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문달에 대한 필명 검색 결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문달 전체글ll조회 711l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W. 문달 


 


 


 


 


 


 


 


 


 


 


 


 


 


 


 


 


 

00 


 

나는 어릴 때 우리 엄마가 연예인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동네 사람들은 다 우리 엄마 성을 따서 송스타 라고 불렀고, 엄마는 3층짜리 상가 건물의 맨 윗층에서 밤늦게까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으니까. 학교를 마치고 곧장 갔던 엄마의 무도회장은 늘 아줌마들이 복닥거렸다. 나는 엄마가 스타라서 좋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엄마의 직업은 댄스 가수가 아니었다. 붉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스타는 더더욱 아니었다. 엄마는 코딱지만한 동네의 에어로빅 강사였다. 그때부터 난 엄마가 부끄러웠다. 진수가 접은 대왕 딱지보다 컸던 내 스타는 한 순간에 그렇게 추락했다. 


 


 


 


 


 


 


 


 


 


 


 


 


 


 


 


 


 


 


 


 


 

01 


 


 

그냥 도움 좀 받으면 어때서. 

혼자 할 수 있다고 큰소리 뻥뻥 치더니 엄마는 결국 껌뻑거리는 전등을 갈다가 의자 위에서 미끄러져 허리를 크게 다치고 말았다. 집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티비를 보고 있던 나는 오밤중에 의문의 병원행을 가야 했다. 


 

“어휴, 잘됐네. 이참에 좀 쉬어.” 


 

“미쳤어? 안돼. 임대료 밀렸단 말이야. 문희 그 기집애 친구고 뭐고 없어~ 칼같이 돈 받는 앤데 하루라도 열심히 팔 다리 흔들어제껴야 돈이 생기지.” 


 


 

그놈의 돈, 돈, 돈! 

여기서 문희 라는 사람은 엄마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건물주 되시겠다. 

엄마는 허리는 고정돼서 꼿꼿이 앉아있는 채로 팔만 위, 아래로 힘차게 휘둘렀다. 


 


 

“엄마. 요새 아줌마들 다 쾌적하고 넓은 휘트니스 가서 해. 내가 올해 초부터 말했잖아! 7080식 에어로빅 다 갔다구! 엄마도 나이 생각해서 그만하고 제 2의 직업 찾아봐.” 


 

“지는 스물 여덟 먹고서 제대로 된 직장 한번 얻어본 적 없으면서 아직 팔팔한 지 애미 물고 자빠졌네. 야! 너 대학 졸업장 누구 돈으로 땄어!” 


 

병실이 떠나가라 저렁저렁 소리를 지르는 걸 지나가던 간호사가 듣고는 인상을 쓰며 조용히 해달라고 주의를 줬다. 나는 새삼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엄마는 쪽팔린 줄도 모르고 계속 꿍얼댔다. 


 


 

“아잇! 진짜. 나도 열심히 이력서 넣고 있거든?” 


 

“얼씨구~ 백날 들이밀어봐라. 1차부터 뚝 떨어지면서. 야, 이참에 너 엄마 대신에 잠깐만 강사 좀 해라.” 


 

“미쳤어? 내가 그걸 왜 해?” 


 

“미쳤냐? 왜 큰 소리야!” 


 

“ 나 안 해? 절대 안 해! 그냥 나을 때까지 문 닫아!” 


 


 

송미미 댄스 교실. 

이름부터 낡은 티가 폴폴 나는, 바닥은 한국 장판 하면 생각나는 전형적이 샛노란 바닥에 밑바닥이 고르지 못한 채 덮어져 울퉁불퉁하고, 에어컨도 따라 늙어 덜덜 거리는 십몇년 된 구형 디자인이고, 벽걸이 선풍기는 회전이 안되고, 형광등은 갈아줘야 하는 것만 서너 개인, 19평은 될라나, 그런 후줄근한 곳에 나를 온종일 가둬놓고 무조건 빠르면 트렌디해 보일 줄 아는 노래를 틀고, 아줌마들과 에어로빅을 하게 한다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는 내 뒤에서 엄마가 방채리- 하고 불렀지만 그럴수록 더 빨리 달렸다. 최악이다. 


