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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 옆집이 이사를 왔다.

“이거..엄마가 갖다드리래요..옆집에 이사왔다고..”
“안녕, 누나는 14살인데 넌 몇 살이야?”
“전 10살인데요....”
떡을 돌리던 남자아이는 또래보다 키가 한참 작았고,

“그래? 꼬마네. 꼬마.”
내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꼬마아닌데...다니엘인데....”
라며 얼굴을 붉히던 어린아이였다.

그런데 왜, 어째서.
이 꼬마가 우리 집에, 내 침대에, 내 옆에서 자고 있는 거냐고.




2.

‘우와악!!!!’
내 비명에 놀라 일어난 너는 허겁지겁 내 입을 막았다.


‘아, 진짜 울 엄마 들으면 어쩌려고..’
나는 식탁에 앉아 다 큰 꼬마를. 
나보다 훨씬, 너무나 커버린 꼬마를 연신 째려보았다.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나는 누나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꼬마가 성큼 다가와 내 앞에 섰다.
나는 양팔로 가슴을 가리고 다시 그를 노려보았다.

“이런 반응이 나올 뭔가도 없었고!”
꼬마는 내 양손을 잡아 단숨에 저지시켰다.

“그럼, 엄마가 들으면 어쩌네 뭐네 그런 소리는 왜 해?”
“하아..엄마가 놀라서 이 집 문이라도 두들기면? 나는 어제 외박했고? 근데 너희 집에 있고? 그럼 뭐라고 설명할 건데?”
근데 이게 자꾸.


“왜 자꾸 반말이야? 너? 너? 뭐라고 설명할 건데에???”
“아 진짜!!!!!”
꼬마는 제 밝은 머리를 탈탈 털며 몸부림을 쳤다.

“뭔가 하고 싶어도 밤새 꼬마야, 꼬마야 그카면서! 내가 무슨 강아지 새끼도 아니고 머리는 왜 계속 쓰다듬는데??”
“이씨!”
나는 일어나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던 꼬마의 등짝을 후려쳤다.
꼬마의 고향은 부산이라, 가끔 사투리를 심하게 쓰곤 했다.

“아!”
“다신 오지 마, 우리 집!!!!”
“허! 그럼 술 드시고 돈 안 가져왔다고 연락을 하지 마시던가!”



맞다. 그때 무언가로 머리를 후려 맞은 듯 번득하고 잃어버린 기억 중에 하나가 되돌아왔다.
나 회사 잘렸잖아.



“이제 좀 기억이 돌아오셨나 보네요?”
꼬마는 앉아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진짜야? 나 진짜 회사 잘렸대?...”
그런 네 옆에 다가가 몸을 살짝 기울이며 불안한 듯 발을 동동 구르고 물었다.
“그렇다던데? 어제 하루 종일 그 소리 밖에 안 했어.”
이런, 제기랄. 시부랄.

“으아아!!!”
나는 바닥에 누워 굴러다니며 머리를 쥐 뜯었다.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백수 누님, 그럼 저는 이만 출근하러 가보겠습니다.”
꼬마는 내게 90도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엄마 아빠 따라 귀농을 하러 가야 하나.
스물여섯에 백수라니요.
내가 지금 당장 돈이 한 푼도 없는데.

12년 전 꼬마도 지금은 일을 다니는 성인인데,
그를 꼬마라고 부르는 나는 어째서 백수란 말이오..




3.

강제 집순이가 되고 난 후, 간간이 꼬마가 반찬을 챙겨와주곤 했다. 옆집과는 10년이 넘게 이웃사촌이라 평범한 옆집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꼬마가 갑자기 우리 집 문을 두들기는 날이면, 나는 왜인지 모르게 쭈뼛거리고 전혀 의도에도 없게 틱틱거리며 그를 맞이하곤 했다. 
처음에는 보조키까지 걸어잠그고 문을 열어주지 않기도 했다. 반찬을 주겠다고 꼬마가 들어오면 나는 현관에 서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는데 문득 네 등이 넓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 나는 처음 널 만났을 때 그 키에 머물러있는데 너는 아니니까. 제길.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누나 너 이력서 있지?”
고등학생 때까지 존댓말을 꼬박꼬박 하던 놈이, 이제는 반말을 찍찍 해대고...


“..뭘 그렇게 봐? 이력서 있냐니까.”
아, 나도 모르게 꼬마를 계속 훑고 있었구나.


“이..이력서는 왜???”
“우리 백화점 인포에 자리 났단 말야, 아직 공고도 안 올렸다는데 내가 특별히 너부터 면접 보게 해줄게.”




4.

