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구요?!" "나랑 재환이 사귄다고." "켁, 켁…, 진짜에요?" 학연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뭘그리 못믿어 사귄데두! 원식은 맥주대신 콜라잔을 들고 학연을 바보같이 쳐다볼수밖에 없었다. 택운도 원식과 비슷한 반응이였다. 둘은 눈만 동그래진채로 학연을 쳐다봤고, 아무말을 할 수 없었다. 원식은 상황정리를 하려고 애썼고, 택운은 에라 모르겠다란 식이였다. 원식은 미끄러지는 콜라잔을 가까스로 다시 잡고 학연을 계속 멍청하게 쳐다봤다.
"뭘 그렇게 봐!" "어, 어. 아니, 아니에요."
"무튼! 알아두라고." 원식은 이 얘기를 홍빈에게 말해줘야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면 나 또 불려가서 술마시고 겁나 쳐맞을텐데……. 원식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해! 근데 너 왜 술안마시냐? 학연의 말에 괜히 혼자 찔려서 깜짝 놀래 으악- 소리를 지를뻔했다. 깜짝 놀란 원식을 보고 학연이 푸하하 웃었다. 아, 저 어제도 과음해서…. 원식의 말은 듣지도않고 학연은 조용히있는 택운에게 술을 들이밀었고 택운은 넋이 나간채로 그 술잔을 받아드렸고 둘은 그렇게 서로 주거니받거니 하더니 주량을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도 뒤처리는 나야…? 원식은 울고 싶었다.
"나, 나 화장실…." "우이 태구니 화장실 혼자 갈쑤 이써~?" "조용히해. 갔다올게……." "택우나아! 조심히 갔다와요!" 택운이 표정을 구기며 조용히 시키라는듯 손짓했고, 원식은 학연의 집중을 저에게로 돌렸다. 고맙게도 학연은 저가 먼저 뭐라뭐라 얘기를 시작했고, 갑자기 이상한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어제 오늘 도대체 나한테 왜이래!
"식아. 식아, 동성애가 나빠?" "아니요, 안나쁘죠." "그래. 근데 있잖아 나 사실…." "네." "너한테만 말해주는 거야 으하, 기다려봐아…"
학연이 맥주컵에 담긴 소주를 벌컥벌컥 마시곤 원식의 옆으로와 조용히, 귓속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 사실 이재환 안좋아해! 원식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고 학연은 그것을 못봤는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근데 왜 사귀냐면… 너 우리과에 이홍빈 알지 이홍빈. 그 존나 잘생긴놈 있잖아. 걔가 재환이한테 찝쩍대는거야! 무슨 이재환이 지것이라도 되는것마냥 내가 재화니한테 가면 기분나쁜티 팍팍 내구… 이재환은 나 좋아하는데 멍청이가. 원식은 지금 학연이 하는 얘기를 머리속에 모두 담으려고 애썼다. 학연은 저와 홍빈이 친구사이인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원식은 한숨을 쉬고 다시 학연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왠지 걔 처음볼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어디서 넘지도 못할 산을 넘봐- 그래서 이번기회에 확실히 혼내주려고! 어때? 학연은 신난다는듯이 원식에게 자신의 계획을 주구절절 다 불었고 원식은 여기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화장실 간다던 택운은 10분이 지나서야 왔고 그제서야 학연이 자신의 이야기를 멈추고 택운에게 들러붙었다. 원식은 심란한 머리속을 정리하려 노력했다.
"형, 조심히가요." "웅-! 우리 식이두, 택이두." "택운이형이랑은 같이 가야죠…." 학연은 제대로 몸도 못가누고 비틀거리며 택운에게 기대어 원식을 배웅했고 택운은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원식을 보내주었다. 원식은 1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괜히 급해져 홍빈의 집으로 향하면서 홍빈에게 전화를 했고 홍빈은 짜증이 가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아, 왜.] "야 완전 특종." [뭔데, 너 특종아니기만해.] "존나 특종이니까 걱정말고 지금 너네집으로 간다."
