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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어흥 

 

w. 포뉴 

 

 

 

그를 처음 만났던 것이 언제였더라. 중학교 3학년 때였나. 

 

우당탕- 

 

 

 

"여주야!" 

 

 

 

 

 

​5교시 수업을 듣다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희미해져 가는 의식과 함께 나에게 몰려드는 아이들 무리 틈 속에서, 아무런 감정도 없이 차갑게 나를 쳐다보는 당신을 보았었다. 

 

 

 

 

 

 

 

 

 

 

 

 

 

 

 

 

눈을 떴을 때, 낮선 천장과 함께 보였던 것은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는 수액이 담긴 링거였다. 

아, 나 쓰러졌던가. 숨은 쉬고 있는 걸 보니 살아있나보다. 

깨어났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아 의사선생님을 부를 방법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김여주" 

 

 

 

벌써 오신건가.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까만 롱코트를 입은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의사 선생님 같지는 않은데. 보통 의사는 흰 가운을 입고있지 않나? 

 

 

 

"의사...선생님?" 

 

"의사는 나중에 찾으시고, 내가 너를 찾은 이유는 조금 다른 이유" 

 

 

 

처음 보는 사람인 걸로 봐서 병문안은 아닌 것 같고. 누구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남자의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직 갈 때가 아닌데, 왜 벌써 가려고 하고 그래. 너 몸 관리 똑바로 안했지." 

 

"네?" 

 

"평소에 잠 몇시간 잤어" 

 

"어... 보통 새벽 4시에 잤던 것 같아요." 

 

"학교 가기 위해서는 6시에서 7시 쯤에 깰 테고.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뭐가 그럴 줄 알았다는 건지. 비아냥대며 말하는 듯한 남자의 말투에 은근히 열이 났다. 아저씨가 요즘 애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요? 얼마나 찌들어 살고 있는지 아냐고. 아저씨가 뭔데 그렇게 말하는데요. 남자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쏘아붙이자 그저 한번 픽-하고 바람 빠진 웃음을 보일 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봤자 뭔 소용이야. 몸 함부로 쓰다가 이렇게 한 방에 갈 수도 있는 것을" 

 

"저 안죽었는데요" 

 

"내가 봐줘서 그런거야 인마. 너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고 얘기하는구나" 

 

 

 

그러니까 아저씨가 누구냐고...!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남자가 뒤돌아 병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시 보자" 말을 마치자 마자 문을 열고 나가고, 1초도 안되어 엄마와 의사 선생님이 함께 부산스러운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아이고, 여주야 괜찮니?" 

 

"어, 엄마 나 괜찮아. 근데 아까 들어왔던 키 큰 아저씨는 누구야?" 

 

"음? 아까 누가 왔었어? 엄만 아무도 못 봤는데." 

 

 

 

의사 선생님을 올려다보니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아... 아까 그 아저씨, 저승사자였구나. 

 

 

 

 

 

 

 

 

 

 

 

시간은 빠르게 지나 그날 내가 쓰러졌던 일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전국에서 좀 난다는 아이들만 모아놓은 고등학교에 당당히 입학해 교문 앞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도 이제는 한참 전 이야기. 매일 다 마신 커피잔을 책상 위에 쌓아두고 문제집이 내 허리 높이까지 올라왔음에도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의 해야한는 일은 언제나 차고 넘쳤다. 

 

 

 

"존나 힘들다" 

 

 

 

점심을 굶어서 그런가. 오늘따라 집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집에 가면 비타민 먹고 잠 좀 깨야지. 참, 내가 오늘 독후감을 냈던가.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분명 내가 오래 지나고서 보자고 했었을텐데" 

 

 

 

언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3년 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저씨 저 또 죽었어요?" 

 

"아직 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그냥 내가 좀 짜증났어" 

 

"왜요" 

 

"분명 명부에는 한참 후에 죽는 걸로 되어있는데 너가 막 사니까 자꾸 간당간당 해지잖아. 그럴 때 마다 내가 항상 와야하고" 

 

"그냥 내가 죽은 다음에 찾아와도 되잖아요" 

 

"명부 내용 바꾸는게 얼마나 귀찮은 줄 알아? 너가 네 명대로 안 살면 명부 바꾸는 것도 엄청 복잡하고 귀찮고 염라한테 관리 제대로 못하냐고 엄청 깨지고..." 

