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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키쫑] 위험한 형제 19 | 인스티즈

하루나님꼐서 주신 한개밖에 계정이 남지않은 표지에요.ㅠㅠㅠ

위험한 형제

written by 화련

 

 

*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착오였다. 잊을 수 있는 사람과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별개인 것 이였다. 대상이 누군가가 됐던, 그건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사실 기범이라서 더 미련을 갖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해가 지날수록 더욱더 기범이 그리워졌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에, 종현은 자기자신에 대한 다짐들이 작심삼일에 불과 했다는 것 에 더욱더 실망이 컸다. 하루는 초조하게 또 하루는 느슨하게, 그렇게 마음이 한 곳에 모아지지 못한 채 매일이 변덕스러웠다.


꼭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아씨! 과제 졸라 많아.”

“이제 졸업반인 새끼가 궁상맞게. 이제 익숙하지 않냐?”

“이진기, 넌 졸업하면 어디 졸업할 곳은 있냐?”



아뿔싸, 말할 대상이 이진기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말았다. 또 잘난 척을 한바탕 들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럼. 난 서울대수석이라서. 대기업도 레드카펫 깔고 졸업하기만 기다리고 있단 말씀이야.”



재수 없는 새끼. 넌 왜 엄마친구아들도 아니고 그냥 친구인 주제에 못하는 게 없냐. 누구는 한양대 들어갔다고 집안에서 경사 났다고 하기에, 사실은 지방캠퍼스야 하고 말했다가 얻어맞았는데, 내 친구라는 새끼는 고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으로 고등학교 졸업에 수시로도 완벽, 정시로도 완벽이라니 짜증이 안날 수 가 없다.



“그렇게 잘 났으면 네가 커피 값 내세요.”

“무슨 소리야. 나한테 잘 보이려면 너가 한턱 쏴야지.”

"꺼져."

“여기서 내가 꺼지면 남은 네가 계산해야 되는 거 알지?”

“그럼 그냥 여기 있던가!”



논리적인 진기의 말에 종현은 빼도 박도 못하고 허를 찔리고 말았다. 이래서 공부 잘하는 녀석들은 무서운 거다. 틈이 없다.



“있던가? 그럼 나 이대로 간다.”

“............있어주세요..씨발. 못된 이진기.”



이진기가 해맑게 웃었다.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종현이 소심하게 주먹을 쥐었지만 그것도 허사다. 때리지도 못하고. 뭐 다 애들 장난 같은 거니까.



“아, 김종현 완전 귀여워. 애같아. 완전 초딩”

“흥. 이렇게 골려먹는 넌 유딩이냐?”

“너 서울대 가는 유딩 봤냐?”

“.......”

“못 봤지? 요즘 초딩들은 한양대쯤은 우습게 여긴다 이거야.”

“못됐어.”



졸라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신 진기의 말에 종현은 고개를 절래 저었다. 저 녀석은 당최 이길 수가 없다. 게다가 무슨 말만하면 꼭 나오는 저 고놈의 서울대 좀 어떻게 처치를 해야 되는데..



“이제 졸업하면 이진긴 좋겠네. 갈 곳 있어서, 난 청년실업자로 거듭날까 두렵다.”

“.....풉. 내가 좀. 그래도 종현아, 열심히 해왔으니까 괜찮을 거야.”

“넌 내가 맨날 진지하게 말해야, 위로 해주지. 흥, 못됐어. 이진기”

“넌 왜 이렇게 귀여운 거냐.”

“..몸에 배인 걸 어떡해.”

“그래서 태민이가 힘든가보다.”



사뭇 진지해진 진기의 말에 종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 맞다. 태민이.. 힘들겠지 아마도. 그렇게 잘 해줬는데. 그냥 나와선 그 뒤로 한 번도 만나질 않았으니.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더라도 인사 한 번 못하고 무표정으로 지나치고.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 잊고 있었다. 진기는 그런 태민의 친 형이 였다. 내 소중한 친구이자, 태민의 형.



“미안. 진짜 미안.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어.”

“변명은.. 괜찮으니까. 지금 우리 집으로 같이 가자.”

“.........태민이 볼 면목이 없다.”

