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누구나 비밀은 있다
어라, 이걸 어쩌나.
입안에 물려있는 막대사탕을 이리저리 옮기며 저 둘의 하는 작태를 그저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우리 언제까지 애들 몰래 만나야 해? 나도 당당하게 오빠 여자친구 라고 말하고 다니고 싶어!"
"별 수 없잖아. 여주가 날 따라다니고 네가 계속 여주 친구인 한."
점심시간, 옥상에서 내가 지난 2년 동안 좋다고 죽어라 쫓아다닌 선배 김준면과 내 단짝 친구 정수정의 밀회라.
그것도 꽤나 만난 지 오래된 듯한 모습으로.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던 이 상황을 마주하자 찝찝함이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나 몰래 만난 지 오래된 듯 보이는 저 둘을 보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자기야, 뭐 봐?"
엎드려 있는 내 어깨 위로 얼굴을 올리고는 종대가 내 시선을 따라 시선을 내렸다.
그러고는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종대 역시도 전혀 예상하지 못 했을 두 명의 장면이었으니까.
그 둘을 말없이 그냥 구경하고 있자 종대가 내 얼굴을 잡아 제 쪽을 보게 만든다.
"우리 자기는 저런 거 보지 말고 나만 봐주면 안 돼?"
평소에는 어른같이 굴다가도 내 앞에서만은 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 투정 부리는 종대를 보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대로 종대를 끌어안고 누웠다. 종대 역시도 내가 제 말대로 해 준 것이 기뻤는지 연신 입꼬리를 올리며 여기저기 쪽쪽 입을 맞춰온다.
사탕을 버리고는 입술을 맞댄 후 순간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푸스스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긴 뭐,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지.
오히려 너희보다 우리가 더 오래 된 것 같으니까.
네가 종대랑 만난지 1년 째, 내가 종대랑 만난지 3년 째.
내가 김준면을 쫓아다니던게 2년 째, 네가 김준면을 만난게 반 년 째.
동생의 여자친구를 몰래 만나는 김준면이나, 남자친구의 형을 만나는 정수정이나,
여자친구의 친구를 좋아하는 김종대나, 친구의 남자친구를 만나는 나나.
과연 누가 더 나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