꼬마 덕분에 특별히 본 면접에 합격을 했다.
내가 꼬마라고 부르는 이 사내는 백화점 보안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사실 꼬마와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다.
꼬마가 최근에 제대를 했고, 1년이 훌쩍 넘고서야 마주친 너는 더 이상 꼬마가 아니었으니까. 웬 잘 자란 사내만이 있을 뿐이었다. 
어릴 때부터 날 좋아한다는 말을 하긴 했었지만, 그렇게 훌쩍 자라 내게 다가와 여전히 날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여전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다면 오구오구 그래써? 하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나는 오구오구 그래써?하면서도 속은 일렁이는 느낌이었다. 
너와 사이가 어색했지만 어떻게든 부정했고, 예전처럼 너를 꼬마로 보기위해 노력했고 어색하지 않은 척 했다.


“점심시간이지? 밥 무러 가자.”
내가 사정이 급해서 너와 같은 백화점을 다니기로 하긴 했다만. 이렇게나 자주 마주칠 줄은....

매일 출퇴근도 같이 하는데, 밥먹는 시간이며 쉬는시간이며 전부 겹치는 바람에 나는 너를 졸졸 쫓아다니는 꼴이 되었다.

적응되면, 그럼 괜찮아지겠지..





5.

”내가 쟤 나오면 안 온다고 했지.”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모임이었는데, 내가 유독 싫어하던 그 애가 말도 없이 나와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 왜 그래, 이렇게 왔는데~”
친구들은 나를 끌어다 앉히면서 귓속말로 본인들이 부르지 않았음을 끊임없이 어필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그 애는 쉴 새 없이 재잘거렸다.
과거 회상이나 우리의 추억 얘기 따위가 아닌, 현재 본인의 자랑 얘기. 나는 듣기만 하다가 너무 지쳐서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나왔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집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차피 근방이니까.

내가 쟤를 왜 싫어하더라

첫째는 저런 거. 사람 불편하게 하면서 재미도 없는 거. 친하지도 않은데.
둘째는 나야 딱 봐도 한 성깔하게 생겨서 건드리는 이가 절대 없었지만, 친구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착해서 한 번씩은 쟤한테 이용을 당했었다. 
그리고 셋째는...저거야, 저거.

싫은 이유를 속으로 곱씹으면서 자리로 돌아가는데
익숙한 등짝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꼬마가 언제 왔는지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야, 너 뭐야.”
“.....하하 ㅇㅇ야.”
“우리는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불렀어. 역시나 너 취했다고 하니까 바로 오던데?”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화를 가라앉혔다.
테이블을 엎을까 생각을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이가 더 많으니 고이 접어두었다.

화를 삭이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ㅇㅇ가 취했다니까 달려오는 건 진짜 아직도 여전하네? 아직도 좋아하기만 하는 거야? 꼬마 다니엘씨? 이제는 좀 커서 누나 생각하면서 몽정하기도 해?”
뭐? 표정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평소에는 화도 잘 내고 나한테는 잘만 기어오르고, 할 말 다하는 녀석이 꿀 먹은 벙어리 마냥 그 계집애 장단에 맞추며 같이 웃어주고 있었다.

“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는 화가 나 웃고 있는 다니엘을 일으켜 세워 내 뒤로 끌어당겼다.
그래봤자 내 머리 위로 그 얼굴이 훤히 보였겠지만.




6.

“너 그 말 나 멕이려고 한 거야?”
“어머, 멕이긴 뭘 멕여ㅋㅋㅋ그냥 농담이지~”
농담으로 한방 갈겨줄까, 그냥.


“그거 성희롱이야, 몽정이니 뭐니.”
“야ㅋㅋㅋ농담이라니까ㅋㅋㅋ또또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농담은 상대방도 즐거울 때 농담이고 성희롱은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끼면 다 성립이 돼. 네가 농담이라고 해서 넘어갈 수 있는 거 아니고, 방금 니가 한 말은 다니엘뿐만 아니라 나도 포함이야. 내가 기분 나쁘니까 성희롱 맞다고. “
꼬마를 바라보며 너는? 하고 물었다.
대체 왜인지, 평소에는 거침없이 잘도 말하는 녀석이 우물쭈물하며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아...저는...음...뭐 부끄럽고 창피하긴 한데...”
“그래! 그럼 그게 성희롱이야! 당장 사과해”
너는 어느새 내 옆에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왜 이렇게 진지 빨고 그래, 다들 웃고 떠드는 분위기인데”


“...하...이게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쳐먹어?
너 꼰대가 나이가 많으면 꼰대인 줄 알지?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꼰대 짓이야. 너는 다들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서 너보다 4살 많은 대리님이 @@씨, 오늘 밤 @@씨 생각하면서 몽정해도 되나? 그럼 웃고 넘어갈 거야?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건 너나 그래. 나는 기분 더-럽게 나쁘니까. 상대방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 하는 게 맞는 거야. 알았어?”
너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느긋하게.
왜인지 모르게 네 입가에 미소가 번져 보였다.

