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일기장.
2013년 3월 28일
오늘 하루종일 아팠다. 점심도 못 먹고 누워있는데 OOO가 우리 반에 와서 나한테 죽을 주고 갔다. OOO한테 뭘 받는 건 드문 일이라 왠 일인가 싶었다. 근데 역시 아니나다를까 생색을 엄청 냈다. 너 아프다고 해서 비싼 걸 사왔네, 다리가 아프네 중얼댔다. 내가 다리 안마라도 해주고 싶은데 그러면 변태새끼라고 로우킥 날릴게 뻔하다. 그래도 그 죽 먹고 배는 안 고팠다. 좀 고맙긴 해서 고맙다고 말하니까 자기를 여왕처럼 떠받들으란다. 이미 내 딴에는 그러고있다고.
2013년 4월 9일
OOO가 오늘 누구 선물 사줄 거 있다고 같이 고르러가재서 따라갔다. 존나 귀여움 ㅋㅋㅋ 내 생일선물 산다고 말해라. 하여튼 은근히 표현하는데 서툴다니까.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옷도 보고 모자도 보고 밥도 먹고 하는데 왠지 데이트같아서 좀 설렜다. 그리고 무슨 신발가게 들어갔는데 너 발 몇이냐고 대놓고 물어봤다. 너무 귀여워서 안아주고싶었는데 그냥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진짜 OOO 존나 귀여웠다. 내 선물 사러가서가 아니고 진짜로. 집으로 오면서 OOO를 바래다줬다. 어머님도 오랜만에 뵙고 인사드렸다. 나중에 이 집에 다시 와서 꼭 상견례를 드릴거다 ㅋㅋ 기다려라.
2013년 4월 12일
오늘 기분 최고다 ㅋㅋㅋ 아, 씨발 떨린다. OOO한테 신발 선물이랑 편지 받았다. 아직 선물이랑 편지 다 뜯어보진 못 했는데 아까워서 뜯을 수가 없다. 아까 학교에서 김종인 새끼 표정 존나 썩었었다. 그래, 이 새끼야. 사귀지도 못 하면서 난리칠 때부터 알아봤다. 원래 말로는 표현 못 하는 그런 사이가 있는거거든? 병신새끼 ㅋㅋ 아 오늘 하루종일 진심 통쾌해서 미친놈처럼 쳐웃었다. OOO도 나보고 미친 새끼라고 했지만 ㅋㅋㅋ 진짜 존나 예뻐 OOO!!!!!
2013년 6월 28일
더워. 근데 OOO는 더위를 잘 안 탄다, 나랑 다르게. 신기해.
2013년 6월 30일
오늘 OOO한테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냥 아버지가 왜 안 계시냐고 물었는데, 망설이다가 울면서 부모님이 이혼하신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 되게 당황스러웠다. 아무리 나쁜 얘기여도 덤덤하게 말하는 애라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던 게 내 착각이었다.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신은 맞기만 했다고 했다. 예전에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니었다고. 내 생각에는 그 때 기억 때문에 OOO가 사람에게 집착하는 것 같다. 애정결핍 아닌가 하고 예전에 생각한 적이 있을만큼 OOO는 사람에 대해 집착했다. 그것 때문에 헤픈 애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했지 이런 이야기가 있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
2013년 7월 11일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내일 등교를 안 한다. OOO랑 등교하는게 하루의 낙인데 학교는 언제나 도움이 안 된다. 놀자고 할까 싶었지만, 내일 푹 잘 수 있겠다며 벌써 좋아하는 OOO 때문에 안 그러기로 했다. 내일 뭐 하지.
2013년 7월 12일
김종인이 OOO한테 고백을 했다. 나한테 어떻게 하냐며 고민 상담을 했다. 빈 교실에 남아서 OOO의 다른 남자 이야기를 듣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오늘이 제일 속상했다. OOO는 알고있을 것이다.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모른 척하며 친구로 남으려는 걸 눈치 채고, 나도 응해주기로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할 게 못 되는 짓 같다. 포기하려고 해도 포기가 안 돼. 내가 널 어떻게 하면 좋을까.
2013년 7월 13일
김종인이 차였다. 근데 OOO가 너무 슬퍼한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2013년 7월 18일
씨발, 좆같아.
사귀지도 않으면서 껄떡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김종인이 아껴주는 척 하니 OOO가 자꾸 넘어간다.
