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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上


w. Harvey


 




 








 


나는, 사랑을 말 할 입을 잃었다. 


일말의 희망도 없게, 


그와 나 사이에 더러운 오물이 낄 틈조차 만들수 없게. 


 


 


이건 분명, 


헤어짐이 아니야…. 


 


그러니, 


당신도 헤어짐이라 생각치는 마.


 


 


 


 


 


 


 


 


 


차창 밖으로 쬐어 들어오는 찬란한 네온사인의 빛을 받아들이며 무거웠던 눈을 들어올렸다. 코를 찌르는 차체 안 특유의 향에 속이 미식거렸다. 덜컹거리는 창에 머리를 기대며 떨리는 재회를 기다리는 무더운 여름 날의 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이 날을 맞이 한 내가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당신은 알고 있을까. 


 


 


 


 


짐이라곤 단촐한 짐가방 하나 뿐인 서울 상경은 버스에서 힘겹게 내려놓은 맨 다리 하나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찝찝할 정도로 텁텁하고도 습한 공기에 미간을 검지로 쭉쭉 누르며 홀로 땅을 디딘 나는 내 등 뒤로 쏟아져나오는 사람들을 떠나보내며 초조한 마음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무겁게 내려앉은 사위는 섬 마을에서 올라온 시골 소년에겐 상당히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 어깨를 부대껴 오는 무심한 사람들의 표정들도, 여름의 후덥지근함도 서럽도록 낯설어서 괜시리 무거운 가방을 다잡으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는 나오지 않은 것일까? 내가 여기에 왔는데…. 무섭도록 길었던 외로움의 시간들을 거스르고 내가 왔는데. 


 


버스 안에서도 내내 붙이지 않았던 눈이 아리기 시작했다. 도톰한 눈살이 저릴때는 얼마 못 가 어린 막내의 천성으로 눈물이 차오르기 마련이었기에 얼른 얇은 손목으로 두 눈을 가렸다.


 


 


 


“태민아!”


 


 


 


몇 년이 흘러도 변함 없는 당신의 목소리를, 매번 매순간 그리워 했던 내가 여기에 왔노라고. 형아야- 그 몽글한 부름이 내 안을 꽉 메꿔놓았음을. 


 


당신의 옆을 지키고 있는 그녀와, 나에게 선한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이 알지 못하게. 나는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형아와 나는 전혀 각자의 부모님의 등 뒤로 숨어 마주 했다. 형아를 마주 했던 그 첫 날, 신기하리만큼 쿵쿵 뛰어대는 가슴은 낯선 사람과의 마주침이란 내 두려움까지도 우걱우걱 씹어먹었다. 동그란 눈과, 하얀 얼굴. 남자라고 하기엔 너무나 화려 했던 형아의 웃는 얼굴은 내 먹먹 했던 슬픔도 집어삼켰다. 형아야- 형아는 과연 어렸던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형아야, 형아야. 오로지 형아야 하나만을 불렀던 내 입술을 기억해줄까? 서로의 부모님을 잃고 부둥켜 울었던 그 날의 바닷가. 내가 살았고, 형이 머물렀던 그 곳에서 형아는 유려하고 미약한 웃음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었다. 그리고 이별. 깊고 깊은 이별. 다행일지 모른다. 우리가 아주 아주 일찍 만난 것은. 비록 보이지 않는 실로 꽉꽉 여며져, 형아는 이태민의형이 되었고 나는 그런 형아의 하나뿐인 동생으로 각인 되었지만, 그래도 아주 옅도록 어린 날에 만나서 내 뭉글한 발음으로 형아를 부를 수 있었다는 것이. 나와 같이 유약했던 형아의 상처에, 내가 아주 조금은 힘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여긴다. 


