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수험생Y양
일단 여주랑 다니엘은 대학 선후배사이임. 과는 다른데 어떻게 알았냐는 귀찮으니까 다니엘이 일방적으로 여주 보고 반해서 들이댔다고 하자. 들이댔다기보단 여주랑 같은 과 동갑 김재환이랑 친해서 김재환 보러 오는 척 여주 만나고 그랬음. 김재환이랑 여주도 친해서 어떨결에 둘도 가까워 졌을 듯. 여주는 귀엽고 해맑고 약간 새침데기같은 센스쟁이 느낌? 근데 가끔 시험기간에 동그리 안경 쓰고 똥머리한 채로 전공책 팔에 끼고 청초하게 화장하고는 학교 걸어다니고 그럴 듯. 암튼 다니엘 얘 여주 어느순간부터 좋아하게 되는데, 눈치빠른 여주는 그거 단 번에 알아차림. 사실 갑자기 못 보던 선배가 김재환 핑계로 자기한테 말 걸고 그럴 때 부터 약간 느낌 왔지만. 다니엘은 분명 오빠인데 나이 거꾸로 먹는 거 같을 듯. 자기는 나름 오빠라고 여주 막 챙겨주고 그러는데 여주가 아 오빠- 한 마디만 하면
"아 헐. 오빠래 오빠."
하면서 막 혼자 부끄러워함. 뭐, 여주가 남자선배한테 오빠라고 부르는 일이 드물어서 더 그럴 수도 있음.여주한테 오빠는 그냥 다니엘선배, 아니면 야. 로 통하니까.(물론 친해졌을 때)
근데 이런 다니엘도 오빠같을 때 있음. 어떤 때냐면 질투할 때. 남자의 질투는 여자의 질투보다 무섭다고. 같은 고등학교 나왔던 한 살 연하 배진영이랑 꽁냥 대는 여주보면 다니엘 오빠로 변함. 여주 눈 마주치는 것도 잘 못하던 애가 갑자기 여주 손 확 낚아채면서 쟤랑 같이 있는 거 싫다고 했잖아. 할 땐 뭐랄까. 오빠티가 나는 거 같았음. 여주는 이런 다니엘의 모습이 좋아서 일부러 진영이랑 붙어있곤 함.
근데 여기서 문제는 배진영도 여주 고등학교 1학년때 부터 좋아해서 대학교까지 따라가려는 중임. 눈치 빠른 여주가 이상하게 여기선 배진영이 지 좋아하는 줄 모름. 그냥 학교 후배였고, 옆 집살고 친했어서 부모님들끼리도 아는 사이니까 아끼는 동생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듯. 얘는 동생인데 동생 같지 않음. 맨날 여주집 불쑥불쑥 찾아와서 여주 엄마한테 장모님 안녕하세요. 하고 능청스럽게 인사도 함. 여주는 그러거나 말거나 배진영한테 지녕아 오늘 내가 무슨 일이 있었냐면 ㅠㅠ 하면서 찡찡 거리면,
"어구, 그랬어요."
하면서 막 다 들어줌. 조언도 막 해줌. 오빠 같음. 그래서 진영이한테는 가끔 지녕이오빠~ 하고 여주가 장난 많이침. 근데 그러는 거 보고 다니엘도 빡쳐야 재밌겠지?
댓글 연재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