2013년 8월 22일
" 세훈아! "
" 어. "
" 오늘 먼저 가! 나 할 일이 있어서. "
여전히 열심히 모른 척한다. 차였으면서도 찝적대는 김종인때문에 내가 왜 집을 혼자 와야하냐고. 미안하기는 한지 김종인과의 만나는 있는 날이면 어버버거리면서 둘러댄다. 고마워해야 하는 건지, 미안해야 하는 건지. 네가 무슨 죄겠냐 싶다가도 미워지고 더 복잡해지고. 김종인, 존나 부러운 새끼. 시발새끼. 지금도 내가 뭐하는 건가 싶다.
2013년 9월 2일
모르겠다.
요즘 너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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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4일
진짜 좋아한다고 한 마디만 할 걸. 내가 김종인보다 다른 남자애들보다 너를 더 좋아한다고. 나는 너를 진심으로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내 실수 한 번에 모든 게 어긋났다. 너무 후회가 되는데 되돌릴 방법이 없다. 죽을만큼 미안하다.
2013년 12월 1일
김종인이랑 OOO가 사귄다. 그럴 것 같았다. 받아줄 사람이 없었던 거였지? 그치, OO야. 내가 실수만 하지 않았어도 너는 나를 받아줬겠지. 나는 너에게 아버지같은 역할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내가 순간 치기어리게 행동한 게 이렇게 내 자신을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
2013년 12월 4일
오늘은 네 생일이다. 나는 이 맘 때 쯤, 내 생일처럼 너와 같이 선물을 고르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선물 많이 받았겠지? 뭐 받았는지 궁금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네 선물을 같이 까서 같이 먹고 그랬었는데. 너에게 생일 선물을 주는 남자들 중에서 너에게 진심인 사람은 없어. 다 네 겉모습만 보고 좋아하는거야. 너랑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더러운 새끼들이야. 내가 정말 너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지금 네가 너무 보고싶다. 지금 네 집 앞에 갈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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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일
오늘 너를 봤어. 해명하고 싶었다.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여자친구도 있다고. 그리고 너랑 웃으면서 안부라도 물을 수 있을까 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순간인데, 나를 보고 네가 그렇게 돌아설 줄 몰랐어. 넌 언제나 내 예상을 빗겨나가.
김종인의 일기장.
2015년 3월 3일
OOO가 오랜만에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자주 가는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났다. OOO는 대뜸 오세훈과 연락을 하냐고 물었다. 이름을 듣자마자 인상을 썼다. 아니. 딱딱하게 말했다. 내 대답을 들은 OOO가 웃었다. '그럼 한 가지만 털어놔도 돼? ' 기분은 나빴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 나는 세훈이를 되게 좋아했어. 나를 생각해주고 좋아해주는게 다 보였어. 그런데, 세훈이는 나에게 하는 모든 것이 온통 진심인데 나는 자신이 없는거야. 나도 세훈이에게 온통 진심일 수 있을까. 그 때부터 내가 세훈이 맘을 모른 척 했어. 내 마음도 같이. 그런데, 그 날 오세훈한테서 우리 아빠의 모습을 봤어.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웠다? 내가 그렇게 만든걸거야. 내가 세훈이를 그렇게 무섭게 만들었어. 그런데 나는 그걸 책임질 수가 없었어. 그 날, 세훈이는 너무 무서웠거든. 종인아, 너는 내가 하는 말 무슨 말인지 모르지. 나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나 좀 횡설수설해? 아니, 하여튼 그랬다? 세훈이한테서 아빠의 모습을 본 날 나는 잠도 못 잤어. 그 이후로 마음이 너무 복잡했어. 그렇게 찝찝하게 헤어진 채로 이제껏 온거야. 그런데 나 어제 세훈이 봤어. 여자친구랑 같이 있더라? …… "
OO는 혼자 오래 중얼거렸다. 중간부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그냥 귀만 열고 있었다. 멍하니 쳐다만 보고있는데, OOO는 울고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 오세훈한테 연락해줘? "
" 아니. "
OOO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 들어줘서 고마워. 기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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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어서!
(이럴거면 투표 왜 했냐며 차..찾아오진 마세요....)
빨리 써서 무슨 얘기인지 모를 수도 있는데 의식의 흐름에 맡겨주세요.....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