“아냐. 단순히 얼굴 한 번 보고 싶대. 잘 사는지 궁금하다고.”



잘 사냐고..? 글쎄 잘 사는 건가. 그냥 살면 사는 데로, 되면 되는 데로 살고 있다. 삶의 목표 같은 거 따위 생각해본 적 없다. 취직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마는 거고. 물론 돼야겠지만..



“못 살고 있는 거 뻔히 알면서 그러냐.”

“........그게 무슨 상관이냐. 너가 만족하면서 살면 행복한 삶이 되는 거지.”



...........만족?, 그런 건 오래 전에 사라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구지 따져 보자면, 만족을 느낄만한 대상이 사라졌다. 사랑.. 그래. 내 사랑이 사라졌다. 감정 없는 로봇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국제전화로 걸려오는 전화가 있으면 괜스레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가 없어서 벨소리가 여러 번 들린 후에서야 겨우 진정하고 받는다. 물론, 전화를 건 대상은 기범이가 아니었다. 실망 반. 으로 희망을 가져보곤 했는데.


어느새 년도로 따지자면 5년, 정확히 말하면 4년 6개월. 이젠 얼굴마저 가물가물 해지려고 한다. 사실 앨범도 있는데 펼치지를 못하겠다. 보자마자 눈물부터 날까봐. 약한 마음이 무너질까봐. 왜. 전화 한통도 없는 걸까. 기범아. 내가 잘 살고 있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 넌 잘 살고 있니..?



“.......난 만족이란 걸 근래 들어 느껴본 적 이 없는 거 같다.”

“..아직도 기범이 생각이냐.”

“어..”

“바보. 김종현 진짜 바보다.”



그러게 나 진짜 바본가 보다. 왜 이렇게 힘든 사랑 했을까. 결국 이렇게 꼬여버릴 것을, 혼자서 마음고생만 하는데 왜 아직도 포기를 못할까.


사실 포기 해보려고 애썼는데. 잊혀지지가 않더라, 하긴 유년기 때부터 봐왔던 기범이니까. 어쩌면 시간일까. 못난 시간이 이 사랑을 덮어주지도 못하고, 끝맺음을 내리지도 못하게 만드는 걸까. 언제쯤이면 이 불행한 사랑이 끝날까.



“.....기범이 얘기 그만하자.”

“어..”


너가 얘기 안 해줘도 지금 충분히 김기범 생각에 미치겠으니까. 그래 제발 그만하자. 이야기의 본론은 이게 아니니까. 잊자. 기범이가 내 옆에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자. 그래야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질 것 같다.



“그래. 태민이나 보러가자.”

“어...”

“커피 값은 내가 계산할게.”

“고마워.”



어색해. 진기는 태민의 형이기 이전에 내 오랜 벗이다. 겨우 몇 마디 때문에 서먹해진 것 같아서 자괴감이 들었다. 나랑 있으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 같다. 사소한 기분, 감정 모든 것이.


진기가 커피 값을 계산하고, 종현은 진기를 따라 나섰다. 대학교 졸업선물로 겨울방학 때 뽑았다는 차는 아직도 말짱하다. 이진기 성격에 벌써 흠집 하나쯤은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너무 깨끗한 차에 놀랐다.



“차 좋다.”

“그럼. 누구 차야. 주인 잘 만난 탓이지.”

“또. 또. 또!! 나왔다. 이진기 잘난 척.”



진짜 얜 칭찬을 못해주겠다. 그냥 넘기란 말이야. 왜 구지 계속 끌어내면서 잘난 척을 하는 건데!! 종현은 한 숨을 쉬며 보조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자동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뻗어 담배곽을 잡았다.



“담배 좀 필게. 괜찮지?”

“.....옆에서 피고 있으면 나도 피고 싶잖아.”

“안전운행 해주세요. 모범운전수 이진기님.”



이진기 또 좋텐다. 금세 방긋 웃는 진기에 허가 찔렀다. 얜 진짜 칭찬 없으면 못 사는 그런 종족인가?