 

 

 

어쩌고 저쩌고. 툴툴대며 제 명대로 안사는 인간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말하는 남자의 말을 그냥 한 귀로 흘려 들었다. 그래서 나는 죽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안되겠다. 오늘부터 너 집중 관리 대상자야" 

 

 

 

그건 또 뭔데. 

 

 

 

 

 

 

 

그가 말한 '집중 관리 대상자'란 별 것 없었다. 그 전과 바뀐 것이라고 해봤자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오면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정도.  

 

 

"오늘은 밥 먹었어?" 

 

"네에" 

 

"너 나 못 속이는 거 알지. 반찬만 대충 먹고 밥은 버리던데 다 챙겨먹어. 안 아깝냐" 

 

"다 먹으면 5교시 때 졸려서 수업 못 듣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밤에 잠을 제대로 자던가. 남자가 일거리로 보이는 파일을 휙휙 넘기며 말했다. 고3이 잘 시간이 어딨어. 

 

아저씨 안바빠요? 이렇게 내 옆에서 있을 여유가 있나? 

너가 제대로만 살면 덜 바빠 

 

내가 뭘 어쨌다고. 안바쁘냐고 물어본 것 뿐인데 저래.  

 

 

 

"근데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알아서 뭐하게" 

 

"안 알려주면 잔소리쟁이라고 부를려고 그랬지" 

 

"다 너 때문에 하는 말이잖아" 

 

"아아, 그래서 이름이 뭐냐구"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김여주" 

 

 

 

벌써 오신건가.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까만 롱코트를 입은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의사 선생님 같지는 않은데. 보통 의사는 흰 가운을 입고있지 않나? 

 

 

 

"의사...선생님?" 

 

"의사는 나중에 찾으시고, 내가 너를 찾은 이유는 조금 다른 이유" 

 

 

 

처음 보는 사람인 걸로 봐서 병문안은 아닌 것 같고. 누구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남자의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직 갈 때가 아닌데, 왜 벌써 가려고 하고 그래. 너 몸 관리 똑바로 안했지." 

 

"네?" 

 

"평소에 잠 몇시간 잤어" 

 

"어... 보통 새벽 4시에 잤던 것 같아요." 

 

"학교 가기 위해서는 6시에서 7시 쯤에 깰 테고.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뭐가 그럴 줄 알았다는 건지. 비아냥대며 말하는 듯한 남자의 말투에 은근히 열이 났다. 아저씨가 요즘 애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요? 얼마나 찌들어 살고 있는지 아냐고. 아저씨가 뭔데 그렇게 말하는데요. 남자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쏘아붙이자 그저 한번 픽-하고 바람 빠진 웃음을 보일 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봤자 뭔 소용이야. 몸 함부로 쓰다가 이렇게 한 방에 갈 수도 있는 것을" 

 

"저 안죽었는데요" 

 

"내가 봐줘서 그런거야 인마. 너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고 얘기하는구나" 

 

 

 

그러니까 아저씨가 누구냐고...!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남자가 뒤돌아 병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시 보자" 말을 마치자 마자 문을 열고 나가고, 1초도 안되어 엄마와 의사 선생님이 함께 부산스러운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아이고, 여주야 괜찮니?" 

 

"어, 엄마 나 괜찮아. 근데 아까 들어왔던 키 큰 아저씨는 누구야?" 

 

"음? 아까 누가 왔었어? 엄만 아무도 못 봤는데." 

 

 

 

의사 선생님을 올려다보니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아... 아까 그 아저씨, 저승사자였구나. 

 

 

 

 

 

 

 

 

 

 

 

시간은 빠르게 지나 그날 내가 쓰러졌던 일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전국에서 좀 난다는 아이들만 모아놓은 고등학교에 당당히 입학해 교문 앞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도 이제는 한참 전 이야기. 매일 다 마신 커피잔을 책상 위에 쌓아두고 문제집이 내 허리 높이까지 올라왔음에도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의 해야한는 일은 언제나 차고 넘쳤다. 

