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박보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05
“ 복숭아 아이스티 하나 주세요. ”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박보검이다.
뒤돌아 보니 보검이가 피곤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 보검이 너가 왜... ”
“ 오늘 많이 늦었네. 머리 아프겠다. 두통약 ㅇ... ”
“ 왜 여깄냐고. ”
“ 말했잖아, 기다리겠다고. ”
카페에 있었던 남자는 보검이였다.
분명 해인씨에게 부탁했는데...
보검이는 익숙하게 내 허리에 핫팩을 가져다 댔고,
가방에서 두통약을 꺼내 나에게 건냈다.
그런 보검이를 난 무표정으로 쳐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 이러지마. 보검아, 너가 이러면 이럴수록 ”
“ 알겠어, 알겠으니까. 오늘만. 오늘까지만, 약은 먹어. 너 지금 머리 많이 아프잖아. ”
“ 아니. 안 먹을꺼야. ”
“ 먹어. ”
이런 보검이를 보는 나는, 자꾸만 이렇게 나에게 잘해주는 보검이를 보는 나는.
고마움보다는 죄책감만 더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항상 나를 위해 해주던 보검이의 행동이, 점점 큰 짐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 보검이가 불편하다.
그리고 그런 보검이 때문에, 내가 다 잡았던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 보검아.. ”
“ 아이스티 나왔다. 가지고 올게. ”
보검이가 아이스티를 가지러 갔다.
나는 보검이를 피하려, 카페에서 나왔다.
벌써 시간이 1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회사 로비는 적막했고, 조용했다.
어두워서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 발에 내 몸을 맡기며 잘 안 보이는 로비를 벗어나 회사에서 나왔다.
얼마 없는 가로등 덕분에 어두운 골목길이 조금이나마 길을 밝히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라곤 나밖에 없었고, 큰 길가에 아침에 그 많던 차들이 다 어디간건지 보이지 않았다.
“ 춥다 ”
밤이여서 그런지 날씨가 더욱 쌀쌀했다.
택시를 타야했지만, 지나가는 차가 한 개도 없었기에 잡기도 힘들었다.
“ 걸어가야하나... ”
예전에 보검이와 걸었던 회사에서 집까지의 거리.
막상 걷다보면 생각보다 회사와 집의 거리는 멀지만, 보검이와 함께 걸을때면 그 먼 거리도 가깝게만 느껴졌던 이 거리.
“ 이렇게 회사랑 집이 멀었었나... ”
조용한 거리에서 혼자 걷다보면 무섭울만도 하지만, 나는 힐링되는 기분이였다.
“ 김여주. ”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았다.
한 손에는 아이스티를 들고, 뛰어온 건지 숨을 가다듬는 보검이다.
“ 너. 진짜.. 왜. 왜 나를 피하는건데. 왜. ”
보검이가 애처롭게 나를 보며 무엇인가 꾹 참는 목소리로 나에게 왜 피하냐 물었다.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난 보검이를 피하는 것이 맞다.
왜 피하냐고 물어본다면, 이유는 한가지다.
보검이를 보면, 내가 너무 힘들다.
내가 지친다. 이러다가 보검이에게 내가 다시 흔들릴 것만 같아서.
그래서 나는 보검이를 피하려 한다.
“ 김여주. 피하지마... 나. 피하지마... 피하지....마....제..발.... ”
보검이가 운다.
나는 보검이 우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우는 보검이를 안아주고 싶었다.
보검이 얼굴에 떨어지는 눈물들을 닦아주고 싶었다.
“ 울지마. 그리고, 다시는 나 기다리지마.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나지마. 보검아. 너가 이러지 않아도 나 많이 힘들어. 너 때문에 힘들어. 그니까... ”
보검이 눈에 눈물이 고여서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런 보검이를 보니 더 이상 말이 안 나왔다.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라는 이 말이 나오질 않았다.
rrr
[해인씨]
마침 이 타이밍에 정해인에게 전화왔다.
전화 울리는 핸드폰을 보고만 있자. 박보검이 ‘받지마. 나랑 얘기해. 전화 받지마.’라고 말했고,
나는 보란듯이 보검이를 쳐다 보며, 정해인의 전화를 받았다.
