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원들을 부르는 방송이 들리자 동우는 책상에 파묻고 있던 상체를 일으켰다. 뻐근한 어깨를 한 두번 붕붕 돌린 후, 눈을 비비적댔다. 동우는 아직도 잠에취해 비틀거렸다. 그걸 뒤에서 지켜보던 우현은 동우의 등을 두손으로 힘껏 밀었다. 동우는 우억!! 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보기좋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우현은 큭큭 웃으며 동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술 먹었냐? 왜 제대로 걷질 못해.”
“아 남우현! 아오… 아파라.”
“이게 선배한테.”
우현은 동우의 머리에 콩 하고 딱밤을 먹였다. 까불지말고 따라와. 동우는 칫ㅡ 하는 토라진 소리를 내면서도 우현을 쫓아갔다. 학생회실에 도착한 둘은 미리 도착해 있는 호원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호원은 프린트뭉치를 들고있던 반대 손을 대충 휘둘렀다. 바쁜가보네… 동우의 중얼거림에 우현이 동우의 머리를 헝클었다.
“바빠요?”
“응. 이제 곧 축제시즌이잖아. 야, 애들은 왜 안와. 남우현 빨리 가서 다 불러와, 빨리!”
“저 새낀 나한테만 맨날 지랄이야.”
“닥치고 빨리.”
“알았어!”
귀를 울리던 우현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나니 학생회실에는 고요한 침묵이 일었다. 동우는 소파에 앉아 눈만 멀뚱멀뚱 뜨다가 한숨을 쉬며 소파로 몸을 파묻었다. 호원이 고개를 돌려 동우를 슬쩍 쳐다봤다. 왜. 내가 안놀아줘서? 능청스러운 호원의 말에 동우는 한 쪽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도 아이들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에라이! 종이뭉치를 테이블에 집어던진 호원이 동우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마침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려고했던 동우가 끙끙대며 호원의 머리에 깔린 제 손을 빼내었다.
“어, 나도. 고마워.”
봉지를 까던 사탕이 제 손에서 빠져나가자 동우가 허! 하는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다시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려는데, 사탕은 커녕 주머니를 가득 채우고 있던 건 죄다 다 먹고 남은 사탕봉지 뿐이었다. 에이씨. 눈을 감고있는 호원의 얼굴위로 사탕봉지를 뿌려버린 동우가 소파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풉! 호원의 웃음소리에 동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야. 장동우.”
“아 왜요.”
“사탕, 먹고싶냐?”
호원의 말에 순간 동우의 눈이 반짝였다. 네네! 고개를 마구 끄덕인 동우를 보고 호원은 생각했다. 사탕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호원은 기다려보라는 말을 하며 주머니를 뒤지더니 동우의 손목을 턱, 잡았다. 동우는 뭐냐는 듯 호원을 쳐다봤고, 호원은 잡은 동우의 손목을 잡아당겼다. 둘의 거리는 한순간에 좁혀졌고,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닿을듯한 거리였다. 동우는 저도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