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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호랑이 늑대 그리고 저승사자 00 | 인스티즈



호랑이 늑대 그리고 저승사자




00




- 어, 호랑이랑 늑대랑 저승사자. 





앞뒤 상황과 맥락은 죄다 잘라 놓은 발언에 잠자코 할인중인 물건을 둘러보던 -허옇게 생겨선 흰 피부와 대비되게 갖춰 입은 캐주얼한 올블랙룩의- 남자가 발언의 근원지인 나를 쳐다보며 어떻게 알았어, 너. 하고 물었다. 어떻게 알긴, 잘 알지. 여전히 그 남자 옆에 줄줄이 소세지 처럼 따라 붙은 남자 둘은 여전히 아이스크림 냉동고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었다. 근데 나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는데. 음 발언이 아니라, 그저 사고(思考)였달까.





*






맴- 매앰.


 모든 걸 녹여버릴 듯한 엄청난 더위의 여름날이었다. 입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텁텁한 공기에 입을 꾹 다물고 있고만 싶은 이런 날씨에 거의 산등성이에 위치한 학교를 등산, 아니 등교한다는 건 너무나도 가학적 행위였다. 딱 녹아버릴 것만 같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17~19세의 혹은 그 이상의 남학생들은 검은색 혹은 흰색 반팔 셔츠위에 단정한 하복 교복 셔츠를 그 아래에는 동복과 대비해 얇은 재질인 하복 바지를 입어야만 했다. 또래의 여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검은색 혹은 흰색의 반팔 셔츠 위에 단정한 하복 교복 블라우스 , 그 아래엔 역시 동복과 대비해 얇은 재질은 하복 치마를 입어야만 했다. 물론, 하복 셔츠와 하복 바지를 입은 여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어디서나 예외라는 건 존재했다. 



' 따릉- 따릉 '



경쾌한 자전거 벨소리가 두번씩이나 울리었다. 다들 녹초가 되어버린 교문 직전 등굣길에 자전거 벨소리란 무슨 의미 냐면 '어떤 제정신이 아닌 새끼가 자전거를 타고 언덕배기를 오르는 지옥의 등교를 하는 거지?' ,  '허벅지 터지는 거아냐?', '굳이 자전거를..? ' 정도였다.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등굣길의 학생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치는 '굳이 자전거를' 탄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소년은 이미 땀범벅이었다. 



" 내일 가위바위보에서 무조건 이긴다, 니. "

" 오야, 한번만 이겨주라. 뒤에 타서 바람만 맞으면서 가는 것도 질린다, 이제. "




세상에, 심지어 뒤에 누굴 태웠어? 학생들은 저마다 무리끼리 수근거렸다. 미친 거 아닐까, 정말? 더위를 제대로 먹은 게 분명해. 뒤에 타서 바람만 맞는 건 지겹다고 징징거리던 또 다른 소년은 학생들이 이목이 집중되자 보란듯이 앞에서 열심히 페달을 밟는 소년의 둔부를 가격하며 더 빨리 밟으라 재촉했다. 알겠다고 좀 가만 있어!!! 둘의 명찰은 빨간색으로 2학년생이란걸 알 수 있었다. 앞의 소년은 박지민, 뒤의 소년은 김태형. 석자씩 적혀있는 명찰이 햇빛에 비추어 유난히 반짝거렸다. 또한, 예외라는 게 존재한다고 말했듯 둘은 달랑 반팔 셔츠 한장씩 입고선 무릎까지 올려 입은 교복 바지 차림이었다. -심지어 지민은, 반팔 셔츠의 팔부분을 끝까지 올려 거의 민소매 수준이었다 라고 그 당시 주위의 학생들이 입을 모았다.- 



" 심장 터질 것 같애, 진짜.. "

" 어,음.. 지(chi)민? 심장은 그렇게 쉽게 터지지 않아.. "





