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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 네가 당긴 방아쇠는 , 1 | 인스티즈

 

조직물은 수트니까(방긋)

안 재밌어도 재밌게 보세용~

 

 

 

 

 

 

 

 

 

 


00

 

 

 

 

 

 

 

 "네가 내 딸이라는 걸 증명해봐."

 

 

 

 "네……?"

 

 

 

 

 택운은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쳐다보는 너를 신경조차 쓰지 않았어.

그저 손 안에서 번쩍이는 몸을 자랑하는 까만 총을 쓰러져 있는 듯 앉아있는 너의 앞으로 던질 뿐이 었지.

 

 

총은 몇 번의 회전과 함께 깔끔하게 너의 손 앞으로 미끄러졌어.

 

 

 

 

너는 무의식적으로 근처에 쓰러져 있는 원식이를 보았어.

 

 

 

 

택운의 시선도 함께 원식이에게 돌아갔어.

 

 

 

 

 "자, 쏴."

 

 

 

 "아, 아버지…… 제발……, 제발……. 전 할, 할 수 없어요……."

 

 

 

 "저 병신을 쏴서, 니가 내 딸이라는 걸 증명해 봐."

 

 

 

 

 

 멈춘 눈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해.

 

 

 너는 도저히 원식이를 쏠 수 없었어.

 

 

 

원식이와 눈을 마주치자 원식이는 흐리게 웃어 보이지.

 

 

 

'쏴.'

 

 

 

입모양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너는 고개를 저어.

그럴 순 없어, 원식이는 너의 첫 친군데.

 

 

 

 "아버지…… 원식이는, 원식이는……! 저는 원식이를 쏠 수 없어요……."

 

 

 

 "그래? 그러면 넌 다시 시궁창 속으로 기어 들어가겠지. 그리고 저 새끼는 내 손에 죽는 거고."

 

 

 

 "시……싫어요. 아버지, 제발…… 하, 한번만, 한번만 봐주세요. 그럼 제가 다 죽일게요, 다 죽일테니까, 그러니까…… 원식이는…… 살려주세요……."

 

 

 

 

너는 결국 고개를 떨구고 흐느껴.

택운은 그런 너를 보다가 혀를 차곤, 이거나 저거나 쓸모 없기는 마찬가지군,하고 몸을 돌려 밖을 나가.

 

 

 

"그냥…… 쏘지. 그래도 되는데."

 

 

 

"죽을래 진짜? 진짜 병신아…… 그러지 좀 마……."

 

 

 

"울지마, 왜 또 울고 그러냐? 뚝. 응?"

 

 

 

 

피가 좀 흩어져있는 텅 빈 방 안에, 너와 원식이만 남아, 원식이가 우는 널 위로해 주고 있어.

 

 

 

 

 

 

 

 

 

 

 

 

 

 



01

 

 

너는 택운의 딸이야.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의 뒷세계를 꽉 쥐고 있는 투톱 조직 중 하나, 흑룡파 정회장의 딸이지.

 

 

 

흑룡파는 택운을 중심으로 지난 15년간 급 성장을 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온 거야.

 

보다 공격적이고, 단시간 내의 폭발적인 성장에 비해 체계적인 룰을 가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지.

 

 

 

 

투톱 중 다른 하나는 성광파야.

 

몇십년 전부터 경상도에서 점점 성장해 지금은 서울 경기까지 올라 와 자리 잡은 나름 전통 있는 조직이지.

 

원래 이름은 영웅파였는데, 10년 전 쯤에 학연을 중심으로 조직을 싹 갈아 엎으면서 옛날보다 진화 되고 정리 된 체제로 바꼈지.

 

이름도 그 때 바뀐 거야. 영웅파에서 성광파로,

 

지금은 뒷세계 최강 조직 중 하나로 꼽히며 지반을 한번 더 다지고 있지.

 

 

 

 

 

 

 

 

 

 

 

 

 너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은 한 번도 없는 택운의 딸이야.

하지만 이미 뒷세계에서는 파다한 얘기지.

 

 

너의 얼굴같은 외적인 건 거의 모르지만

 

'정회장에게 딸이 있다.그리고 엄청 싸고 돈다.'

 

정도는 뒷세계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 봤을 만한 소문이지.

 

 

 

 

 

 

 

 

 

 

너는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키워졌어.

