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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훈] 빗속으로 떨어지는 꽃 (부제; 해결) | 인스티즈 

드웅오웅우 


 

03 

선생님, 염려했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오늘 새벽 4시경 601호의 정일훈 환자가 저희 병원 건물 옥상에서 그만....... 


 

. 


 

그러게 제가 그 환자는 정신병자라 하지 않았던가요, 선생님? 


 


 


 

*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건물 속까지 눅눅해졌을 땐, 응급차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병원 앞에 도착하였다. 미리 소식을 듣고 도착하여 정차되어 있는 까만색의 고급 승용차 안에는 일훈의 아버지가 핸들에 머리를 처박고 흐느끼고 있었으며 하얀색의 응급차 안에는 죽은 듯 가만히 누워있는 일훈과, 그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고 통곡하고 있었다.  


 

 "정일훈 환자 보호자분, 걱정 마세요. 생명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며칠간 통원 치료를 하면서 편히 안식을 취하면......." 


 

하얀색 가운을 입은 남성이 병실에 도착하여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그녀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그렇다고해서 무겁지도 않게 말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더 크게, 엉엉 울었다. 

아니, 그러니까 선생님, 걱정 안 하게 생겼냔 말입니다. 내 아들이... 


 

. 


 

자살기도를 했는데. 


 


 


 

. 


 


 


 

"엄마, 저...수면제가 필요해요." 


 

  느닷없이 수면제가 필요하다는 일훈의 말에 그녀는 짐짓 당황하였지만 웃는 낯으로 그에게 다정히 물었다. 잠이 안 오니?  


 

"잠이...부족해요." 


 

일훈의 대답에 그녀는 경악했다.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자면서, 잠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그런 말은 속으로만 삼킬 뿐, 겉으로는 내색도 하지 않고 마지못하여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사랑하는 아들의 선에 마약 같은 수면제를 쥐어주는 그녀다. 자신에게 수면제를 건네받고 활짝 웃는 아들의 얼굴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가 떠나고 혼자 있을 때면 종종 짓던 초점 없이 허망한 웃음을 제외하면, 그 이후로 기뻐서 짓는 웃음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그녀는 짐작했다. 그리고 문득 홀연히 떠나가버린 '그'가 생각나면서 홀로 남겨진 자신이 아들이 너무나도 처량했다.  


 

"불쌍한 것......." 


 

 그것은 무의식이었다. 정말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이었다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듯 뱉은 그녀의 말에, 기뻐하던 일훈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초점을 잃은 듯 맹해 보이기는 하지만 일훈은 분명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어느덧 자신보다 작아진 제 어미를 내려치려 주먹을 굳게 쥔 팔을 높이 올렸고, 시간 앞에 약해진 그녀는 자식을 저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두팔로 위태롭게 자신의 몸을 보호할 뿐이었다.  


 

 "...이,일훈아!" 


 

 그녀의 부름에 일훈의 초점이 금새 돌아왔다. 그는 다른 사람처럼 표정을 싹 바꾸더니, 이내 자신의 행동을 알아차리고는 스스로도 놀란 듯 했다.  

 다시 한 번 자신의 행동에 미안하다 용서를 구하는 그녀를 처연하게 바라보던 일훈은 이내 아니에요, 항상 제가 죄송하죠....... 하곤 풀 죽은 목소리로 쓸쓸히 등을 보이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곧이어 조금씩 훌쩍이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그 소리마저 사라져 버리고 만다. 


 


 


 

. 


 


 


 

그녀는 아직도 굳게 잠긴 방문을 바라본다. 어느덧 일훈이 수면제를 받고 홀연히 방으로 사라진지 하루가 다 되어간다. 그녀는 눈물을 달고 불안하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진정하려 애썼다.  

 설마, 설마...5분만, 5분만 기다려보자. 그 전엔 나오겠지.......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일훈의 아버지가 퇴근하여 집에 올 때까지도 일훈의 방문은 열릴 줄 몰랐고, 결국 그녀는 만일의 일에 대비히여 한시라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곤 문을 급하게 땄다.  

다행히도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곤히 자고 있는 일훈의 모습이었으나, 정상적으로 숨을 내쉬고 있었으니 그녀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일훈을 붙잡고 엉엉 울어대었다.  


 

그런데, 왜 이 순간이 자꾸만 실재하여 다가오는 미래 같았을까? 


 


 


 

. 


 


 

일훈이 눈을 떴을 때는, 그가 병원에 도착한지 시간이 꽤나 흘러서였다. 병원 침대 헤드에 기대어서 통곡하는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다가는 곧 이불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이렇게 나를 살리려고 안달이세요...란다. 

 그 말을 들은 어미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여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못 들은 척 눈을 감아버린다. 

  한창 그리 깊지도 않은 잠에 취해있던 그녀는 다시 또 일훈의 밝은 목소리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다. 눈곱이 잔뜩 끼어 눈을 뜰 수는 없었지만 일훈의 밝은 목소리에 그녀는 사실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보고 싶었어." 

"...누가 왔니, 일훈아?" 


 

그녀는 웃음을 띄울 준비를 했다. 만약 일훈이 성재요, 하고 말한다면 그녀도 이젠 그냥 미친 척 반갑게 맞아줄 생각이었다.  


 

"응, 엄마. 성재예요." 


 

오, 그래, 성재 왔구나. 하는 말은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그녀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중후한 목소리가 잽싸게 말을 가로채었다.  


 

"...성재?" 


