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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l조회 1229l 1

 

그때는 지금보다 더 더웠던 7월이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아이는 나에게 찾아와 안그래도 더웠던 나의 여름을 더 덥게, 아니 더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곧 있으면 방학이긴 한 데, 이 시점에 전학생이 왔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더 신경써주고. 김성규! 자기소개." 

 

김성규라는 그 아이의 첫인상은 여우같이 생겼다.분위기나 하는짓이 여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생긴게 여우처럼 생겼다.북극여우. 하얗고 눈이 쭉 찢어진게 빼도박도 못한 북극여우다. 한여름에 북극여우라니.이질적이다. 

"이름은 김성규고,잘 부탁합니다." 

자기소개는 간단하게 끝났다.선생님은 앞에 앉아있는 아이를 불러내 김성규가 앉게 될 책걸상을 가지러가셨고 김성규는 그런 선생님을 따라갔다.아마 교무실에 교과서를 가지러가나보다 싶었다. 

"야,남우현." 

"뭐." 

"저 새끼는 왜 하필이면 곧있으면 방학인데 전학을 온 거냐.존나 불쌍해." 

"뭐 우리가 상관할 일 아니지.지가 사정이 있으니 전학을 온 거 아니겠냐.근데 그게 왜 불쌍해." 

오지랖 넓은 이성열이 나에게 와서 저런 얘기를 했었다.생각해보니 왜 불쌍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전학오자마자 방학이면 학교를 못 나올테니 아이들이랑 친해지기도 어렵고 적응도 어려울테니 한 말이다.그 때의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김성규가 전학을 온지 3일 뒤 방학은 시작이 되었다.나는 보충수업을 신청하지않았고 김성규도 하지않았다.그때까지만 해도 김성규와 나는 접점이 없었다. 

그러다 김성규와 내가 친해지게 된 일이 있었다. 

그날은 내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슬리퍼를 직직 끌면서 편의점에 가던 길이었다. 

"....?" 

편의점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골목에 거지가 쭈구리고 앉아있었다.거지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뭔가 거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깨끗하고 멀쩡해보였다.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지나가려고했다.나는 거지에게 신경쓸만큼 오지랖넓은 인간이 아니니까.그런데 그 거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네...네?" 

나는 놀라서 멍청하게 말을 더듬었다.근데 거지가 아니었다.김성규가 골목에 쭈구려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왜 계속 나 쳐다보냐." 

"어..어...그래...미안." 

"근데 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김성규는 너무 당당했다.고딩이 담배피는 주제에 저리 당당하다니.뻔뻔하다.그리고 생각해보니 내가 왜 당황해서 이러는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같은 학교잖아.근데 너 담배피는거냐?" 

"뭐?" 

김성규는 그제서야 담배피다 걸린 고딩같은 표정을 해보였다. 

"고딩이 담배도 피네.까졌네,김성규?김성규 맞지?" 

"어....이건..." 

"변명할 필요없어.뭐 담배 필 수도 있는거지." 

김성규는 당황했는지 귀까지 빨개졌다.북극여우가 붉은여우가 된 것 같았다.뭔가 더 놀리고 싶어졌다. 

"근데 왜 여기서 쭈구리고 담배를 피고 앉아있냐.거지인 줄 알았는데." 

"거지?" 

"아니,뭐... 멀리서 보면 좀 그렇게 보여." 

"하...그래." 

김성규는 담배꽁초를 비벼서 끄고 일어났다. 

"근데 지금 니 꼬라지도 존나 거지같아.거지야." 

"내 꼬라지?" 

김성규가 거지같다고 한 내 꼬라지는 머리는 감지않아 새집이 눌러앉아있었고 티는 어제 먹다흘린 라면국물이 묻어있었다.그러고보니 세수도 귀찮아서 안 했다. 

김성규가 거지같다고 할 만 하다. 

"......아아..." 

"뭐 됐고,너는 뭐냐." 

