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백] 여우

 

 

무뚝뚝한 세훈이, 세훈이 앞에서만 곰인 척 하는 여우 백현이. 둘 다 고등학생! 

백현이는 부잣집 막내 아들로 남 부러울 거 없이 자랐어요. 그러다 세훈이를 좋아하게 돼서 열심히 쫓아다니다가 사귀게 된 사이. 

세훈이 앞에서는 말꼬리도 늘이고 금방이라도 없는 꼬리를 흔들 것 같은 강아지 같은 모습으로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처럼 굴어요. 하지만 물론 본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사실은 앙칼진 백현이가 보고 싶어요. 8ㅅ8 

얼마 전에 백현이네 반 여자 애가 세훈이한테 고백을 해서 잔뜩 화가 난 백현이가 체육 시간에 그 여자 애랑 일부러 부딪혀서 넘어지게 하고 평소의 귀여운 얼굴이 아니라 자기 걸 지키려는 아기 늑대...? 같은 얼굴을 하고 나지막히 경고를 하고는 다른 애들이 몰려들기 전에 재빠르게 같이 넘어져서 무릎을 살짝 다쳐서 백현이를 아기 같이 부둥부둥 하는 애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으응... ㅇㅇ가 급한 일이 있었나봐. 아니면 나한테 섭섭한 게 있었거나... ;ㅅ; 이런 식으로 해버려요. 아주 여우...! 

하지만 세훈이는 이미 백현이가 그러는 걸 다 알고 있어요. 저 사건도 교실에 앉아서 창문 너머로 다 보고 있었고. 그냥 정도가 심하지는 않아서 그냥 귀엽게 보고 넘어가는. 오히려 좀 귀찮게 연락하는 여자 애들에 대한 정보를 흘리기도 하는...? 뭔가 이런 톡이 해보고 싶어요. 곰인 척 하는 여우 백현이랑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세훈이...! 

 

(학교가 끝나고 다른 애들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사이에 제 자리에 앉아 가방을 챙기다가 여느 때와 같이 해맑은 얼굴로 제 교실로 우당탕 뛰어와 제 옆 자리 의자에 뛰쳐들 듯이 앉아 팔꿈치를 책상에 대고 턱을 괸 채 제 얼굴을 빤히 보는 네 얼굴을 내려보며) 오늘 체육 시간에 다쳤다면서.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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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학교가 끝나자마자 네 반으로 재빠르게 달려가 애들이 빠져나오는 뒷문을 비집고 들어오자 여느때와 같이 가만히 앉아 저를 기다리고 있는 너에 해사하게 웃어보이며 네 옆에 앉아 네 말에 울상을 지으며 제 무릎까지 바지를 걷어 올려 널 올려보는) 으응, 이거 봐... 여기 까졌다.

[글쓴이]

(네가 일부러 부딪혀 넘어지고 여자 애가 더 다쳤다는 것을 다 알면서도 네가 바지를 걷자 보이는 상처에 무표정이지만 미묘하게 인상을 쓰고는 네 무릎을 보며) 약은 발랐어? 어쩌다가 그랬어. 조심 좀 하지.

[독자1]

(제 상처를 보며 인상이 굳는 너를 힐끔 보다 작게 웃곤 고개를 저어 바지를 다시 내리곤 털털 털어내며 작게 한숨을 내쉬는) 아니이, 약 바를 정도는 아니구. 다친 건 상관 없는데 지원이가 나 마음에 안 들어하는 것 같아서 조금 신경 쓰이는데, 괜찮아.

[글쓴이]

(네가 걷었던 바지를 다시 내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네 속내를 다 알아도 귀여워보이는 것에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제 교실까지 달려온 것인지 흐트러진 네 머리를 살살 만져 정리해주며) 지원이? 이지원? 걔가 왜.

[독자2]

(제 머리를 정돈해주며 낮게 웃는 네 낯을 올려보며 잘게 웃다 괜히 네 눈치를 보는 것 마냥 힐끔 보곤 작게 웅얼거리며 말하는) 그냥... 평소에도 그렇구, 이상하게 나한테만 날 서있는 것 같아서... 근데 어떻게 사람이 다 날 좋아하겠어, 그치? 나는 괜찮아.

[글쓴이]

2에게
(네가 제 얼굴을 힐끔거리며 보다가 웅얼거리듯이 말하는 것에 네 얼굴을 빤히 내려보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너한테 왜 그러지. 걔 나한테는 자주 연락 오고 그러는데. 그럼 오늘 걔 때문에 다친 거야?

[독자3]

글쓴이에게
(원래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네 말에 몰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떠 너를 보다 이내 곧 울상을 지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푹 숙여 제 손을 매만지며 말하는) 으응... 그래서 그랬나보다. 너 좋아하나봐, 지원이가...

[글쓴이]

3에게
(네가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죽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에 네가 모르게 작게 웃고는 양 손으로 네 양 볼을 감싸 여전히 울상인 네 고개를 들게 해 눈을 마주보며) 왜 네가 울 것 같은 얼굴을 해, 나랑 사귀는 건 넌데. 내가 걔 혼내줄까.

[독자4]

글쓴이에게
(제 고개를 가볍게 쥐어 들어 올리는 너에 너와 시선을 맞춰 보다 네 말에 괜찮다는 듯 작게 고개를 저어 힘 없이 낮게 말하는) 아니야, 나 진짜 괜찮아... 그냥 난 다 친하게 지내구 싶은데. 혼내지는 말구, 그냥 이제 연락 와도 안 받으면 안 돼?

[글쓴이]

4에게
원래도 연락 오면 답장은 안 했는데. (여전히 힘 없는 얼굴로 말하는 너를 달래주듯이 말하고는 네 양 볼을 감싸고 있던 손을 움직여 엄지 손가락으로 네 볼을 살살 만지며) 앞으로는 연락 오면 하지 말라고 할게. 그러니까 이제 좀 웃어봐.

[독자5]

글쓴이에게
진짜? (이어지는 네 말에 해사하게 웃어보이며 기분 좋은 듯 작게 웃곤 제 볼을 쓸어 만지는 네 손을 잡아 손가락에 잘게 입 맞추는) 연락 하지 말라구 꼭 해야 돼? 약속 했어, 나랑. 훈아, 너 손가락 완전 예뻐. 맨날 만지구 싶다.

[글쓴이]

5에게
(제 말에 그제서야 예쁘게 웃으며 제 손가락에 입을 맞추는 네 모습을 아무 말 없이 빤히 쳐다보다가 문득 네 손이 차가운 것이 느껴져 네 옷차림을 보는데 겉옷 하나 없이 교복 자켓만 입은 너에 네 작은 손을 감싸 녹이듯이 붙잡으며) 겉옷 안 입고 왔어?

[독자6]

글쓴이에게
(네 손가락 마디에 잘게 입 맞추다 네 말에 고개를 들어 널 보다 제 옷차림을 슬쩍 보고는 제 손을 잡은 네 손을 꼭 쥐어 베시시 웃는) 으응, 겉옷을 안 입구 왔네... 입을 건 없는데... 그냥 훈이가 손 꼭 잡구 있어줘. 따뜻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