창문을 열고선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담배가 달다. 오늘따라 정말 달다. 사실 카페에 있을 때부터 담배가 말리긴 했는데.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 흡연석에 앉지 못한 게 화근이 였나보다. 하나가 타들어감과 동시에 또 하나를 꺼내 들었다. 내 사랑의 그리움, 눈물. 숨을 내뱉을 때 담배연기로 빠져나가는 듯 한 느낌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기범아, 그런데 내 사랑은 뱉을 수가 없어.



*



진기의 집은 변함이 없다. 단순한 동창 치고는 많이 들린 편이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 치고는 적게 들린 편인 것 같다. 익숙한 인영이 보인다.



“태민이 군대 갔다 오니까 진짜 남자 다됐지?”

“어. 근데 태민이 대학교 어디 붙었었지?”

“이제 복학할껀데, 아직도 몰랐냐. 너랑 같은 학교잖아.”

“..............”



바보. 이태민. 설마 쫒아서 온 거 아니지? 정말 그런 거면, 나 진짜 너한테 미안해서 어떡하냐. 나 이제 마음 굳혔는데. 정말 기범이 하나만 기다리기로 마음 굳혔는데. 왜 또 사람 마음 아프게 만들어.



“그래...? 무슨 관데?”

“생활무용예술학과. 걔 고등학교 때부터 댄스 부였잖아.”

“아.. 그래서 그런 거구나.”

“응. 순전히 제 의지대로 간 거야. 성적도 아슬아슬했고 턱걸이였어.”

“풉.. 지방 캠을 턱걸이로 들어와..?”



귀엽다. 이태민 진짜 귀엽다. 어떻게 정들어버릴 거 같아. 귀엽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당돌한 녀석. 솔직히 말하면 한양대 지방 캠도 나 때문에 원서 넣었을 거 같아. 라고 착각하고 싶다. 그래, 지금 당장은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옆에 없으니까.



“형. 완전 나 무시하네?”

“.....어? 태민아.”

“그러는 형은 뭐. 넉넉하게 들어왔나.”

“그건 아니지만.”

“둘다 똑같은 것 끼리. 적어도 나 처럼 서울대..”


태민과 종현의 눈초리가 조금 매섭게 진기를 본다. 진기는 멋쩍게 웃으며. 그래 너네 잘났어. 하며 어색하게 웃는다. 고놈의 서울대. 어떻게 처리해버릴 좋은 수가 없을까. 태민과 종현은 서로 눈빛을 마주 받더니 진기를 방안에 가두었다.



“....헉 야!! 이것들아. 문 안 열어?”

“형. 우리 얘기마저 하죠.”

“풉.. 이태민 진짜 귀여워.”

“애 취급하지 마요. 나 이제 진짜 남자야.”



하긴 좀 더 남자다워 진거 같다. 날카로운 콧선은 곧 베일 듯 하고 큰 눈은 쌍꺼풀이 제법 짙어 남성적이다. 남자다운 도톰한 입술도 충분히 매력적이 였다. 누구라도 끌리는 매력적인 얼굴임이 틀림없었다.



“하긴, 우리 태민이가 좀 잘생기긴 했지.”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풉.”

“........보고 싶었어요.”



어느새 종현의 허리를 감싸 안은 태민 이였다. 종현은 당혹스러운 듯 떼어내려고 했지만 태민의 악력이 세서 그러지 못했다. 태민에게서 낯익은 향기가 났다.



“이거 놔.. 태민아. 이제 아니잖아.”



그래 넌 그저 내게 있어서, 내 친구의 동생이자, 내가 아끼는 소중한 동생에 불과해. 조금씩 흔들리긴 하지만, 너를 기범이와 대신할 수 는 없을 것 같다.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있어요.”



태민의 목소리가 떨린다. 절실한 그 목소리를 듣고서는 저항할 수가 없었다. 눈물부터 났다. 누가 이렇게 안아주는 게 얼마만이더라? 따스한 그 품에서 벗어나고 싶지가 않아서, 태민을 꼭 껴안았다.



“미안해.. 미안해.. 태민아.. 진짜 미안해...”

“울지마요.”



왜 항상 이런 식의 레퍼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태민에게 미안한 마음에 조금 더 잘해주고, 웃어주고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아니면 조금 더 냉정해져서 외면해버릴까. 했는데. 왜 아무것도 되질 않는 걸까..?



