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SS급 센티넬 나재민이
댕댕이가 되는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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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옛말은 지금 여주 자신에게는 딱 맞는 말이었음. 누가 알았겠어, 자신이 가이드일 줄.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아온 여주였음. 늘 받아오던 정기 검사에서 갑자기 자신이 가이드라는 소식을 접했을 땐, 여주는 정말 자신이 꿈을 꾸는 건가라고 생각했었음. 그만큼 믿기지 않았거든. 정확한 등급을 측정하기 위해서 센터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던 그날 밤 여주는 너무 설레서 잠을 설쳤음.
전날 밤 미리 맞춰놓은 알람도 기본 20분은 지나야 일어나야 했던 다른 날과는 달리 울리자마자 바로 일어났음. 나갈 준비를 하면서도, 버스에 타서도 자꾸만 올라오는 입꼬리는 차마 어찌할 수가 없었음. 나랑 같이 일할 센티넬은 누구일까? 내 등급은 어느 정도일까, 이왕이면 높았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금방 센터에 도착했음.
여주가 센터 등급 측정실을 찾아가는데 자꾸만 사람들이 자신을 흘겨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속으로 약간 기죽은 채 총총거리며 발걸음을 서둘렀음.
- 편하게 기둥 잡으시고 힘을 한 곳에 모은다는 느낌으로 생각해주세요.
네- 대답은 여유롭게 했지만 속으로는 걱정 반, 설렘 반에 두근대는 여주였음. 한 번에 끝날 줄 알았던 검사가 계속 반복되니까 걱정도 됐음. 혹시 내 등급이 별론가. 아니면 가이드가 아닌 건가.
그렇게 속 졸이며 검사를 받기도 잠시 어느덧 결과가 나왔다는 소리가 들렸음. 여주도 검사 결과 확인하러 가는데 뭔가 연구원들이 웃으며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어리둥절함. 그리고 들려오는 검사 결과는,
-김여주양, 축하드려요. SS 급 가이드시네요.
...네? 제가요? 그럴 리가 없는데. 여주는 자신이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음. 자신은 고작 높아봤자 A라고 생각했는데, S 급도 아닌 SS 급이 아니 당연히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축하해주는 연구원들을 보니 어느 정도 현실이라는 게 인지가 됐음. 그 후로 센터 측에서 여주에게 앞으로의 생활과 훈련 등에 대해 얘기해주고, 센터 입사는 내일부터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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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검사가 끝나고 자신의 등급까지 확인하고 온 여주는 마음이 좋음과 동시에 약간 눈물이 날 것만 같았음. 솔직히 이때까지 자신이 지내왔던 생활과 사람들을 어떻게 하루도 안되는 시간에 바꿀 수가 있겠음. 여주 그래서 어차피 이제 잘 만나지도 못할 거, 오늘 친구들과 만나 놀기로 약속을 급하게 잡고 집으로 돌아감.
그날 밤,
“우리의 가이드 김여주를 위해서-”
짠-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입으로 다가가는 잔들이었음. 여주는 친구들을 만나자마자 바로 자신이 SS 급 가이드로 판정됐다는소식을 전해줌. 처음에는 다들 장난치지 말라며 웃음 넘겼지만 바로 결과지를 보여주는 여주에 이어지는 정적. 그것도 잠시, 다들 웃으며 여주를 축하해줬지. 인생 활짝 폈다고, 이제 고생 안 하겠다고. 저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친구들에 여주는 친구들 하나만큼은 잘 만났다고 생각함.
여주와 앞으로 만날 시간이 적은 만큼 여주도, 친구들도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술을 마시며 놀았음. 친구들 소식
도 전해 듣고, 가끔은 농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슬슬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왔음.
“김여주, 너 우리랑 그래도 계속 연락해야 해.”
“그래. 가이드 돼서 잘나간다고 우리 모른척하기만 해봐. 그냥 확-”
당연히 연락할 거야. 너네나 내 연락 무시하기만 해봐. 내가 막 센티넬들 데리고 너네 혼내러 간다, 진짜. 슬픈 인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밝게 헤어지는 친구들에 또 고마워 웃으며 받아치는 여주였음. 인사도 다 하고, 술기운도 깰 겸 걸어서 집으로 가는 여주.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게 보여 잘 안 보이는 시야에 인상을 찌푸리며 보니, 모르는 남자였어. 근데 착각이었을까, 유독 저를 째려보는 것 같다고 느끼는 여주였음.