“ 네. 해인씨. ”
‘ 어디에요? ’
“ 집가는 중입니다. ”
‘ 이제 집가는거에요? ’
“ 네... ”
‘ 여주씨, 정확히 어디에요? 지금 택시 잡기도 힘들텐데. 데릴러 갈게요. 저 회사 근처에요. ’
가만히 날 지켜보던 보검은 내 핸드폰을 빼앗았다.
‘ 여주씨? ’
내가 대답을 안하자, 정해인은 나를 다시 부르고 있고,
박보검은 그런 정해인에게 온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내가 뭐라 화내려는 순간 보검은 내 입술을 덮쳤다.
나는 너무 놀라서 보검을 밀쳤지만, 밀어내면 낼 수록 더욱 더 거칠게 키스하는 보검이다.
겨우겨우 보검을 밀어낸 후 보검을 쳐다봤다.
“ 뭐하는거야. 박보검. ”
“ 받지말라고 했잖아. 나랑 얘기하자고. ”
“ 너랑 할 말 없어. 박보검.. 그만하자. 나 집 갈게. ”
“ 같이가. ”
“ 아니. 나혼자 갈거야. ”
보검이 손에 있던 내 폰을 재빨리 뺏어 들고, 다시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보검의 손에 멈춰졌다.
“ 여주야. ”
“ ....... ”
나를 멈춰 세워 내 손에 아이스티 한잔일 쥐어주고, 자신의 가방에서 핫팩과 두통약 등 나를 위해 챙겨온 온갖 비타민들과 약을 챙겨주는 박보검이다.
“ 뭐하는 거야? ”
“ ...... ”
나는 그런 보검이를 무표정으로 쳐다보며 보검이가 쥐어준 약들을 길가에 던졌다.
그런 내 모습에 충격을 받은 듯한 보검.
보검의 눈엔 또 눈물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 하지말랬잖아. 내가 그만 하랬잖아. 하지말라고. 하지마. ”
“ 여주야... ”
“ 나 힘들다고, 너가 이러면 이럴수록 더 힘들다고. 나 좀 내버려 달라고. ”
“ ....... ”
“ 내가 그만하랬잖아. 내가. 나 힘들다고 했잖아."
“ ........ ”
"나 기다리지 말라고 했잖아. 조금만. 아주 잠깐만 나 혼자 있을 수 있게. 나혼자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질 수 있게 해주지그랬어 보검아. ”
" ....... "
“ 너가 이러면 이럴수록 난 더 힘들어. 너가 이러면 이럴수록 너에게 느끼는 죄책감이 더 심해진다고, 그니까. 내가 좀 괜찮아 질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어? ”
결국 나는 폭팔했다.
내가 보검이에게 한마디, 한마디 내뱉을 수록.
나에게, 보검이에게. 우리 두명에게 큰 상처만 생길 뿐이었다.
“ 내 옆에서, 나에게 기대면서, 그래도 되는거잖아. 굳이 혼자 그럴필요 없는거잖아. ”
“ 보검아. 넌 진짜 이기적이야. ”
“ 아니. 김여주. 너가 이기적이야. 난 괜찮다고 했잖아. 너가 너 힘들다고, 날 버린거잖아. 난 괜찮다고 했잖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너면 다 해줄 수 있다고. 너 하나면 되는데 뭐가 문제야. ”
보검이와 연애했던 12년동안.
우리가 이렇게까지 싸웠던 적이 있던가.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싸웠었다면.
그랫었다면 어땠을까.
그랬었어도 우리 이러고 있었을까?
보검아 너 옆에 있으면, 내가 너무 처량해져.
너는 모르겠지만, 너의 호의가 나에겐 너무 크게 다가와.
그래, 너가 보기엔 내가 이기적일지 몰라.
너 옆에 있는 나는 너무 처량해서, 너에게 미안한 감정이 더 커서. 그게 힘들어서 그래.
보검이에게 이 말들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 여주씨. ”
언제부터 있었던건지, 어디서부터 보검과 내 이야기를 들은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부르며 갑자기 나타난 해인에 의해 보검과 나는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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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엄청난 속도로 들고 왔죠...?
빠르게 다음화 들구 왔습니다 ><
6화도 최대한 빨리 들구 오도록 노력해볼게요!!!!
댓글 써주시면 진심으로 행복할 것 같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