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환이 형이 독립 축하파티겸 집들이를 한다며 자신의 집에 초대를 했다.
거기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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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동 '
초인종을 누르고 몇초 지나자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민환이 형이 문을 열어줬다.
" 야 이새끼야 니가 제일 늦었어 "
" 형 죄송해요, 알바때문에 "
" 너때문에 지금까지 음식도 못먹고 있었자나.. 나 얼마나 배고팠는줄 알아? 배고파 죽겠으니까 빨리 들어와 "
신발을 벗고 집 안에 들어갔다.
민환의 형의 집은 민환이형처럼 아늑하고 아담했다.
혼자 지내기 딱 좋은 그런 집.
그런 집에서 남자 다섯명이 앉아서 본격적으로 술판을 벌이려고 하는데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들려온다.
" 얘들아, 내 동생이야. 최종훈. 17살이니까 잘해줘. 곧 우리 학교로 전학 올거니까 "
민환의 형의 말에 잠깐 정적이 흐르더니 모두 인사를 했다.
민환의 형의 동생이라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삭았다. 민환이 형이 초절정 동안 페이스라면 최종훈은 초절정 노안 페이스였다.
뭔가, 왠지 형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얼굴에, 포스도 대단 했다.
몸은 어찌나 잘빠지고 얼굴은 얼마나 잘생겼는지,..
같은 남자가 봐도 그의 얼굴은 정말 잘생겼다.
맨날 잘생겼다고 자랑하던 나의 얼굴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 여자친구는 있어? "
승현이이 물음에 최종훈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 저는 여자 안좋아해요. "
" 그래? 너도 홍기랑 같은 과구나. 얘도 여자 안좋아하거든. 넌 왜 여자 안좋아해? "
아 송승현 저새끼는 왜 또 물어보지도 않은걸 말하고..
승현이의 물음에 최종훈은 나를 잠깐 쳐다보더니 말했다.
" 저 게이에요. "
" 응? 게이? "
" 네. "
" 아. 그렇구나. "
최종훈에 말에 아이들은 모두 대수롭지 않은 듯 고개만 끄덕이는데,
원빈이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장난스럽게 나에게 물어왔다.
" 야. 이홍기. 너도 게이지?? "
" 뭐래 "
" 왜, 너 게이 맞잖아 "
" 아니야 "
" 그럼 넌 왜 여자 안좋아하는데? 맨날 소개팅 들어와도 거절하고. 여자애들이 고백하면 받지도 않고 "
원빈이가 말을 하자 최종훈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의 눈빛이 부담스러워 애써 그의 시선을 피하고 원빈을 보며 말했다.
" 작년인가, 최준희 그년이 계속 사귀자고 매달리길래 사겨줬더니 일주일만에 송세현이랑 바람났잖아. 그래서 그래 "
" 아, 맞아 그랬었지. 그래서 니가 송세현 개패듯 팼잖아. 그 뒤로 니 팬 존나 늘어났고 "
" 팬은 무슨. "
원빈이의 말에 웃으며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최종훈은 나를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역시나 그의 눈빛이 부담스러워 애써 그 시선을 무시하고 술을 마셨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고, 하나둘씩 쓰러져 갈때쯤 술을 마시던 민환이 형이 나에게 말했다.
" 야, 이홍기! 너 지금 당장 종쉔이랑 가서 안주사와. 술도 사오고. 아일랜드 편의점 알지? 거기 내 친구 알바하는데니까 거기서 사 "
" 형 많이 취한것 같은데, 그만 마... "
" 갔다올게. "
" 으이구~ 우리 종쉔이 착하다. 이홍기 빨리 안가? "
아 왜 또 날 시키는거야. 그냥 송승현이랑 이재진 시키지.
아직 최종훈이랑 말도 한마디 안해보고 난 붙임성도 없는데...
왕복 10분 거리를 어떻게 가나.. 그냥 이대로 집에 가버릴까..
" 야 "
" 야 "
" 야 이홍기 "
" 으.. 응? "
" 뭔 생각을 하길래 사람이 말하는데, 대답도 안하고 "
" 어 그냥.. 좀... 야, 너 근데 "
" 왜 "
" 왜 나한테 반말해? "
" 너도 나한테 반말 하잖아 "
" 난 너보다 나이 많잖아 "
" 그래봤자 한살차이잖아 "
" 그래도 난 너보다 나이 많아 "
" 근데? 따지고보면 몇개월밖에 차이 안나잖아 "
" .. 그.. 그래도 나한테 존댓말 써 "
" 싫어 "
" 왜 싫은데 "
" 넌 초딩같으니까 "
아 진짜, 저런 개같은게 다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