 

 

 

"존나 힘들다" 

 

 

 

점심을 굶어서 그런가. 오늘따라 집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집에 가면 비타민 먹고 잠 좀 깨야지. 참, 내가 오늘 독후감을 냈던가.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분명 내가 오래 지나고서 보자고 했었을텐데" 

 

 

 

언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3년 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저씨 저 또 죽었어요?" 

 

"아직 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그냥 내가 좀 짜증났어" 

 

"왜요" 

 

"분명 명부에는 한참 후에 죽는 걸로 되어있는데 너가 막 사니까 자꾸 간당간당 해지잖아. 그럴 때 마다 내가 항상 와야하고" 

 

"그냥 내가 죽은 다음에 찾아와도 되잖아요" 

 

"명부 내용 바꾸는게 얼마나 귀찮은 줄 알아? 너가 네 명대로 안 살면 명부 바꾸는 것도 엄청 복잡하고 귀찮고 염라한테 관리 제대로 못하냐고 엄청 깨지고..." 

 

 

 

어쩌고 저쩌고. 툴툴대며 제 명대로 안사는 인간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말하는 남자의 말을 그냥 한 귀로 흘려 들었다. 그래서 나는 죽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안되겠다. 오늘부터 너 집중 관리 대상자야" 

 

 

 

그건 또 뭔데. 

 

 

 

 

 

 

 

그가 말한 '집중 관리 대상자'란 별 것 없었다. 그 전과 바뀐 것이라고 해봤자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오면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정도.  

 

 

"오늘은 밥 먹었어?" 

 

"네에" 

 

"너 나 못 속이는 거 알지. 반찬만 대충 먹고 밥은 버리던데 다 챙겨먹어. 안 아깝냐" 

 

"다 먹으면 5교시 때 졸려서 수업 못 듣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밤에 잠을 제대로 자던가. 남자가 일거리로 보이는 파일을 휙휙 넘기며 말했다. 고3이 잘 시간이 어딨어. 

 

아저씨 안바빠요? 이렇게 내 옆에서 있을 여유가 있나? 

너가 제대로만 살면 덜 바빠 

 

내가 뭘 어쨌다고. 안바쁘냐고 물어본 것 뿐인데 저래.  

 

 

 

"근데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알아서 뭐하게" 

 

"안 알려주면 잔소리쟁이라고 부를려고 그랬지" 

 

"다 너 때문에 하는 말이잖아" 

 

"아아, 그래서 이름이 뭐냐구"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김여주" 

 

 

 

벌써 오신건가.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까만 롱코트를 입은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의사 선생님 같지는 않은데. 보통 의사는 흰 가운을 입고있지 않나? 

 

 

 

"의사...선생님?" 

 

"의사는 나중에 찾으시고, 내가 너를 찾은 이유는 조금 다른 이유" 

 

 

 

처음 보는 사람인 걸로 봐서 병문안은 아닌 것 같고. 누구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남자의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직 갈 때가 아닌데, 왜 벌써 가려고 하고 그래. 너 몸 관리 똑바로 안했지." 

 

"네?" 

 

"평소에 잠 몇시간 잤어" 

 

"어... 보통 새벽 4시에 잤던 것 같아요." 

 

"학교 가기 위해서는 6시에서 7시 쯤에 깰 테고.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뭐가 그럴 줄 알았다는 건지. 비아냥대며 말하는 듯한 남자의 말투에 은근히 열이 났다. 아저씨가 요즘 애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아요? 얼마나 찌들어 살고 있는지 아냐고. 아저씨가 뭔데 그렇게 말하는데요. 남자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쏘아붙이자 그저 한번 픽-하고 바람 빠진 웃음을 보일 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봤자 뭔 소용이야. 몸 함부로 쓰다가 이렇게 한 방에 갈 수도 있는 것을" 

 

"저 안죽었는데요" 

 

"내가 봐줘서 그런거야 인마. 너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고 얘기하는구나" 

 

 

 

그러니까 아저씨가 누구냐고...!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남자가 뒤돌아 병실 문의 손잡이를 잡는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다시 보자" 말을 마치자 마자 문을 열고 나가고, 1초도 안되어 엄마와 의사 선생님이 함께 부산스러운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아이고, 여주야 괜찮니?" 

