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사진 잘 뜨나요...? 8ㅅ8)
예쁜 또라이
글 ; 노랑의자
"사귀자, 이름아."
진짜?
진짜야?
직접 마주보고, 직접 목소리를 들었는데도 믿기지가 않아서 빤히 황민현을 쳐다보기만 했다. 가만히 깜빡이지도 않고 크게 뜨고 있던 눈이 살짝 시리자 그제서야 눈을 깜빡이고 정신을 차렸다. 그런 나의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한껏 긴장된 얼굴로 받아내던 황민현이 크게 움찔한다. 고개를 돌려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황민현의 눈빛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내 움직임에 나보다 더 당황한 황민현도 일어선다.
"어디가?"
"..가는.. 게 아니라.."
"응?"
"아, 어떡하지."
그냥 응, 이라고 대답만 하면 되는데, 정말 2년도 넘게 혼자서만 상상해왔던 일이라 너무 어벙벙했다.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다, 내 앞에 가만히 서 있는 황민현을 슬쩍 올려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예쁜 미소를 짓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더니, 내 손을 잡아온다. 헐, 손 잡았어. 속으로는 난리가 났는데, 겉으로는 티가 많이 안 난건지 다행히 아무 말 없이 황민현의 손이 내 손을 부드럽게 감싼다. 떨리고 긴장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내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에 베시시 웃음이 피어났다.
"받아 주는 거지?"
내가 웃으니 황민현도 웃었다. 잡은 손에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대박."
"..왜 그래?"
"나 아까부터 진짜 떨렸는데 지금이 더 떨려."
사랑스럽다. 심장 부근에 손을 잡지 않은 반대쪽 손을 올려놓고, 조금은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황민현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귀엽기도 하고, 지금의 감정이 벅차고 행복했다.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하게 웃었다. 웃는 내 모습을 보고 함께 미소짓던 황민현이,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고마워. 나 좋아해줘서."
진심이 느껴지는 한 마디에, 나도 온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대답했다.
"..나도."
*
"아, 미쳤어. 진짜 어떡해?"
집에 들어오고 나서도 미치도록 뛰는 심장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모님께는 조용히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방 문을 닫자마자 가쁘게 쉼호흡을 했다. 대박. 사귄대. 누가? 내가! 누구랑? 황민현이랑!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사실에 혼자 자문자답만 수십번.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됐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핸드폰 화면을 키자마자 보이는 [황민현 : 자?] 하는 알림에 진정되었던 심장이 또 펌프질을 시작했다.
[아니! 아직!]
[뭐 하고 있어?]
[나 이제 누웠어. 자려구.]
[진짜? 자게?]
[응? 넌 안자?]
[나 잠 못 잘 것 같은데.]
아, 어떡하지 진짜.
너무 좋은데.
*
"잘 잤어?"
아침부터 보는 황민현의 얼굴은 조금 심장에 무리다. 다정한 목소리는 더 무리다. 그렇지만, 남자친구와 함께 하는 등교는 너무너무 좋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더 가벼웠다. 황민현이 어제 자기보다 내가 먼저 잠들어 버려서 슬펐다고 작게 투정하는 모습에 그대로 안아버릴 뻔 했다. 이렇게 학생들이 많은 운동장 한복판에서 말이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악보같은 걸 보고있는 김재환을 잡고 막 흔들었다. 내가 흔들 때마다 볼살도 같이 흔들리는 게, 참 신기하군 생각했다. 말 했다간 바로 째려볼 게 분명했기에 속으로만 생각했다. 얘는 또 왜이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김재환에게 가까이 가서 속삭였다.
"나 민현이랑 사귄다."
"뭐?!"
"야! 아 쫌.."
아, 역시나. 발성 하나는 타고났다. 누가 실음과 준비생 아니랄까봐. 제 자리로 향하던 황민현이, 김재환을 한 번 쳐다보더니 옆에 있는 나를 보고 웃곤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김재환을 째려보던 내가 금세 수줍은 얼굴로 바뀌자 김재환의 얼굴에 경악스러움. 이라는 표정이 자동으로 지어졌다.
"와.. 이중인격이냐?"
"조용히 해, 넌."
"결국 성공했네, 성이름."
"진짜 꿈같아."
"그럼 이따가 빵 쏘기. 콜?"
"야, 받고 아이스크림도 쏜다."