 


형의 약혼녀는 듣던 것보다 훨씬 더 미인이었고, 또 자상했다. 내 늦된 입으로 '형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형의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내내 내게 상냥한 어투로 말을 붙여주며 웃어주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어색하게나마 입술을 틀어올려 고개를 끄덕이면, 조수석에 앉아 있던 형도 함께 웃었고. 이게 바로 내가 되찾은 행복이라고… 그렇게 생각 했다. 


 


 


 


“하하. 집이 많이 좁지? 미안해, 태민아.”




절레절레-


 


“대신 오랜만에 태민이랑 마주보고 잘 수 있겠네, 좋지?”




끄덕끄덕-

 



“자, 이리 누워. 한 번 안아보자.”


 


 


 


이불을 곱게 펴놓은 형은 좁은 단칸방을 휘휘 둘러보며 멋적은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다 괜찮다고. 형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해주었을텐데. 좋지? 라며 동의를 구하는 형아에게 고개만 끄덕여주며 냉큼 옆에 달라붙었다. 언제나처럼 너른 품으로 나를 안아주던 넓다란 가슴이 그대로라서 당장이라도 잠이 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정수리로 불어오는 쌕쌕대는 형의 뜨거운 입김도 좋고, 이렇게 형이랑 나란히 누워 눈을 꼭 감은 순간도 좋고. 뭐 하나 빼놓을 수 없게 다 좋아서 저절로 입꼬리가 말아올라갔다. 


 


이진기, 이진기…. 


쿵쾅쿵쾅 뛰어대는 가슴이 형아에게 들키지 않도록 오른손으로 가슴을 죄며, 그렇게 그렇게 잠이 들때까지. 


외곬의 가슴이 잠들때까지. 


 


 


 


 


 


 


 


 


 


 


형아가 알아채지 못하게 꽁꽁 여미어둔 비밀은 지금 이 두근거림의 감정 외에도 수없이 많아서 아주 이따금씩 형아를 마주하는 것이 버거울 때가 있다. 맨 처음, 형아와 나를 이어주던 '부모'라는 매개체가 사라졌을 때, 달아나듯 갑갑한 섬마을을 떠났던 형. 어렸던 나였지만 형아를 아주 많이 좋아했으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를 둘러 싼 습한 테두리를 벗어나 더 높이 날고자 했던 형아는 과거로만 빙빙 돌게 만드는 연약한 내 존재의 손을 놓았다. 웃으며 이별을 고했던 우리는 그 자리에서 끝을 예고 했지만, 형을 싣고 항해를 하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들던 나는 사실 극심한 고통을 앓았다. 심장이 아프다 못 해서 텅텅 비고, 그 구멍난 자리에 찬 바람만 불어대서 결국에는 열병을 얻고 만 것이다. 


 


몇 일, 아니 헤아릴 수 없는 날들을 시달렸다. 눈을 뜰 수 없을 만치 열에 들떴던 내 퍼석한 입이 마지막으로 부르짖은 것은 다름 아닌 형아의 이름이었다. 성대가 탁 해지고 목구멍이 짓물러갈 때까지 보이지 않는, 닿지 않는 형아의 이름을 내내 불렀다. 나지막이 대답해주는 형아의 목소리를 기대할 순 없었지만, 형아의 이름을 부르는 그 순간만큼은 적어도 따뜻했다.


 


그래도 나는 행복 했다. 사랑에 지치고 아팠던 나였기에 좋았다. 그 상대가 형아라면 더 더욱. 살고 죽는 짧은 시점에서, 나는 적어도 한 사람을 시달리도록 사랑해 봤으니까. 되돌아보기엔 아름다운 추억을 한아름 떠 안은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태민아, 어때? 입 맛에는 맞아?”




끄덕끄덕


 


“형이 좋아할까?”




.....


 


“아아- 말 해두는데 나 절대 우리 태민이 시험 상대로 생각하는 거 아니다? 따지고 들면 진기씨 보다는 이렇게 귀엽고 파릇파릇한 태민이가 더 좋지. 그러니까 오해 하면 안 돼?”


