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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치타폰]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32~35 | 인스티즈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w. 문달 

















32 



 



 



 



 



 



 



 


치타폰이 이불 대신에 덮고 잤던 겉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지붕 위에다 옷들을 널어놓았다. 속옷은, 


귀 끝이 뜨거워진다. 치타폰도 눈치가 아예 없는 게 아니면 모르는 척 해주겠지. 같이 널었다. 



 


아슬하게 허벅지를 덮는 기장에 자세가 별 수 없이 조신해졌다. 자고로 다리 쫙 쫙 벌려 앉는 게 최고 편한데. 무릎을 꿇고 그 위에 잎으로까지 덮고 있자 치타폰이 아예 모래를 파서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 해왔다. 



 



 


“오, 그거 기발한데?” 



 



 


“크, 똑똑하다 치타폰.” 



 



 


“참나.” 



 



 


하여간에 웃는 게 너무 예뻐서 깐족거림도 미화된다. 맹목적인 믿음이 무섭고, 미디어가 보여주는 의도된 왜곡은 잘 구분해야 하는데, 치타폰의 어쩌면 선천적일 미모가 미필적 고의를 일으킨다. 아니야, 아직은. 



 



 


 



 



 



 



 



 



 



 



 



 



 


33 



 



 



 



 


“치타폰씨, 발냄새 날 것 같아요. 좀 벗어요.” 



 



 


치타폰이 구두를 벗은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아 발 날로 툭툭 치니 맥없이 내가 치는 방향으로 기울어졌다. 풀벌레 소리가 일정하게 들려오고 검푸른 하늘에 별들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었다. 고요히 들썩거리는 물비늘이 먹을 탄 것처럼 검게 변하고 있었다. 



 


치타폰에게로 몸이 따라 기운 것 같아 가까운 그의 얼굴에서 눈을 떼고 헛기침을 했다. 불을 피워야겠다. 딴 소리를 하며 일어나려는데 치타폰이 읏차- 하고 힘 쓰는 소릴 내며 먼저 일어났다. 



 



 


Shell we dance? 



 



 


그가 손을 내밀며 물었다. 나는 거기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껄껄 대기만 하다가 치타폰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나 고상한 춤은 못 춰요. 사운드 풍부한 뽕짝 노래는 자신 있어도.” 



 



 


“괜찮아요. 그냥 몸만 흔드는 거예요. 춤 별 거 있나요.” 



 



 


파트너랑 호흡 맞는 게 중요하지. 



 


호흡이 맞아야 한다며 치타폰이 가슴을 내밀고 흡, 숨을 참았다. 부푼 가슴팍을 손등으로 쳐내니 바람 빠지듯이 푸스스 몸에 힘을 풀고 웃는다. 빳빳하게 핀 손 위로 소심하게 손가락들을 얹었다. 그가 위로 올라온 네 손가락을 감싸 쥐었다. 적당한 힘이 들어가면서도 부드러웠다. 아래로 내려가 대롱 거리던 엄지가 치타폰의 손등에 딱 붙었다. 



 



 


“one step, two step." 



 



 


둘 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대충 왔다갔다 거리며 돌고, 돌리기도 했다. 우스꽝스러워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옆구리가 째질 정도로 웃었다. 웃다 지쳐 정체 모를 춤은 거기서 중단 되고 동시에 주저앉았다. 그러면서도 손은 여전히 절실하게 잡고 있었다. 



 



 


“진짜 웃긴다. 흐흐흐.” 



 



 


그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모래가 튀게 탭을 밟으며 발재간을 부렸다. 모래알이 눈으로 들어갈까 봐 팔로 시야를 가리며 지치지도 않냐며 나무랐다. 



 



 


“채리씨.” 



 



 


“네?” 



 



 


그가 내 옆으로 와 풀썩 앉았다. 둥그렇게 쌓인 모래들을 밀쳐내더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등 뒤로 손을 짚고 물러났다. 



 



 


“키스할래요?” 



 


그가 얼굴을 내밀며 느닷없이 그렇게 말했다. 



 



 


“네?” 



 



 


“키스해요. 우리 지금 키스하는 시간.” 



 



 


그렇게 말하는 치타폰의 눈매가 어둠 속에서도 그윽하게 빛났다. 희미하게 바다 쪽에서 나는 정체모를 빛 때문에 그림자 진 치타폰의 얼굴 산이 입체적으로 살았다. 내 턱을 잡은 치타폰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나 소리쳤다. 



 



 


“뭐, 그, 그런 말을! 미친 변태!” 



 



 


내가 잔뜩 경계하며 씩씩 거리자 치타폰이 눈썹을 축 내리곤 올려다봤다. 



 



 


“좋아서 그랬어요. 미안. 근데 진짜 아쉽다. 키스하면 딱 예뻤는 분위긴데.” 



