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행복을 꿈꾼다 03 |
간다는 말을 남기고 명수는 가슴을 쥐어잡으며 뒤돌았다, 뒤돌자마자 눈물이터져버린다, 주르륵주르륵…. 끝이없는 눈물은 명수의 볼을 흘러내린다. 마음대로 울수없기에, 꺽꺽대며 오열하다가 결국엔 어린아이처럼 엉엉우는명수를 그아이는 보고있을까…. 곪고 곪아 터진 내심장. 썩혀들어가 말라버린 내심장, 피해자는 나혼자로 족하니까 김성규…, 잘지켜. 제발…. 나랑 이성종 처럼 되진 말란말이야. * * * 저멀리 김성규가 보인다. 어두워…. 울면서 괴로워하고있어, 김성규가 어디론가 간다…. 가지마, 어디가. 김성규… 어디가. " 으… 으으…. " 우현이가 식은땀을 흘리며 벌떡일어난다, 땀범벅인 우현이 일어나 급하게 시계를 찾아보니 새벽 3시. 창문을보니 아직도 도시는 밝다. 콩닥콩닥, 심장박동이 빠르다. 왠지모르게 불안감이 엄습한다…. 뭐라도 일어날것같은 기운에 우현이는 잠시동안 눈을굴린다. 옷을 입는둥 마는둥 대충 걸치고 보이는대로 신발을 구겨신은후 빠른걸음으로 엘레베이터를 찾는다. 급하디 급하게 층수를 누르는 우현이의 손엔 떨림이 가득했고, 엘레베이터가 도착하여 열리자마자 거울에 비쳐보이는 우현이는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급하게 방을 둘러보며 찾아다닌다, " 어딨어… " 뛰어다니는 우현이는 누구보다도 간절했다, 왜 사람꿈에 나와서 지랄인데. 걱정되게, 그렇게 찾아다니다가 지쳐서 어린아이처럼 성규를 부른다, 꼭 엄마를 찾는 아이처럼…. 언제부터 우현이에게 이렇게 성규가 중요하게 되버렸을까. 언제부터 이렇게 된걸까…. 그때, 익숙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우현의 입에서 작게 욕이 흘러나왔다. " 시발…. " 너무나도 익숙한 성규의 신음소리에 우현이의 눈이 탁뜨였다, 근데…? 뭔가이상하다. 평소와 다르게 찢어지는듯 발광하는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진다. 김성규가… 이상하다. 머리에 정신이 나가버렸다. 자제하지못하고 문을 벌컥열어보니 남성이 성규를 심하게 괴롭히고있었다, 차마 말로 못할만큼 너무심한…. 성규는 울부짖고있었고 남자는 웃으며 성규의 뺨을내려친다, " 시끄러 씨발년아, 계집년 같은게…. 닥치고 핥아 " 성규야, 성규야. 제발…. 넌 대체 왜 이런 직업을 택해서, 왜 여기서이렇게 아프게된거니. 이렇게 아픈 직업을 왜택한거니, 너가너무아파보여서, 멀리서 지켜볼수밖에없는, 도와줄수도 없는내가 너무 한심해… 조금만 참아. 김성규, 이것만 끝나면 내가 다 처리할테니까…, 조금만 참아. 내가 널 아프지 않게해줄게, 내가 어떻게든 도와줄게. 이렇게 병신같은 처지지만, 어떻게든…, 어떻게든.. * * * 장동우는 복도를 돌아다니고있었다, 밀폐된 공간에 있다가 밤의 공기를 마시니 꽤 상쾌했다.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는 도중에 성규가 울고있는것을 발견했다, 쟤… 왜울어?성규는 흐느끼며 복도에서 울고있었다, 뺨은 붉었고 입술에선 피가나고있었다. 옷은 모두다 찢어져있었고, 사태가 심상치않음을 느낀 동우는 빨리 성규를 일으켜세워 어딘가로 데려가려고했다. 하지만 생각난것은 이호원뿐, 잠시 우현이와 보스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어, 성규야 이호원이 너한테 집착하는게 너무싫어서 그냥 우현이한테 데려가려했거든? 근데 있잖아… 순간적으로 생각난건 이호원밖에없었기때문에…. 난 이호원을 좋아하지만 이호원은 너한테만 존나 집착하잖아. 그니까, 너를 이호원한테 데려가야될것같다. 난 있잖아 … 우현이한테 데려가면 이호원이 자기가 아닌 우현이한테 데려간것 때문에 존나 슬퍼할걸 안봐도 알아, 존나 슬퍼하면서 상처받을 이호원을 아니까, 슬퍼하는 이호원을 보는것보다… 내가 슬픈게 더 나으니까, 난 슬프면 되니까…. 성규을 업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호원이있는 10층 까지 올라갈때까지 많은 생각을 했어. 이호원이 존나 미친것같지? 