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어디 갔겠지."
그 후로 3일이 지났다.
상관할 바가 뭐가 있어.
창문을 굳게 닫고 침대에 누워서 중얼거렸다.
눈을 감고 잠에 들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계속 몸을 뒤척이게 되고 눈꺼풀은 지 스스로 떠졌다.
"미치겠다."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떠오르는 건 이재환이고, 그 옆에 있는 너의 모습이었다.
아픈가.
에이 설마,
눈을 뜨고 옆으로 돌아 벽만 만지작대었다.
이게 좋아하는 감정이든 뭐든 사람으로서 걱정하는게 당연한 거잖아.
어느새 손가락으로 이재환을 쓰고 있는 너를 보았다.
너가 그런 모습에 놀라 멈칫하였다.
그리곤 이불 밑으로 들어가 눈을 질끈 감았다.
자고 보면 해결되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는 자려고 노력하였다.
*
"별빛이!"
눈을 뜨니 무슨 일인지 이재환이 너를 깨우고 있었다.
"뭐예요?"
"별빛이는 내가 좋아?"
이재환은 침대에 걸터앉더니 저런 말을 했다.
너가 매우 당황하며 이재환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 것 때문에 머리 복잡한 사람이 누군데,
"몰라요, 진짜. 나도 그 쪽한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나는 알겠는데 왜 너는 모를까?"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던 너가 살짝 표정이 풀어지며 궁금한 얼굴을 지었다.
그런 표정을 본 이재환이 갑자기 너를 불쑥 안으며 침대로 눕혔다.
너의 얼굴이 붉혀지고 당황한 너가 이재환의 어깨를 퍽퍽 치며 말했다.
"왜, 왜 이래요!"
"어? 얼굴 빨개졌네?"
이재환이 붉어진 너의 뺨을 가르켰다.
너는 두 손으로 뺨을 가렸으나 빨개진 뺨은 거의 터질 수준이었다.
너는 거의 울다시피 할 정도로 입을 열었다.
"진짜 쪽팔리게 하는덴 선수인 거 알아요? 계속 안고 있을 거예요?"
"응. 별빛이가 나 좋아한다고 말할 때까지."
너의 말에 이재환은 자극을 받은 듯이 더 세게 껴안았다.
너가 숨을 못 쉴 정도로,
콜록, 콜록,
갑자기 안고 있던 이재환이 기침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너도 놀라 바로 이재환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많이 아픈 거예요? 이재환 씨! 내 말 들려요?"
이재환은 두 손으로 입을 부여 잡고 세상이 떠나갈듯이 연신 기침을 해댔다.
너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일 밖에 없었다.
피를 흘리며 기침을 하는 이재환이 신경쓰이고 신경쓰였다.
흰 셔츠 위로 뚝 떨어지는 핏방울이 너의 눈에 걸렸다.
*
"허...헉..."
눈을 감고 뜨자 온데간데 이재환은 사라지고 너의 방만 눈에 들어왔다.
너는 이마를 잡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혔다.
꿈이었다는 걸 깨달은 너가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다."
너도 모르게 입에서 다행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지켜볼 수 밖에 없던 그 이재환이 실제가 아니였으니까,
너는 굳게 닫힌 이재환 집 창문을 보고 무언가 결심했다.
혹시 이재환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너는 후드집업을 하나 대충 입은 뒤 옆 건물로 향했다.
"301호.."
너는 이재환의 집으로 생각되는 곳 문 앞에 섰다.
너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괜찮아. 3일이나 지났는데 이상하게 생각 안 할거야."
당연한 거지, 라고 생각하며
문을 두드리려고 손을 뻗을 찰나,
이재환의 집문이 벌컥 열렸다.
*
"누구세요."
문 밖으로 나온 건 이재환이 아닌 낯모를 사내였다.
큰 키에 사나운 눈이 너를 내려보며 말했다.
너는 당황한 모습을 가릴려고 노력하며 그를 빤히 쳐다보려고 했다.
"혹시,"
그 남자는 너를 매섭게 쳐다보다가 집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는 밀려오는 민망함에 걸음을 살짝 뒤로 끌었다.
"택운아~"
또 집 안에서 모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급히 계단으로 내려왔다.
남자는 무언가를 들고 황급히 너를 불렀다.
너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림에도 불구하고 헉헉 대며 건물을 빠져나왔다.
너가 검지를 까딱거리며 층수를 확인했다.
".. 1, 2, 3층. 이재환 집 맞는데."
확실히 그 곳은 이재환의 집이 맞았다.
"분명 혼자 사는데..."
"저기요!"
건물 입구 쪽에서 너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자
너는 재빨리 모자를 뒤집어쓰고 너의 집으로 달려갔다.
*
"미치겠네. 어디로 간거야."
택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텅 빈 골목만 바라보았다.
뒤에서 쿵쾅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훤칠한 남자가 내려왔다.
"운아! 뭐해!"
"왜 내려왔어, 차학연."
학연은 쌀쌀한 택운의 반응에 머리를 긁적이다
택운의 손에 들린 뭔가를 주시했다.
택운은 그 시선을 알아채고 학연을 바라보았다.
"뭐."
"그 종이비행기, 이재환 거 아니야?"
"아, 이재환 글씨체 아니야."
학연이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택운의 어깨를 살짝 쳤다.
내 글씨체는 아니, 이 표정이었지만 택운은 깨끗이 무시하는 표정을 지었다.
학연이 뚱한 표정으로 택운을 바라보았으나
택운의 시선은 먼 골목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 여자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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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도착한 5편 :)
크흡 90이들 드디어 나왔네요ㅠA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항상 감동이예요ㅠㅠㅠㅠ 4편 댓글 수 보고 감동먹었다는 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