 

 

 

 

 

택운은 약하고 무능력한 것을 정말 싫어했지.

특히 니가 그럴 때는 더.

 

 

오죽하면 너의 가장 첫 기억이 사격 연습할 때 너의 뒷모습을 인상 쓴 얼굴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택운이겠어.

 

 

 

 

택운은 너에게 표현을 잘 안했어.

 

칭찬이나, 애정표현에 엄청 짰지만, 반대로 지적이나, 혼내는 건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지.

 

 

딱히 이런 게 아니더라도 그냥 택운은 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절대로 부녀사이일리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야.

 

 

 

 

 

 

 

 

 

너는 택운에게 인정 받고, 사랑 받고 싶었어.

 

 

 

 

너에겐 엄마도, 다른 가족도 없이 오직 택운 뿐이었거든.

 

 

하나 뿐인 가족인 택운에게 외면 받고, 멸시 받기는 싫었어.

그래서 뭐든 열심히 했지.

 

 

 

 

총질부터, 영어, 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격투, 시사, 경제, 수학…….

 

 

택운이 데리고 오는(끌고 오는) 일류 선생님들께 유년기부터 열심히 배웠어.

 

 

 

 

 

 

 

 

 

너는 수업을 듣는 걸 엄청 좋아해.

수업은 아버지가 너를 신경 써주고 있다는 의미로 너에게 다가왔거든.

 

 

하루의 삼분의 일 정도가 수업인 생활이었지만, 너는 싫지 않았어.

 

 

 

 

 

 

 

 

 

하지만 너에게도 단 한가지 불만이 있어.

 

 

외출이 철저히 제한 된다는 거야.

 

 

 

외출할 기회는 한달에 한 두번, 옷 살 때 뿐이야.

 

이상하게 택운은 네가 옷 사는 것 만큼은 관대했거든.

 

 

 

그래도 그나마 역시 자유롭지 못 해.

 

 

 

시커먼 양복을 입은 덩치 둘과 꼭 동행해야하고, 한여름에도 마스크와 모자는 필수지.

 

너는 어렸을 때부터 배운 격투기술로 덩치 둘을 따돌릴 수는 있지만 그러지 않아.

아버지를 실망시키는 것만큼 싫은 일은 없거든.

 

 

 

 

 

 

 

 

 

 

너는 18살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외출조차 한 적이 없어.

초등학교, 중학교도 덩치 둘을 데리고 등 하교시간을 칼 같이 맞춰 다녔거든.

물론, 그 때문에 너에게 다가간 애는 하나도 없었고, 넌 학창시절 내내 친구가 없었지.

 

 

 

 

 

그런 너의 첫 친구가 원식이었지.

중학생 당시에 같은 조직의, 같은 나이 또래의 남자아이는 조직에 흔하지 않았었거든.

 

 

 

 

원식이는 너와 같은 중학교에, 3년 내내 같이 다니며 엄청 친해졌어.

 

 

비록 원식이가 명령을 받고 너와 친구가 돼줬어도 너는 상광 없었어.

 

 

 

그저 친구, 라는 존재만으로도 만족 했거든.

 

결국 너와 원식이는 진짜 친구가 됐으니, 그걸로 좋지 않겠어?

 

 

 

 

 

 

 

 

너와 원식이는 둘 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어.

 

 

 

원식이는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아 와, 중학교 졸업과 함께 현장으로 뛰기 시작했고,

 

 

너는 집과 조직 건물의 교육실을 반복하며 살았어.

 

 

 

 

그래도 여전히 핸드폰으로 계속 연락은 하고 있었지만, 얼굴 보기는 힘들어졌지.

 

 

 

 

 

 

 

 

너는 외로웠어.

 

조직의 어떤 사람도 너에게 말을 잘 걸지 않았거든.

 

 

 

 

 

택운과, 원식과, 몇몇 고위 간부들을 제외하고 네가 말을 틀만한 상대는 선생님들 밖에 없었어.

 

그나마들도 다 너를 (정확히는 택운을) 두려워하며 약간은 꺼렸지.

 

 

 

너에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원식과 연락할 때나 가끔의 행운처럼 떨어지는 택운의 뒷모습을 볼 때였어.

 

 

 

 

 

 

그러던 너에게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해.

 

 

 

 

 

 

 

 

 

 

광석이를 대신해 들어 온 보디가드, 홍빈이 너를 경호하기 시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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