“형, 마음 이렇게 약해서 어떡해요.”

“................”

“그럼, 내가 형 두고 마음 놓고 갈 수가 없잖아요.”

“...............어디가..?”

“....나. 형 놓아주려고요. 형 아직도 기범 형 좋아하잖아요.”



.........바보. 진짜 착한 바보. 완벽한 우리 바보. 사랑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행복해줘. 제발. 나보다 너는 훨씬 잘생기고 멋지니까. 꼭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



“........걱정하지마요. 나 형이 생각하는 것 만큼 나약하지 않아요.”

“누가 널 나약하게 보겠냐.”

“쳇.. 저 이건 비밀인데요.”

“...........?”



사실 저 남자 생겼어요. 그것도 두 명이나. 아니 원래부터 있었긴 했는데. 형 때문에 잠깐 보류 해두고 있었죠. 근데 한 명을 막 고르려니까 오질 나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것도 잠시 보류.



“.........너 지금 두 명 사귀냐?”

“.......네. 윤호 형은 아시죠? 키 크고 잘 생겼다고 고1 F4로 소문났던 애.”

“아........최민호 였나?”

“네..”



못살아 진짜. 하긴 좀 잘났으니까. 두 명 사귀는 거 이태민이니까 봐준다. 진짜. 근데 정윤호 형도 바보고, 최민호도 바보네. 이태민한테 교묘하게 이용 당하고 있어.



“둘 다 너가 그러는 거 알아?”

“풉. 당연히 알죠.”

“........덤앤더머.”

“에이 성도 다르고 얼굴도 다르고 키도 다른데?”

“그래도 하는 짓은 순... 멍청이.”



종현은 조금 경박스럽게 웃었다. 그런 종현을 보고 태민도 마주 웃었다. 진짜 좋긴 좋구나,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우리 둘이 웃는 거. 정겨워.



“태민아, 고마워. 그리고..”



종현은 말없이 태민의 볼에 입을 촉하고 맞췄다. 이만 가볼게. 즐거웠어. 또 연락해야 돼. 이대로 간다고 쌩 까지 말고. 정말 좋은 사이로 지내자, 내 머릿속에서 이태민이 가장 멋진 남자로 남도록, 아. 아니다. 그래 김기범 다음으로 가장 멋진 남자해라.



“나 이만 가볼게. 보고 싶을 거야. 연락해. 폰 번호 그대로야.”

“......나도요. 근데 형징하다. 폰 번호 몇 년째 그거에요?”

“폰 번호. 019라서 아까워서 못 바꾸겠더라고.”

“귀여워.”



너보다 더 귀엽기야 하겠니. 종현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태민은 그에 화답하듯 종현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태민은 문을 닫고 길거리로 나섰다. 갈 곳도 없는데 조금 더 있다 올걸. 후회도 들었지만 집으로 가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씁쓸한 기분이 들어 괜스레 슬퍼졌다. 혼자라서 그런가 보다. 아깐 같이 말하던 태민이라도 있었지.



“아.. 배고파.”



아까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밖에 안 마셔서 그런지 입도 텁텁하고 먹은 게 없어서 그런지 배고프다. 출출한 탓에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자신에게도 느껴질 정도면.. 입 냄새 나겠다. 종현은 근처의 편의점에 들려 컵라면을 집어 들었다.



“850원이요.”

“네.”



종현은 지갑을 꺼내어 돈을 내었다. 만 원짜리로 컵라면 하나만 사기가 모해서, 던힐 레드요. 하고 외쳤다. 담배와 컵라면을 받아들고, 편의점 구석에서 끓는 물을 받고 컵라면이 익혀질 때 까지 기다렸다. 옆에 있는 통에서 나무젓가락을 꺼내들고서는 반으로 뜯었다.



“이런...”



나무젓가락이 짝짝이다. 그래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여서 참고 먹을 만한 것 같아서, 대충 먹기로 했다. 라면을 열었더니 조금 안 익은 듯 한 모양새였지만 배고픔에 그냥 휙휙 저었다.