 


 


 


식탁에 앉아 다리를 통통 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와 있으면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형아와 비교해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여자라고 생각 한다. 그녀는 상당이 싹싹하고, 여성스러운 면도 다분해서 거의 대부분을 집에만 있는 나까지 챙기려 들때가 많은데 귀찮기보다는 오히려 반갑고 좋았다. 더 솔직해지자면 말이 없는 나를 대신해 이런 저런 얘기를 꺼내는 그녀의 태도가 좋았다. 대부분은 형아와의 일화였는데, 내가 알지 못 했던 형의 지난 날들을 전해들을 수 있어서 기뻤다. 바른 말로, 형은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웃음은 많았지만 시끄럽게 떠들기보다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창 밖을 내다보며 공상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질 않았다. 


 


그녀가 이른 아침부터 부랴부랴 챙겨온 샌드위치의 맛은 상당히 좋았다. 섬에선 그리 흔한 음식이 아니라 더 신이 났던 것 같다. 물론 할머니와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밥상다운 밥상을 얻어 먹으며 살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선 엄마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형아도 그녀의 그런 면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왜? 왜 더 먹질 않고?”


 


- 학 교 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내가 데려다 줄까?”


 


 


 


그녀는 손이 큰 편이라 샌드위치 역시 한참이나 많이 남았지만 더부룩한 배를 통통 두들기며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올려다보는 그녀에게 입모양으로 벙긋거리자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두어번 주억거리고는 따라 일어서려는 것을 제지 했다. 그녀는 마주 웃으며 알겠다며 고운 목소리로 내게 인사를 한다. 


 


 


 


- 다 녀 올 게 요. 


 


 


 


형아가 학창 시절 타고 다녔다던 낡은 자전거 위에 올라탔다. 말이야 낡았다고는 하나, 페인트 칠도 새로 해주고 녹슬은 부품도 갈아주어서 새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슬쩍 고개를 숙이고는 페달을 힘차게 밟아나갔다. 주르륵 미끄러져 나가는 바퀴에 귀 옆으로 여름 치고는 꽤 선선한 바람이 스쳐지나간다.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이었다. 


 


 


 


 



 


 


 


 


내가 지닌 사람은 한 없이 소박해서 곁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그녀를 향한 형의 시선, 그 깊이를 알아도. 온전히 형을 가질 수 없다는 현실에 부딪혀도 웃을 수 있던 건 다 그 이유에서였다. 나는 남자다. 형과 같은 이씨 성을 지닌 남자. 그래서 나는 감히 형이 정상적인 궤도를 밟아가기를 바란다. 형과 그녀를 닮은 예쁜 조카를 성심을 다해 보살펴 줄 수도 있고, 형아의 결혼식 한 켠에 서서 진심 어린 박수를 칠 수도 있다. 다만, 내 얼어붙은 입으로 축하의 말을 전할 수 없다는 게, 형아가 그렇게나 기다리는 내 목소리가 허공으로 뻗쳐나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꽁꽁 숨어버린 내 목소리는 형을 향해 매달릴수도, 그렇다고 행복을 빌어주며 웃으며 퇴장할수도 없게 소극적이었다. 그래서 슬펐다. 형과 그녀가 두 손을 꼬옥 맞잡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게 점차 익숙해져 간다는게, 무덤덤해져 간다는게 오히려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치명타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나는 스스로 힘겨워 하고 있던 것이다. 


 


장마가 시작 됐다. 일기 예보가 어느 정도 딱딱 들어맞는 우기가 몰려왔다. 아스팔트 위를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땀냄새를 맡으며, 나는 현관 앞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런 면에선 한 없이 무심 했다. 비가 이토록이나 우수수 떨어지는데, 제 우산 하나 챙겨가지 않은 단순함. 피식 웃음이 났다. 


