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준] 사랑했던 사람에게 (외전 사랑하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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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외전이니까 본편을 보시고 오시면 더욱 좋을거예요, 바로 이전편이니까 보고와주시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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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익숙해졌다.
아니, 네가 내게 주는 사랑이 익숙해졌다.
네가 항상 집에 있던것이 나는 당연하게 느껴져 역시나 네가 집에 있을것만 같아 오늘도 늦게 집으로 향했다.
너는 체한듯한 증상을 보였고 나는 그런 네가 걱정이 되어 무엇이라도 먹기를 바랬다.
날이 갈수록 너는 조금씩 야위어졌고 내가 억지로 너의 입에 넣어준 음식들을 너는 바로 구역질과 함께 뱉어내었다.
사실은 너의 맑고 희던 피부는 어느새 창백하다 못해 차가워지기까지 했는데 나는 그런 너에게 아무런 말조차 건네지 않았다.
항상 내가 일하던 병원에서 일을 하고있었을때였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일하다보니 아이들과 자주 만났었고 작은 여자아이가 보였다.
그 여자아이는 항상 내 진료실에 불쑥 찾아와 내 의자위에 앉아서 구경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내 액자 안에 있는 너의 사진을 보고 아이는 내게 물었어.
"세훈쌤, 여기 액자안에 있는 아저씨는 누구에요?"
"액자?"
한동안 보지 않았던 너와 나의 웃고있는 사진이 담겨있는 액자였다.
"아, 이 아저씨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야."
"그러면 이 아저씨랑 결혼했어요?"
아이는 순수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게 물어왔다.
결혼…사실은 하고는 싶었다.
너와의 김준면과의 결혼
오늘은 너와 내가 이렇게 만남을 가진지 벌써 4년째가 되어서 일찍 집에 들어가려했다.
여차저차해서 그나마 일찍 들어간 집에는 네가 없었다.
어디로 사라진지 알 수가 없어 너에게 전화와 갖은 메세지들을 남겼다.
전화를 걸때마다 너의 전화기는 꺼져있다는 소리만 나왔을뿐이었다.
결국 세 개의 음성메세지를 남겼다.
"김준면, 어디야 지금 왜 안들어와"
"빨리 들어와"
"마지막으로 얘기하는데 빨리들어와"
그리고 계속해서 하는 전화, 드디어 전화를 받았다라는 생각에 안심이되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했다.
"여보세요"
"전화 받은거 아는데 왜 말안해"
-"세훈아…"
"응, 준면아"
-"너는 나 한 번도 좋아한적이 없으니까…내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지…?"
"갑자기 그게 무슨소리야"
-"맞지, 그런거지? 너 나 좋아해준적 없잖아…"
"…그래서 지금 너 집나간거야?"
-"아니…나 너 이제 못봐, 그래서, 그래서…넌 나 없어도 잘 사니까, 다른여자 만나면서 잘 살거니까…내가 떠나주는거야…"
"됐고, 이따가 집에와서 얘기해."
-"나 너랑 같이 못 있는다고 몇 번을 얘기해야돼, 못 있는다고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들어?"
너와 같이 지내면서 나는 너에게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준적이 없었다.
그저 김준면, 그렇게 부를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너는 신경질적이게 큰소리를 내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
나는 늘 그랬던것처럼 다시 네게서 전화가 올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았더라.
너에게서 연락이 끊긴지 이틀정도가 지났고 나는 그저 네가 나에게 화가나 토라져있던거 뿐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환자들을 상대하면서 지쳐있을때 네 사진이 담겨있는 액자를 쳐다보았어.
그리고 네가 없이 아주 오랜시간들이 지났을거야, 그 아이가 오랜만에 내게 찾아왔어.
"세훈쌤"
아이가 평상시에 손에 항상 들고다니던 사탕이 오늘은 없었다.
내 쪽으로 다가와 아이는 이야기했다.
"나 오늘 여기 이 아저씨 봤어요, 나랑 막 닮은 옷입고 있었어."
순간 세상이 멈춰버린듯했다.
네가 이 병원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아저씨 어디에서 봤는데?"
