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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헬레네 전체글ll조회 2773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Love Complex

03









1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때의 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왜?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화장 너무 진하다."






나랑 만나는 게 무슨 중요한 일이라고 한껏 멋을 낸 전정국이 날 보고서 한 첫마디였다.

아아, 난 원래 이렇게 하고 다녀...

피부 상하겠다며 갑작스레 내 뺨쪽으로 다가오는 전정국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고개를 숙이고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근데 얜 사복입으니까 인물이 더 사네...

안 꿀리게 좀 더 신경써서 꾸미고 올 걸 그랬나.

지나가면서 쇼윈도에 비치는 전정국 옆의 내 모습을 슬쩍슬쩍 쳐다보았다.

내 앞에서 걷는 전정국이 힐끔거리며 나를 돌아볼 때면 아무렇지 않은 척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나같은 애를 좋다고 쫓아다니면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해주는 놈을 마냥 밀쳐내는게 미안해서 잡은 약속이었지만, 어쨌든 남녀가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데이트였다. 

그래서 난 더 기대같은 건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뭐, 남들이 뻔히 하는 데이트코스. 밥먹고 영화보고 카페가고. 그거 그대로 할 줄 알았거든.

근데 전정국이 날 처음 데려간 곳은 의외의 장소였다.



얘 진짜 이젠 무서워...

배후에 도대체 누가 있는거야?

아님 정말 날 스토킹이라도 하는거야?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내가 여자애랑 둘이서 만나는 건 처음이라...

어디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네가 좋아하는 거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괜찮지?

제 눈썹을 긁적이며 멋쩍게 묻는 전정국에 '아아, 어...' 하고 어설픈 대답을 했다.






"근데 나 그림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들어나 보자는 식으로 물었더니 살짝 당황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자기는 나에 대해 모르는게 없다며 능청스럽게 넘어가려는 것이다.

아니, 그니까...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고.

집이며 번호며 취미며 웬만한 개인정보는 다 알고 있는데, 그 출처가 어디냐고!

라고 묻고 싶었지만 소심한 내가 별 수 있나

'아하하...그래.' 하고 웃어넘길뿐.



그나저나 여자애랑 데이트하는게 처음이라니, 되게 의외네.

몇 주 간격으로 바꿔가며 만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생각보다 여자애들이랑 교류가 그렇게 활발하진 않나봐.






"어, 고흐다."






조용한 미술관 분위기에 맞춰 우리둘도 아무말 없이 감상만 하고 있었다.

그래, 시끌벅적한 공간에서 우리 둘만 어색하게 침묵을 유지할바에야 차라리 이런 조용한 곳이 낫겠다 싶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와 관련된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내 표정이 일순간 환해지는 걸 보더니 똑같이 입꼬리를 올리고서 나를 바라보는 전정국이 유리창에 비쳤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좋아하는 화가야?"


"응. 이건 진짜 고흐 작품은 아니긴한데, 그래도 고흐 그림이잖아."






고흐...?

해맑게 대답해줬더니 점점 표정이 굳어져가는게 보였다.

왜 그래?






"아니..., 학교에서 겁나 귀찮게 하는 놈이 있는데,

그 자식도 고흐 좋아한다고 난리쳤었거든."






아... 누군진 몰라도 정말 짜증나는 존재였나보다.

내 앞에서 저렇게 정색하는 전정국 얼굴, 처음본다.



그러고보니 미술관 되게 오랜만에 와보네. 고등학교 올라오고나선 아무래도 취미같은 거 즐길 여유라는게 없으니까.

물 만난 물고기마냥 그림 보는데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문득 정신차리고보니 어딘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얘는... 그림 보러와놓고 왜 내 얼굴을 감상하고 있어?






"...왜 그렇게 쳐다봐?"






참다 못해 물었다.

아, 물론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나답게 아주 쭈뼛쭈뼛.

유리관에 기대서 묘한 미소를 띠며 날 바라보고 있던 전정국은 몸을 일으키면서 '아,그게..' 하고 운을 뗐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네가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 처음봐서. 잘 봐두려고."


"..."


"넌 뭘 좋아할 때 어떤 얼굴 하는지."









2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진짜 생각없나봐."