 


사실은 무서웠던 건지도 모른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방 안에서, 홀로 그를 기다린다는 것은. 더군다나 오소소 소름이 돋도록 체감 온도가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았던가. 우산 밖으로 삐져나간 팔뚝에 맺힌 물방울들이 조금씩 체온을 앗아가는 걸 느끼며 그가 항상 뚜벅 뚜벅 발소리를 울려 걸어오던 언덕 어귀를 내려다 보았다. 


 


 


 


- ……!


 


 


 


어째서 몸을 숨긴 건지 스스로가 이해되질 않는다. 전봇대 뒤에 가려진 처량한 몸뚱이가 그대로 빗물에 젖어들어간다. 빼꼼히 내밀어진 두 눈알은 진동에 못이겨 또 다른 물기를 자아냈고, 그 시야 안에서의 두 남녀는. 안 돼. 그러지마, 형아야. 


 


맞닿은 입술이 선명하게 보였다. 목소리를 잃은 것처럼 두 눈을 잃고 싶어지도록 확연하게. 빗소리에 가라앉은 진득한 소음마저 징그러웠고 경멸스러웠다. 형아야…. 형아야아….


 


 


 


- 타악, 


 


 


 


땅으로 내리꽂힌 부러진 우산을 돌아볼 겨를따위도 없이 내달렸다. 형과 그녀가 서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끝없이. 못되먹은, 욕심 많은 형아의 동생은 그렇게 숨고자 했다. 


 


 


 


 


 


 


 


 


 


- 하아, 하아


 


 


 


타인의 귓바퀴에 들리지 않을 나지막한 숨소리가 울렸다. 쉑쉑 긁히는 울음소리가 목을 타고 기어올라서,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기다랗고 하얀 내 목을 벅벅 긁고 있었다. 이런 거 싫어. 형아야, 나 아파. 아파 형…. 


 


또박 또박. 그녀의 질문에 웃으며 답하던 내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사실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고, 그녀를 썩 좋아하지도 않아했었다. 가식적이다. 음흉한 거짓을 나는 지금껏 그들에게 뱉어온 것이었다. 순수하지도, 순박하지도 않은 지금의 내 손모가지를 내려다봤다. 왜 이렇게 되버렸을까. 형아야. 형아가 예뻐하던 나는 어디로 간 걸까. 다 모순이었고, 기만이었어. 형이 누나 옆에 있는거 전혀 기쁘지 않아. 몇 번이고 속이 타들어가고, 몇 번이고 형이 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 형아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는 거, 껴안고 입을 맞추는 거 싫어. 미안해. 이렇게 못된 동생이어서.


 


 


 


“태민아!!!!!!”


 


 


 


빗물에 얼굴이 젖고 시야도 뿌옇게 변질되어갈 즈음에, 뇌리에 내리 꽂히는 목소리가 있었다. 저절로 들어올려지는 턱 끝에는. 형아….


 


 


 


“여기서 뭘 하는 거야! 그렇게 가버리면… 가버리면 어쩌라는 거야 대체….”


 


 


 


볼품 없이 등을 구부려 앉아 있던 나를 성급히 일으키는 형의 손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챘을 땐 이미 내 가냘픈 몸뚱이는 형의 품 속에 안착한 후였다. 나처럼 온 몸에 얇은 옷이 들러붙었을만큼 흠뻑 젖은 채로 내 머리를 쓰다듬는 형은 분명 떨고 있었다. 지금껏 서럽게 울었던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여기에 있는거야…. 춥지 않아?”


 


 


 


무슨 대답이던 듣고 싶다는 어투로 조급하게 물음을 던지는 형에게 괜시리 오기가 부리고 싶어졌다. 입을 꾹 다물고 고개도 짤래짤래 흔들지 않은 채 그대로 형아의 넓직한 어깨에 고개를 묻어버리자, 얼음마냥 꽝- 하고 얼어버린 형아가 잘게 숨을 뱉어내는게 느껴졌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도 조금 더 불안정해 졌다 싶어 고개를 치켜들려 했지만, 이내 다시 내 머리를 강하게 끌어 안으며 정수리에 제 턱을 대고는 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지금은 나한테서 벗어나지 마, 태민아.”


