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임신 4주차시네요."
축하는 빌어먹을..
산부인과를 나오면서 휴대폰을 수십 번도 더 꺼내보지만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할지 알수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낭만적인 결혼생활, 그리고 내가 임신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수십번도 더 생각했었다. 아무리 극단적인 생각에도 이런건 들어있지않았다.
뱃속에 아기는 있는데 그게 누구 아빠인지 알수가 없다니..
무턱대고 지금 연애중인 한상혁한테 너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확신이 없었다. 확실히 상혁이 애가 아닐수도있으니까
그렇다고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아저씨 애라고 말할수도없는 노릇이였다. 정말 답답해 미칠상황에 멀쩡하던 머리가 지끈거리는거같다.
'띠리링'
그 때 휴대폰에 내 남자라고 뜨면서 전화가 울린다. 진짜 한상혁 타이밍하나는 끝내준다니까
"여보세요"
"별빛아 뭐해 오늘 만나기로했잖아 설마 또 존거야?"
"그랬지 그런데 내몸이 안좋아서 내일 만나야겠어 끊자"
"야! ㅇ"
다급한 상혁이 목소리가 들렸지만
지금은 더 이상말했다가는 모조리 다말해버릴거같았다.
나 임신했어 근데 너 애기일수도있고 아닐수도있어. 이런 이상한 말을 뱉어버릴까봐 전화를 꺼버리고 꺼진 핸드폰만 쳐다봤다.
그러고보니 나 오늘 정리하기로 한 이미 마음먹고 사랑이 지겨워진 한상혁에게 이별을 고하려고했었지
그냥 아저씨한테 속이고 아저씨애를 가졌다고 말할까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못되었는지
아마 아저씨와 처음 불륜을 저질렀을 때?
아님 그보다 전에 내가 더이상 한상혁의 스킨쉽에 설레이지 않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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