민현이랑 사귀는데, 그깟 군것질 몇 푼이 대수냐. 그 정도로 내 기분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옆에서 김재환도 좋다고 덩실덩실 춤을 춰 댄다. 보고 있던 악보는 뭐냐 물었더니, 실기 볼 노래 고르는 중이란다. 올, 좀 폼나는데. 어제부터 쭉 좋던 내 기분을 한 순간에 바닥까지 추락하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 진짜 듣고싶지 않았는데.
"민현아~"
오늘도 어김없이 황민현의 옆자리에 딱 붙어 앉은 여우는 아침부터 눈웃음을 시전하신다. 아, 또다 또. 대체 자꾸 은근슬쩍 팔은 왜 잡고, 몸은 왜 기대는거지? 옆에서 들리는 김재환의 말도 다 무시하고 시선을 고정시켰다. 황민현이 떼어내도 자꾸만 가까이 붙는 여우의 모습에 황민현 옆자리의 책상에 기대어 섰다. 그러니까, 나의 앞자리. 여우는 내 시선이 느껴지든 말든 계속해서 꼬리를 흔든다.
"저번에 문제 알려준 거 너무 고마워. 이해 완전 잘 되더라~"
"아.. 그래?"
"응! 진짜."
지금 상황이 더 거지같은 건, 어젯밤에 내가 한 말 때문이다.
"민현아, 학교에서는 비밀로 하면 안돼?"
"왜?"
"너 공부 잘하잖아.. 선생님들이 막 간섭하고 그러면 어떡해."
"괜찮은데.. 성적 안 떨어지면 되잖아."
"그래도.. 내가 미안해서 그래. 응?"
아, 어제의 나야 왜 그랬니..
지금 여우의 행동을 보면 당장이라도 내가 황민현 여친이다! 하고 학교 게시판에 쾅쾅 박아놓고 싶은 심정이다. 여우가 뭘 하던 참아야 해. 참아야 하는데,
"민현아. 이번에 메이즈러너 개봉했는데 보러갈래? 주말에."
저건 아니지.
"야. 너 그만 좀 해."
결국 질렀다. 지금 모습 뿐만 아니라, 3월 첫 날 개학을 하면서부터 꾹꾹 쌓여있던 게 터진거다. 말을 뱉어놓고서 곧장 후회했다. 이 다음에 뭐라고 하려고 그랬냐 진짜.. 항상 가만히 있던 나의 반응에 의외였는지 여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교실 몇 몇의 시선도 조금 모이는 것 같고..
"뭘 그만해?"
"얘 불편해하잖아. 자꾸 붙고 그러는 거."
"니가 왜 상관이야? 니가 민현이야?"
속에서 천불 난다. 저 뻔뻔한 태도에. 너 민현이한테 말할 때 민현이 표정은 안 보는 거니.. 여친인 걸 밝힐 수도 없고. 나는 속이 타 죽겠는데 황민현은 웃고있다. ..웃어? 뭐가 좋다고 웃고 있는 거야, 넌. 지금 상황이 웃긴거야?
"토요일에 가자. 어때?"
이제 나도 모르겠다. 황민현이 알아서 하겠지 하곤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김재환은 심히 심기가 불편한 나의 눈치를 본다. 그냥 확 말해? 그럼 황민현 맨날 잔소리 들을 수도 있는데? 그럼 미안해서 어떡해. 그래도 여우가 들이대는 거 진짜 스트레스 폭발인데?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는데, 약간 웃음기가 서린 황민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안. 나 여자친구랑 볼 거라서."
"..뭐? 너 여친 있어?"
"응."
황민현의 말에 내가 놀라 쳐다보는데도, 그저 생글생글이다. 어쩌려고 그래, 진짜. 어느새 반 아이들의 모든 시선이 우리 쪽을 향하고 있었다.
"..누군데?"
"이름이."
그리고 나는, 학교의 인기스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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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랑의자입니다 ♡
초록글 1페이지라니...(감동)(오열)
그래서 열심히 써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에 드시는 지 모르겠지만 엉엉
글 쓸때, 민현이의 실제 성격을 많이 나타내려고 하는데
알아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죠아용!
고등학생의 민현이는 연애할 때 어땠을까, 생각하면서 쓴답니다!
아, 그리구 자꾸 그렇게 시즌2 얘기하시면 저가
구상해볼 수 밖에 없잖아요,, ㅎㅎ 열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ㅠㅠ 온 몸 칭칭 감싸고 나가셔야해요!
(글구 독자님들 댓글 왜이렇게 귀여워요 ㅋㅋㅋㅋ 제가 몇 번을 읽는 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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