 

"어, 엄마 나 괜찮아. 근데 아까 들어왔던 키 큰 아저씨는 누구야?" 

 

"음? 아까 누가 왔었어? 엄만 아무도 못 봤는데." 

 

 

 

의사 선생님을 올려다보니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아... 아까 그 아저씨, 저승사자였구나. 

 

 

 

 

 

 

 

 

 

 

 

시간은 빠르게 지나 그날 내가 쓰러졌던 일은 하나의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갔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전국에서 좀 난다는 아이들만 모아놓은 고등학교에 당당히 입학해 교문 앞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도 이제는 한참 전 이야기. 매일 다 마신 커피잔을 책상 위에 쌓아두고 문제집이 내 허리 높이까지 올라왔음에도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의 해야한는 일은 언제나 차고 넘쳤다. 

 

 

 

"존나 힘들다" 

 

 

 

점심을 굶어서 그런가. 오늘따라 집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집에 가면 비타민 먹고 잠 좀 깨야지. 참, 내가 오늘 독후감을 냈던가.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분명 내가 오래 지나고서 보자고 했었을텐데" 

 

 

 

언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3년 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저씨 저 또 죽었어요?" 

 

"아직 죽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그냥 내가 좀 짜증났어" 

 

"왜요" 

 

"분명 명부에는 한참 후에 죽는 걸로 되어있는데 너가 막 사니까 자꾸 간당간당 해지잖아. 그럴 때 마다 내가 항상 와야하고" 

 

"그냥 내가 죽은 다음에 찾아와도 되잖아요" 

 

"명부 내용 바꾸는게 얼마나 귀찮은 줄 알아? 너가 네 명대로 안 살면 명부 바꾸는 것도 엄청 복잡하고 귀찮고 염라한테 관리 제대로 못하냐고 엄청 깨지고..." 

 

 

 

어쩌고 저쩌고. 툴툴대며 제 명대로 안사는 인간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말하는 남자의 말을 그냥 한 귀로 흘려 들었다. 그래서 나는 죽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안되겠다. 오늘부터 너 집중 관리 대상자야" 

 

 

 

그건 또 뭔데. 

 

 

 

 

 

 

 

그가 말한 '집중 관리 대상자'란 별 것 없었다. 그 전과 바뀐 것이라고 해봤자 학교 끝나고 교문을 나오면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정도.  

 

 

"오늘은 밥 먹었어?" 

 

"네에" 

 

"너 나 못 속이는 거 알지. 반찬만 대충 먹고 밥은 버리던데 다 챙겨먹어. 안 아깝냐" 

 

"다 먹으면 5교시 때 졸려서 수업 못 듣는단 말이에요" 

 

 

 

그러면 밤에 잠을 제대로 자던가. 남자가 일거리로 보이는 파일을 휙휙 넘기며 말했다. 고3이 잘 시간이 어딨어. 

 

아저씨 안바빠요? 이렇게 내 옆에서 있을 여유가 있나? 

너가 제대로만 살면 덜 바빠 

 

내가 뭘 어쨌다고. 안바쁘냐고 물어본 것 뿐인데 저래.  

 

 

 

"근데 아저씨는 이름이 뭐에요" 

 

"알아서 뭐하게" 

 

"안 알려주면 잔소리쟁이라고 부를려고 그랬지" 

 

"다 너 때문에 하는 말이잖아" 

 

"아아, 그래서 이름이 뭐냐구"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황민현" 

 

 

 

덤덤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한 그는 자기 이름 부르는 거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다며 머쓱하게 웃고는 뒷목을 긁적인다. 자기 이름이 어색할 건 또 뭐람. 하여간 웃긴 사람, 아니 저승사자다. 

 

 

 

 

 

 

 

 

 

 

 

 

 

 

춥고 긴 겨울이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책상 위에 놓여있는 달력의 수능 D-1이  다른 날보다 유독 커보였다. 교실에 평소에 웃고 떠들던 친구들도 그날만큼은 굳고 혼란스러운 표정이었고 나 역시 그랬다. 학교에서 나눠주는 응원 메세지가 담긴 초콜릿 봉지를 받고, 일상이 되어버린 한숨을 쉬며 교문을 타박타박 걸어나왔다. 역시나 오늘도 황민현은 언제나 있던 그 자리에 계속 있다. 