"좀 바빠보이긴 했어... 정신 없었나보다."






애매한 시간에 만났더니 미술관에서 나오자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하나, 막막해하고 있는데 먼저 말을 꺼낸건 전정국이었다.

좀 걸을까?



이봐 이봐, 내가 밤에 산책하는 거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덕지덕지 붙어있었지만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해보였다.



밥을 먹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 카페라도 들렀다 가기로 했다.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거기서 두꺼운 전공책을 펼쳐놓고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대학생들, 카페에서 계모임이라도 하는건지 깔깔거리며 수다떠는 아줌마들, 마주보고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연인들 등등 넘치는 주문에 알바생은 정신이 없는 듯 했다.



그게 문제였던거지.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카페라떼 옆에 얼음이 동동 띄어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고 우리 둘 다 할 말을 잃었다.

어떡해, 죄송해요. 만들고보니까... 진짜 제가 미쳤나봐요. 어떡해.

울먹거리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알바생에 되려 내가 더 당황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아니, 장사를 이런 식으로..."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마실게요."






뭐라 불만을 표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하려는 전정국을 급하게 제지하며 일회용 컵을 집어들었다.

다시 만들어드리겠다며 정중하게 사과하는 모습에 끝까지 됐다고 손을 내저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그냥 새로 만들어달라고 하지. 추울텐데."


"아니야. 나 차가운 거 잘 마셔."






그게 아니라 지금 날씨가...

이번만큼은 전정국의 걱정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만큼 바깥공기가 곧 얼어죽을만큼 차가웠단 말씀.

하, 큰소리 치기는 했는데... 진짜 그냥 다시 만들어달라고 할 걸 그랬나. 손에 마비올 것 같아. 추워서.



하필이면 또 산책로 옆에 펼쳐진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더해져 미칠 노릇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감기 각인데...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이리줘."






손에 점점 감각이 사라지려해서 반대편 손으로 커피컵을 옮기려 할 때,

나보다 더 빠르게 내 손에 들린 일회용 컵을 낚아채는 전정국의 손.

그러더니 허전해진 내 오른손에 자기가 들고있던 따뜻한 카페라떼가 담긴 컵을 쥐어준다.






"야, 나 진짜 괜찮아! 다시 바꿔, 빨리."






카페라떼를 받은 손이 녹아내리려던 찰나,

그 손등위로 전정국의 손등이 맞닿았다.

네 손은 안 괜찮다는데?

자긴 정말 괜찮다는듯 옅은 미소를 보이는 전정국 모르게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씨, 그냥 따뜻한 거 다시 달라고 할 걸. 어째 얘랑 있으면 있을수록 빚지는 기분이냐.



말없이 둘이서 나란히 산책로를 걸으면서도 계속해서 시릴 전정국의 오른손이 신경쓰였다.

미안해서 카페라떼에는 입도 못 대고 있는데, 난데없이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아... 얘가 먼저 전화하면 불안한데.

항상 심부름이나 나한테 딴지걸 거리 생길때만 전화하는 애란 말이다.

내가 핸드폰을 들고 망설이자 받으라며 턱으로 내 폰을 가르키는 전정국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통화버튼을 눌렀다.







"왜."


"밖이냐?"


"그건 왜."


"밖 아니어도 나와야 돼.

너 돈 가진거 좀 있지?"




설마...

아무리 개념이 없고 양심이 없고 싸가지가 없는 민윤기라도,

설마 고작 전화해서 한다는 말이.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5천원만 들고 피씨방으로 와라.

나 맨날 가는 데 알지?"






아니 근데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지 할 말만 하고 뚝, 끊어버리는 개자식에 '야! 민윤기!' 하고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냈다.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다가 '민윤기...?'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전정국의 목소리를 들었을 땐, 심장이 철렁거리기까지 했다.

시발 민윤기가 자기 이름도 꺼내지 말랬는데.






"우리학교 그 민윤기?"


"아아, 어..."






뭐 별 수 있나.

세상에 민윤기라는 이름을 가진 남고생이 얼마나 된다고 이걸 속일 수 있겠냐고.

그냥 이실직고 하는 수 밖에.



둘이 친한가봐?