 


 


 


 


 


 


 


 


 


 


 


 


 


 


 


 


 


 


 


 


 


 


 


 


 


 


 

02 


 


 


 

안 한다고 분명 그랬는데. 그랬는데 나는 왜 제일 센터에서 뒤에 아줌마들을 거느리고 열심히 사방팔방 찔러대고 있을까. 알바는 어린 애들이 다 채가고, 사고 싶은 건 많은데 돈은 없고. 

엄마에게 용돈을 받는 방법은 이것 뿐이었다. 해서 나는 시큼한 땀을 흘리며 에어로빅 강사 일을 하고 있다. 아주 옛날에 엄마 등쌀에 못이겨 강사 자격증을 억지로 따놓긴 했지만 썩혀두고 싶었는데. 


 


 

“ 자, 반대쪽으로~ 하야!하야! 힘차게!” 


 


 

거울 속에 비친 나는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크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또래 친구들은 스물 여덟 이나 이에 일찍이 결혼한 애들도 있고, 직장에서 한참 잘나가면서 여행도 다니고, 애인도 사귀고 청춘을 즐기는데 나는 제일 멀리 가본 곳이 제주도였다. 여행은 무슨 구직 탐방만 질리게 하고 결국 이 꼬라지잖아. 


 


 

“방스타, 오늘도 수고했어~” 

“송스타는 아직도야? 고생한다 정말.” 

“내일 봐요~” 


 


 

네-네- 고생하셨습니다~ 


 

아주머니들은 그렇게 뛰고도 팔팔하신지 시끌벅적 내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시다가 우루루 몰려 나가셨다. 나는 걸레로 바닥을 닦고 정리했다. 


 


 

“미친, 현타 오진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집에 돌아가 모처럼 생각 난 학생 때의 기록부를 찾았다. 

초등학생 땐 여군이 꿈이었던 방채리, 중학생 땐 에센 소속사의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던 방채리, 고등학생 땐 예능 작가가 되고 싶었던 방채리, 국어국문학과를 나왔지만 데뷔도 못하고 알바로만 전전긍긍 이어나가다가 결국엔 이 지점까지 오게 된 방채리. 

인생이 너무 보잘 것 없고 한심스러웠다. 핸드폰 연락처를 들여다보면 다들 일하랴 놀러다니랴 바쁜데 방채리는 한가해도 너무 한가했다. 매일이 무료했다. 꿈도 없어진 지 오래였다. 


 


 

“진짜 너무 한심해애애” 


 

로빈스 크루소처럼 차라리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처박혀서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물고기나 잡으며 살고 싶다. 


 


 


 


 


 


 


 


 


 


 


 


 


 


 


 


 


 


 


 


 


 


 


 


 


 


 


 


 


 


 


 


 


 


 


 


 


 


 


 


 


 

03 


 


 


 

눈을 뜬 건 햇살의 따가움이 직통으로 내게 쐬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가 나더니 바로 벌린 입으로 바닷물이 들어왔다. 소금을 째로 퍼먹은 것 같은 짠맛에 후다닥 해변으로부터 멀어져 엎드려서 헛구역질을 했다. 끼룩끼룩 거리는 갈매기 소리와 하늘의 분명한 경계를 가지고 있는 지평선, 드넓은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시야를 어지럽게 채웠다. 


 


 

“뭐야 이게...” 


 


 

나를 둘러싼 배경을 빙글빙글 돌며 둘러보았다. 내 앞에 푸른빛으로 물결치는 바다가, 내 뒤에는 진한 신록들이 감싸고 있었다. 


 


 

“진짜 이게 뭐야..? 뭐냐고...” 


 


 

아무나 얼른 일어나라고 나를 흔들어주세요. 


 

저 멀리 가로수 길 마냥 줄줄이 늘어선 야자수 나무들이 소름끼칠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04 


 


 


 


 

어떡하지. 

미친년처럼 머리를 마구 뜯고 헝클이다가 일어나 좌로 냅다 달렸다가 우로 또 달렸다가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와 소리 지르며 주저 앉았다. 

누구 없어요? 

