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다 [괴ː다 / 궤ː다] [동사]
1.(예스러운 표현으로) 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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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각시님.
오늘 저의 날씨는 전날 눈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닥 춥지 않았습니다.
각시님의 거처는 어떠하셨는지요?
전 오늘도 각시님 걱정에 하루를 보냈습니다.
옷은 따뜻하게 입으셨을지, 혹여 눈이 와서 발이 얼진 않으셨을지.
또 미끄러운 길에 넘어지진 않으셨는지.
괜스레 안절부절 못하는 제 모습을 본 학우들은 까닭도 모르고 어수선하다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녀석들은 아마 죽어도 모르겠지요, 하하.)
그나저나 저의 거처에선 눈이 너무 많이 내린 관계로 학교까지 가는데 많은 장애를 겪었습니다.
보통 걸어서 20분쯤 되었던 학교도 눈이 와 미끄러지기도 하고 푹푹 파여 걸음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각을 하기도 했지만, 스승님도 어느 정도 감안 하셨는지 별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죠?)
물론 다시 집까지 가는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 쌓였던 눈이 바퀴에 깔리고 치어서 녹아 갓길로 고여드는 바람에 길을 건너기도 힘들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각시님이 이 글을 읽고 한번이라도 웃으셨으면 저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힘들게 집으로 왔더니만, 곧 대학교 4학년이 되는 누님께서 집에 있으셨습니다.
저희 누님과 저는 6살 차이가 나는데, 가끔 절 너무 동자 취급하여 불편할때도 있습니다.
(취미로써 아마 저를 부려먹기, 혹은 놀리기를 즐기시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오늘 누님께선 별 탈 없이 절 내버려두셔서 심히 좋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서 누님과 어머님, 저. 이 셋이서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 전 다시 학업을 위해 집을 나서 독서실로 향했습니다.
간만에 독서실에서 사력을 다해 공부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다시 졸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그 것에 대해 반성중입니다.)
독서실 시간을 채우고 학원으로 돌아가 수업을 착실히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원래 일정이라면 독서실을 갔어야 했지만, 폭설로 인해 일찍 귀가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 것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학우들과 열띤 논쟁을 펼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다시 각시님을 떠올리며 이 일기를 작성중입니다.
각시님, 각시님은 오늘 하루 어떠셨는지요?
혹시 눈길을 걸으며 제 생각일랑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러셨다면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지샐 것만 같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뿔에라도 걸리시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항상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각시님 항상 임을 괴고 있는 제 마음을 떠올리며 추운 날, 궂은 날에도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오늘 밤도 임 생각으로 지샙니다.
- 도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