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사장님 못들었어요"
"....."
뭔 얘기를 했는데 저렇게 얼굴이 빨갛지. 한 번 더 이야기 해달라고 하니까 아예 말문을 다른 데로 튼다. 머야 김상균...나만 몰랐었던 이야기...별별. 김상균은 이윽고 술이 다 깼다며 다시 산장으로 돌아가자고 이끌었다. 에잉. 김상균 쪼자니.
***
"라면 먹을 사람 있어요?"
"나요 용국이형 나!."
술을 그렇게 퍼마시고도 권현빈은 멀쩡하다. 위장이 얼마나 튼튼하길래 저런 힘이 쏟아져 나올까 생각한다. 노란색 땡땡이 무늬의 앙증맞은 엉덩이가 엉금엉금 주방으로 몸을 옮겼다. 역시 우리 카페의 고양이. 일찍 일어나는 것도 일등을 차지한다. 조리기구 앞에 선 김용국이 양은냄비에 라면 몇 개를 부숴서 넣었다.
"아으..."
'"사장님 어디 아파요?"
권현빈이 김상균의 삐뚫어진 베개를 제대로 맞춰주며 말한다.
"냅둬. 사장님 어제 잠 엄청 설치시던데."
"뭐...잠은 왜 설쳐?"
술 다 깼다 싶더니 아니었나.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몸이 왜 아프지. 김상균이 골골대는 소리를 내며 이불을 끌어 덮었다. 투명한 땀이 삐줄삐줄 흘렀다. 하기사 그가 오늘 쓰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싶었다. 본인 주량을 훨씬 넘긴 과음에 어제 산책할 때는 나에게 옷까지 내어줬으니. 하필 가장 무섭다는 한파를 직통으로 맞아 이마에 열기가 오른 듯했다. 권현빈이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크게 고열은 아니라고 했다. 단지 어제 숙취와 더불어 열이 좀 나는 것이라고. 크게 고열은 아니라는 말에 김용국이 수건을 아무렇게나 적셔 미지근한 이마에 갖다대었다. 김상균이 걱정된다. 미소쟁이의 예쁜 얼굴을 못보는 것이 아쉬워 온 신경을 김상균에게 집중시켰다. 그가 일어나길 바라면서.
"사장님은 라면 주면 안되겠다."
"내가 죽 끓일까요? 어제 밥 있던데."
"어...."
나는 말을 마치고 모두의 눈치를 살폈다. 그 짧은 침묵의 시간동안 수많은 소통을 주고 받는다. 김용국의 어 뒤에 들리는 그 진동의 묵언안에 수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김용국이 무슨 대사를 하려는지 뻔히 알지만 나는 일단 엉덩이부터 일으켰다. 김용국의 반응은 사실 당연했다. 나는 우리카페의 공식 요리 병신이었으니. 김용국이 내 팔목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너 요리 잘 못하잖아. 사장님 두 번 죽일셈이냐."
..나잘알이네 시부럴.
김용국의 혀가 신랄하게 나를 꼬았다. 하지만 사장님이 저렇게 아파하는 걸 보니까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모두의 간곡한 만류에도 나는 주방지기가 된다.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을 조금씩 썰어 다졌다. 야채들이 발랄하게 제 몸을 펌핑한다. 곧 육수를 붓고 참기름 한스푼과 다진 야채들을 모두 넣었다. 밥을 넣고 끓이자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죽은 누가 만든걸까. 엄마는 내가 아프면 곧장 죽을 끓이곤 하셨다. 희한하게 입맛을 잃은 내 혀도 그 좋은 피자는 내팽개쳐도 죽만큼은 넙죽넙죽 잡아 끌었다. 그것을 목구멍에 넘기면 죽이 식도를 어루만지며 나의 아픔을 위로하는 듯이 날 감쌌다. 그 다음날은 신기하게도 열이 떨어져 있었고. 불을 껐다. 내 요리가 그런 명약이 되기를 빌며 갈색 상에 그릇을 놓고 문을 열었다. 김용국이 온 근심을 얼굴에 떨어뜨렸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재료를 넣기 전에 생각했나요?"