'그냥, 뭐...' 하고 말을 얼버무렸다.

이 늦은시간에 통화하면서 맘 편히 소리칠 수 있는 관계가 어색한 사이라고 할 순 없으니까.

미묘한 전정국의 표정에 괜히 마음이 급해져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오해하지 마!

그런 이상한 사이 절대, 절대 아니야!"






흥분한 내 모습에 알겠다며 키득키득 웃는 걸 보고 그제야 좀 안심이 됐다.

네가 만약 그렇게 오해해버리면 민윤기가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노발대발 나한테 화내겠니.

나를 자기 방 침대맡에 놓여진 쿠마몬보다 못한 취급하는 놈인데.



어째 바람은 갈수록 더 쌩쌩하게 불고, 우리 둘은 민윤기 얘기가 끝난 뒤로 별다른 화제없이 입을 닫고 있었다.

그리고 무심코 고개를 돌렸을 때 보이는 벌겋게 부어오른 전정국의 오른손,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손 많이 시렵지.."






나한테 차마 말은 못하고 얼어붙어있을 놈의 손을 따뜻한 내 손으로 감싸쥐었다.

난 정말 아무 의미없이, 미안한 마음에 한 행동인데 얘는 흠칫 놀라며 곧바로 오른손을 빼서 왼손으로 컵을 옮겨쥐더라.

뭐야... 내 손은 그렇게 잘만 터치해놓고 내가 자기 몸에 손만 대도 이렇게 놀라네.






"괜찮다니까..."






그 큰 눈이 당황함으로 물들어서 괜히 내 손에 감싸졌던 자기 손을 쥐락펴락하는데, 솔직히 그 모습이 좀 귀여워보이긴 했다.

얘 보고 있으면 진짜 묘해. 꼭 내 옛날모습 보는 것 같단 말이지.






"아 맞다. 오늘 여기서 축제 한다했는데."






산책로 끝에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초대가수가 공연을 하는건지 빵빵한 음악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웅장하게 들려왔다.

우린 무대 앞에 우르르 몰려있는 사람들과는 좀 떨어져서 우뚝 서있었다.



발라드를 부르던 가수는 곡이 끝나자 인사를 꾸벅 하고 들어갔고, 잠깐동안의 정적이 울렸다.

그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터지는듯한 소음이 들렸다.

불꽃놀이가 시작된 듯 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예쁘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러게, 하고 짧은 대답을 했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터지면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전정국의 목소리는 이 추위를 녹일만큼 따뜻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아니, 그거 말고."


"..."


"너."









3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아 왜 이제 와. 개느려터졌네"


"진짜 한 대 맞을래?"






그냥 집에 가려다가 기껏 생각해서 와줬더니 고맙다는 말은 커녕, 불만부터 늘어놓는 민윤기를 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오천 원짜리 지폐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펄럭거리자 그때서야 닥치는 민윤기.

옆에는 내가 온 건 아는지 모르는지 모니터로 빨려들어갈 듯 집중하는 박지민이 보였다.






"화장 좀 적당히 해라."






달걀귀신 같다며 인상을 팍 찌푸리는 민윤기에게 받아간 돈을 다시 내놓으라는 듯 손바닥을 펼쳐보이자 또 그제서야 입을 다문다.

야야, 박지민. 사람이 왔으면 좀 보지?

컵라면 용기 두 개를 겹쳐 쌓아놓고 열컴을 하고 있는 박지민을 툭툭 쳐봐도 아무 반응도 없다.

이런 미디어세계에 갇힌 게임중독자 같으니라고.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어어- 왔어? 정국이랑 데이트는 잘 했고?"


"데이트는 무슨, 그냥 뭐..."






잠깐만.

뭐지 이 서늘한 기운은?






"...너 내가 전정국 만난 거 어떻게 알았어?"






난 너한테 전정국의 '전'자도 꺼낸 기억이 없는데.

오히려 구구절절 전정국에 대한 얘기를 모조리 일러바친 민윤기는 '전정국 만났어?' 하고 물어보는데.

박지민 네가, 대체 왜.