 


 


 


물기. 형아가 잔뜩 머금고 있는 것은 분명 물기. 행복하다는 생각은 추어도 들지 못하게 추욱 늘어진 목소리. 내가 가질 수 없는 또 다른 하나. 범할 수 없는 그것으로 내 발목을 붙잡았다. 차마 벗어날수 없게. 


 


 


 


“형, 결혼 해.”


- ……!!!!!!!!!!!


“내 말 들어, 태민아!! 태민아…. 듣기만 해줘.”


 


 


 


가슴을 후벼파는 것으로도 모자로 내 목을 비트는 그 말 하나에 발버둥 치는 나를 안심 시키려는 것인지 등허리를 살살 쓰다듬는 형의 손짓이 상당히 지쳐있었다. 충격과 분노, 그리고 나른함에 뒤섞여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인 나는 퐁퐁 쏟아내는 형아의 눈물이 빗물과 함께 내 어깨를 적시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후에야 버둥대던 몸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호흡이 가빴다. 울고 있는 형보다, 지금의 내 숨이 더 가빴다. 복잡하다. 내가 끼어들 수 없는 '결혼'이라는 고리에 내 피부가 할퀴어졌다. 


 


 


 


“내가 결혼을 해도… 너를 놔주지 않을거야. 네 목소리가 다 나을때까지, 네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때까지 내 옆에 둘거야. 지금은 안 돼. 내가 결혼을 한다해도 언제나 내게 우선은 너이듯이, 태민이 너한테 우선이 나라는 것도 알아. 형한테 실망해도 좋아. 그런데 태민아…. 나는 네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허울 좋은 변명일 뿐이다. 언젠가 형에게 우선은,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녀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걸 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해. 누구를 바라보고, 누구에게 기대지. 형아는 내가 알던 형이 아니었다. 이기적이고, 악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벌어진 상처를 곧이 곧대로 머금고, 그렇게 형의 곁에서 살아가라고. 숨을 쉬되, 쉬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견뎌내라고 강요한다. 형아를 닮은 아가를 안아들고, 다정한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아?!!!! 목 안으로 비명 소리가 울렸다. 더 거세게 발버둥 치는 내 행동에 놀란 것인지 형은 냉큼 내 허리를 끌어안았다. 단단한 어깨를 내려치는 손이 아팠다. 내 마음처럼 쓰리고 아파서 차라리 지금 이대로 모조리 뭉개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 


 


 


 


“너한테…!!!”


 


-…….


 


“모든 걸 되돌려줄거야…. 네가 잃은 목소리도, 가족도…. 모두 다.”


 


-…….


 


“다신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태민아….”


 


 


 


형아. 나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어. 


오로지 형만. 


형아만 있어주면 됐는데….


 


지금 어디에 있어…?


 


 


 



 


 


 


 


 


형의 결혼식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어 갔다. 뭐가 그리 급한지 나는 알지 못했다. 그냥 그들이 움직이는대로 따라 움직였을 뿐이지 사실상 하는 것도 없었고, 그리 흥미롭지도 않았다.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한다면 분명 못된 놈이라 손가락질 받겠지만 내 마음은 그랬다. 형의 결혼이 달가울리가 없다. 나는 인정 해 갔다. 차근차근 벽돌을 쌓듯이. 슬픔으로 풀을 칠하고, 절망으로 덧칠 해놓은 내 담벼락 건너엔 형과 그녀가 있었다. 형은 우리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내가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 상상을 하고 있는지 형이 알게 된다면 경멸할 것이다. 그만큼 나는 퇴폐적인 상상을 품고 살아간다. 