"아 당연하죠 오빠!!"
"저거 분명히 요리에 무슨 짓 했다."
시발롬이...
권현빈이 나의 기대감에 초를 치며 개운하지 않은 감정을 표한다. 김상균은 내가 요리를 해온단 말에 이미 정좌의 자세로 앉아 있었다. 한 술 뜨자, 그가 이번엔 내 요리에 진정으로 좋은 평가를 내릴 것인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수저 뜨는 것, 씹는 것, 목으로 넘기는 것까지 수 개의 눈들이 몰려있다. 김상균이 미약한 목소리로 웃었다.
"맛있어요."
"진짜? 거봐요 용국 오빠 제가 뭐랬어요!"
"어어? 웬일이래. 너 갑자기 스킬 늘었어?"
뿌듯함에 어깨를 빳빳이 폈다. 에헴! 이 정도면 우리 카페의 요리 담당으로 자질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 같다.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내가 만든 케이크가 불티나게 팔리면 어쩌나 괜한 기우를 했다. 김상균은 마침내 그릇을 싹싹 비우고 내게 넘겼다. 그리고 그 큰 손으로 나의 노력을 치하하듯이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갈랐다. 곧 손은 정수리부터 목 끝까지 나의 노력에 자그마한 칭찬을 건넨다. 나는 세상이 멈춘 듯한 기현상을 겪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온 신경의 세포들이 머리쪽으로 몰려서 얼굴이 뜨거워지는 그런 기분. 사장님이 나직이 말했다.
"잘 먹었어요."
"...어어..."
"다음에도 또 해줘."
직원들의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미친 거 아니냐. 하고 권현빈이 나직이 뱉었다. 그건 그 반경에 있는 모든 주위가 동감하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김용국이 그런 김상균을 향해 뼈 있는 조언을 했다.
"사장님은 그게 문제에요."
"제가 예전에도 말했죠. 아무 여자한테나 그렇게 잘해주지 말라고."
"사장님이 물론 어장칠만큼 나쁜 분이 아니란 걸 알지만 친절함도 정도가 있다니까요?"
말을 마친 김용국이 뒷정리는 제가 하겠다며 밥상을 들었다. 멀건 라면국물과 통통한 면발들이 용국의 걸음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뒷정리까지 자처하는 김용국을 관망하기 힘들었는지 알바생들의 무리가 용국이의 뒷꼬리를 물며 주방으로 나섰다. 그릇에 물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때쯤 사장님은 다시 이불을 덮고 제 몸을 뉘이며 나직이 말했다.
"아무 여자 아닌데..."
나만 들은 것일까. 심장의 피가 저릿하게 중심부를 파고들었다. 저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저런 오해할 만한 발언들을 하는 게 문제다. 사장님 진짜 너무해...김상균이 눈을 감자 나 역시 긴장에 굳은 몸을 풀며 벽에 등을 붙였다. 주방에서는 내 요리실력의 진위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한참 죽에 숟가락을 놀리는 중이었다. 아까 그 거만함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불안한 눈빛으로 주방쪽을 보았다. 권현빈이 나 들으라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
"야, 진짜. 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역시 노맛. 꿀꿀이죽 같아"
김용국이 큰 방의 문을 열고 나에게 물었다.
"너 이거 시식도 안하고 그냥 내온거야?"
"아...사 사장님 먹을 거라서 일부러 맛도 안봤는데. 또 죽은 쉬우니까..."
"흠... 사장님도 대단한 참사랑이네. 배려심이 존나 보살급이셔."
빈 말을 모르는 김용국이 아주 팩트 폭행으로 나를 두드렸다. 김상균은 여전히 숙취가 덜 풀렸는지 자면서도 끙끙댔다. 사장님...