하고 동서남북 돌아가며 고래고래 외쳤지만 대답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이 꿈에서 깨지, 하며 물로 뛰어들었다가 갑자기 발이 푹 들어가는 지점에서 놀라 미친 듯이 개헤엄을 쳐서 뭍으로 나왔다. 

씨발, 씨발 거리며 욕을 해도 말 좀 곱게 하라며 등짝을 내려치는 엄마도 없고, 대출 받으라는 스팸 전화도 안 오고, 그러고보니 옷차림은 홈웨어다. 잠잘 때 조차도 핸드폰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나인데 몸을 더듬어봐도 사각진 그 느낌이 오지 않았다. 


 


 

“엄마아아아... 나 어떡해!!” 


 


 

꿈이 아닌가보다. 

꿈이라고 믿고 싶은데, 도저히 침착할 수가 없었다. 


 


 


 


 


 


 


 


 


 


 


 


 


 


 


 


 


 


 


 


 


 


 


 


 


 


 


 


 


 


 


 


 


 


 


 


 


 


 


 


 


 


 


 


 

05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사락거리는 모래사장에서 내 핸드폰을 용케도 찾았을 때였다. 기쁨에 겨워 비명을 내지르며 켜 본 핸드폰은 배터리가 칠십 프로나 차 있었다. 바로 긴급전화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112를 눌렀는데 갑자기 폰 액정이 까매지더니 자동으로 꺼졌다. 고장나면 안되는데. 금세 열이 나는 핸드폰에 그때부터 좌불안석이 되어선 발을 동동 구르며 다시 켰다. 배터리가 금세 이십 프로가 되어 있었다. 미친 거 아니냐 진짜. 

바로 절전 모드로 돌려놓고 112에 전화를 걸려다가 뒤로 가기를 눌렀다. 다시 꺼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전화하기는 관두고 이 섬이 뭐하는 덴지 파악해야겠다 싶어 해안선을 따라 돌았다. 

시간을 확인하며 발 아프게 걸은 결과 한 바퀴를 돌면 정확히 두 시간 이십칠 분이 걸리는 크기의 무인도였다. 그래, 여기는 무인도다. 로빈슨 크루소가 되고 싶다고는 했는데 진짜 될 줄은 몰랐다. 걔는 초기에 배가 난파돼서 물건 몇 개랑 같이 떠밀려오기라도 했지, 나는 완전 무데뽀였다. 


 


 

“그냥 막 뱉은 말인데 너무하시지. 진짜 너무 한 거 아니냐고!” 


 


 

아무리 화를 내도 받아줄 사람이 없었다. 

인생은 개썅마이웨이 가 신조였던 나라지만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은 외로웠다. 


 


 


 


 


 


 


 


 


 


 


 


 


 


 


 


 


 


 


 


 


 


 


 


 


 


 


 


 


 


 


 


 


 


 


 


 


 


 


 


 


 

06 


 


 

꾸르륵 거리며 배꼽 시계가 요동쳤다. 뇌는 얼른 먹을 걸 입 안으로 쳐 넣으라고 아우성인데 당장 주변에 뭐가 없었다.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무를 오를 정도로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숲 안으로 들어가는 건... 아무래도 무서웠다.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이라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러다가 뒤지는 거 아니야? 아 진짜 어떡해 진짜아!” 


 


 

터벅터벅 걷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여기 정말 꿈이 아닐까. 

꿈이라고 하자 제발. 


 

얼굴을 모래에 처박고 엉덩이는 하늘로 들어올린 자세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07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주춤거리며 넘어가려는 저녁 때였다. 

그렇게 뜨겁게 모래 위를 달구더니 한숨 자고 일어나니까 차게 식어있었다. 몇 번이나 부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기 있다는 것에 절망했고, 밤이 되면 당장에 불이 없어 어두컴컴하고 추워진다는 사실에 울음이 터졌다. 


 


 


 

“흐, 엄마아아...흐아아아아아아!” 