 



 


또라이. 굉장히 미친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스킨쉽에 개방적인 외국인인 거 감안해도 이건 그냥 미친놈인거다. 미쳤다 욕을 씨근대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장 나 역시 이 도른 자 못지않게 제정신 아니구나 싶었다. 



 


아직 불을 피우지 않아서, 내 얼굴의 온도가 얼마만큼 높아졌는지 치타폰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어서, 그래서 다행이라고. 



 



 



 



 



 



 



 



 



 



 



 



 



 



 



 



 


34 



 



 



 



 



 



 


잠시 후 신발을 손에 들고 밀려오는 밤의 파도에 발을 적시고 있는 치타폰에게 와서 저녁 먹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먼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으이구 저 화상, 꼭 내가 움직여야지. 잇몸이 보이게 윗입술을 들어 쭝얼거리다 치타폰에게로 걸어갔다. 



 



 


“똑똑, 치타폰씨. 와서 저녁 먹으라고요.” 



 



 


치타폰이 나를 한번 슥 돌아보더니 자기 신발을 옆에 가지런히 두고 갑자기 바다로 뛰쳐나갔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라 굳어있다가 멀어지는 그를 잡으려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치타폰!” 



 



 


겨우 잡은 치타폰의 옷자락을 붙들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허우적 거렸다. 그런 내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어 위로 들어 올려준 치타폰은 사람 놀라게 한 장본인 치고 천연덕스럽게 미소를 띠고 있었다. 



 



 


“미쳤어요? 제정신이에요? 다리에 쥐라도 나면 어쩌려고. 아니, 그 전에 죽으려고 작정했어요? 뛰어들기는 겁도 없이 바다로 들어가요!” 



 



 


“채리씨 나 걱정해요?” 



 



 


“후우, 진짜 사람 돌게...네! 그러니까 이런 도발 그만해요. 재미 없으니까.”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뒤로 거칠게 넘기며 인상을 썼다. 치타폰이 말없이 나를 응시하다가 허리부터 당겨 꽉 안아왔다. 당황한 나머지 힘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은 손으로 밀어내는 시늉만 하다가 내 어깨에 깊숙이 파묻는 날렵한 치타폰의 턱뼈를 느끼며 그를 받아냈다. 



 



 


“밤 되면, 살짝. 살짝 외로워지는 거 있어요. 오늘은 좀, 음. 진해요.” 



 



 


“...” 



 



 


“원래는 와인이라도 마실 텐데 여기는 그런 게 없잖아요.” 



 



 


늘 화려하고 잘난 모습으로 나와야 하는 무결점 상태의 완벽한 연예인이 대중의 관심을 벗어나 지극히 개인 공간에 놓여 졌을 때. 나는 치타폰의 프라이버시를 본의 아니게 침범한 꼴이 되었다. 어색하게 그의 등에 손을 얹고 살살 쓸어주었다. 고양이 같이 그가 내게로 더 파고들었다. 빈틈 없게 붙여오는 몸에 그 와중에 뱃살이 신경 쓰여 심호흡하며 힘을 줬다. 



 



 


“뭐, 내가 그 대용쯤 된다는 거예요? 나 대타 아닌데.” 



 



 


“그런 거 아녜요! 아닌데. 채리씨는 사람이에요.” 



 



 


“네. 장난 친 거예요. 누구나 위로받고 싶은 날은 있죠. 그리고 깊은 고민은 가까운 지인보단 생판 모르는 나같은 남한테 털어놓는 게 더 힘이 될 때도.” 



 



 


“채리씨 남 아니죠.” 



 



 


“남인데요?” 



 



 


내 말에 치타폰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얼굴을 하고선 어깨를 잡고 눈을 맞췄다. 



 



 


“채리씨는 나의 친한...” 



 



 


“남이죠.” 



 



 


“치, 냉정.” 



 



 


내 말에 토라진 치타폰이 나를 두고서 뭍으로 홀랑 내뺐다. 지금 나랑 같이 안 가고 먼저 가는거? 



 



 


“헐. 치타폰 저거, 저거!” 



 



 



 



 



 



 



 



 



 



 



 



 



 



 



 



 



 



 



 



 



 



 



 



 



 



 



 


35 



 



 



 



 



 



 



 



 


“남자 친구 있어요?” 



 



 


“아뇨.” 



 



 


“여자 친구는요?” 



 



 


“많죠?” 



 


연락 안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지만. 



 



 


“헐. 얼마나 많아요? 완전 문어다리.” 



 



 


“아, 아니! 여자 사람 친구요. 저스트 프렌드!” 



 



 


“아하.” 



 



 


“그런데 그런 건 갑자기 왜요?” 



 



 


“나중에 우리 여기서 나가면 나랑 한국 돌아가서 연애 해요.” 



 



 


“네? 으응? 저요, 왜? 갑자기? 매우 당혹스럽네요.” 



 



 


“왜요? 나 생각 되게 많이 했어요. 진지해요.”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 



 



 


“되게 되게 많이요.” 



