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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숨겨졌었던 진실과 밝혀진 진실 그리고 여전히.....

꿈 13

 

환은 홍빈과 눈물을 흘리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많은 설움을 토해낸 그 날도, 아니나 다를까- 재환의 꿈 속에는 또 다시 켄이 등장했다. 예전에는 언제나 무엇을 찾아 헤매던 그였지만, 그는 그 무언가를 더 이상 찾지 않았다. 그저 켄은 재환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재환 또한 그랬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 마주보고 있다가, 켄이 입꼬리를 양 옆으로 확 끌어올리며 재환이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참동안 켄 만을 바라보면 재환은 정신이 번쩍 들면서 팔뚝에 우수수 소름이 돋는것을 느꼈다.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차가워지고 싸늘해져서ㅡ,  재환은 자신의 팔뚝을 매만지며 추위를 견뎠다. 그리고 그런 재환을 향해 켄이 천천히 걸어왔다.재환은 갑작스레 걸어오는 켄의 행동에 두려움이 솟아올랐다. 켄이 다가올때마다 재환은 발자국씩 뒤로 물러났지만, 켄은 그런 재환의 행동이 무용지물이라는듯이 금새 재환에게로 다가왔다. 켄이 팔만 뻗으면 재환을 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오자, 재환이 가지고 있던 두려움은 당장이라도 켄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살심으로 뒤덮였다. 하지만 재환은 자신의 행동과 언행을 조심해야했다. 함부로 말을 꺼내서 켄의 심경을 건드린다면, 켄이 마지막 남은 가족인 홍빈 마저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였다. 게다가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사랑해마지않는 원식 또한 켄의 범행에 걸려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모두다 절벽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재환은 증오 이런 불안감도 가지고 있었지만, 증오도 가지고 있었다. 켄은 여전히 그 소름끼치는 서늘한 미소를 얼굴에서 지우지 않으며 재환에게 말을 걸어왔다.

"홍빈이랑 이야기는 잘했어? 이제 어떻게 할거야?"

​"도대체 내가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데, 난 너라는 존재 자체도 몰랐어!"

"물론, 너는 잘못이 없어 재환아. 그런데- 이미 죽어버린 너희 부모님은 아니였거든"

​"닥쳐! 우리 부모님이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데?! 그리고 이미 니 손에 돌아가셨어! 하지만 넌- 여전히 살인을 저지르고 있잖아! 그것도 내 몸으로!"

"글쎄, 과연 그럴까"

"내가 알아듣게 말해-!"

재환의 외침에 켄은 소리 높혀 웃었다. 마치 재환의 찢어질듯한 외침이 우습다는듯이, 끝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듯이, 켄은 자신의 웃음소리를 더욱 더 커다랗게 높였다. 재환은 자신의 고막을 찌르는것처럼 느껴지는 켄의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점점 미쳐가는것만 같앗다. 악마의 웃음소리 같았다. 마치 악마에 홀리는 것처럼 정신이 희미해지고 자아를 잃어가는 듯 했다. 재환은 고개를 휘저어 겨우 정신을 되찾고 켄의 멱살을 꽉 잡아 당겼다. 켄은 힘없이 딸려왔지만, 여전히 얼굴에는 생글생글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재환은 켄의 멱살을 잡고 있는 손에 어찌나 힘을 줬는지, 손등위로 핏줄이 불그스름하게 올라왔다.

​"제대로 말해. 니 새끼가 지껄이는 이해못할 소리에 휘둘리는것도 지쳤으니까"

"에이, 내 입으로 말해주면 재미없지. 내가 왜 사람을 죽이는지는 안 궁금해?"

"니가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따윈 궁금하지 않아! 난 그저 나한테 왜 이딴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할뿐이야. 니 새끼가 왜 나한테 붙어있는지 그게 궁금하다고"

"넌 이미 알고 있잖아.니가 말하기가 두려운거지? 내가 너의-"

"닥-쳐!"

켄이 무언가를 말하려 입을 달싹이자, 재환은 새빨개진 얼굴로 켄의 목을 두손으로 쥐어잡았다. 그리고 두 눈을 감으며 손가락과 손바닥에 강한 힘을 주며 켄의 목을 조여가기 시작했다. 켄은 산소가 통하지 않아 새빨개진 얼굴을 하면서도 얼굴위에 띄운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저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재환을 바라보았다. 재환은 순간 번쩍 눈을 떴고, 그 순간 켄과 두 눈의 시선이 맞닿았다. 재환은 화들짝 놀래며 켄의 목을 잡고 있던 두 손을 황급히 풀러내렸다. 켄은 허리를 숙이고 연신 기침하며 자신의 목을 매만졌다. 그리고 한참 뒤에 기침이 멎었다. 켄은 다시 허리를 곱게 피고 재환을 바라봤다. 여전히 얼굴을 붉었지만, 그래도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다. 재환은 부들거리는 자신의 두손을 뒤로 감추며 켄을 바라봤다. 켄은 고개를 숙이고 땅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너와 내가 떨어지지 않았다면, 혹은 떨어져 있었던 상태였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무,무슨 소리야"

"아마도.......................였겠지"

켄이 나즈막히 내뱉은 말은 재환의 귓가에까지 닫지 않았다. 재환은 인상을 쓰며 켄을 바라봤지만, 켄은 대답을 원했던것이 아니였다는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번쩍 들고 재환에게 말했다.

