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하지, 여자는 꽃이라고.
근데 나는 아냐,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이런 나를 누가 꽃으로 봐.
정말... 난 그냥 저런 말들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비참해지니까.
-4-
"어디가는데? 나 이제 괜찮아."
한빈이의 힘이 풀린 손을 놓으며 후드집업을 다시 올렸다.
"미안해..."
"아..안그래도 돼 한빈아! 너가 뭘 미안해해"
"봐버려서..."
"어? 아.. 너가 보려고 그랬던건 아니잖아! 실수지 실수..! 괜찮아 나는."
"뭐가 괜찮아..한예슬이 너한테 질투나서 기승부리는거 나 때문인데.."
"그게 뭐 미안한거야 걔가 이상한거지.. 그리고 걔도 웃긴다? 나한테 무슨 질투야ㅋ크.. "
세상에 한빈이가 저런생각을 할 줄이야. 조금 웃겼다. 나한테 그렇게 잘난 애가 무슨 질투??ㅋㅋㅋ
그리고 뭐 결국엔 한빈이가 한예슬이 자기 마음에 들어하는 거 이미 알고있었네 싶기도 했다.
한예슬이 김한빈 자기꺼라고 하도 1학년때 외치고 다녀서 한예슬이 김한빈을 좋아하는 건 알았는데
한빈이도 알고 있긴 했구나?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한빈이 표정이 굳어있다. 뭐지?
"어떻게 질투를 안해?"
"좋아하는 남자애가 다른 여자한테만 잘해주면 질투안나?"
"어? 아니.."
순간 벙찐 기분이 들었다. 얘가 날 '여자'라고 생각해주는건가? 그냥 평범하게 여자로.
한빈이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진짜 저 애는 왜 내가 한예슬의 질투대상이 내가 아닌 이유를 모르는 표정이다.
아니 딱 봐도.. 한예슬은 예쁘고 날씬하고..
근데 난 못생기고 뚱뚱하고..그러니까 한예슬이 괜히 경쟁의식 느낄 필요 없다는 뜻이었는데
전혀 그런 걸 생각 못하는 애 같았다.
"나는 질투해."
"어?"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다른 남자애 옷 입고있으면"
"...."
"그게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냥 질투나는데?"
내가 바본가? 왜 한빈이가 말하는 좋아하는 여자애가 날 말하는 거 같지...?
나 아닌 다른 애가 다른 남자애 옷을 입고 있었나?
만약 그 여자애가 나라 해도 얘가 날 좋아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오늘 서로 이름은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초면인거잖아!!
불현듯 뚱뚱한 애들한테 잘 대해준다는 지은이의 말도 생각나고
이게 고백인가? 아닌가? 고백을 안 받아봐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지은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런데 왜 그런애들한테 잘해주는건데? 그럴필요없지 않나?.. 진심같은데?
어느새 그 짧은 순간에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나를 자각한 후에 사고회로가 정지됐다.
그리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일단 양호실 가서 교복 말리고 있어. 내가 선생님께 대신 말 할께.
"어? 아.. 응"
"양호실까지 못가줘서 미안."
그 말을 끝으로 한빈이는 교실로 달려갔다.
와..진짜 김여주 진짜 바보구나. 상바보. 어쩌면 다시는 못들을 말일텐데..
대답을 하지 않은게 후회되고 누군가 왜 김여주는 벙어리처럼 행동을 했는가? 라고 물으면
난 무조건 잘못을 빌어야하는게 당연할 것이다.
와.. 굴러들어온 복을 이렇게 차다니.. 미쳤다 미쳤어 김여주. 돌았다 돌았어 김여주.
그렇게 머리를 때리며 한심한 나를 속으로 저주하며 양호실로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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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든상황을 김지원이지켜보고있어따아앙!!!!! 욘나 소름;;;짱소름..
아무튼 갑자기 비회원의댓글도 받아보공 완전 기분 업업!!ㅎㅎ
삘받아서 하루에 2편!!! 근데 열두시 지나서..아닌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