빨리감기하듯 쉴 틈 없이 움직이던 박지민의 손가락이 일시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뚜벅뚜벅 그 옆으로 가 모니터 화면을 꺼버리자 '아, 김여주!' 하는 고막 찢어질듯한 절규가 들린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퍼즐 맞춰지듯 모든게 들어맞는구나.






"여기서 네 인생 종지부 찍고 싶지 않으면 솔직하게 다 불어라."


"...네."


"너, 전정국한테 내 번호 가르쳐줬지."






내가 와도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일체 관심도 없던 민윤기마저 흥미롭다는 듯 우리 둘을 주시하고 있었다.

입을 앙 다물고 나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박지민때문에 핀트가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글 니그 우에 믐대르 그르츠즈

(그걸 네가 왜 맘대로 가르쳐줘)"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아니 나는... 걔가 널 너무 좋아하길래... 

친구의 사랑을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요새 어디서 자꾸 돈이 나오나 했네."






결정적인 민윤기의 한마디에 내 눈이 뒤집히는 걸 본 박지민은 아니라며 극구 부인하기 시작했다.

그냥, 네 번호랑... 너 만난다길래 너 뭐 좋아하는지 그거 가르쳐준게 끝이야! 진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박지민을 어이없어하며 쳐다봤다.

이 시발... 

스파이가 여기 있었네. 내가 그거땜에 얼마나 무서웠는데!






"아무리 그래도 집까지 가르쳐주는 건 좀 심하잖아!"






참다 못해 큰소리를 쳤더니 길게 찢어진 눈이 일순간 동그랗게 변했다.

무슨 소리야. 나 니네집 몰라!

전정국이랑 만난 첫 날부터 버스 번호에 내가 사는 동네까지, 나에 대한 사전지식이 너무 빠삭했던 놈을 떠올리며 따졌더니, 자긴 절대 그런 적이 없단다.

그러고보니 진짜 박지민은 우리집 근처에도 와 본 적이 없네... 집도 아예 다른 방향이고.

이번엔 의심의 눈초리를 민윤기한테 보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난 얘가 전정국이랑 내통하고 있는줄도 몰랐다."






하긴, 민윤기를 그런거 함부로 말하고 다닐 애는 아니지.

어쨌거나 나의 개인정보를 멋대로 유출시킨 박지민을 힘껏 째려봤더니 헤헤, 웃으며 넘어가려 애쓴다.

나에 대해 모르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능청스럽게 웃던 전정국의 얼굴이 생각났다.

아오, 걔나 박지민이나. 뻔뻔한 놈들.






[방탄소년단/전정국] Love Complex 03 | 인스티즈

"그래서, 데이트는 어땠는데?"






빨리 화제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박지민. 너무 티난다.

못 이기는 척 거기에 넘어가주며 적당히 고민하는 척을 했다.

사실 뭐 데이트라기엔 특별한 일은 딱히 없었지만.



그냥 뭐... 그저 그랬어.

대충 대답하고 넘기니까 박지민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더라.



사실 너무 무서웠어.

내가 진짜 걔를 좋아하게 될까봐, 그게 너무 무서워.









4




어휴, 게임에 미친 새끼들...

같이 집에 들어가자고 해도 오늘은 끝까지 달릴거라며 또 모니터앞에 착석하는 민윤기와 박지민의 뒷모습을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나왔다.

겨우 저런 곳에 내 피같은 돈이 쓰이다니...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받아내야지.



택시타고 갈까, 버스타고 갈까 한동안 망설이다가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아까보다 더 쌀쌀하긴 한데, 이 느낌이 나쁘지는 않아서.



빨리 가서 씻고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아파트 입구로 가는 골목길에 들어섰다.

그래... 전정국이 여기까지 따라왔을 땐 얼마나 기겁했었는데.

근데 진짜 이상하네. 내가 여기 사는거 어떻게 안 거야, 대체.



고민한다고 나오는 답은 없고, 나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며 골목 코너를 꺾으려 할 때, 익숙한 듯 낯선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헐."






키 큰 남자 앞에서 비틀거리는 여자의 모습을 의도치않게 훔쳐보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냈다.

주변은 고요했지만 다행히도 못 들은건지 두 사람은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너어... 너 진짜, 나한테 너무한 거 알아?"






