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보세요! |
찰칵!
장편고민하다가 일단 단편 먼저 올려융 브금과 꼭 같이 들으세요!! 그래야 몰입도 잘 돼요(사실 브금들어야 제 똥글이 그나마 가려짐) 적당한 제목을 못 정해서 결국 브금제목과 글제목이 같아요.
암호닉: 왈츠님 둘리님 강5님 소금소금님 에이님 감사합니다!
이번글에는 음마가ㅇ벗어^^^ 아쉽지만 음마는 다음에 컴백하기로ㅋㅋㅋㅋㅋㅋ |
휘휘 |
우리, 도망갈까? 달콤하게 귓속을 파고드는 말이 위험하다. 하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바깥은 더 위험하다.
옳은 방향이 아님을 알면서도, 서로의 목에 창날을 들이대는 것임을 알면서도. 발버둥치면 숨통을 더욱 죄어오는 덫임을 알기에, 그런 사랑임을 알고있었기에. 모르면 좋았을 것을, 안다는 이유로.
도망쳤다.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서. 아니, 유혹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도망쳤다. 그게 내가 진실로 원하던 바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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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빠오는 숨. 톡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이 뛰는 심장. 휘날리는 머리카락. 그리고, 그 어떤 빈 공간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꽉 잡은 두 손.
멀지 않은 곳에서 여러 마리의 말굽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도련님! 도련님- 외치는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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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벼랑 끝에서 소름끼치게 고요한 목소리가 붉은 입술 사이를 뚫고 공기 중으로 퍼진다.
“다음, 다음 생에서 만나자. 우리는 아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거야.”
너무 많이 사랑했잖아. 아플 정도로. 그리고 다음 생에서는 꼭... 뒷말을 너무 잘 알았기에 들으면 갈기갈기 찢어질 그 말을 알기에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뒷목을 잡고 입을 맞췄다. 볼 위를 흐르던 눈물이 기어코 입술 틈으로 비집고 들어와 울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짧고 깊은 입맞춤을 끝으로 사랑은 떨어졌다. 차가운 물살 사이로.
그는 그리고 나는 뒤엉켜버린 실을 풀지도 못한 채 운명의 소용돌이로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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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는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밤새 곡 작업하다 4시에 겨우 잠들었는데 시계를 보니 5시 반. 덜 자서 그런지, 뒤숭숭한 꿈을 꿔서 그런지 몸이 잔뜩 긴장해있다. 요즘 들어서 더 자주 꾸는 것 같은데 잠에서 깬 직후에도 꿈이 기억이 안난다. 심지어 어떤 때에는 울면서 깨는데도 감이 안 잡힌다. 그냥 그 꿈을 꾼 날에는 하루종일 울적하고 마음이 저릿거린다는 것 밖에 모르겠다. 오늘은 더 자기 글렀군. 지호는 젖어있는 이마를 손으로 훔치고는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컴컴한 거실로 나갔다.
재효는 또 잔뜩 젖어있는 제 눈가를 옷 소매로 꾹꾹 누르다 등 뒤에 땀이 식어 올라오는 한기에 움츠리며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같은 꿈이다. 꿈의 내용은 기억 안 나고 눈가는 젖어있고. 미칠 지경이다. 그저 이 꿈을 꾸고 나면 마음이 아프다. 첫사랑에게 고백을 하고 차였을 때 마냥 저릿저릿한게 마음에 응어리가 지는 기분이다. 오늘은 정말 심리치료라도 받으러 가야하나. 아니면 최면이라도 걸려서 무슨 꿈인지 알아내야하나. 답답하고 복잡한 마음에 다시 눈을 감았다.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 작업실에 박혀있어서 뒤숭숭한 꿈을 꾸는 것 같아서 오랜만에 얼굴에 물칠도 하고 로션도 바르고 밖으로 나왔다. 서늘한 바람이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지호를 반긴다. 마지막으로 외출했을 때 보다 더욱 매서워진 바람에 입고나온 패딩 모자를 뒤집어쓰고 자주가던 공원으로 갔다.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여서 머리 속 정리가 필요할 때 마다 산책 나오던 곳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안 그래도 사람이 적게 오는 공원에 추운 날씨까지 더해져서 공원은 날카롭고 매서운 바람과 정처없이 날라다니는, 아직 환경미화원의 쓰레기봉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바래진 낙엽 뿐이다. 벤치 위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으니 그 어느 때보다 평안하다.
평소처럼 카페알바가 끝난 후 옷을 갈아입고 아침에 챙겨온 목도리까지 둘둘 감고나서야 재효는 카페를 나왔다. 역시나 날카롭기 그지없는 바람에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고 종종걸음으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추운 날씨 때문에 지름길을 통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지름길은 사람이 잘 안다녀서 으스스한 한적한 공원이었다. 그래도 뒤숭숭한 꿈을 꿔서 뻐근한 몸과 지친 마음에 지름길을 통해 가는 걸 택했다. 해가 짧아져서 이른 시간인데도 점점 어두워지는 거리를 보며 걷는데 공원 벤치에 누가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고 앉아있다. 이 추운 날씨에 무슨 청승이람. 재효는 잠시 쳐다보고 눈길을 돌리려는데, 그 사람이 살며시 눈을 뜬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순간 심장이 쿵 떨어진다. 어떡해. 가슴이 너무 아파. 이게 무슨 감정이야? 나 이 사람 처음보는데 왜 이렇게 괴롭고 그리운 기분이 들지?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들려서 눈을 뜨자 웬 남자가 빨간 목도리를 둘둘 두르고 저를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순간 머리가 딩- 울린다. 누구지. 누군데 이렇게 그리운 감정이 드는거야? 울컥하는 감정을 주체 못 하겠어. 너 누구야.
한참을 눈을 마주친 채 시간이 멈춘 것 마냥 정지해있었다.
지호는 혼이 날아간 것 같은 눈빛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벤치에서 일어선다. 재효의 눈에서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물이 흘러나온다. 눈물이 흐르는지 알아채기도 전에 지호가 재효의 손목을 잡고 휙 잡아당긴다.
“누군지 모르겠는데,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지호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감정이 북받쳐올라 뒷말을 잇지 못하고 재효를 있는 힘껏 껴안는다. 재효는 그 몸짓 그대로 맞추며 끅끅 소리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다. 익숙한 체취, 익숙한 몸짓, 익숙한 눈빛. 처음보는 얼굴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익숙하고 그리운지. 어쩌면 이렇게 보고싶었는지.
“보고 싶었어요. 나도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는데, 너무 보고 싶었어요.”
긴 울음 때문에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에 억지로 쥐어짜는 목소리로 말하는 재효를 느끼며 지호는 재효를 품속으로 더욱 세게 끌어안는다.
엉킨 자국에 구불거리지만 풀린 실. 그리고 힘겹지만 날아오르고 있는 사랑까지. 그제야 운명의 소용돌이에서 제자리를 찾고 있는 두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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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아주는 사람들 감자해융 그리고 거기 너! 그냥 가는 너! 지금부터 갈 때 까지 가보자아아아아아 댓글달아보자아아아아아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