***
결국 사장님의 숙취가 해결되지 않는 바람에 우리는 짐을 싸고 내려왔다. 아름이와 세영이를 비롯한 다른 알바생들은 방향이 달라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자연스레 나머지 직원들이 김상균의 차에 탑승. 예상을 깨지 않고 김상균은 직원들을 챙기려는 책임감에 운전대를 잡았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운전대를 잡다니. 과연 카페의 대부다웠다. 하지만 아픈 사람을 어찌 운전대를 잡게 하겠는가. 결국 만류에 성공한 김용국이 운전대를 잡으며 대신 갈음했다. 뒷 자리에 탑승한 김상균이 담요를 덮고 여전히 신음한다. 병원이라도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다른 여자한테 웃어도 좋고, 날 질투나게 만들어도 좋으니 깨어나서 웃어줬으면 좋겠다. 가슴께까지 차있는 담요를 더 끌어올려 주었다.
"용국 오빠, 사장님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나 병원 안가요...열 많이 안나...괜찮아요."
자는 줄 알았는데 사장님이 나직이 말씀하셨다.
"사장님 병원 싫어하셔. 이 정도 열에 병원 가면 내성 생긴다고."
모바일 게임을 하던 현빈이가 말했다. 카페를 나보다 1년 더 앞서 하였으니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산 증인의 손을 들어주기로 하고 결국 사장님의 집 앞까지 다다랐다. 사장님을 내려 주고 다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말에 합의한다. 가까운 곳에 지하철 역이 있었으므로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꿈 같았던 김상균과의 1박 2일 여행이 끝이났다. 아쉬움에 찌든 한숨을 푹푹 떨어뜨렸다. 김상균의 몸이 조금 괜찮기만 했더라도 2박 3일은 했을텐데 말이다. 김용국에게 이별의 인사를 건네고 뒤를 돌려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붙잡는다.
"저기."
김상균이었다. 그는 아기새의 신음처럼 미약한 숨을 색색 내쉬었다. 숨을 뱉을때마다 창백한 입김이 하늘 위를 드문드문 돌았다.
"가지 말아요."
"..나 돌봐줘요."
"...사장님?"
"아니면 그냥 옆에만 있어요."
눈빛이 흔들린다. 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정애하는 여인을 갈망하는 눈빛을 보내는 김상균의 저의가 궁금해진다. 그는 과연 타고난 연기의 천재일까. 저게 어장을 치기 위한 연기라면 그는 모 방송국 대상감이 분명하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한테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조금 빨간 눈망울 위로 보이는 김상균의 눈썹이 산을 그리며 애원했다. 집에 가야 하는데. 오늘 꼭 간다고 엄마한테 말씀도 드렸는데. 그러나 난 역시 김상균의 덕후인가. 그의 흔들리는 눈빛에 내 굳은 심지가 와르르 무너졌다. 바싹 마른 붉은 입술이 어물거리며 사정한다. 내 어깨를 쥐었던 손이 팔 끝에서 팔의 중심부로, 그리고 끝내는 내 손목을 아프지 않게 그러쥐었다. 늘 따뜻했던 손이 냉했다. 아, 나는 결국
"사장님 집이 어딘데요?"
...엄마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김용국이 그런 우리 둘을 보고 말했다.
"사장님 쟤한테 관심있어요?"
"어...."
열기운 때문인가. 그의 부끄러움 때문인가. 빨간 그의 얼굴이 대답하기를 주저했다. 이 참에 확 관심있다고 확증을 지었으면 뛸 듯이 기뻤을텐데. 그런것도 아니었다. 들떴던 마음이 또 푹 식었다. 나는 김상균의 그런 애매모호함에 늘 애닳은 감정만 진보한다. 남녀를 가리지 않는 아무한테나 다정한 성격, 잘생긴 외모 그리고 자연스럽게 해오는 스킨십. 누가 들어도 연애를 주저할 요소였다. 그가 어디서 다른 여자한테 또 하나의 그물을 칠 지도 모를 일이었고. 그럴 의도가 아니었대도 꾸준하게 그물은 걸릴 것이었다. 대답을 않고 뒤를 도는 김상균의 모습에 속이 상했다. 그런데 왜 난,
그 그물일지도 모르는 곳에 발을 들이고 싶을까.