아오씨. 홍빈의 욕으로 전화가 끊기고 원식은 이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하나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근데 이거 특종 맞지? 원식은 혼자 복잡한 기억속을 헤엄치고 있었다. 여러 생각들을 하니 금새 홍빈의 집앞에 왔고 원식은 재빠르게 홍빈의 집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고 홍빈을 바라봤다. 홍빈은 빨리 말하라는 표정으로 원식을 쳐다봤고 원식은 우물쭈물 불안해했다.
"야. 맞고 말할래 지금 말할래." "아니, 그게 진짜…." "10, 9, 8, 7…." "야야야! 기다려봐!" 원식이 심호흡했고 홍빈은 이제 조금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원식이 크게 숨을 한번 쉬고 말을 꺼냈다.
"학연형이랑 재환형이랑 사귄데." "뭐?" "사귄데! 둘이!" "……아." "어, 야 울지말아봐. 어, 홍빈아?" 홍빈의 고개가 푹 숙여지고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툭,툭. 눈물이 몇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홍빈의 눈물에 당황한 원식이 울지마라며 홍빈을 달랬고, 홍빈은 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원식이 아직 할 얘기가 더 있다고 하자 홍빈이 가까스로 진정하고 눈물을 닦아냈다. "학연이형. 너 골탕먹이려고 재환형이랑 사귀는거야." "…ㅁ,뭐?" "마음도 없는데 너 하나 골탕먹이려고 사람 여럿 병신만든다고." "개새끼!" 홍빈이 당장이라도 박차고 나갈거같아 원식이 홍빈의 다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안돼, 이 미친놈아! 홍빈이 엉엉 울며 개새끼 나쁜 씨발새끼 미친새끼 세상에 있는 욕을 다 하기 시작했다. 원식은 또 홍빈의 밤새 계속되는 욕과 눈물과 폭력을 받아줘야했다. 홍빈은 정말 분통이 터져 죽을거같았다. 얼굴은 씨뻘겋게 달아오르고 목도 칼칼하게 아파왔다. 눈도 따가웠고, 눈물이 흘러간 두 뺨도 따끔 거렸다. 이재환, 이재환 어떡해…. 홍빈은 이런 상황에서도 재환의 걱정을 먼저 했다. 이재환이 받는 상처는 어떡해… 이재환 차학연 엄청 좋아하는거 같았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재환의 걱정을 하는 홍빈에 원식이 갑자기 짜증이 났다. 지는 이 꼴이면서 남 걱정이나 하고 있네. "병신아 정신차려, 니 걱정이나 해." "…식아. 이거 이재환한테 말할까?" "뭐?" "말할까? 말해야할까? 말해야하는거지?" "야, 조금만 진정, 진정해봐-." 어떻게 진정해 새끼야!! 이홍빈은 혼자 뭐라뭐라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박차고 일어나선 차학연에게 가야겠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곤 집을 나서려했다. 난 필사적으로 이홍빈을 말렸고, 이홍빈은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맞섰다. 진짜 이홍빈을 어떻게 때릴까… 내 팔자가 이렇지 뭐. "야 니가 지금 이렇게 가서 뭐 어쩌게! 그리고 지금 학연이형 뻗어있을거다!" "아씨, 어쩌라고!" "그러니까……후, 일단 앉아봐." 이홍빈은 날 진짜 죽일듯이 째려보더니 털썩 하고 주저앉았다. 어떻게 이홍빈의 심기를 건들이지않고 진정시킬까. 일단 아무말이나 꺼내기로 했다. 일단, 차학연은 진심아니니까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할거아니야…그치? 난 이홍빈의 눈치를 보며 조심 조심 한마디씩 꺼냈고 이홍빈은 아직도 무섭게 째려보며 내 다음말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일단은 기다려보자, 그리고 학연형은 우리둘이 친구인거 모르는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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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흑 짝사랑 언제 끝날래 홍비나.......ㅁ7ㅁ8 보는내가 안쓰럽구나 흑........홍빈아 애껴..ㅎㅎㅎㅎㅎㅎ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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