"나 아까전에 1층에 갔다왔는데, 이 아저씨도 있었어!"
아이에게는 오늘은 같이 놀아주지 못하겠다고, 간호사언니들이랑 놀고있으라고 이야기한 이후에 나는 너를 찾으러 다녔다.
돌아다니다가 결국에 발걸음이 멈춘곳은 영안실로 들어가기전에 갈림길이었다.
왼쪽으로 더 들어가면 영안실이었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가게된다면 그쪽은 암말기 환자들이 생활하는 병동이었다.
어디로 가야 네가 있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방향을 틀자마자 보이는건 창백한 안색으로 침대위에 누워 영안실쪽으로 다가가고있었다.
그쪽으로 향하는 함께 향하는 의사한명을 붙잡고 물었다.
"뭐야…"
"그러는 그 쪽은 뭐하는거에요,"
"얘, 김준면 아니야…?"
"맞는데,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왜 지금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건데요?"
"왜, 왜 얘가 여기에서 이러고있는데…, 어째서…?"
"김준면 환자는 위암말기환자였고, 몇시간 전까지만해도 아주 아파하다가 죽었어요."
"위암말기환자였다고?말도안되는소리하지마…"
헛웃음을 치며 너의 담당의사에게 이야기했다.
"김준면이 죽어…?왜, 어째서…?왜… 나한테, 한마디 말도안해주고 혼자 아팠던건데…?"
한참을 너의 조금은 체온이 남아있는 시체앞에서 너의 손을 잡고 울었다.
아니, 정확히는 오열했다.
"아마 한시간도 안지났을거야, 이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사람한테 편지를 남겼을거야."
"편,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라고한게 유언같은데, 내가 이걸 보여줘도 되는지…"
보여달라고 내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해도 보여주지 않자, 결국에는 내가 그 의사의 손에 있는 너의 휴대전화를 잡아챘다.
"뭐, 여기까지는 내가 할 일이 끝난거같아서 말이야,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영안실이 어딘지는 알거니까 가는길은 네가 마중가."
떨리는 손으로 너의 전화기의 잠금화면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너의 생일을 넣어보았지만 아니었도 너의 전화번호 뒷자리를 넣어도 아니었다.
마지막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날을 넣어보자 방금까지만해도 굳게 잠겨있던 잠금화면이 거짓말처럼 풀렸다.
메모장과 음성녹음파일등을 다 뒤져보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않았다.
갤러리에 들어가보자 유일하게 남아있는 영상이 있었다.
간신히 그 영상을 누르자 영상이 천천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영상 속에는 네가 환자복을 입고 아주 많이 아파보이는 모습으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안녕, 내가 사랑했던 세훈아 너를 그렇게 내가 떠나버린건 지금에서야 말해주게 되는데 나 사실 위암말기래…"
-"너는 나 한번도 좋아해준적이 없으니까 그냥 떠나주기로 생각했어"
-"나 말고 다른여자 만나서 더 행복해야되는데, 오늘 어떤 아이를 만났어…"
-"네 이야기인거같더라, 네 책상위에 액자에 나를 닮은 사람이 있었다고 얘기해주더라."
-"사실 오늘이 내가 마지막인거같아서 너한테도 내가 마지막말을 남겨보려고해…이런다고 달라질건 없는데 말이야"
너의 마지막 말이 들리지 않을까봐 숨죽여서 너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사랑해, 세훈아"
너는 항상 그랬듯이 나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었다.
나는 그런 네게 한번도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준 적이 없다.
몇번이고 계속 반복해 영상을 보고있었다.
마지막부분만을 계속 반복했다.
이미 너는 내 곁을 떠나버렸다.
이제서야 나는 네가 처음으로 이야기한다.
어느새 차가워진 너의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했다.
이 말이 네게 전해지기를
"사랑해 준면아, 내가 너를 너무너무 사랑해…"
"다음 세상에서는 내가 다 아플테니까, 그냥, 그때도 내가 사랑하는사람으로 나타나줘야돼…"
"네가 지금처럼 이렇게 남자가 아니더라도, 내가 다 알아보고 사랑할게…"
2014년 어느날 김준면을 사랑하는 오세훈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