***
사장님 집에 도어락을 열었다. 카페가 하도 화려하길래 집도 예사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단촐한 크기였다. 어찌된 일인지 카페에서는 그렇게 유난한 깔끔을 떨면서 집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아무렇게나 널려져 있는 옷가지. 제대로 안 씻은 듯한 그릇. 이게 뭐람... 또 한 번 김상균의 캐릭터 해석에 실패를 겪은 것일까. 생각보다 너저분한 집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먹었다. 설마 제 칩 청소해 달라고 부른거? 그럴리도 없겠지만 웃긴 생각이 머릴 비집고 나왔다. 나는 김상균을 침대에 누이고 아무렇게나 널린 물건들을 집어 들었다. 아무래도 남 집에 와서 이런것까지 하는 건 실례지만 옷만 아니면 괜찮겠지.
-위이잉
생각보다 바닥은 깨끗하다. 청소기를 얼마 돌리지 않고 책을 차례대로 책장에 집어 넣었다. 책장에는 온갖 책들이 앞다투어 제 몸을 붙이고 있었다. 그가 읽는 책은 대부분 명언집이나 시집, 그리고 인문학 책들이었다. 평소 3행시를 지을 때마다 참 센스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근원이 여기서 나오는 거였구나. 책을 펴니 뜻 모를 시사 단어들이 가득하다. 시발..이게 다 무슨 뜻이야. 국어와 담 쌓은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에 다시 책을 덮었다. 시계를 쳐다봤더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다. 아까 내 꿀꿀이 죽 먹느라 미각이 상했을 김상균을 위해 그냥 배달음식을 시키기로 결심한다.
"감사합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아휴, 진짜 개한심하다.."
본죽에서 죽 두 그릇을 시켰다. 시발. 요릴 못해서 배달음식을 시키다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보통 드라마 여주인공들 다 요리 하나쯤은 할 줄 알지 않나?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엄마한테 요리를 배워둘 걸 그랬다. 배웠어도 맛은 장담 못하겠지만. 죽을 그릇에 담아 밥상을 들고 큰 방 문을 열자, 옆으로 몸을 돌려 잠에 취한 김상균이 보였다. 무슨 꿈을 꾸는 지는 몰라도 이불을 돌돌 말아 꼭 쥔 손이 애처로웠다. 열을 재기 위해 머리에 손을 올렸다. 머리가 아까보다 훨씬 뜨겁다. 깜짝 놀라 수건을 가져와 김상균의 머리 위에 올렸다. 김상균이 걸그렁대는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끌며 잠꼬대를 하였다. 무슨 말인지 뜻을 간파하기 힘든 중얼거림이었다.
"흐흑...."
"사장님?"
그 길다란 속눈썹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한 번 떨어진 눈물은 볼을 타고 턱 끝까지 흘러내린다. 무슨 악몽을 꾸길래 저렇게 우는 걸까. 김상균의 어깨가 흔들릴 때마다 눈물은 더 많이 고여 나왔다. 가슴이 아팠다. 그가 차라리 귀신을 무서워해 귀신꿈을 꾸는 거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래야 현실은 행복할 테니까. 나는 결국 김상균의 허리를 흔들어 잠을 깨우기로 했다. 사장님.
눈에서 채 낙하하지 못한 눈물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그가 눈을 떴다. 눈이 빨갛다. 그 빨간 눈도 예쁘지만 역시 웃는 모습이 더 예쁜데. 나는 아픈 가슴을 쥐고 밥상을 가져왔다.
"사장님, 열이 심해요."
"꿈 꿨어요? 눈이.."
"아..."
