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빠, 빱빠빠? " " 어? 딸 깼어? " " 쮸.. " " 배고파? 밥? " " 흐으아아앙- " " 어어! 어 아빠가 미안해! 엄마 깨니까 이리와. 얼른! " 인생에 한번 뿐인 군대, 그리고 그 꿀같은 휴가 중에 갑자기 생긴 복덩이에 나는 눈 붙일 시간도 없이 결국 또 기상이다. 하필이면 군대에서 휴가나왔을때 임신은 해서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세상 밖으로 나온 복덩이지만, 제대해서 제대로 키우고 있잖아? 네가 밤에 그렇게 열심히 살균시키던 젖병에 분유를 타 먹이니 그제서야 방실방실 웃어주는게, 웃는건 나랑 진짜 닮은 것 같다. 딸, 너는 성공한거야. 알아? 아직 애기라 그런지 이목구비는 뚜렷하게 누구를 닮았다라고 확정짓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예쁜건 확실하다. 아니 내 딸이라서 그런게 절대 아니라, 진짜 객관적으로. 이홍빈 딸인데 설마 안예쁘겠어? " 흐아아앙- " " 왜! 왜 왜! 우리 애기 똥 쌌어? 힘 안주던데? 쪽쪽이? 안아줘? " " 아 밥 더 먹겠다잖아.. " " 그런거야? 가 아니라.. 조용히 했는데 깼어? " " 그럼 안깨냐 애가 이렇게 우는데. 일루와 엄마 딸. 잘 잤어? " 배신당한 느낌이 이건가, 내가 안을 때는 그렇게 악을 쓰던 꼬맹이가 네가 살짝만 팔을 벌리니 너에게 가겠다며 내 품안에서 바둥바둥거린다. 이러기야? " 니가 딸기를 안사줘서 애기 코가 이상하잖아. " " 예쁘기만 하구만 내 딸한테. 너 딸기 싫어하잖아 " " 임신 중에는 다 먹고싶은 법이야. " " 아 미안해에, 응? " " 오구오구 다먹었어? 엄마랑 꺽할까? 꺽- " 자연스럽게 아기를 안고는 등을 토닥이는 네가 이제는 제법 엄마의 느낌이 나는 것 같아 더 아름다워보인다. 철없던 소녀같았던 네가 어느덧 우리의 아기를 안고 엄마가 되어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이 사랑스러운 가정의 가장이라는 것 또한. 아직은 꿈결에서나 볼 법한 마법같다. " 아빠 너때문에 잠도 못자고 나가잖아아. 우짤끄야, 어? 우짤끄야 너어- 웃으면 다야? 미소 공격이야? 응? " " 아 귀여워. 나 갈게. 딸, 아빠 가요 안녕- " 아빠 출근한다고 생긋 웃어주는거 봐라. 커서 남자 여럿 울리겠네. 언제나 나보다 아래에 있는 너에게도 무릎을 살짝 굽혀 입을 맞추고 집을 나왔다. 오늘은 전보다 일이 더 잘 될 것 같네. * 한참을 들어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네가 인형을 양팔 가득 안고 들어왔다. 이젠 뇌물공세네, 지난번엔 맘마였는데. 순진한 어린 양은 그렇게 아기악마의 미소 한번에 성공이라 착각하고는 또 좋다고 뽀뽀를 해댄다. 물론 그 아기악마의 관심은 5분만에 나에게 다시 돌아왔다. " 너 진짜 아빠한테 이러기야? 엄마는 아빠꺼야! " " 뛔! 띠에! 흐아, 흐아아 " " 울지마 울지마. 아빠 혼내줄게. 떽! " " 홍빈아 애기 자야되니까 물수건 미지근하게. " " 알겠어.. " 그렇게 겨우겨우 잠투정과의 전쟁을 한바탕 치루고 나니 어느새 새벽 2시를 훌쩍 넘겨버린 시간. " 이제 애 진짜 자는거지? " " 혹시 모르니까 쉿 " 쉿은 무슨, 그대로 날 덮쳐버려 입을 맞추어버리는 이홍빈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혀가 먼저 섞여버렸다. 그래, 수고했으니까 눈 딱 감고 봐준다. " 사랑해 " " 진짜로? " " 천번 만번 태어나도 너랑 만날거야. " " 내가 싫으면? " " 아오. " 애가 깰까봐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말하다 갑자기 이홍빈이 귓볼을 깨물어버리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홍빈이 옆구리를 꽉 꼬집어 버렸다. 그러게 누가 깨물랬나. " 윽... 죽고싶지? " " 애 깬다 너. 조용히 해. " " 사랑해 " 너무 오래걸린건가,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옷가지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한바탕 전장을 휩쓸고 간 전쟁의 잔해물들 같아 얼른 일어나 치우려는 그 순간, " 나 사랑해? " " 아 당연하지. 완전 사랑해. " 입술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해줘도 뾰루퉁하게 날 바라보는 너 때문에 결국 나는 옷만 입은 채 다시 네 옆에 누워버렸다. " 벌써 몇년 전이야, 우리가 처음 만난게. " " 그러게 말이다. 징글징글하다. " " 눈이랑 코랑 보톡스랑 " " 눈밖에 안했거든? 아니지, 쌍커풀은 요즘 수술로 치지도 않아. 코도 내꺼고. " " 예뻐. 옛날이나 스무살이나 지금이나 예뻐 죽겠어. 이렇게 쪼끄만게 저렇게 쪼끄만걸 낳고. " " … 진짜? " " 근데 자기야. " " 왜 또. " " 뒤에. " 아기악마가 또 다시 깨어나 우리를 섬뜩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아빠. 저 5초 후에 울꺼에요. 딱 그 표정으로. fin.
더보기 |
사랑하는 암호닉들!(추후 이벤트 열 예정!) 통통이/에이코드/시나몬/설탕/콩빈/귤껍질/팜므파탈/민트/빈수니/리엔/꽃반지/큰코/도라에몽/달달콩/연두/뀨잉/빽/여보/레오정수리/율/남사친/로션/은콩이 어느새 이 글도 마지막화를 써내려가게 되었네요ㅜㅜ 처음엔 글잡담에 이성 빙의글이 많길래 장난스럽게 써본 글이 초록글도 정말 여러번 하고, 여러분의 사랑도 제가 받기엔 너무 과분하게 받은 것 같아 언제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번외나 텍스트파일은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약 한달 동안 여러분과 함께 부족한 제 글을 나눌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
더보기 |
마지막까지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 캡쳐 해놨어요 제가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하겠어요 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