"뭐가." 

"너는 뭐냐고.이름." 

내 이름?그러고보니 김성규는 전학온지 3일만에 방학을 해 버려서 같은 반 아이들의 이름도 모를것이다. 

"남우현." 

"남우현?" 

그러고선 김성규는 남우현.남우현... 이러면서 내 이름을 중얼거렸다.그 때 김성규가 내 이름을 외우려고 했던걸까? 

"남우현.그래,너 시간 있냐." 

"시간?시간이야 뭐 많지.거지같은 꼬라지를 봐.바빠보이냐." 

내 입으로 거지같다고하니 뭔가 그랬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소리가 나왔다. 

 

"그럼 나랑 좀 놀아줘라." 

 

"어?" 

 

"내가 지금 너무 심심하니까 좀 놀아달라고.뜬금없냐?" 

 

정말 뜬금없다. 

 

하지만 나도 할 일이 없었고 심심했기 때문에 김성규와 노는 것을 선택했다.논다고 하니 뭔가 초딩들이 놀이터에서 노는것같다. 

김성규와 나는 일단 배가 고팠기 때문에 뭔가 먹어야했다. 

"야.너네 집 어디냐.배고프다." 

"넌 왜이렇게 뻔뻔하냐.배고픈데 왜 우리집으로 가." 

"니네집가서 라면좀끓여봐." 

아까 담배피는걸 맨 처음 들켰을때도 뻔뻔스럽게 굴더니 아주 철면피다.딱히 먹고싶은것도 없었고 돈도 많지않았기 때문에 일단 내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근데 부모님 계시냐?" 

"아니.나 자취하는데." 

"좋네.눈치 안 봐도 되고." 

뭘까.정말이지 갈수록 뻔뻔해진다.아까는 붉은여우더니 다시 북극여우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라면을 먹고 널브러져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몇번 보지도 못한 애랑 이러고 있으니 아이러니했다.김성규의 친화력이 굉장한걸까.마치 한 10년은 알고지낸것 같이 김성규는 편안해보인다.역시 뻔뻔하다. 

그때 김성규가 입을 열었다. 

"야.나 사실 아까 담배...처음 펴본거야." 

"뭐?" 

"처음 펴봤다고.그냥 궁금해서 펴봤던거야." 

변명하는건가?계속 신경쓰고 있었던걸까.좀 귀엽다. 

 

"변명하냐?걱정하지마.안 꼰질러." 

"아니 진짜 처음 펴봤다고..." 

 

다시 붉은여우가 되었다.처음에는 뻔뻔해서 어이가 없었는데 갈수록 귀여워진다. 

 

 

 

그렇게 김성규와 친해지고 나의 여름방학은 김성규와 함께 보냈던 것 같다.그날 이후로 심심하면 김성규를 불러내 라면을 끓여먹거나 공원에 가서 돗자리를 피고 누웠다.햇볕이 뜨거웠지만 멍하니 시간보내고 하기에는 딱이었다. 

 

"야.더운데 카페들어가서 빙수나 먹자." 

 

"왜.아까 아이스크림 먹었잖아.그냥 누워." 

 

"덥잖아.이 더운날씨에 돗자리피고 누워있는 미친놈은 너밖에 없을거다." 

 

"아,여기 그늘이잖아." 

 

"그래도 덥다고.그늘이면 다 시원하냐." 

 

김성규가 히스테리를 부리는바람에 결국 돗자리를 접어 넣고 카페로갔다. 

 

"녹차빙수 하나 주세요." 

 

"아,싫어.딸기빙수 주세요." 

 

"후...그래.딸기빙수로 주세요." 

 

김성규는 고집이 세다.항상 내가 하는것에는 꼭 딴지를 거는것 같기도하다. 

"맛있냐." 

"어.맛있어." 

김성규는 아이같이 웃으면서 답했다.그순간 김성규에 대한 애정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물론 친구로서.그때는 그런줄 알았다. 