김상균 역시 제가 울었단 것을 알고 있는지 황급히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꿈의 내용은 물어보지 않았다. 혹시라도 알면 실례가 되는 그의 개인사를 듣게 될까봐. 김상균이 수저를 들고 죽을 떴다. 아까보다 확연히 다르게 느낄 맛에 쫄아 내가 먼저 꼬리를 내리기로 했다.
"그거 배달음식이에요."
"아까보단 먹을만할 거예요."
가지런하게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 쪽으로 김상균의 시선이 떨어졌다. 방 안에 눈동자가 한 바퀴 배회하다 죽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김상균이 수저를 뜨다 웃으며 말했다.
"만들어준 게 더 맛있는데."
저를 놀리려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내 음식이 맛있다고 느껴지는 미각의 상실자일까. 아니면 김용국의 말대로 엄청난 배려심일까. 누가 봐도 아까 음식이 맛 없었단건 카페 사람들이 다 아는데. 김상균이 음식을 다 먹고 약봉지를 털며 말했다.
"앞으로 시키지도 않은 짓 하지 말아요."
"네?"
"청소요. 미안하잖아."
"왜요, 저 요리는 못해도 청소는 겁나게 잘해요."
"...."
"사장님보다 잘 할 것 같은데!"
팔뚝을 걷어 나의 튼실한 알통을 보여준다. 어렸을 적 운동을 하여 알통이 참 다부지다. 사장님이 그런 나를 보고 눈꼬리를 샐쭉히 휘었다. 웃었다.
"....."
"우왕, 웃었다!"
오늘 처음 보는 김상균의 웃는 모습이였다. 나는 기쁜 마음에 김상균을 더욱 더 웃기기로 한다. 내숭? 난 그딴 거 모르겠다. 나는 두 손가락을 들어 입을 찢었다. 김상균은 생각보다 원초적인 몸개그에 터진다는 권현빈의 전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상균이 입꼬리를 숨기지 못하고 치아를 다 보여준다. 이윽고 어깨가 흔들거리더니 제 웃는 반달눈을 한 손으로 가렸다. 역시 김상균은 아파서 골골대는 것보다 활짝 웃는게 더 예쁘다. 미소요정의 별칭을 가진 김상균 답게 김상균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높은 웃음소리가 가득 천장을 메꾸었다.
"하, 진짜 미치겠다."
"네?"
이번엔 웃어서 눈물을 흘린 김상균이 손을 내 머리 위로 올렸다. 김상균의 큰 손은 내 머리를 다 가릴 정도로 넓었다. 김상균은 다시 나를 설레게 하는 미소를 끌어올렸다.
"인정하기 싫었는데. 어쩔수 없네요"
"네....?"
"저 어제 잠을 좀 설쳤어요."
"역시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이야"
내 대답에 김상균은 다시 웃었다. 작은 목소리로 눈치가 없네 라고 들은 건 내 착각일까. 그가 다시 입을 연다. 그게 아니고,
"너 웃는 거 자꾸 생각나서."
"...잠이 안오더라."
****
콘서트를 다녀오셨다고요...?
잠시만 로그아웃 부탁드려요...
나는 왜 안 콘서트...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제가 연애 이후의 이야기는 자신이 없어서ㅠㅠㅠ
여주와 연결되는 순간이 완결나는 순간입니다...
자꾸 썸 질질 끌어서 죄송하네여...
(아 그리고 tmi지만 여주 현빈이랑 동갑이에용)
댓글 항상 잘 읽고 있어요! 전부 감사드립니다.
댓글 읽다 보면 저도 글 읽는 입장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ㅠ상규니ㅠㅠㅠ
암호닉 명단 : [베리] [뽀쨕] [빙구] [Qsi] [상뀨니] [끝의 시작] [뿜뿜이] [1216]
감사드립니다! 진짜 감사한데 제 마음을 뭘로 표현해야 할지(울컥)
상균이 오늘 꿈꾸다 운 거는 집안 사정 때문에 운 건 아니에용.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편에 맞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