 

 

 

"중요한 날 전에 그렇게 한숨 푹푹 쉬면 어떡해" 

 

"아저씨" 

 

"오냐" 

 

"저 그냥 빨리 죽으면 안돼요?" 

 

"뭐?" 

 

"이 짓 일년 더 한다 생각하니까 진짜 인생 못해먹겠어요" 

 

 

 

황당하다는 듯 황민현이 특유의 여우같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심이에요."하고 한 마디 더 붙이니  허- 하고 웃는 황민현이다.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내 얼굴을 빤하게 바라보다가, 

 

딱- 

 

"아! 왜 때려요!" 

 

"야 이 녀석아. 1년 동안 내가 너 살리려고 이 귀찮은 짓을 매일 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내가 퍽이나 데려가고 싶겠다, 엉?" 

 

"씨이..." 

 

"뭐? 씨? 쪼끄만게 내가 몇 살인 줄 알고." 

 

 

 

뭐요, 뭐 뭐, 몇 살인데. 해봤자 스무살 정도로 밖에 안보이는구만. 발끈해서 달려드려는 내 말은 "아저씨 내일부터 안온다" 라는 황민현에 퍼뜩 멈추고 말았다. 

 

 

 

"뭐...뭐라구요?" 

 

"한 번 말했으면 알아들어. 나 내일부터 안온다고. 너 수능 끝나면 이제 지금보다는 더 널널하게 살테니까 나 없어도 잘 챙겨살겠지" 

 

 

 

멍-. 갑작스럽게 들은 충격적인 말에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 당연하게, 학교가 끝나고 교문을 나오면 언제나 있던 그 자리에 있을 줄로만 알았던 사람이 내일부터는 볼 수 없다고... 멋쩍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던 황민현과 눈을 마주쳤다. 눈에서 무언가가 차오르는 듯한 느낌. 그리고 얼마 안되어 뜨거운 것이 눈에서 흘러나왔다. 

 

 

 

"아이고,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수능 전날인데 괜한 말 했나." 

 

" 나 수능... 안 볼래요." 

 

"ㅋㅋ 그래놓고 잘 볼거 다 알아" 

 

"아니야. 진짜로 망칠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런데 아저씨도 이제 가버리고 나보고 이제 어떡하라구"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던 눈물이 이제는 주체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울으니 황민현이 한숨을 쉬고 내 눈높이에 맞춰 본인도 쭈그려 앉는다. 

 

 

 

"여주야" 

 

"..흐끕...왜....왜요오.." 

 

"내가 지난 1년여간 계속 너를 보러왔던게 일을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생각하니?"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황민현의 얼굴을 힐끔 쳐다봤다.  웃고 있는 얼굴.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황민현의 얼굴에 울어서 엉망이 된 내 얼굴이 부끄러워 다시 고개를 무릎에 파묻었다. 

 

 

 

"학교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그날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조잘조잘 얘기하고는 했잖아. 처음에는 별 생각없었다? 그냥 고딩 나부랭이가 이렇게 사는구나- 싶었는데" 

 

"....."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되더라고. 나는 죽은 사람들을 데려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의욕과 힘이 모두 다 빠져나간 사람들밖에 안보거든. 근데, 너를 들려주는 얘기에는 온통 삶이라는 것에 대한 활력이 가득해서" 

 

 

 

거기까지 얘기한 황민현이 갑자기 하하 하고 웃는다. 뭐가 웃기다고 웃는건지. 나는 막 이제는 못 본다니까 펑펑 울었는데 웃고나 있고. 괜히 섭섭한 마음에 입을 삐죽였다. 그런 내 머리 위로 황민현의 따뜻한 손이 올려지고 살살 쓰다듬는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던 너니까,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어." 

 

 

 

 

 

 

 

 

 

그렇게 황민현과 헤어지고 다시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수능  안 보겠다고 찡찡댔던것이 무색하게 그럭저럭 잘 치뤘고, 목표하던 대학에 안정권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확실히 대학을 가고나니 전의 생활보다는 여유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과 고등학생 때의 얘기가 나오면 대한민국의 학생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백번 공감하고는 했다. 그러나 절대 아무도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저승사자 얘기를 한다면 미친 사람으로 보일 것을 알고 있기에 말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 이야기가 수다의 주제가 되면 언제나 황민현이 가장 먼저 떠올라 마음 한켠이 아리고는 했다. 

