나에게 프린트를 해서 줬던 사진이다. 그 날 이후로 이 사진을 책상에 놔두고 맨날 매일 보았다. 그러나 다음날에 난 충격적인 모습을 보고 말았지. 그 아이가 백현에게 키스를 하는 모습을. 그리고 백현이도 같이 키스를 하고 있던 걸.
"추억거리도 아니네…."
그래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의 목소리가 넘 좋았다.
'OO? 이름 특이하다. 근데…예쁘다. 어울려.'
아 미치겠다.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다. 사장을 정리하다 말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우리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나와 한껏 내린 비와 냄새를 맡으며 걸어가고 있는데,
"OOO."
"…."
"잠만, 거기 서."
"…싫어."
나는, 난 또 상처 받기 싫어. 너와 함께 하는 걸 거부하고 싶어. 그러면서 자기 손에 쥐어진 봉지를 떨어트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백현을 보고 있으면 한순간에 내 팔을 잡고 날 내려다보고 있는 백현이가 있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니? 백현아.
"…아까 그렇게 보내서 미안해…."
"…."
"다시 널 만나니까,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어. 너가 또 울까봐. 상처 받을까봐…."
"너가 내 앞에 나타난게 상처면?"
"…미안해."
"미안? 미안하다고…."
내 말에 풀이 죽은 듯, 눈꼬리가 점점 내려가는 그의 눈꼬리를 쳐다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건 알아? 너가 나한테 해주는 행동이 좋았어. 근데 그 다음날은 무참히 밞히고 상처 받고…."
"…."
"난 널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또 그렇게 악순환이 시작되고…."
"…."
"넌 내 마음을 알아줬긴 해?"
너랑 헤어지면 다시 잃을까봐. 다시 보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면서 살아가는 날 한번이라도 이해 해준 적 있을까. 내 팔을 쥔 손이 서서히 힘이 풀려가는 걸 느끼며 백현의 손을 내쳤다.
"날 좋아했어?"
"…."
"…응?"
"없어. 하지만 너랑 헤어지고 나서 사귈 마음이 생기는 여자는 없었어."
"…."
"마지막에, 헤어질때 물어봤잖아. 날 좋아했어? 라는 말. 솔직히 난 너랑 사귀는 동안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고, 우리가 억지로 사귄 커플이지만 나는 너에게 정을 안 줄려고 했어. 안주면 떨어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런데 그게 아니였어."
"…."
"점점, 갈수록 네가 신경쓰이고, 아프면 왜 나한테 아프다고 말을 하지 않을까. 상처가 나면 왜 꼭 다른 사람한테 들어야 할까? 종종 그 생각이 많이 들었어. 난 너에게 다가갈려고 하면 할수록 넌 점점 멀어져갔어."
"…아니야, 아니…."
"내가 좋아할려고 하면 할수록 넌 도망쳤어."
그의 말에 무슨 이야기를 하지는 모르겠다. 지금 이 상황이 도통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피하고 싶다. 백현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뒤돌아서 걸어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내 뒤를 안으면서 말을 한다.
"그리고 너랑 헤어지고 나서 생각했어. 다시 만나게 된다면 고백하고 싶었어"
"…."
"지금 난 널 좋아한다고."
안녕하세요. 원래는 피아니스트 끝나면 할려고 했던 소설입니다.
구성은 이런 정도였죠. 완전 압축된 상황이에요.
나 지금 이해 모태모태 하시는 분들 죄송해요. 제 필력이 딸리는 겁니다.
제가 이걸 소설을 드리는 이유는, 막무가내로 소설을 완결을 내지 못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이걸 선물이라고 드리는 겁니다.
진짜로 좋아했던 닉네임은 아니였지만 독자님들과 소통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작가 이름.
[ 술레술레 ]는 영원히 사라지게 되네요.
총 9분이 저에게 긴 댓글을 달아주셨더라고요. 갑자기 괜시리 눈물이 났답니다.
진짜 독자님들이 있었기에 제가 있었고, 소통하고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이 없다고 찡찡 거리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절 기억해주는 독자님들이 있었기 떄문이죠.
번외편은 없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쓰고 망상을 해주셔야 하니깐요.
마지막으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영원히 [술레술레]로 오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독자님들.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