 


나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었던 건 형의 약속 아닌 약속. 날 놓지 않겠다던 그 말. 그 말 하나. 그러나 내 지친 사랑은 이미 오래 전에 버림 받았다고, 원망 어린 목소리로 형을 아프게 하진 않을 것이다. 그저 이렇게. 아파도 곁에.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 형아야….


 


 


 


뻐끔거리는 입모양으로 깊게 잠 든 형아를 불렀다. 잠 잘때 모습은 천상 아기처럼 순하고 유들유들한 사람이였다. 그에 반해 손 마디 마디마다 빽빽히 베긴 굳은 살들. 조심스레 형의 손을 들어 뺨에 부벼보면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웃음이 있었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형아야. 내려다 보이는 형의 속눈썹을 톡톡 건드려보고 싶은 충동을 마른 침과 함께 힘겹게 삼켜내며, 아주 작게.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공명음처럼 내 머릿 속에서만 울리는 낯선 목소리. 몰락해버린 시선으로 닿는 형의 입술. 그리고 드러나는 내 추악한 본성. 뼛 속까지 찌릿찌릿 해지는 충동에 조금씩 수그려지는 허리가 있었다. 


 


가까워지면 질수록 짙어지는 형아의 숨냄새. 가져보고 싶었던, 쥐고 싶었던 형의 일부를 탐하고 있었다. 동시에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이 행여나 형아의 뜨뜻한 볼에 떨구어질까, 틈틈히 눈가를 문지르기도 했다. 한 번만, 형아야. 다음은 없어. 딱 한 번만…. 더이상 욕심 부리지 않을게. 형아. 나 미워하지 마. 


 


 


 


- 투욱, 


 


 


 


“……!!!!!!”


 


 


 


팽창된 공기 속에 낯선 이가 들어섰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늦은 후였다. 짓무른 입술을 희롱하는 그녀의 날 선 시선이 나와 내 형. 이태민과 이진기를 힐난하고 있다. 검은 봉지 밖으로 굴러나온 붉은 방울토마토들이 형의 검은 머리카락으로 안착했다. 형의 입술과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뻐끔이는 내 입술은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뻣뻣하게 굳은 팔꿈치가 들어올려질리 없는 얄팍하고도 숨 막히는 시간들. 오가는 시선에 오금이 저렸다. 아, 그녀는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타앙!!!!!


 


 


 


가녀린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는 나를 매섭게 흘겨본 후 그렇게 돌아서버렸다. 아아…. 마른 세수를 하던 나는 찌를듯한 소음에도 눈을 뜨지 못하는 형을 한 번 더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내가 너무나도 어긋난 짓을 해버렸다는 걸 알았다. 해서는 안 될 일. 있어서도 안 될 일을 형이 잠든 이 시간에 저지르려 했던 것이다. 번뜩이며 동공이 늘어난 순간, 기계처럼 몸을 일으켜 달렸다. 나의 행복. 나의 형아. 망칠수는 없었다. 


 


바쁘게 굴려지는 다리는 몇 번이고 제 힘을 잃어 풀리고 말았다. 땅을 구르다시피 기고, 다시 팔을 짚어 일어서기를 수차례. 구두가 벗겨진 것도 모르고 절뚝이며 달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숨이 막힌다. 모든 걸 가진 그녀의 뒷모습은 지쳐보였다. 찌덕. 믿음이 어긋나는 소리가 귀를 울렸다. 


 


 


 


“놔!!!!!! 이거 안 놔?!!!!!!”


 


 


 


제 어깨를 짚어오는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사적으로 몸을 비트는 그녀의 팔목을 붙들고 애원하듯 늘어졌다. 싫다.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내 성대가 싫다. 아무런 변명도 못하는, 형을 변호해주지 못하는 이 쓰잘데기 없는 목이!!!!! 나라는 존재가!!!


 


 


 


“놔 이 더러운 새끼야!!”


“……!!!!!!!!”


“아… 아아….”


