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이 중요합니다! 컴퓨터로 보시기를 적극 권장 드립니다!
〈em>짧았던 당신과 나의 열병 같았던 그때, 그 시간, Rainy Day〈/em>
물끄러미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다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당신은 쇼파에 편한 자세로 기대어 앉아 한 손에는 커피를, 한 손에는 내가 추천했던 시집을 들고 읽고 있었습니다.
시집을 넘기며 커피를 마시는 당신의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자유로워 보입니다.
당신의 너머에 걸려있는 달력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온 지도 어느덧 2주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다시 창밖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2주 전에 비해 빗줄기는 많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TV에서는 장마라고 했습니다. 2주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고 비는 그칠 때가 되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해가 떠올라야 하겠지요.
"경수 씨."
내 부름에 당신의 고개가 들립니다. 당신을 보고 있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응, 왜요."
장마가 시작되었을 때 찾아온, 세상을 밝히는 햇살 같은 당신은, 짧지만 길었던 장마가 끝났기에 돌아가야 합니다.
"이제, 돌아가야죠."
창문에 비친 웃고 있던 당신의 얼굴이 굳어집니다. 그래도, 당신은 가야 합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로, 당신은 돌아가야만 합니다. 당신은 이곳에 영원히 머물 수 없었습니다.
당신 본인을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세상이 온통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서 결국 내게까지 닿았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당신은 이곳에 머무르기엔 너무나 큰 존재라는 것을.
말이 없는 당신을, 나는 원래 당신이 빛나고 있던 자리로 돌려보내야만 합니다.
"장마가 끝났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로 돌아가야죠."
당신의 숨소리가 가까워지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귓가에 당신의 숨결이 닿습니다.
내 뒤에서 내 어깨에 고개를 묻은 당신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알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냥 끝까지 모르지. 그냥 끝까지.... 가지 말라고 해 주지 그랬어요."
"..... 그동안 고마웠어요. 경수 씨 덕분에 나, 많이 즐거웠어요."
어깨에 기댄 당신의 고개가 도리도리 저어집니다.
나, 가기싫어요.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목소리가 물기에 젖어있습니다.
".... 짐은 차에 실어두셨을 거예요. 코트 챙겨서.... 가요."
"..........."
당신의 품에서 나와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나의 어깨너머로 본 창밖에는 커다란 벤 한 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대로 말없이 서 있는 당신을 한 번 끌어안았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당신에게 속삭이고 끌어안던 두 팔에 힘을 풀었습니다. 멀어지며 당신을 올려다보자, 눈이 마주칩니다.
가까워진 숨결, 짧게 스쳐간 입맞춤은 뜨거웠습니다. 몸을 돌려 의자에 걸려있던 코트를 집어 들은 당신이 성큼성큼 걸어나갑니다.
나는 그저, 담요 하나를 걸친 채로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부디, 당신의 빛이 나로 인해 시드는 일이 없기를.
여기, 이곳에서나마 당신을 항상 응원할게요. 당신의 빛을, 당신의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