 



 


“그것보다 더 되게 되게, 되게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어? 아니야. 되게 되게 되게 되게 되게 되, 됩게 했어요.” 



 



 


도중에 혀가 스텝을 잘못 밟아 고꾸라졌을 때도 웃음기가 비져나오기 보다는 심각해졌다. 


개연성은 개나 줘버린 우리의 치타폰 때문에 갑자기 현기증이 나려고 했다. 



 



 


“그, 직장에 예쁘고 잘난 사람들 많은데 왜 나?” 



 



 


“채리씨가 좋아요. 나 진지해 진짜.” 



 



 


“하... 왜 그래요 나한테에... 그래놓고 막상 나가면 쌩 깔 사람이.” 



 



 


“아닌데. 나 그런 사람 아녜요.” 



 



 


“그래요, 됐어요! 일단 치우고! 그건 나가서 생각해요. 먼저 여기서 나갈 수 있을 지도 미지순데.” 



 



 


“진짜 나가면 사귀는 거예요? 신난다.” 



 



 


치타폰의 유일한 개연성은 매일 빼먹지 않고 내 입에서 욕을 뽑아내는 정도였다. 욕 할 기운을 쏟는 것도 싫었고, 먼저 이 새끼를 재우기나 하자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약간 제정신 아닌 것 같은데 잠꼬대로 치고 넘어갈 테니 이만 낸내하세요~ 자장 자장.” 



 



 


상체를 반쯤 들어올린 자세로 누웠다. 내 옆에 나란히 누운 치타폰의 납작한 배를 적당히 두들겨주다가 떼려는데 그가 내 손 위로 자기 손을 포갰다. 뜨겁게 퍼지는 기운에 갑자기 더워졌다. 



 



 


“오늘 나 끝까지 봐요.” 



 



 


“거 참. 되게 응석받이네요 치타폰씨.” 



 



 


“응? 헤헤.” 



 



 


“아이고~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우리 치타폰.” 



 



 


“... 네. 우리 치타폰 자장 자장.” 



 



 


“태국 자장가 알아여?” 



 



 


인내심이 사라지고 있었다. 



 



 


“치타폰씨 그냥 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날도 눈 뜨고 멀쩡히 돌아다녀야 하잖아요?” 



 



 


꼭 잘 나갈 만하면 초를 쳐요. 마지막으로 찰지게 배를 때려주고 완전히 누워 치타폰에게 등을 돌린 채 잠들었다. 



 



 


“채리, 자게요?” 



 



 


“네. 말 걸지 마세요.” 



 



 


“아아, 한번만 말 걸게요.” 



 



 


“네. 거세요.” 



 



 


“잘 자요~” 



 



 


평소에 남자는 동굴 들어가는 저음이지,를 강조하고 다녔던 방채리다. 아무리 잘생겨도 목소리 톤이 날아가면 사람이 가벼워보였다. 치타폰은 분명 통통 튀는 목소린데 나긋나긋하게 말하니 다정하기만 했다. 



 



 



 


“채리씨, 꿈에서도 만나요. 우리 춤 춰요.” 



 



 


춤 귀신이 달라붙었나. 


치타폰 몰래 손을 꼼지락 거리며 모래 바닥을 긁어 팠다. 폭신한 이불이 있었다면 당장에 펑- 펑- 공중에 띄우며 발로 차고도 남았다. 



 


별 거 아닌 인산데. 


그저 잘 자라는 말일 뿐인데. 


상투적이고 흔한 말을 주절댄 것뿐인데. 



 



 



 



 



 



 



 



 



 



 



 



 











[NCT/치타폰] 무인도에서 탭댄스를 32~35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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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진짜.. 제가 다 휴양지 가있고 그런 기분이네요.. 현실은 사방이 막힌 독서실 제 자리이지만... 우리 테니씨 됩게 많이 고민했구나.. 귀여워라... 테니씨 분위기도 잡고 막.. 응.. 좋아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 유루
5년 전
비회원221.25
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누가 제 광대좀 내려주세여...흑흑 세상사람들 모두모두가 작가님이 짱인걸 알면 좋겠어용...문달님 오늘두 넘 잘보구 가용♥ 문달님을 향한 저의 애정을 느끼셨다니 너무너무 행복해요 ㅠㅠㅠㅠ앞으로 더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기대하세요!!!(ノ*>∀<)ノ♡ 문달님께서 자주 미소지으시길 바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올게여 히히 지금까지 문달님 보면 우는 사람이었습니당♥...
5년 전
독자2
채리 인내심 정말..뭘해도 성공하겠다 저렇게 나긋하고 다정한 치타폰이 있으면 저는 심장이 남아나질 않을 거 같아요ㅜㅜ 문달님 저는 왜 이 글을 이제야 봤을가요 엉엉 완전 힐링글이예요O(≧▽≦)O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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