 

지금 그는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을지. 여전히 그날 데려가야하는 사람들의 목록이 담긴 두툼한 종이를 휙휙 넘기면서 바쁘게 걸어다니고 있으려나.  

 

 

 

 

 

 

 

 

 

"어 여주야 오늘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구 너무 수고했어" 

 

"아니에요 선생님. 저도 오랜만에 학교 와서 추억 돋고 좋았어요" 

 

 

 

모교에서 대학 설명회를 한다며 고3 담임에게 전화가 왔었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데려다가 대학 진로에 관해 설명해주는 자리였는데 내가 왔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몇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기억해주시는 것에 감사하며 흔쾌히 참석했고, 앞으로에 대한 기대에 가득 차 초롱거리는 아이들의 눈을 보며 설명회를 잘 마쳤다.  

 

체육관도 운동장도 오랜만, 현수막이 펄럭이는 교문도 오랜만, 그리고 교문을 나서면 항상 황민현이 있던 자리도... 

 

 

[워너원/뉴이스트/황민현] 저승어흥 | 인스티즈 

 

"오랜만이다?" 

 

 

 

뭐지. 너무 추억에 잠겼었나보다. 별게 다 보여. 헛것을 본 것으로 생각하고 가려는데 이상하게도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야, 그래도 너무하다. 인사 좀 하지" 

 

"진짜...?" 

 

"그으래, 진짜다" 

 

 

 

사람이 너무 놀라면 울기도 했던가. 갑작스러운 등장에 손으로 입을 막았으나 눈물은 계속해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왜 울어!"하고 후다닥 달려오는 황면현의 품에 안겨 또 한참을 울었다. 

 

 

 

"뭐...뭐냐구요.... 나는...흐으..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염라가 휴가줬거든. 그래서 너 생각나서 찾아왔지" 

 

 

 

저승사자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그의 품이 너무나 따뜻하다. 황민현의 니트 털옷이 눈물로 다 젖을 때 까지 한참을 안겨있다 이제 좀 그쳤냐며 머리를 다독이는 황민현에 훌쩍이며 떨어졌다. 

 

 

 

"이야 여기 거리는 어째 변한게 없냐" 

 

"그쵸. 저도 오랜만에 걷는건데 놀랐어요" 

 

 

 

전에 걷던 하굣길을 그대로 따라 걸었다. 이 길도 변한 것이 없는데 황민현 당신도 변한 것이 없다. 어째 3년 전과 다를 것이 하나 없는건지. 

 

 

 

"근데 이렇게 보고 또 금방 가버리는 거 아니죠?" 

 

"저승 휴가는 인간 세계 시간으로 따지면 되게 길어. 나 아마 너 머리 하얘질 때 까지 쭉 휴가일걸" 

 

"그럼 그동안 뭐하려구" 

 

"음... 회사나 하나 차려볼까?" 

 

"아 그게 뭐에요" 

 

"ㅋㅋㅋ 장난이지. 나름 이것저것하면서 살거긴한데, 나 인간 세상에 친구 너밖에 없어서," 

 

 

"너 할머니 될 때까지 나랑 잘 살아보자" 

 

 

 

어쩌면, 죽음 그 후에도 계속. 

 

 

 

 

 

 

 

 

---------------------------- 

 

 

제목이 〈저승어흥>인 이유.. 저승사자여서... 제성함다.. 

 

그래서 저승사자랑 뭔 상관이 있는 글이나고 물으신다면 더더욱 할 말이 없읍니다.. 그냥 저승사자인 황을 보구 싶엇어요 넴.. 

 

내일 토요일이에요 야호☆ 도쨔님들 모두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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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7.2
헐ㄹ랭 너무 재밌는데요....신과함께 보고나니까 이런 저승사자 나오는거 넘무 좋아효..글고 민현이가 저승사자라면,,끄악 제 인생도 많이 힘든데 잠시 찾아와주시면...ㅎ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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