뭐야, 왜 째려봐.
속으로는 이미 뭐라고 한 소리 하고 있지만 실상은 쫄보인 여주인지라 그냥 지나감. 저와 지나칠 때 눈이 마주친 듯했지만 금방 잊어버리는 여주였음. 오, 근데 잘생기긴 잘생겼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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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여주는 필요한 짐만 간단히 챙겨 센터로 향했음. 어차피 웬만한 건 센터에 다 있다길래 굳이 많이 챙겨갈 필요도 없을 거라고생각했기 때문.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그때,
저기요, 혹시 김여주씨 맞으신가요?
누군가가 저를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한 남자가 저를 향해 웃고 있었음. 모르는 사람인지라 어찌해야 할 줄 몰라 바라만 보니 그제서야 생각난 듯 소개함.
아, 내 담당 연구원이구나. 저를 데리러 온 사람인 걸 알게 되자 다가가는 여주. 짐을 달라길래 가벼워서 그럴 필요 없다고 하니, 그래도 계속 말하더니 결국 어느샌가 자신의 짐을 손에 들고 있는 도영이었음. 처음 만나니까 아무래도 숙소까지 가기에 어색할까 많이 걱정했지만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저와 잘 맞는 도영에 둘 사이엔 대화와 웃음이 끊기질 않음. 숙소에 도착해 도영에게 설명을 듣고, 손목시계도 받은 여주. 웬 손목 시곈가 싶어 물으니,
그런 도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자신의 손목에 시계를 채우는 여주였음. 그런 여주를 바라보다 좀 이따 호출이 올테니 그때 숙소에서 연구실로 오라고 여주에게 말하고선 돌아가는 도영이었음.
짐 정리를 얼추 마치고 쉬고 있으니 울리는 손목시계에 겉옷을 챙겨 연구실로 향하며 무슨 일로 부르는 걸까 생각하기도 잠시, 어차피 가면 알게 될 거라는 생각에 금세 다른 생각을 하는 여주였음. 어느덧 연구실에 도착해 데스크에 김도영 연구원 만나러 왔다고 말하니, 408호에 있다고 안내해줌. 그래서 그 방으로 가는데, 또 자꾸만 저를 쳐다보는 듯한 시선에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어서 의아해지는 여주였음.
똑똑-
들어오세요. 누군지 물어볼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이미 누군지 알고 있다는 듯이 들어오라고 하는 도영의 말에 놀란 여주였음. 자신인 걸 어떻게 알았냐는 여주의 물음에,
...아.. 그러시구나. 자기 자신을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다 제 말에 금방 시무룩해지는 여주를 바라보니 웃음이 나오는 도영이지만 목을 가다듬고 여주에게 부른 이유를 말해주려는 그 순간,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들어오라고 말하는 도영이었음.
들어오자마자 인사도 없이 용건부터 묻는 남자의 말에 재수 없다고 생각하며 바라보는 여주였음. 그러자 그 남자도 여주를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며 눈빛에, 계속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여주였음. 어디서 봤더라, 계속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쓰는 순간,
자신의 파트너라니,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또 두 시선이 마주쳐 피하지 않고 바라보다 떠오르는 남자의 얼굴이었음. 어젯밤, 저를 째려봤던 그 남자가 맞는 듯해 계속 쳐다보니,
아, 여주는 자신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또 제 불안한 제 생각이 맞을 거란 느낌이 들었음. 저 나재민이라는 남자, 싸가지가 없네? 초면에 저런 말을 찍찍 내뱉다니. 어쩌면 편할 줄만 알았던 가이드 일이 힘들어질 것 만 같은 느낌이 드는 여주였음.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ㅠㅠㅠ 독자님들 많이 보고 싶었어요..! 기존의 센티넬 정우썰은 삭제하고 대신 재민이로 주인공이 바뀌어서 글을 다시 썼습니다. 다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움짤이 지금 움직이는지 안움직이는지 몰라서 조금 고민되는데ㅠㅠ 만약 안움직인다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금방 고치겠습니다! 다음 썰은 내일 업로드할게요! 댓글 연재가 아닌 새 글로 다시 찾아 오겠습니당! 그럼 여러분들 모두 하루 좋게 마무리 하시길 바래요! (앗 그리고 만약 글을 더 빨리 보고싶으시다면 그.. 이런거 언급해도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블.로.그.로 오시면 됩니당...아마 며칠동안은 다들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