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하지, 여자는 꽃이라고.
근데 나는 아냐,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이런 나를 누가 꽃으로 봐.
정말... 난 그냥 저런 말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비참해지니까.
-2-
"아 미안 놀랐지? 가방이 무거워서 소리가 크게났네."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꺼내 앉으며 날보며 웃는다. 주위애들 시선은 신경쓰지도 않고. 수근대는 소리는 더 커지고
남자애들의 야유가 퍼부어진다. 그런데도 이 애는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안녕 난 김한빈인데 넌 여.. 여주라 했던가? "
내 이름을 알고있다는 점과 아무렇지 않게 날 대해줘서 신기한 감정을 느꼈다.
얼떨결에 바보처럼 "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 모습에 더 밝게 웃는 아이의 모습이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아까는 미안 맘 상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할께 쟤네가 아직 철이 안들어서.."
갑자기 한빈이가 고개를 내쪽으로 돌리곤 귀에다 작은 소리로 말하곤 웃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세상에 지은이 같은 아이가 또 우리학교에 있다는 점과 그 애가 나랑 같은 반이 되었다는게 좋았다.
사람은 좋은기운을 풍기는 사람이 있고 어두운 기운을 풍기는 사람이 있다는데 한빈이는 전자에 속했다.
"딱히.. 고마워"
'고마워' 저 세글자를 말하는데 이렇게 떨릴줄이야. 그냥 일단은 고마워서 한 말인데 막상 내입에서 내뱉고 나니 부끄러웠다.
부끄러워서 괜히 손가락을 사이사이 낀채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왜냐면 말을 뱉자마자 나를 뚫어지게 쳐다봐서 내말이 어색했나? 괜히 이렇게 생각하게 되고 아무튼 무척 떨렸다.
"...푸하하! 야 너 완전 귀엽다"
어깨를 툭치며 한빈이가 내게 한말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내가 귀여워??
칭찬인가? 하도 칭찬을 안들어서 저게 칭찬인지 뭔지인지도 모르겠다.
저 말을 하면서 나한테 똑바로 눈을 맞추는데 난 그저 머릿속에서 '심장년아 나대지마'를 연속으로 외칠뿐이다.
얼굴이 화끈하고 달아오는게 느껴져서 눈을 피했지만 떨리는 건 여전했다.
"김한빈 뭐하냐?"
"보다시피 새짝궁이랑 대화"
갑자기 나랑 한빈이가 앉아 있던 자리에 어두운 그림자가 오더니 아까 한빈이가 교실에 들어올때 같이 들어온 남자애가 서 있었다.
한빈이가 좋은기운이라면 얘는 어두운 기운. 뭔가 좀 위험하고 무서워서 고개를 책상에 고정하고 귀만 열어두고 있었다.
"작업중이 아니고?"
"뭐래..ㅋㅋ "
"배고프다 매점이나 가자"
"야 여주야 이따 쌤들어오면 나랑 얘.. 아 이름모르지? 김지원이랑 나 매점갔다고 좀 해줘"
어깨를 살짝 건들여 내게 말을 거는 한빈이에 고개를 끄덕이곤 저절로 한빈이 옆에있는 김지원도 보게 되었다.
길게 찢어진 눈때문인지 더 무섭게 느껴졌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애들이 나를 생각하는 똑같은 이유로 나를 혐오하는 듯 했다.
왠지 이상하게 한빈이를 나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느낌도 들었다. 아니 이렇게 느껴질 이유도 없는데 그냥 저 아이의 표정이
마치 벌레를 보는 것 같아서 그랬다.
"뭐 먹으러 가는데 김지원"
"몰라"
그렇게 두명이 나가고 떨리는 마음도 가라앉고 진정이와서 다시 노래나 들을까 싶어 휴대폰을 키자 왠 여자애들이 다가왔다.
"야"
뭔놈의 애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와.. 하고 저도모르게 짜증섞인 표정이 얼굴에 나타난 채로 여자애를 쳐다봤다.
"어딜 꼴아봐 인상펴라"
누군가 했더니 우리학교에서 제일 싸가지없는 애로 유명한 한예슬이었다. 배우한예슬처럼 곱상한 외모를 가졌는데 성격이 완전 개같아서
다른 반이었긴 했지만 간간이 들리는 학교소문으로 걔를 알 수 밖에 없었다.
