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에서 형사 하나가 응급차를 타고 왔다.
서선생님! 여기 응급환자!!
육성재!! 당장 가서 지금 도울 수 있는 레지던트들 다 데려와!!
옙!!
형사가 서에서 쓰러졌다. 그것도 치사량이 조금 안되는 정도의 수면제로 인하여.
덕분에 병원 앞에는 경찰들이 깔려있었다.
그나저나, 왜 한형사가 그런 짓을 해?
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깨봐야 알지 않을까요.
그럴 형사가 아니라고 봤는데..자살인가..?
설마요.
아 근데. 정형사는 왜 안와? 자기 직속 후배가 저렇게 됬는데?
이형사님 말로는 갑자기 전화기 들고 뛰어갔다던데요?
사건현장 갔나.....연락은?
안받습니다.
형사들은 상혁의 일을 자살로 처리하는 듯 싶었다.
하기사 흡연실 안에서 쓰러졌고, 수면제 과다복용이라.
충분히 그럴 만했다.
재환이 성을 내며 문을 열었고, 그 앞에는
씩씩거리며 서있는 택운이 있었다.
미친놈아. 뭐하는거야.
뭐가?
누굴..뭐? 누굴 어떻게 해?
아...차학연 말하는 거야? 새삼 그러냐 넌 왜.
미친놈아... 니가 아무리 미쳤어도...그렇게 죽이는 건 안된다고.
미친건 내가 아니라 너지. 박제 한다던 놈이 지금 누구한테 훈계야.
그렇게 죽이면. 넌 안 잡혀 들어갈거 같아?
뭐 어때? 욕구만 충족되면 되지.
내가 널 도와준 건 니가 차학연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건 줄 알았지. 살인이 목적이었다면 안도와줬어.
꼴깝을 떤다. 그거나 그거나.
택운이 재환의 어깨 너머로 방 안을 훔쳐보았다.
침대 위에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하..아직 안죽었어.
....왜?
뭐?
왜 걱정해? 차학연을?
.......
니가 뭔데? 왜? 차학연을 니가 왜 걱정해?
그냥 동료라서.
재환이 코웃음을 치며 택운의 어깨를 밀쳤다.
꺼져. 차학연이 뭐든, 내가 알아서 해.
제발 죽이지 마.
상관 말고, 며칠 안에 이홍빈 니 눈앞에 데려올 테니까 그거나 기다려.
죽이지 말라고.
아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그딴 말 못한다니까.
고개를 저은 재환이 말을 이었다.
니가 차학연을 나한테 넘긴 순간, 니 손으로 차학연을 죽인 거야.
...
나도 알아. 네 죽은 형이 차학연이랑 많이 닮아서 그러는거.
....
근데 이미 늦었어, 새끼야. 넌 그냥 집에 앉아서 이홍빈이나 기다려.
알아들었어? 재환이 낮게 읊조리고 문을 닫아버렸다.
택운은 한참이나 문 앞에 서있었다.
다시 학연의 눈 앞에 선 재환의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아 정말. 정택운은 가끔 내 마음을 약하게 한다니까?
재미없게시리. 진짜, 흥미 다 깨지게.
정신을 잃은 학연에게로 허리를 숙인 재환이 손에 든 무언가를 목에 가져갔다.
철컥.
학연의 목에 개목걸이가 채워졌다.
계획 수정. 죽지 못해 살게 해줄게. 우리 학연이.
아니아니.
우리 멍멍이-
택운에게는 의지하던 친형이 한명 있었다.
학연과 꼭 닮은 형. 성격, 외모, 말투 모두 비슷했던 형은 택운에게는 전부였다.
그런 형이 택운의 소시오패스 기질을 알게 된 날부터 택운을 피하기 시작하자,
택운은 형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유일하게 형만큼은 자신을 이해해줄줄 알았는데.
그러나 택운은 형을 이해하려 했다.
자신을 아껴주던 유일한 형이니까.
그런데 하늘은 택운을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
택운의 형이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연인인 홍빈임을 알았을때,
결국 택운은 자신의 형을 제 손으로 죽여버렸다.
그리고 홍빈은 그 사건으로 택운의 곁을 떠났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 한명. 이재환을 빼고는 아무도 없던 택운에게
기적같이 학연이 택운의 후배로 다가왔다.
그런데 그런 학연이 죽는다니.
택운에게는 굉장한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자신도 그 계획에 일부 동참한 건 맞았으나.
이홍빈...이홍빈....
너만 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어.
택운이 괜시리 홍빈의 탓을 하며 터덜터덜 서로 돌아왔다.
그러나 반기는 건 아무도 없는 서.
...응? 왜...?
잠깐 갸웃거린 택운이 아차,하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한상혁 때문인가.
역시나, 자신에게 몇통의 전화와 문자가 와있었다.
한상혁, 어차피 며칠있으면 깨어날텐데 뭣하러 응급실까지 데려갔대.
털썩, 자신의 자리에 앉은 택운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원식아.
- 응? 형이 왠일이야.
시간 있어? 같이 저녁먹을까?
- 나야 좋지! 어디서 먹을건데?
내가 너네 회사 앞으로 갈게.
- 알았어! 네? 홍빈씨 뭐라고요?
끊ㅇ..
끊으려던 택운이 전화기를 다시 귀 옆으로 붙였다.
분명, 원식이 내뱉은 이름은 홍빈이었다.
이홍빈...? 내가 아는 그.. 이홍빈...?
하. 택운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제 발로 걸어와주네, 이홍빈이.
마치 아이처럼 웃음을 지은 택운이 나갈 채비를 하였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홍빈의 등에 소름이 쫙 끼쳤다.
제가 생각해도 이상해요 이번편... 별그대 보면서 써가지고 집중 하나도 안되네ㅠㅠㅠ
저.. 다음편은 불맠 붙을 것 같은데.. 다들 괜찮으세요? 정 안되면 나중에 따로 메일링 하던가 할게요!(이런말 하면 안되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