정신없이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식신이라도 들린 듯 먹었다. 사실 그렇게 많이 먹는 타입도 아니고 오히려 안 먹는 축에 속하는 종현이 이렇게 먹는 탓은. 아침부터 먹은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작해야 마신 건 아메리카노와 물일 뿐.



“아, 맛있다.”

“맛있어요?”

“엄마야!!!”



종현은 먹던 라면을 고스란히 뱉을 뻔했다. 이게 누구야. 어머. 얘 키 더 컸어. 방긋 웃고 있는 녀석은 다름 아닌 최민호였다. 아까 계산할 땐 못 봤는데. 얘 하나도 안 변했잖아.



“.....너 뭐야.”

“알바 하는 거에요.”

“아니 그건 그렇고, 너 나 기억나?”

“네. 태민이가 좋아하던 형이잖아요.”



아 시끄러워. 창피하게. 큰 소리로 말하는 민호 덕분에 귀가 쩌렁쩌렁 울렸다. 알겠고요. 민호야.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형 맛있는 것좀.



“.....뭐에요 그 눈빛은.”

“너 알바 비에서 감불 하고 계산해. 형 배고파.”

“지금 컵라면 하나 먹었잖아요.”

“후식 사줘.”



민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래 젓더니 소시지 두 개와 음료수 하나를 집어 든다. 이거면 돼요 형? 응. 종현은 해맑게 웃었다.



“형 진짜 귀여워요. 태민이가 좋아할만 해요.”

“....무슨 소리야. 너도 귀여워.”



그래 귀엽긴 해. 나보다 키가 좀 크다는 게 흠이지만, 고마워. 종현은 애써 웃었다. 오랜만에 봤는데, 이렇게 헤어지니까 슬프다. 그렇게 많이 친하지도 않았는데. 왠지 미약하게 옛정이 느껴져서 발이 잘 안 떨어졌다. 그랬다. 김종현은 사소한 정에 약하고, 사랑에 약한 어쩌고 보면 여자보다도 더 여자 같은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




집으로 돌아오니 집안이 한적했다. 뭐 이상할 건 없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다. 또 일하시느라 바쁘신가보네. 이제 대학 졸업반이겠다. 돈 들어갈 일이 거의 없는데. 아직도 맞벌이라니.


그나저나 이상하다고 느껴질 만큼 늦은 시간이다. 요샌 일이 없다고 야근도 잘 안하시는데. 언제쯤 오시려는 걸까. 종현은 쇼파에 앉아서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리고 곧 쇼파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핸드폰이 지잉-거리는 단음을 여러 번 내며 울린다.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엄마.



“여보세요.”

「어. 종현이 집이니?」

“아, 네.”

「엄마, 금방 들어 갈 거야.」



금방 들어올 거면 왜 전화하셨어요. 라고 반박하려다가 무언가 들뜬 듯 한 어머니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듣고 있었다.



「엄마가 좋은 소식 알려줄까? 아니 어쩌면 나쁜 소식일 수도 있겠다.」

“네..? 뭔데요.”



어머니가 뜸을 들이신다. 낮게 한숨을 쉬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에게 묻는다. 내가 지금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놀래서는 안 돼. 보고 싶은 감정을 사랑으로 키워서도 안 돼고.


보고 싶은 감정을 사랑으로....?


종현의 눈이 커졌다.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다. 이 정도 말해주어도 대충 그 소식이 누군가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기범이.. 말하는 거야.」

“네...”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울면 안 되는데. 전화 받는 엄마가 우는 목소리를 듣는다면 또 다시 기범일 떼어놓을 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눈물을 꼬옥 참았다. 그 정도 아픔은 감수할 수 있었다. 다시 기범이를 못 보는 일은 있어서는, 아니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니까.



「기범이, 한국 왔어. 엄마가 마중 나왔어. 그래서 지금 택시 타고 집 가는 중」

“..아 그래요?”



덤덤하게 최대한 덤덤하게 마음을 숨겨야만 한다. 더 이상은 위험한 이 감정을 표출해서는 안 된다. 절실하다. 이렇게 사랑한다. 내 불쌍한 사랑이 닳고 닳도록 그렇게 너를 사랑한다. 기범아. 두 번 다시 너를 놓치지 않을 거야 기범아.