"잘 생각하고 행동해. 내가 니 주위의 누군가를 또 죽여버릴지, 누가 알아?"

말을 마친 켄은 금새 사라졌고, 재환은 꿈에서 깼다. 재환은 켄이 마지막말을 내뱉었을 때 약간 슬퍼보였다고 생각했지만, 금방 사라졌다. 켄은 악독한 놈이였고, 슬픔이라는 감정 자체를 모르는 놈이 분명했으니까. 착각을 한것이라고 치부했다. 꿈에서 깬 재환의 몸은 온통 땀투성이였다. 머리카락은 젖어서 얼굴에 달라붙어있고 입고 있었던 옷가지 또한 소나기를 맞은것처럼 젖어서 몸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찝찝했다. 재환은 신경질을 내며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홍빈은 아직도 잠에 들어있는듯 했다. 거실에 쳐져 있는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약한빛이 아침을 알리고 있었다. 재환은 욕실로 향해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물로 인해 거울위를 가려버린 김을 손으로 닦애니며 재환은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봤다. 재환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또 다른 자신. 하지만 켄과 재환의 사이에서 얼굴 외에 공톰점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었다. 게다가 켄은 늘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 내뱉고, 주위에서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재환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모든것이 꿈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재환은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켄이 자신의 몸을 차지하는것보다 자신이 정신을 잃어버리는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

그렇다. 솔직히 재환은 반쯤 확신하고 있었다. 홍빈이 얘기해줬던 부모님의 마지막말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켄이 행한 행동들은, 그리고 그가 내뱉은 말들은 거의, 아니 솔직히 확실히 재환이 생각하는 사실이 맞다는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켄은 분명, 자신의ㅡ.....

재환은 자신이 깨달은 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

재환은 마음속으로 이미 몇번이나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형체도 없고 오로지 자신이 잠에 들었을때에만 깨어나는 그의 또 다른 인격- 아니, 자신의 몸 속에 잠재도어 있는 명백하게 다른사람인 켄의 존재가 재환에게는 이미 너무나도 압박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재환이 잡고있는 그 실날같은 희망의 끈 한자락을 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홍빈과 원식 때문이였다. 몸으 주도권을 놓고 치르는 이 전쟁같은 심리전은, 재환이 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환은 설령 주도권을 켄에게 빼앗기더라도 홍빈과 원식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했다. 절대로, 그들에게만은.

*

그리고 아주 나중에서야, 재환이 그 실날같은 희망의 끈 마저도 놓아버렸을때에, 악마는 더 잔혹한 진실을 재환이 깨닫게 만들었다.

 


암호닉

요정요니,그린티,호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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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시험기간에 오심 ㅠㅠㅠ 더 재미지다 암호닉 새벽 신청이요!
10년 전
빛보다어둠
넵! 다음편부터 넣어드릴께요~♥ 읽어줘서 고마워요 새벽님:D
10년 전
독자2
호피에영!!!! 헉.....켄이랑 재환이....뭔사인데요......저 머리나빠서 모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째요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빛보다어둠
호피님 안녕하세욯 켄과 재환의 사이는 이제 서서히 나올겁니다 저도 머리가 터질것같아요.........ㅠ 읽어줘서 고마워요! :D
10년 전
독자3
그린티) ㅠㅠ 소름ㅜㅠ 작가님오타귀여우세요 케닝ㅋㅋㅋ 혹시 켄이랑 재환이 태아엿을때 쌍둥이이지않앗을까요? 같은 자궁안에잇엇는데 재환이가 잡아먹은...? 아..그럼너무호러물로변하려나...; 아님 또다른자아일까요? ㅠㅠ 다음편도 궁금해요!!!!
10년 전
빛보다어둠
그린티님 고맙습니닼엌ㅋㅋㅋㅋㅋㅋㅋ저런 오타갘ㅋㅋㅋㅋㅋㅋ큐ㅠㅠ재환이와켄의사이를 알아버린다면 이소설 끝나여...♥다음편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들고 오겠슴돠! 읽어줘서고마워요!:D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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