싸이코 패스같지? 근데 난 이호원의 맘은 여린것을알아, 그래서 난 이호원만 바라보고 이호원만사랑했는데… 걘 너한테만 집착하고… 목숨걸고, 날…봐주지도 않아. 난 그냥… 난…. 이호원에게 무슨존잰지…, 이호원이 있는곳으로 성규를 데려가자마자 호원은 놀라서 달려온다, 호원의 입에서 욕이 나온다…. 눈이 휘둥그레해져 아무것도못하고 눈만 굴리고있는 이호원, 장동우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 씨발…, 애를. 애를 왜 이지경까지만드냐고 씨발… 어떤새끼야. 당장명단찾아서 그새끼반죽여!!!!!!!!!!!!!!!!!!!!!!! " 미친것같애 호원아, 넌 왜 다른 창부들이 섹스하다 뒤지면 상관도안쓰면서, 니할것만 하면서… 왜 김성규한테만 이래? 신음소리가들린다, 그리고 온갖 구타의 소리가 들린다. ' 퍽…. 퍽…. ' 호원이가 낮은웃음으로 웃어보인다, 그리고선 다시정색. 눈을 치켜뜨고 남자의 머리채를 잡은후 바닥에 내려찍는다. 붉다,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린다…, 오늘 이렇게 한남자는 또 몸이 불구가 된다. 이게 이호원의 방식이고 진리이다… 누구도 깰수없는 , 어떻게 해도 깰수없는 이 방식. 남자의 뺨을 계속때리기도하고, 발로 명치를 차기도하고. 갈비뼈를 발로 밟아 부러트리기도 하는 이호원이 잔인해보이지만, 이게 이호원의 방식인걸 어쩌겠어, 난 가끔 상상을해…, 장동우인 내가 김성규가 되는 상상을 말이야. 참 속상하다. 그치? * * * 호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조용히 우현의 이름을 부른다, 남우현. 그소리에 우현은 약간의 떨림이 있는 목소리로 답한다. " 네… 보스. " 호원이는 싱긋 웃으며 우현이에게 물어본다, 너… 김성규가당하는거봤지. 호원이의 눈이 휘어진다, 웃으며 확신하는 호원이의 눈에 우현이는 차마 말을 못하고 말을 삼켜낸다. 응어리를 꺼내지못하고 썩혀두다보니 말을하기 어려운 우현이가 마른침을 삼키며 입을열었다. " 봤습니다… " 그러자마자 웃고있던 호원의 표정이 차갑게 변하며 호원이가 우현이의 뺨을내려친다. 약간의 신음을 흘리며 아파하는 우현이, 우현이의 볼에선 빠알간 피가 흘러나왔다. 우현은 차마 보스를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흘긴다. 고개를 숙이고있는 우현의 정수리를 호원이가 억지로 든다. " 근데 왜 말안했어, 성규 이지경 될때까지. " 우현이는 말을 못하고 입을 오물조물거린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침소리까지 너무 자세하게 들리는 고요한 방, 이호원과 남우현 사이에서 긴장감이흐른다. 남우현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주먹을 꽉쥐고 호원이를 똑바로 보면서…. " 제가… " 우현이의 입에 약간의 씁슬한 미소가 비친다, " 그남자를 … " " 직접 처리하고싶었으니까요… " 호원이는 크게 박장대소한다, 그리곤 우현이의 배를 발로 걷어찬다. 호원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현이에게 다가간다. 그리고선 작게 귀에 속삭인다. " 주제넘은짓…, 하지마. " 우현이가 이럴줄 알았다는듯 씁쓸히 웃음을 지어보인다, 우현이는 가슴이 저려오는것을 느꼈다… 내가 처리하고싶었는데. 이것만은 내가 처리하고싶었는데…. 김성규가 너무아파보여서, 나도 아파서… 내가 어떻게든 하고싶었는데 나한테는 주제넘은짓인가봐, 그런가봐. 한계를 넘어섰나보다. 나에게 정해져있는 큰한계를 겁도없이 넘었다. 문득…. 지금 김성규가 뭘하고 있을지 생각이들었다, 너무나 아프겠지? 잠 몇시간 못자며 남자와 몸을 섞어가는 김성규는 오늘도 엎드려 아파하고있겠지, 김성규가 아픈만큼 오늘은 나도아프다…. 몸이아닌 가슴이 너무아프다… 이호원이 나간후 발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방안에서 덩그러니 남아 남우현은 흐느끼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