「응, 이제 논현동이야.」

“대치까진 금방이잖아요. 뭐.”



어. 맞아. 기다려, 금방 갈게. 기범이 진짜 키 많이 컸다. 이목구비도 좀 더 뚜렷해진 것 같아. 엄마가 보기엔 너희 둘 다 애기 같았는데 어느새 남자들이 다 됐네. 너희 둘 집에 같이 있으면 엄마 좀 설레겠다.



“농담하지마요 엄마, 진심 같아서 무서워.”

「진짜야. 아들, 엄마가 많이 아껴요.」

“회사에서 회식했어요? 술 마신 거 같은데?”

「........흥, 엄마가 오랜만에 장난 좀 걸었더니 그걸 또 안받아주고 못됐어.」



아, 긴장 풀어주려는 건가. 대화를 시도하려는 엄마의 말을 받아주니 정말 밑도 끝도 없었다. 그래도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게 어느정도의 효과는 있는 것 같았다. 엄마는 자상하다. 그리고 나잇대가 다른 동갑데인 친구들보다 종현의 부모님의 나이가 어렸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정도의 말에 센스가 갖추어져있었다.



“풉. 미안해요. 엄마.”

「마지못해서 받아주는 척.」

“아니에요. 진짜.”

「엄마 이미 삐졌어.」



아 정말, 이러기에요? 종현이 개구지게 웃자. 알겠어. 그만할게. 하고선 같이 따라 웃는다. 이게 모자간의 정이구나 싶었다. 수화기 건너편에서 만 사천팔백 원이요. 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 벌써 다 왔나?



「네, 여기요. 종현아, 엄마 다왔어 곧 들어갈게.」



근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 탄 거 치곤 요금이 조금 적다 싶다. 아마도 터미널까지 와서 탄 모양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종현은 ‘네’ 하고선 말하고선 핸드폰 폴더를 닫았다.


초조하다. 떨려서 주체할 수가 없다. 심호흡을 하며 가슴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숨을 깊게 마셨다. 진정해야 하는데, 보자마자 눈물부터 왈칵 쏟아질까봐 걱정이다.


터치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현관문이 열린다. 너무나도 익숙한 인영이 보인다. 종현은 본능적으로 다시 한 번 위험한 사랑의 끈을 부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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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편 하나 남았습니다. 후아.. 힘들다....ㅠㅠ뭐가 이렇게 힘드냐구요..제글 똥글이라 수정하느라.ㅋㅋㅋㅋㅋ

3년전 글의 갭이 느껴집니다.. 어우.. 지금쓰면 더 잘쓸수잇을거같은데.. 엎어서 다시쓰긴 느무 귀찮고..ㅠㅠㅠ

담 편에.. 파일 정리해서 텍파나눔가께요 사랑합니다.. 독자님들..ㅠㅠ 몇없지만.. 눈팅안하고 소중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ㅋ

나 화남.. 옛날에 썼던.. 호현 위험한남자..ㅋㅋㅋㅋㅋ 써놧던.. 메모프로그램 어디지 위키였나? 거기.. 계정 아예짤려서 다날렸어요.

블로그에 보니까 2편밖에 없음 ㅋㅋㅋ24화까지 써서 카페에 올렷엇는데..ㅠㅠㅠ... 그냥. .장편연재는 이걸로 끝하고.. 단편이나 쓰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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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기버마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화련
헐.. 기버마 ㅠㅠ ..참 빨리 재회.. 20편 막편으로 두고 쓴거라.. 어쩔수가 읎어여 ㅠㅠ
12년 전
독자2
헿 저는 빨리 재회할수록 좋아요ㅋㅋㅋㅋㅋㅋ
12년 전
화련
그건 저도 그래요... 더이상 쓸손이 없어요..ㅋ.ㅇ 이것도 앞부분 문맥 이상해서 조금 손대써요.. 원글에 손안댈려그랫는데
오타도 많곡ㅋ.ㅋㅋㅋ 역시.. 야자하고 와서 쓴글이라.. 졸면서 쓴게 분명해요 못써도 이렇게 못쓸수가.ㅋㅋ 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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