 

또 시작이냐,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거니. 일훈의 아버지가 일훈을 타박했다. 얼굴에는 눈물 자욱이 나 있는 채로. 


 

"성재는 몇 달 전에 죽었......." 

"성재를 앞에 두고 무슨 말을 하시려는 거예요, 아버지?!" 


 

일훈이 그의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미안, 성재야. 우리 아버지 가끔 저러시잖아. 이해하지? 

...싫어, 아버지는 날 사랑하지도 않는데, 뭐......." 

"...뭐라고, 정일훈? 썩 그만두지 못해!" 

"싫어요!아버지야 말로 제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순간 짝-하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좁은 병실 안을 울렸다.  

아직 그의 아버지는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제 정신이..." 


 

자신의 아들이, 아직 미치지 않았음을. 


 

"아닌 것 같아요......." 


 

병실 앞에서 차트를 든 간호사가 들어가기를 망설이며 의사로 보이는 남성에게 말했지만 그는 자신의 안경을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너무 무겁지는 않게 아무 이상이 없어요, 김간호사. 하며 복도에 그녀를 두고 걸어갈 뿐이었다.  


 


 

. 


 


 


 

 높은 곳에서 무언가 빠르게 바닥으로 떨어질 때에는, 그 특유의 둔탁한 소리가 난다. 특히나, 무게가 나가는 것들은 소리가 더욱 크게 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훈이 떨어졌을 적엔 사방이 고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둔탁한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 


 

일훈은 마치,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무게가 나가질 않았다.  


 


 


 

. 


 


 


 

"헐, 대박...어떡해." 

"뭐야? 죽은 거야?" 

"자살했나봐......." 

"우웩, 징그러워. 욱......." 


 

떨어진 꽃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대며 각자 한 마디씩 이 장면에 대해 떠들었다. 게 중에는 구역질을 하며 속을 게워내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어제, 저 사람 길 가다가 봤었는데...  

야, 나 저번에 저 병원 다녔었잖아. 그 때 들었는데....... 

그들은 각자 자신이 아는 것 마냥 이야기를 금방 만들어 냈고, 순진한 그들의 지인들은 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아, 맞아, 나도 그 이야기 들은 것 같아.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성재는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 

하지만 그 누구도 성재를 볼 수 없었다. 성재는 제 연인의 일에 한숨을 쉬며 체념했다. 어차피 며칠 뒤면 다 잊힐 건데, 뭐. 


 

그 때, 성재의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이...일훈아!" 


 

급하게 달려온 것인지 신발도 제대로 찾아신지 못한 일훈의 부모님이었다.  


 

"아, 아...아이고, 일훈아...너도 결국엔..." 


 

 그의 어머니가 뒷목을 잡고 뒤로 넘어갈 듯 울었다. 그녀의 울음은 이후로 멈출 새가 없었다. 부모님인가봐, 어떡해...그러게 왜 자살을 해서....... 


 

"결국엔 너도...성재를 따라......." 


 

따라 죽은 건가봐. 사람들이 각자 휴대전화를 꺼내 장면을 담기 시작했다. 반대편에서는 일훈의 아버지가 토악질을 하는 행인을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아저씨 왜 그러세요! 주변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말려보지만 그는 그들을 뿌리치기 위해 더욱 안간힘을 쓸 뿐이었다.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너도, 너도... 


 

"내 아들이 역겨워?" 


 

살아있을 때도 그렇게 역겨워들 하더니...아직도 역겨워? 


 

그의 팔이 힘 없이 떨어졌다. 불끈 힘을 준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죽은 사람 아빠인가봐, 어떡해....... 

그가 눈물 지으머 부정했다. 아니야, 내 아들, 아직 안 죽었어....... 

마치 어린 아이 같은 그는 아직도 아무것도 인정하지 못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보던 성재는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하여 쏟아지는 비를 만져보았다.  


 

일훈아, 나는 이 속에 파묻혀 있어. 


 

그리고는 자꾸만 눈앞을 가리는 빗줄기를 만끽하듯 눈꺼풀을 부드럽게 내려 눈을 감았다.  

그리고 너는, 내 속에 있지. 


 

"육성재." 


 

익숙한 목소리에 성재가 미소를 띄우며 감았던 눈을 조심스레 떴다.  


 

"미안." 


 

무지개가 눈부시게 떴다. 아직 비가 내리는ㄷ데. 


 

"너무 늦었지." 


 

어쨋든, 그들은 이제 더이상 방관자나 미친 사람이 아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와 드디어 끝났네요! 

마지막 편이 개인 사정 때문에 조금 늦어졌어요ㅠㅠ 

함께 달려주신 독자분들, 늦게나마 이 글을 읽어주실 독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본의 아니게 첫 작이 우울한 작품이 됐네요ㅜㅜ 


 

일단 해석을 하자면, 죽은 성재 때문에 일훈이도 따라 죽습니다. 

근데 사실, 첫편 부재가 편견이었잖아요.. 

'동성애'에 관한 편견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게 글을 적었는데... 

예를 들면, 저기 역겹다는 사람들의 반응과,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취급하는 간호사, 그리고 인정해주지 않는 이버지와 슬퍼하는 어머니.  

등등... 

더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조금 늦더라도 친절히 답변 달아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신 게 없는 독자분들도 댓글 달고 포인트 돌려 받아가세요~ 

다시 한 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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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대박조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으어ㅠㅠㅠㅜ 첫화부터 다봣는데 이제 이해다가는것 같아요!! 슬픈데도좋아오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에도 오세요작가님♡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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