허나, 반짝거리는 건 비단 명찰 뿐만이 아니었으니. 그건 머리색이었다. 앞서 자전거 페달을 밟고 나아가던 지민의 머리색은 탁한 은색, 이에 질세라 뒤에 타고 있던 태형은 쨍한 황갈색이었다. 머리색부터 차림새까지. 선도부의 블랙리스트에 일백번은 적혔을 법한 그들은 아무 렇지 않게 타고 온 자전거를 자전거 거치대에 벤츠 주차시키듯 걸어 놓고선 유유히 교실로 향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서 선도부들이 아무런 제지도 가하지 못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




" 저 아무런 말 안 했는데.. "



이번엔 정말 발언이었다. 억울한 마음에 말이 저 밑에서 턱 끝까지 치고 올라와 입 밖으로 내뱉어졌다. 나의 말에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던 허연 남자가 아, 또. 라고 탄식하고선 마른 세수를 하며 제가 생각을 읽는 게 어, 취미이자 특기 음, 천부적 능력이라서 물론 멋대로 이렇게 사용해버리면 안 되는데 지금 정황상. 아니 일단 그냥 일반인 같은 제가 저승사자였던 걸 어떻게 아세요? 라고 물었다. 쓸데없이 장황한 질문이었지만 질문의 요점만을 짚어본다면. 



" 저승사자 인걸 어떻게 알았냐구요? "

" 네. 명부에 오르신건가 싶었는데 쟤네 -멍청한-둘까지 알아보신 거면 그것도 또 아니실테고. "

" 별 거 아니에요. 타고난 거라. 남들이 보면 안 되는 것까지 보이거든요. "



별로 달갑지 않은 천부적 능력이네요, 그것도. 남자의 말에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저승사자 셋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교통사고로 죽은 망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지금 이 편의점이 생기기 전-리모델링 전 원룸집의 일부였다.- 이 곳에서 목을 매단 가난했던 대학생이 이승을 못 떠나고 이곳의 지박령이 되어 편의점 구석탱이에 서있는 것도.-저 셋 때문인지 오늘은 없었다- 하나같이 달가운 모습은 아니었다. 저승사자와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하는 것도 그렇고. 




" 형, 자꾸 김태형이 하겐다즈 먹겠다는데요? 채식으로 처벌이 요망됩니다. "

" 에엥, 아 무슨. 박지민 진짜. 아닙니다, 형.. 저는 보석바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



카운터에 서서 저승사자와 대화하는 나는 뒷전인듯 아이스크림을 고르던 두 남자는 저승사자 옆에 섰다. 호랑이와 늑대라는 걸 뽐내는 듯한 두 남자의 머리 색과 이름들이 어딘가 익숙한데. 좋지 않은 시력에 인상을 찌푸리며 둘의 얼굴을 자세히 보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어쩐지 자꾸 학교 곳곳에서 호랑이 털과 늑대 털이 보인다 했더니 너네였구나. 혼혈이라고 소문난 (구라친) 둘의 존재는 이미 여러 방면으로 유명했고, -둘과 달리 나는 학교에서 죽은 듯 지내다 보내고 있다- 몰랐는데 이렇게 한 공간에 있어보니 알겠다. 둘은 확실히 사람이 아니었다. 유난히 튀는 머리색을 하고도 깐깐한 선도부의 제지를 안 받은 이유는 혼혈이라 구라 쳐서 그랬다 치고 체력 검정이나 체육대회때 월등했던 이유를 알겠네.


" 세분이서 같이 사세요? "

" 네, 뭐. 귀찮은데. 제가 지금 벌 받는 중이라. 제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







그나저나 이렇게 귀신, 그러니까 사람이 아닌 것과 일반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신기하다 느낄 새도 잠시, 카운터로 집어 온 셋의 물건을 계산해주자 나와의 대화가 끝난 저승사자는 꾸벅 인사하고 무기력한 걸음으로 편의점을 나섰고 대화에 관심없다는듯 시끄럽게 떠들던 나머지 둘은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물고 뒤따라 나섰다. 마저 일해야지 싶어 물건정리를 하러 자리에서 일어서자 평소보다 훨씬 짙고 무겁게 느껴지는 한기에 몸이 떨렸다. 몸살인가.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사람과 아닌 것과의 접촉 후에 어떤 변을 당할지도 모른 채 홀로 저녁을 맞았다.