 


 

애처럼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여기에 있는거지?취직도 못하고, 여행 한번 못 다녀 봤는데. 땅과 가슴을 번갈아 치며 서럽게 우는데 어물거리는 시야로 검은 물체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여기 사는 동물인가 싶어서 지레 겁을 먹고 주변에 보이는 나뭇가지를 주워들었다. 그런데 전혀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경계하며 다가갈수록 그 형체는 또렷해졌다. 그것도 나와 매우 흡사한 인간의 모습 비슷한 것으로. 점점 흥분되기 시작했다. 나 아닌 또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여기 와서야 깨달았다. 나 진짜 크게 한 방 먹고 간다. 사람은 혼자 못 살아. 


 

아담하고 작은 몸을 가진 미모의 소년이 쓰러져 누워 있었다. 


 


 


 


 


 


 


 


 


 


 


 


 


 


 


 


 


 


 


 


 


 


 


 


 


 


 


 


 


 


 


 


 


 


 


 


 


 


 


 


 


 


 


 


 


 


 


 

08 


 


 


 

저기요 

저기요! 

저기요!! 제발 일어나요. 부탁이에요. 


 

분명히 숨은 쉬는데 좀체 눈을 뜨지 않았다. 인공호흡이라도 해야 하나 싶어 입냄새가 나는지 손을 모으고 입김을 불며 확인했다. 상대의 코를 막으려고 다가가는 순간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와, 살아 있어. 산 사람이다!” 


 


 

그가 쌍꺼풀이 진하게 진 눈을 찡그리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머리를 거칠게 털었다. 한동안 멍을 때리던 그의 얼굴 앞에 손을 흔드니까 나를 슥 쳐다보더니 갑자기 일어나 말릴 틈도 없이 바다로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쫓아가봤더니 손을 모아 바닷물을 호로록 마시다 침을 하고 있길래 등을 두들겨주었다. 


 


 

“퉵퉤, 흐으, 짜아...” 


 


 

“미쳤어요? 아무리 목 말라도 바닷물 그냥 마시는 거 아니에요.” 


 


 

“아니야.” 


 


 

“뭐가요!” 


 

“한국산 바다 아니야.” 


 


 

이새끼 뭐지.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 건 기쁜데 어째 마음 한 구석에 돌덩이가 얹힌 기분이었다. 


 


 


 


 


 


 


 


 


 


 


 


 


 


 


 


 


 


 


 


 


 


 


 


 


 


 


 


 


 


 


 


 


 


 


 


 


 


 


 


 


 


 


 


 


 


 


 

09 


 


 


 

그는 심지어 핸드폰조차 없는 완전 빈털터리였다. 어디 시상식에서나 볼 법한 깔끔한 턱시도 차림에 반질하게 잘 닦인 구두를 신고 있는 그는 자기 팔 소매에 달라붙은 미역 줄기를 떼서 앞으로 던지고는 무릎을 가지런히 모아 끌어안았다. 그렇게 웅크리니 안 그래도 작은 체구가 더 아담해졌다. 

내 옆에 나란히 앉아 바다 국적 따진 뒤로 말이 없는 이 남자를 쳐다보다가 나도 같이 눈앞의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더럽게 넓고 아무것도 없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말은 좆같다, 였다. 보통 좆같은 게 아니라 존나. 한숨을 연거푸 내쉬다가 손바닥을 쫙 펴서 뺨을 두들겼다. 그러자 남자가 내 손을 잡아 아래로 내렸다. 


 


 

“얼굴 왜 때려요? 아파요.” 


 


 

“아프라고 때리는 건데요. 안 아팠으면 꿈일 텐데 아픈 거 보니 꿈 아닌가 봐요.” 


 


 

내 말에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던 그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 좋은 생각 있어요. 가위바위보 해서 꿀밤 맞기. 그러면 조금 아파요.” 


 


 

이건 무슨 개소리야. 

싶은 생각을 하면서도 가위 바위 보 하는 그의 발랄한 목소리를 따라 가위를 내밀었다. 내가 이겼고, 초면에 꿀밤부터 먹였다. 


 


 


 


 


 


 


 


 


 


 


 


 


 


 


 


 


 


 


 


 


 


 


 


 


 


 


 


 


 


 


 


 


 


 


 


 


 


 


 


 


 


 


 


 


 


 

10 


 


 


 


 

이름이 뭐냐고 묻는 내게 그는 자기 이름이 두 개라며 브이자를 펴 보였다. 