어디서 한 잔 걸치고 온 건지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리는 장소희 앞으로 그 모습을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는 전정국이 눈에 들어왔다.

와, 술을 얼마나 마셨으면 혀가 저렇게 꼬이면서 제 몸도 못 가누는거야?

자기 반 반장을 착한 모법생 취급하는 옆 반 담임이 보면 쓰러질만한 광경이었다.



하, 술은 또 어디서 마셨어.

옅은 한숨을 내쉬며 굳어있는 얼굴을 풀 생각이 없어보이는 전정국.



너 나한테 진짜 이러면 안돼에... 내가아..내가 너를,

계속 비틀거리기만 하다가 뒤에 위치한 전봇대에 뒷통수를 박더니 그대로 주르륵 기대앉아버린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꼿꼿이 서있다가 그 모습을 보더니 전정국은 한 손으로 제 머리를 마구 흩트려버린다. 답답하다는 듯이.

그리고 장소희와 눈높이를 맞추며 그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았다.



장소희가 전정국 좋아한다더니, 진짠가보네.

아니. 저건 단순히 좋아한다는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저길 지나갈 수도 없고, 밤새 여기서 이러고 있을수도 없고 엄청 난감한 상황이 닥쳤다.



숨을 죽이고 둘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택시 태워주겠다며 일어나라고 장소희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는 전정국과 전혀 일어날 생각이 보이지 않는 장소희.

너, 내가 그렇게 싫어?

울음섞인 그 목소리는 아무 생각없이 서있던 나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어깨에 올려놨던 손을 스르륵 내려놓으며 전정국은 침묵을 유지했다.

대답해봐. 내가 그렇게 매달려도 쳐다도 보기 싫을정도로, 내가 끔찍해?



조금은 화난 듯한 목소리.

그 뒤에 이어지는 장면에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전정국의 목에 두 팔이 감기면서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입술 위로 장소희의 새빨간 입술이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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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넣으려던 장면이 있었는데 쓰고보니까 그게 빠졌더라구요ㅠㅠㅠㅠㅠ
언젠간 꼭 넣을게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 암 호 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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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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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짜몽이에요ㅠㅠㅠㅠㅠㅠ작가님 이렇게 끊어버리기 있나요ㅠㅠㅠㅠㅠㅠㅠ둘이 뭐죠ㅠㅠㅠㅠㅠㅠㅠㅠ정국이랑 여주랑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는데 정국이 진짜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좋은 글 감사해요 잘 읽고 갑니다:)
6년 전
독자3
망개야입니다! 잘 읽고 가요 작가님?
6년 전
독자4
전스티니에요
으아니 정국이가 여주를 어떻게 그리 잘 아나했더니 스파이가 있었다니!! 그게 지민이라니!! 윤기도 현실친구미 뿜뿜하네여!ㅋㅋ 그나저나 장소희 진짜 맘에 안든다 후...

6년 전
독자6
이렇게 끊고 가시면 안돼용ㅠㅠㅠㅠ금방 오실꺼죠?? (꾸꾸니) 암호닉 신청합니당♥
6년 전
독자7
나로입니다 헐 지민이얐다니 ... 근데 민윤기아주아즈수상하군여 !!!!! 장소희는그냥너무짜증 ㅠ 자까님 저는이런고구마못견뎌요 흑흑
6년 전
독자8
사용불가입니다!!
으아 역시 지민이의 입김이 있었구멍유... 그러면 대체 집은 누가알려준거죠?두근두근 그와중에 장소희ㅠㅠㅠㅠㅠ힝 미워요ㅠㅠㅠ

6년 전
독자9
보라도리 입니다
헌ㄷ..장소희...뭐죱...
여주도 뭔일 있는것 같은데,,,

6년 전
독자10
꾸꾸야 입니다! 지미니가 알려준거 이외에도 정꾸기는 어떻게안건지 정말궁금하네요!' 너무재밌어요! 다음편도 기다리고있을께요!!(੭♡ڡ♡)੭‧º·˚
6년 전
독자11
아듀
헐 헣ㄹ헐 저게 뭐죠8ㅅ8 방금 데이투 햇는데...ㅠ ㅠ ㅜㅜㅠ ㅜ ㅜ

