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새우죽을 다 먹고 다시 침대에 눕자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아저씨인가 싶어서 전화기를 확인하자
내남자라고 찍힌 화면이 뜬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전화를 안받아 목소리는 왜그래? 많이아파?지금 갈까?"
"약먹었어 이제 그냥 조금 쉬면 괜찮을거같아"
"약먹었다고...?"
"응..."
"아프지마"
"응..."
"내일 우리엄마가 보자는데 아파서 못간다고할까?"
"아냐 한숨 푹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야 어머님 오랜만에 보는데 빨리 보고싶다"
"그래 그럼 내일 너희집 앞으로 나갈께"
"응.."
한상혁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중 하나는 정말 친엄마처럼 잘해주는 어머님이있어서였다.
널 놓으면 그분도 잃게되니깐 그게 조금 무서웠으니까
"아가 왜 이렇게 얼굴이 반쪽이되었어"
"아니에요"
"오늘 너가 좋아하는 가자미 구이해놨으니까 많이 먹어"
"네"
항상 나를 정답게 반겨주셨다. 내가 부모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줏대없는 아이라고 경멸어린 시선을 보냈던 몇몇어른과 다르게 괜찮다는듯이 웃어주셨다.
많이 힘들었겠다면서 나를 위로해주면서
그 때를 잊을수없어서 한상혁을 놓을수가없다.
"우욱"
좋아하던 가자미를 입에 대는 순간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 든다.
화장실로 급하게 달려가자 한상혁이 놀라서 따라온다.
"별빛아 문좀열어봐 많이 안좋아? 등 두들겨줄까?"
한상혁도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였다. 내가 불륜을 저지르는 내내 미안할정도로
"아니 괜찮아"
속이 조금 진정되어서 식탁에 다시 앉자 어머님께서 뭐가 좋으신지 싱글벙글 웃고계시는 모습이 보인다.
"새 아가 임신한거아니야? 입덧인거같은데"
정곡을 찌르셨다.어떻게 말해야하지 밝혀야하나
"무슨 별빛이 어제 좀 몸이 안좋아서 그런걸거야"
그 때 한상혁이 아니라면서 어머님께 얘기했고 조금 실망하는 기색이 보이시더니
다시 걱정이되시는지 일찍들어가서 푹쉬라고하셨다.
"별빛아 다 왔어 일어나"
임신하고나서 잠이 많아진건지 금세 차 안에서 잠들었나보다
"별빛아 몸관리 잘하고"
"응"
차에내려서 집앞에까지 데려다 주고서야 가려는듯 등을 보이던 한상혁이 다시 나에게 몸을 돌리고 나를 끌어안는다.
한상혁 품에서는 담배 냄새가 났다
아주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 핀다고 했는데 요즘 일이 많이 힘들다고 했는데
평소는 맡기싫은 담배향이였지만 한상혁 냄새가 섞여서 향이 괜히 따뜻하게 느껴졌던거같다.
"사실 나 어제 너가 산부인과에서 나오는거봤어
그아이 내아이야? 아님 그사람애인가?"
한상혁은 모조리 알고있었다. 내가 바람을 폈다는거까지
그바람이 잠시가 아니였다는거마저도 어느 남자도 이해해줄수없는 일이다.
"일단 들어와 여기서 할 얘기아닌거같아"
한상혁을 살짝 밀어내고 문을 열고 들어오라했다
"맞아 임신했어 너 애아닐수도있고....
너 애일수도있어 사실 애아빠 누구인지몰라"
한상혁은 내 말에 잠시 놀라서 나를 쳐다보더니 찻잔으로 시선을 돌린다.
"사실 그애가 내 애가 아니듯 맞든 별로 상관없어 내가 잘할께 나랑 결혼하자"
한상혁은 역시 한없이 바보같고 착한사람이였다. 애아빠가되면 분명 아내에게도 그아이에게도 너무나 잘해줄사람이였다.
그렇지만 흔쾌히 나는 응이라고 대답할수없었다. 그냥 한참을 한상혁을 쳐다보았다.
"대답은 천천히 해도 되 임신하면 많이 피곤하다던데 좀 쉬어"
내가 거절을 할 거 같았는지 한상혁은 쉬어라는 말을하고 급하게 집을 나섰다.
한상혁의 말에 머리 속이 더 복잡해진다..
나는 그를 아직 사랑한다.
그의 다정함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지않는다
너무 금방 업뎃 된거 같기도하고
불금인데 모두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