그러더니 자기 얼굴을 가리키며 누군지 모르냐며 물었다. 

내가 전혀 모르겠다는 눈을 하고 있자 그가 에이, 하더니 잘 보라며 꽃받침을 하고 눈을 깜빡거렸다. 


 


 

“눈웃음이 예쁘긴 한데, 음...으음...으으으음!” 


 


 

“집에 텔레비전 없어요? 나 왜 몰라요? 나 모를 수 없는데.” 


 


 

“외국인이죠? 뭐, 외국에서 온 아이돌?” 


 


 

“오, 그거 비슷한데 배우예요. 텐. 텐 몰라요, 텐?” 


 


 

손뼉을 쳤다. 합장하듯 손을 모으자 텐이 싸와디 캅 하고 인사를 했다. 

나는 삿대질까지 해가며 그의 면전에 대고 소리쳤다. 


 


 

“도대체 한국까지 와서 연기를 왜 하는 지 모르겠는! 우리 공블리 주연 영화인데 당신이 상대역이라서 그 영화 못 보고! 그 밖에 포기한 작품이 몇 갠지 알아?” 


 


 

실제로 보는 건 차이가 있어서 잠깐 알아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럴 겨를도 없었고. 실물이 오조오억배는 잘생겼으나 지금은 잘생긴 건 쓸모가 없었다. 안 좋은 인상만이 남았다. 약간 기분 나쁠 법도 한데 그는 작게 발 연기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라며 시무룩해져서는 두 발을 서로 부딪히며 꼬물거렸다. 


 


 

“진짜 이름 치타폰. 텐 보다는 치타폰이라고 해줘요.” 


 


 

“크큼! 죄송해요. 제가 많이 무례했습니다.” 


 


 

아까 치타폰에게 했던 언행은 내가 생각해도 무개념적이었다.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방채리 라고 소개했다. 


 


 

“채리 방~ 특이하다.” 


 


 

“채리 방 하지 마요. 방 채리요.” 


 


 

“채리방. 어떤 노래 제목이랑 비슷하네요.” 


 


 

“네, 알아요. 아니까 방 채리라고 해주세요 텐씨.” 


 


 

“치타폰이요!” 


 


 

“네, 치타폰씨. 저는 방 채리요.” 


 


 

내 이름은 과일 체리를 너무나 좋아하던 엄마가 지어준 것이었다. 나는 내 이름을 남에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이름이었기 때문에 나와 친하지 않은 애들도 방 채리하면 다 아는 게 부끄러웠다. 쉽게 기억되는 이름에, 이름으로 말장난 치기를 잘 하던 어릴 때는 특히 놀림을 많이 받고 자랐다. 방채리도 방채리지만 치타폰의 활동명을 듣자마자 약국 가면 약사 선생님께 받았던 ‘텐텐’ 이 생각났다. 혹시 텐텐 아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가 외국 사람이지라 공감대가 안 세워질 것 같아서 입 다물었다. 그거 진짜 맛있는데. 


 


 

“채리씨, 만나서 반가워요.” 


 


 

“네. 저도 반가운데 우리 이럴 때가 아니에요.” 


 


 

내밀어오는 손을 잡고 일으켰다. 영문을 모르고 엉거주춤 일어난 그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해 지기 전에 얼른 불 피워야 해요.” 


 


 


 


 


 


 


 


 


 


 


 


 


 


 


 


 


 


 


 


 


 


 


 


 


 


 


 


 


 


 


 


 


 


 


 


 


 


 


 


 