“너 내가 나와서 기분 나쁜 건 알겠는데...”
“알았으면 사과하라고...”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 무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그래, 미안해..미안해?어?”
“얘한테도 해.”
“어이구, 꼬마 다니엘씨, 제가 미안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손이 꼬마의 엉덩이로 향하는데, 채 닿기도 전에 내가 그 손목을 잡아챘다.

“이건 뭔데?”
“귀여워서 궁디팡팡 좀 해주려고~”
10년이 넘게 본 나도 한 번 안 해본 궁디팡팡을 그니까 대체 네가 왜?

“닿았으면 성추행이다?”



7.

꼬마는 나와 집으로 가는 내내 연신 히히죽죽이었다.
나는 열이 나 이렇게 씩씩거리는데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

“너 왜 왔냐, 도대체? 걔 그러는 거 한두 번이야? 어떻게 매번 속아서 매번 달려와.”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그중에 한 번은 진짜일 수도 있으니까.”
진짜면 뭐? 진짜면 뭐 어쩌게

“왜 자꾸 싱글벙글이야?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아?”
너는 걸어가다가 내 물음에 멈춰 서서는 내 어깨를 잡아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아까 그거 또 해봐.”
“....뭐?”
아까 그거? 나는 눈을 굴리며 방금 그 상황을 떠올렸다.
속사포처럼 빨리 말하는 거? 아니면...

“이렇게 인상 쓰고 이렇게 째려보는 거.”
아. 내 딴에는 가장 무서운 표정이라고 지었던 걸 말하나 보다.

왜?하고 물으면서도 나는 금세 아까 그 표정을 다시 그려냈다. 그걸 본 너는 크게 웃어젖혔다. 한참을 그 자리에서 웃길래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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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귀여워.”
라면서 귀가 빨개진 채로 먼저 가버렸다.




8.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건 나보다 작았던 너의 키가 거의 나와 비슷해질 즈음,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 다니엘의 아버지께서 교통사고가 나 다니엘이 우리 집에 맡겨진 적이 있었는데, 너는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병원을 다녀온 터라 내내 울기만 했었다.

그러던 중에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연락이 왔고
나는 내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울던 네게 다가가 말했다.

“아버지 이제 괜찮아지셨대.”
사실 나는 형제가 없어서 당시에 너를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너는 더 서럽게 울었고.

“그...누나가 안아줄까?”
당시에도 나는 너를 꼬마로 보고 있었지만, 나름의 배려였다.
그래도 열세살이면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다 알고 있을 수도 있는데 첫 포옹하는 여자가 나라면 싫을 수도 있으니까.....

내 말에 너는 몇 번을 망설이다가 내 어깨에 기대어 울다가 잠이 들었다. 나는 그저 네 등을 몇 번이나 쓸어내려 주었다.

그리고 다니엘의 아버지가 퇴원하신 후, 야자를 끝내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불쑥 문을 열고 나타난 네가

“누나...” 하고 불러 세웠다.
“응?”
너는 진짜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있어서,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계속 웃음이 났다. 

“제가 좋아해요!”


9. 

그 이후에도 거의 1년에 한번 꼴로 가끔 그러는 날이 있었다.
그럴 때면 항상 현관문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버벅대는 네 뒤에서 귀가 빨개진 너를 보며 귀여워하곤 했었다.

"안 타?"
엘리베이터에 먼저 탄 너는 여전히 귀가 붉은 채였다.
너를 따라 타 무심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귀가 아니라 온 얼굴까지 다 빨개진 채였다.

나 취한 거지?
취해서 그런 거지?
내가 술을 몇 병이나 마셨더라.

생각할수록 얼굴이 점점 더 붉어졌다.

"뭐야, 술 많이 마셨어? 얼굴이 왜 이래."
고작 11층까지 가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가만히 보던 네가 내 얼굴에 손을 얹었을 때,
띵-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나는 네 손을 밀어내고 급하게 후다닥 내리며 비밀번호를 눌렀다.

삐빅-
아니 이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삐빅-
제 집 앞에 서서 나를 돌아보던 너는 웃고 있었다.


[워너원/강다니엘] 옆집 꼬마 ➳ (˙-˙=͟͟͞͞)❤️ A | 인스티즈 


아냐, 이거 아냐!!
이거 아니란 말야!!


내가 계속 비밀번호를 한 번에 누르지 못하고 버벅거리자, 네가 먼저 들어갔다.
나는 그제야 비밀번호를 제대로 누르고 들어갈 수 있었다.




10. 

그래, 5조 5억 번 중에 솔직히 5억 번은 흔들렸다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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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੭♡ڡ♡)੭
치즈버거입니다, 오타나 문제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부족하지만 열심히 쓴 글이니 신알신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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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6.148
둘다 좋아하는데 과연 언제 사귀게 될지~(灬ºωº灬)♡
6년 전
독자1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애깅이...ㅠ
6년 전
독자2
넘 귀여워요ㅜㅜㅜㅜㅜㅜㅜ잘 보고 갑니당 작가님!!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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