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사대천왕
그리고 나는 인소의 한복판에 떨어졌다.
중 2병 환자 같은 발언인 걸 알지만 현재 내 상황을 표현하기에 저것보다 적절한 문장은 없었다. 교복이 예쁘다는 이유로 진학한 호전사립고등학교에는 인소에서나 보던 사대천왕이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사실 처음부터 사대천왕이라 불린 건 아니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 아이들을 입학식날 본 고3 언니들이 걔들을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고 그게 퍼지고 퍼져서 어느샌가 전부 다 걔들을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는데, 덕분에 나는 사람이 입시에 지치면 오글거림 따위는 저 멀리 던져버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사대천왕이라니. 무슨 인소도 아니고.
뭐, 등장이 인소 같긴 했다. 사건은 호전사립고등학교의 입학식날로, 3월의 초입 아직은 쌀쌀한 공기에 1학년을 비롯한 2,3학년들을 대강당에 모은 선생님들은 입학식 겸 개학식을 시작했고 여러 차례를 지나 하이라이트인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이 ‘마지막으로’ 란 마법에 걸려들었을 때 강당의 문이 열리고 전교생의 시선을 받으며 그 아이들이 들어섰다.
민윤기,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화려한 외모와 찰떡같은 교복 소화력(우리 학교 교복이 예쁘긴 했지만 그 정도로 예쁘다는 건 걔들을 보고서야 알았다. 교복아 미안해.)을 자랑하며 자신들의 반을 향해 걸어가는데, 나는 여기가 강당이 아니라 패션쇼장의 런웨이라는 착각에 빠져들었다. 더해서 강당을 울리는 여학생들의 탄식까지.
완벽한 고교데뷔였다. 본인들이 의도했던, 아니던.
후기 |
안녕하세요. 뷔하프입니다. 댓글에 전에 연재하던 글 물어보신 분 계셨는데, 그거 저 맞아요... 쓰다가 뜯어고치고 다듬은 글이 바나반입니다. 암호닉은 연재를 조금 더 한뒤에 받도록 할게요. 이글은 완결이 목표니 중후반까지 달린 다음에 받겠습니다. 그래도 프롤에 신청해주신 건 제가 캡쳐해서 가지고 있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