*






알바가 끝난 후 나온 거리는 술자리를 가지는 대학생들, 늦은 퇴근 혹은 회식자리로 향하는 회사원들과 야자, 과외, 학원에 시달리는 고등학생들로 붐볐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나는 거리가 특히나 더 붐벼보였다. 시력이 안 좋음 에도 불구하고 안경이나 렌즈에 의지하지 않는 이유는 궁핍한 재정상황 때문에도 있지만 눈이 더 잘 보이면 그것들이 더 분명하게 보일까봐. 일종의 현실도피였다. 흐릿하게 보는 게 그래도 좀 더 낫잖아. 




-오늘 왜 이렇게 잘 보인대. 죽겠네, 진짜.





자꾸만 등 뒤에서 느껴지는 한기에 몇 번을 뒤를 돌아보며 집으로 향했다. 아까부터 계속 한기가 돌더니. 단단히 몸살에 걸리든가, 혹은 귀신이 붙었든가. 둘 중 하나였다.-아무리 생각해도 후자 같았다- 깨림칙한 느낌에 속으로는 어렸을 적 죽도록 외운 성당 기도문을 달달 읊어대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다 부질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일종의 버릇이었다. 나아지는 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마음 한 구석이 놓이는 그런 게있듯. 




거리는 술집의 조명, 가로등의 조명 그리고 차들의 조명까지. 충분히 시각적으로 밝았다. 하지만, 귓가에 울리는 시끄러운 소음들이 거리의 살아있는 사람들의 것인지, 혹은 거리의 이미 죽어버린 망자들의 나를 향한 속삭임인건지.-이것 역시 후자가 더 컸다.-  이어폰을 찾으러 주머니를 뒤적거렸지만, 잡히는 건 알바비로 받은 봉투 뿐이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거리에 망자들, 귀신들이 더 많이 보이는 게 퍽 무서웠다. 그들의 말소리도 이렇게까지 잘 들리진 않았는데. 정말 이럴 때마다 세상에 정말 버려진 것 같다니까. 아무도 듣지 못 하는 소리를 나 혼자 떠맡아서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두 눈을 꾹 감고 걷기 시작했다. 18년을 이렇게 살았어도 원한을 가진 채로 구천을 떠도는 원귀들, 혹은 갓 세상을 떠난 망자들은 처참한 모습을 띠고 있어 여전히 무섭다. 공포영화를 24시간 365일 4D로 보는 느낌. 누군가 이 고통을 공유해준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을 스무번째 하던 도중. 소원이 없어지려고 한다.







" 눈 감고 걸으면 되게 위험해요. "

" 사람도 많고, 다른 것들도 많아서. "



아까 만났던 저승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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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글 좋네요, 신알신 설정하구 갈께용~!!!
6년 전
가마니
댓글, 신알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ω`●)
6년 전
비회원217.202
헐 짱잼..♡
6년 전
가마니
댓글 감사합니다 (●´ω`●)
6년 전
독자2
오오 저승사자랑 늑대랑 호랑이...! 신알신하고 갈게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가마니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ω`●)!!!
6년 전
독자3
오 재밌습니다! 다음편도 기대 되네요 ㅎㅎ 신알신하고 갑니다!
6년 전
가마니
신알신 댓글 감사합니다 (●´ω`●)
6년 전
독자4
헉 캐릭터들이 잘 맞아서 너무 좋네요 신알신해요!!!!
6년 전
가마니
댓글과 신알신 감사합니다 (●´ω`●)
6년 전
독자5
으아 재밌어요 ㅠㅠㅠ저두 신알신 하고가요 다음화 기다리고 있을게요!!?
6년 전
독자6
홀호 재밌을거 같아요!! 다음편 기대하구 신알신 해놓고 갈게요!!
6년 전
비회원56.33
헐랭 완전 대박이네요.....
6년 전
비회원103.213
ㅠㅠㅠㅠㅠㅠ 다음 화 완전 기대 되요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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