암튼 한예슬이 내 자리로 찾아와서 찌푸려진 내 미간을 손가락으로 누르는데 정말 기분이 더러웠다.
"너 아까 한빈이랑 히히덕 거리더라 무슨 얘기 했어?"
'히히덕 거리던건 내가 아니라 한빈인데...'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맞을까봐서 그러진 못하고 입만 꾹다물고 눈만 안절부절 어쩔줄 몰라했다.
뭐라 말해 이걸? 걔가 나보고 귀엽데... 이래? 그렇다간 놀림거리가 생길뿐이지 애들이 믿기는 할까?
그냥 아무얘기도 아냐 하면 칠 표정인데 뭘 말해야 돼? 이러고 있다가
"아 뭔말 했냐고 돼지년아"
라고 소리치며 내 뺨을 때리려는 한예슬 때문에 눈만 꾹 감았다.
반애들의 시선이 이미 나와 한예슬에게로 집중된 건 알았지만 아무도 제지하는 애들없이 그저 이상황이 흥미로운 듯 쳐다볼 뿐이었다.
그때였다. 지금쯤이면 내 뺨으로 도착했을 한예슬의 손이 도착하지 않아서 뭐지 하며 살며시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경악을 안 할 수가 없었다. 한빈이가 한예슬 손을 막고 있었고 김지원은 나와 한예슬을 한번씩 싸늘하게 훑어보았다.
"비켜"
김지원의 무게있는 말에 한예슬은 좀 주춤하더니 이내 한빈이에게 잡힌 손을 뿌리치고 날 한번 째려본 후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김지원도 제 갈길을 가고 한빈이는 내 옆자리로 와 의자를 꺼내곤 앉았다.
"매점 벌써갔다왔네?"
"누가 오빠한테 구조요청을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오빠는 무슨..."
세상에 마상에나... 오빠래....!! 저렇게 오글거리는 말을 하는데 또 다시 심장이나대는게 느껴진다
부끄러워서 고맙다는 말은 커녕 고개를 더욱 책상에 쳐박게 된다.
"크큭.. 김여주 완전 귀여워ㅋㅋ"
김한빈은 미쳤다.눈이 삐었다! 쟤는 무슨 저런 말을 저렇게 막해? 하며 속으로 더 빨개진 얼굴을 식히고 있는데 교실 앞문이 열리더니 담임선생님이 오셨다.
"자자 집중. 새학긴데 뭐이리 시끄러?"
*
선생님이 들어오고 나선 간단하게 아침조회하고 선생님 소개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훌쩍 점심시간이 되고 반 애들은 하나둘씩 밖으로나가 1학년때 같이 먹던 친구들을 찾아 나간것 같았다.
난 어쩌지.. 누구랑 먹지 하다가 지은이한테 문자나 날릴까 싶어 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여주야 .."
"야! 김여주 섭섭하게 왜 한번도 안 내려오냐! 밥먹으러 가자"
옆에있던 한빈이가 내게 말을 꺼내려 했던 시점에서 지은이가 왔다.
요즘은 호랑이가 생각하면 온다라고 바꿔야하나..새삼 부르지 않았는데도 필요할 때 와줘서 고마웠다.
"잠깐만 지은아! 어 한빈아 왜?"
"아.. 아니야! 밥 맛있게 먹고 보자 "
아무래도 말이 본의아니게 끊겨서 어색해하는 거 같아 그냥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지은이에게로 갔다.
"이지은! 어쩜 내가 생각하니까 딱 맞춰서 오냐"
지은이한테 웃으면서 갔는데 어째 지은이 표정이 영.. 처음 교실 들어왔을 때랑 달라보였다.
뭐지? 싶었는데 바로 굳은 표정을 풀며 "내가 쫌 짱이냐?"하며 웃는 지은이 때문에
내가 너무 이상한데에 신경쓰는거일 수도 싶어 별생각 없이 교실을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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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왘ㅋㅋㅋㅋㅋㅋㅋ신알신고마워요기분파라 내킬때 글쓰는뎅...ㅠㅠ
열심히연재하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