6년 전
독자12
[김안녕] 으로 암호닉 신청해요!
6년 전
독자13
가을이에요ㅠㅠㅠㅠㅠ 와 분량 진짜 많아서 너무 좋았어요! ㅠㅠ 글 쓰시느라 힘드셨을텐데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앞으로 기대되는 작품이에요! 작가님 필력이 넘 좋으셔서 글도 집중이 엄청 잘 되서 몰입도 잘 되고, 진짜 작가님 존경합니다ㅠㅠㅠ 다음 편 정국이가 어떤 마음일지 너무 궁금하네요ㅠㅠ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6년 전
독자14
[땡구]로 암호닉 신청할게여ㅠㅠㅠㅠ 너모 재밌어요 진쨔ㅠㅠ
6년 전
비회원91.194
[mang] 암호닉 신청합니다ㅠㅜ이건 무조건 신청해야해요
6년 전
독자15
..... 뭐야 박지민 너가 스파이였네.. 근데 집은 아니라는디 어떻게 안거야.. 정국아 너 정체가 진짜 무ㅜ냐... 그건 그렇고 장소희 너는 뭔데 정국이 입술을 ...??????!!!!!!! 전정국이랑 뭔사이냐... 진짜 그나이에 술먹고 에효... 전정국이 속셈이 있는지 없는지 얼른 알고싶네.. 우에엥ㅇㅠㅠ 작가님 [전정꾸기] 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6년 전
독자16
세상에 겹쳣다!!!!! 그뒤가 너무 궁금하다구여ㅠㅠㅠㅠㅠㅠㅠ세상에나ㅠㅠㅠㅠㅠㅠㅠ [쿠키앤크림]으로 암호닉신청하구가요!!
6년 전
독자17
아니 작가님 일단 [태또단]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아니 작가님 이러시기 있나요ㅠㅠㅠ 여기서 끊어버리시면 저는 다음화까지 어떻게 기다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 벌써 다음 장면이 궁금한데ㅜㅜ 빨리 오셔야해요!♡♡
6년 전
독자18
[땅위]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대박 완전 너무 재미있어요 ㅠ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 궁금하네염!
6년 전
독자19
[아기꾸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대박이에요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81.2
[슈가베이비]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ㅠㅠㅠ 세상에 엔딩이 너무 쇼킹해서 다음편이 정말 궁금합니다 ㅠㅠㅠㅠ
6년 전
독자20
흐얼랭 왜 여주 집 가까이에서 저러고 있는겨
괜히 저런거 보면 내가 다 둑흔듁흔

6년 전
독자21
자까님 계린이에요 ㅠㅠ 지민이가 다 말한 거라니 ! 근데 증말 정국 ,,, 도대체 집은 어떻게 안 거야 ! 뭔가 궁금증이 풀린 거 같은데 조금 애매하게 남아서 더 궁금해여 ㅠㅅㅠ 다음편 기대하구 있겠습니다 ! 장ㅅㅎ희 사라져버려!
6년 전
독자22
뵤아예요! 역시 배후는 지민이였군요ㅋㅋㅋㅋㅋㅋㅋ! 잘 보고 갑니다♥♥
6년 전
독자23
(0207)로 안호닉 신청하고 갈ㅋ게요ㅠㅠㅠ
6년 전
독자24
칵테일이에요!! 아후 ㅂㄷㅂㄷ 제대로 된 갈등의 시작인가요 ㅠㅜ 오늘도 잘 보고갑니다 작가님!!ㅎㅎ
6년 전
비회원78.31
일단 [청록]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뭔가 지민이 말고도 배후에 더 있을 것 같고 여주한테는 비밀이 있고 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할 것 같고 엄청 궁금해요 아직도 알아야할게 많이 남아서 두근두근합니다 더구나 여기서 끝어버리시면 어떻게 기다려요ᅲᅲᅲ그러니깐 빨리 다음 화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6년 전
독자25
두유망개에요 현생때문에 이제 왔네여ㅠㅠㅠㅠㅠ 쟤는 왜자꾸 찝쩍된담?
6년 전
독자26
헐헐 이게뭔일입니까!!!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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