 


 


 


반항적인 그녀를 껴안았던 팔이 느슨하게 풀렸다. 초점 잃은 내 눈을 느낀건지, 그녀도 더이상 맹령적인 몸무림을 치지는 않았다. 다만 끔찍하도록 시린 적막이. 바윗돌에 처박혀 산산히 부서진 내 사랑만이 남아있었다. 


 


 


 


“하아… 너희 대체 뭐니…?”


“…….”


“난… 도무지… 너희 형제를 이해할 수가 없어.”


 


 


 


한결 차분해진, 그러나 여전히 분노로 흔들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내 심장을 찔러왔다. 여전히 그녀의 손목을 붙든 채로 힘겹게 눈물을 삼켜내는 나는, 그저 그녀의 원망 어린 한탄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런 놈이었다. 우는 것이 전부인.


 


 


 


“…분명 잘 진행 되가던 결혼이었어. 그런데 갑자기 날짜를 미루자고 하더라. 바로 어제 얘기야. 날 찾아와서 그렇게 말 했어.”


“…….”


“그 사람, 지금껏 선잠 자면서 열심히 일 한 사람이야.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지 나도 잘 안다고. 그런데 그게 다 널 위한 일이었대.”


“……!”


“그래. 우애가 돈독하구나. 유별난 형제구나. 그래서 이제껏 악착 같이 돈을 벌어왔구나, 생각 했어. 그래서 결혼을 미루자는 얘기에도 별스럽지 않았지. 태민이, 네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게 진기씨한테도 엄청난 트라우마라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까.”


“…….”


“네 수술 날짜를 잡기 위해서 뛰어다니는 거, 오히려 보기 좋았어. 그리고 어젯 밤, 그 사람 웃으면서 그러더라. 네 목소리… 고칠 수 있게 됐다고. 솔직히 나, 그 사람 그렇게 예쁘게 웃는 사람인지 몰랐어. 너무 애 같고 예뻐서 보는 내가 다 좋았어. 그래. 그래서 결혼을 미루는 거라고 쳐. 결혼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거니까. 나 그거 이해 못 할만큼 바보는 아니거든.”


 


 


 


수술 날짜던, 뭐던 나에게 그리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그저 내 인생에 꼭 한 번은 이루어졌으면 하는 일부분일 뿐이었다. 후천적인 병이긴 했지만 평생 약자로 살게 되더라도 괜찮다. 나는 적어도 형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형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한다는게 괴로운 것이지, 다른 것엔 전혀 욕심이 없었다. 그런 형아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형아에게 짐이 된다는 것이 오히려 나에겐 고통이었다. 뿌리 채 뽑혀 깊은 수렁 속으로 처박히고 싶을만치의 괴로움. 자책. 그 무거운 쇳덩어들이 나를 짓눌렀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정작 괴로웠던 건 너희 형제 사이에 끼어들 수 없는 내 자신이었어.”


“…….”


“내가 아무리 손을 휘젓고 발버둥을 쳐도, 너희 틈엔 끼어들 수 없다는 걸 알거든. 이건 내 결함이기도 하지만 너희의 결함이기도 해.”


“…….”


“너희들이 주고 받는 시선…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니?”


“……!!”


“…싫어. 너희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는 내가 너무 비참해서 싫어. 다 싫어.”


 


 


 


미친듯이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힘 없이 꺾인 그녀의 목이 나와 같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녀가 울고, 또 내가 울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형을 두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 든다는 것 자체가. 나로 인해. 아무것도 아닌 나로 인해서!! 이젠 아예 아스팔트 위에 주저 앉아 울부짖기 시작하는 그녀의 양 볼을 쥐어 잡고 억지로 나를 향하게 만들었다. 자꾸만 거부하는 행동에 답답함이 서렸다. 변명이 필요했다. 말은 할 수 없지만 뭐라도 해야 했다. 형의 행복을 내 손으로 부술수는 없으니까.