본의 아니게 무인도 글 계속 우려먹는 느낌이에요...8ㅁ8  서버 이제 아프지 마....젭ㄹ....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아 헐 대박 봐 작가님 저희 운명 아니에요???? 저 안그래도 오늘 무인도 언제 재업될까ㅜㅜ하는 마음으로 정주행 다하고 울면서 역시 너무 좋아ㅜㅜ 이라고있었는데 들어오자마자 글이 올라온 겁니다ㅜ하 정말 너무 좋아서 눙물이 다 나네여 저 작가님만 보면 너무 좋아서 주접 떨고싶어요 익명이라 다행이다 작가님 익명임을 감사히 여겨주새여 익명 아니였음 저 이미 세레나데 준비중이거든여 정말 어쩌지 정말 너무 좋아 다 좋지만 저 무인도 최애입니다ㅜㅜㅜ애기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사랑스럽게 나와서ㅠㅜ 생각하니까 또 눈물이 나네여 사랑해요 주접 그만 떨고 읽으러 가야지 근데 읽고 나서 주접 또 떨어도 되나여 하여튼간에 작가님 정말 사랑해여 러뷰 쏘머치...
5년 전
독자2
허겁지겁 읽고왔는데요 사실 아침에 글 읽었는데 저녁에 읽어도 눈물이 나네여 어쩜 좋아ㅜ 채리 방~ 이 부분 너무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채리 방~방채리! 이 티키타카 너무 사랑스럽잖아요 어떡하지 너무 좋아ㅜㅜㅜ달리기 하고 올거에요 너무 좋아서ㅠㅠ
5년 전
독자3
유루입니다! 진짜... 바닷물 마셔서 한국 바닷물 아니라는걸 판단하는건 도대체 어떤 능력인거죠 치타폰씨...? 텐은 꽤 여유로워보이네요.. 마치 여러번 왔다간듯이... 아니면 그냥 해맑은건가..? 그래.. 너 좋으면 다된거야
5년 전
비회원183.145
물매입니다,,,,,,, 세상에 역시 탭댄스,,, 최고,,, 서버 이제 아프지마,,,
5년 전
비회원148.21
토끼또잉이에여!ㅠㅠ 으아ㅠㅠ 탭댄스ㅠㅠ 오랜만에 읽으니까 더 좋아여ㅠㅠ 재업로드 해주셔서 감사해여 자까니뮤ㅠㅠ 저는 자까님 작품들 속에 나오는 여주 이름이 다 특이한데 또 예뻐서 너무 좋아요ㅠㅠ 그중에서 방채리는 제가 젤 좋아하는 이름이라구여ㅜㅜ 헿ㅎㅎ 그리고 서버야 앞으로는 제발 아프지마ㅠㅠ
5년 전
독자4
뎨이예요 여주 사랑둥이 텐한테 왜그러지ㅜㅜ 채리방ㅋㅋㅋㅋㅋ너무 귀여워요 텐이는 어떤 사연으로 무인도에 오게된 건지 궁금하네용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엔시티 [NCT/황인준] Ordinary heart drop15 문달 05.31 17:42
엔시티 [NCT/치엔쿤] FAME 1부20 문달 05.12 23:53
엔시티 [NCT/정윤오] 다시 만난 소년 [上]15 문달 05.07 16:46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 完31 문달 04.22 20:38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245 문달 04.22 01:56
엔시티 [NCT/나재민] 대신 전해드립니다110 문달 04.22 00:06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121 문달 04.21 12:5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010 문달 04.14 23:40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917 문달 04.13 02:18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811 문달 04.08 00:4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75 문달 04.06 13:52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48 문달 04.02 17:15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627 문달 04.01 02:49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514 문달 03.25 00:00
엔시티 [NCT/김정우] 세컨드 김정우38 문달 03.23 22:26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311 문달 03.20 14:07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410 문달 03.18 00:21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37 문달 03.11 01:35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216 문달 03.10 03:31
엔시티 [NCT/태용] 이태용 is 단짠단짠_(完)24 문달 03.07 00:32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216 문달 03.04 19:45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128 문달 02.25 23:16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29 문달 02.22 12:58
엔시티 [NCT/서영호] 최악의 이웃 <完>22 문달 02.21 21:48
엔시티 [NCT/서영호] 최악의 이웃 9~1022 문달 02.16 13:03
엔시티 [NCT/서영호] 최악의 이웃 7~812 문달 02.11 00:13
엔시티 [NCT/태용] 이태용 is 단짠단짠_(a)24 문달 02.05 16:41
전체 인기글 l 안내
5/31 21:52 ~ 5/31 21:5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