 

 

 

 

 

약 30일간의 방학이 끝났다. 

 

김성규는 학교에 가서도 적응을 잘 했다. 아무래도 친화력이 겁나 좋은 것 같다.아이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보니 다행이었다.어디가서 싸가지없게 굴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는데. 

 

그렇게 잘 지내던 김성규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김성규!담임이 부른다." 

"담임이?알았어." 

"담임이 왜 김성규를 불러?너 뭐 잘못했냐?" 

"몰라.뭐 할 말이 있겠지." 

그냥 뭔가 불안했다.인간의 감이었을까. 뭔가 나쁜일이 일어날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감은 맞았다.나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더니.나의 북극여우는 총에 맞았다. 

 

"흐....흣...읏.." 

"후....씨발....남자 새끼가 존나 계집년같네." 

담임에게 불려가기는 무슨.학교에서도 포기한 쓰레기놈들이 김성규를 며칠전부터 자꾸 보고있는게 이상했다.그 쓰레기들은 김성규를 아래로 아래로 떨어뜨렸다. 

 

 

나는 김성규를 보고만 있어야했다. 

 

 

 

도대체 왜....? 

 

 

 

나는 그때의 나를 너무나 혐오한다. 

 

 

 

지금까지도. 

 

 

 

그 일이 있고나서 김성규는 자취를 감추었다.들려오는 소문으로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했다.  

생각해보니 김성규의 집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김성규는 자신의 집을 알려주려고 하지않았다.내집은 자기집처럼 드나들었으면서. 

 

도대체 왜....? 

 

그렇게 북극여우는 사라졌다. 

 

 

 

 

그리고 약 5년이 지난 지금. 

 

북극여우를 발견했다. 

나와 같은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줄은 지금에서야 알았다. 

다가갈 수 없었다.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그 때 김성규를 보고만 있었다는것에대한. 

하지만 김성규는 나를 알아보았다. 

"남우현...?" 

미칠 것 같다.어떡하지. 

"남우현.남우현 맞잖아." 

김성규는 맨처음 나의 이름을 알려주었을때처럼 남우현,남우현.중얼거리면 나를 쳐다보았다. 

"남우현.....씨...아니세요?" 

"......" 

모른척 할 수 없다.저 아이를 어떻게 무시한단 말인가. 

"맞아.김성규.김성규 씨 맞죠." 

북극여우는 총에 맞고 살았다.상처는 아물었을까. 

"성규야." 

"...." 

"괜찮아?잘 지냈어?" 

김성규도 막상 말을 꺼내려니 어색했던 걸까.내가 되려말을 거니 대꾸가 없다. 

"김성규?" 

"어...어.나는...잘 지냈을거야." 

애매하다.잘 지내지 못했던걸까. 

"나는....보고싶었어." 

"어?" 

"너가 보고싶었어." 

갑자기 내가 왜 이러지.김성규의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하려니 속마음이 그냥 막 나온다. 

"성규야." 

"....." 

"미안해.좋아해." 

5년이 짧은시간이 아니다.나는 그 짧지만 긴 세월속에서 맹세코 김성규의 존재를 잊은 적 없다.김성규는 2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때의 여름은 김성규덕분에 매우 뜨거운 여름이었기에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나도 좋아해.보고싶었어." 

"미안해....미안해....." 

김성규가 그런 말을 하니 죄책감은 증폭이 된다.어떡하지 정말. 

"우현아." 

"미안해...." 

"우현아.나는 괜찮아." 

그 아이는 아이같이 웃었다.그때 딸기빙수를 먹으며 지었던 그 때처럼. 

 

나는 아직도 김성규와 처음 만난 그 여름날을 잊지못한다.김성규가 옆에 있다고해도 김성규가 그리울 것이다.어느 여름날도 그리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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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1.161
그때는다시돌아오지않겠지만둘이서이제는행복했으면좋겠어요..!특히성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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