 


 


 


- 아 니 에 요!!!!


 


“…흐읍…. 흐끄윽…. 흐으….”


 


- 아 니 에 요!! 형 은 아 니 에 요!! 아 니 에 요!!! 나 만…. 내 가 그 런 거 야! 형 은 몰 라 요!! 나 혼 자 형 사 랑 한 거 야…!! 형 은 아 무 것 도 하 지 않 았 어. 형 은 아 니 에 요!!


 


“…흐어엉…!! 놔아… 놓으란 말이야… 흐윽….”


 


- 형 은… 나 사 랑 하 지 않 아 요. 믿 어 요. 형 한 테 나 는 동 생 이 야. 동 정 이 고, 짐 이 야…. 형 두 고 가 지 말 아 요….


 


 


 


그녀의 시선이 흩트러지지 않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입을 벌려 소리쳤다. 두려움에 벌벌 떠는 나는 간간히 내 가슴을 주먹으로 탕탕 내려치며 답답함을 호소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 서툰 입모양을 하나라도 놓칠까, 올곧게 시선을 고정 시켰다. 


 


 


 


“…나쁜 놈들…. 흐으윽… 넌 왜 울어 이 자식아…! 니가 왜 우냔 말이야!!!”


 


- 내 가 미 안 해 요. 형 사 랑 해 서 미 안 해 요…. 안 그 럴 게. 나 정 말 형 이 행 복 했 으 면 좋 겠 어 요. 그 러 니 까 누 나 가 필 요 해…. 내 가, 내 가 가 요. 내 가 갈 게 요…. 다 신 형 안 볼 게…. 미 안 해 요… 정 말 미 안 해 요….


 


 


 


아무리 빌고 또 빌어도 결국 목소리는 나오지 않아서, 그래서 누나는 더욱 더 크게 울었다. 서럽게 흔들리는 양 팔로 나를 끌어 안은 누나의 머리를 쓸어 내리면서, 어두운 골목길 가득 베어든 누나의 울음 소리가 너무도 부럽다고 생각 했다. 뻐끔뻐끔, 작아져가는 내 입 모양에선 여전히 미안하다는 말이 반복되는데. 어째서…. 내 마음은 전해지지 않았던 걸까. 


 


 


 


::




너무 글 자주쓴다고 뭐라하시는건 아닌지...

미리 써놓고 카페나 블로그에는 이미 올렸던 글들 가져오는거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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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ㅜㅜㅜㅜㅜ조으다ㅠㅠㅠㅠㅠㅠ누나ㅠㅠㅠㅠㅠㅠㅠ뭐라하다니요ㅠㅠㅠㅠㅠ자주올려주실수록 감사하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Harvey
ㅠㅠㅠㅠㅠㅠㄱ감쟈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형아ㅠㅠㅠㅠㅠㅠ형아라니ㅠㅠㅠㅠㅜㅜㅠㅠㅠ허류ㅜㅠㅠㅠㅠ온탬이라니ㅠㅠㅠㅜㅜㅜㅜㅜㅜ
12년 전
Harvey
저도 형아소리 좋아라해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완전 좋아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Harvey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4
형아형아싸랑해형아내꺼형아가지마형애내꺼야형아멋있다형아도망가지마형아잡아버릴꺼야형아형아형아형아형아
제가 남자였다면 전 절대로 남동생에게 형이라고 부르게 나두지않았을꺼에여.............전 형아덕후니까 으악으가다르다르한건아닌데 형아한마디에다르다르의오소소소가돋다아났다

12년 전
Harvey
게다가 그 형아소리하는게 태민이라뇨.....
12년 전
독자5
제 원래 꿈은 남동생을 태민이 같은 남동생으로 만드는 거였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치만 생각보다 밖에서 뛰어노는 걸 더 좋아하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
12년 전
Harvey
Aㅏ..... 8살 터울있는 오빠만 하나인 잉여로썬...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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