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샤이니
♥카야♥ 전체글ll조회 947l

어...안녕하세요☞☜

오래전에질러두었던...루민이를데려왔습니당.. 이렇게재미없게글을쪄서..

끝까지읽어주시는분이몇분이나되실지...허헝..그래도 읽고 댓글달아주신다면

제사랑을 DREAM니다.

 

[EXO/루민] 봄이 왔다 | 인스티즈

[EXO/루민] 봄이 왔다 | 인스티즈

[EXO/루민] 봄이 왔다 | 인스티즈

봄이 왔다

 

w. 카야


“” : 중국어

 

 

 

-나 너 좋아해.


-예? ....네?...... 응?

너 남자잖아요.... 아무리! 아무리! 내가 21세기의 진보하는 이 시대의 게이에 너그럽다지만... 그렇다지만..나는 께이가 아닌데?! 나니?

발음이 서툰걸로 보아 우리나라 애도 아닌거 같은데... 얘는 대체 누구야..너 누구세요.
왜 다짜고짜 내 쿠크를 바스락거리게 만드는 건지 물어봐도 되겠니..엄마. 엄마아들.
남자한테 고백받았음.


-어... 저기... 저 ...그쪽도 남자고...저도..남잔데..?....

그래. 그래도 침착하자. 김민석. 넌 대한의 건아지만, 께이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는 개방적인 남자잖아. 우선 날 좋아한다는 것에 고마워해야하나? 아 이건 좀 아닌가. 근데 나는 한국어밖에 못하는데... 얘 알아들을 수는 있는걸까? 아니, 근데 나 뭔가 핀트가 좀 벗어난거 같지. 나만 그런거 같은거 아니지? 에이씨!
(좋아한다는 말은 루한이 한국어로 했는데도, 민석이는 그걸 자각을 못했다고 한다.)

-“뭐?”

역시나가 역시다. 못 알아듣는거 같아. 너도 못 알아듣는 거 같지만. 나도 못 알아듣는다는 거 안 비밀로 하자. 지금 얘가 뭐라고 씨부리는건지 도통 모르겠어...나 중국어 교양으로 선택했는데 왜... 한마디도 못 알아들음? .....


------------------------------------------

 

어? 뭐지. 뭐야. 뭔데. 혹시, 설마, 설마 나 따라온거야? 쟤 왜 저기 있어? 앙?!
하.. 엄마, 아부지. 왜 날 이렇게 낳으셔서, 같은 남자한테도 인기가 많게 만드셨나요..

근데.. 진짜 이쪽을 쳐다보는거 같은게, 옆통수가 따갑다. 아무래도 진짜, 정말로 날 따라온건가. 하 마성의 김민석. 어쩌자는거야. 정말 나란 남자...

-김민석. 하이.

-응? ...어.. 도경수, 너 언제왔어?

-아침부터 그렇게 멍때리면 얼굴 커진다.

-이씨.....나 얼굴 안 크다고!

-찔리냐. 그나저나 쟤 너 쳐다보는 듯.

뜨끔.

역시 나만 그렇게 느낀거 아니었지? 그래, 쟤 왜 저렇게 불타는 눈동자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나보는거 맞지?...나 도끼병 아니지? 이씨발. 근데 쟤 왜 나 쳐다봐?

-너 쟤 누군지 알아? 아니아니, 쟤 원래 이 수업 듣는 애야?

-야. 당연한걸 뭘 묻고 그래. 쟤 모르는 사람도 있냐. 쟤 모르면 간첩이라는데..


난 간첩이다. 씨발.

 

-누군데?

나 누군지도 모르는 애한테 고백받았거든. 하. 그러고보니까 진짜 이름도 모르는데 고백받은거네. 허허허.

-루한. 중국교환학생.


하, 역시 중국어가 예사롭지 않더라니. 진짜 중국인이었어. 근데 왜 나는 교양으로 중국어 선택했는데 못 알아듣냐고! 와 근데 그러고보니까 국적을 초월하고 김민석 인기쟁이고만? 크으. 역시 .

교수님이 앞에서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던 말던, 민석이는 그렇게 개썅마이웨이를 걸으며 자화자찬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


-쟤 왜 저렇게 빤히 쳐다보는거야.. 그런다고 내가 뚫리니? ...

그래, 차라리 뚫어버려라. 뚫어.그래가지고 뚫리겠냐고. 엉엉.
엄마 절 왜 이렇게 슈스로 낳으셔가지고...


으아... 민망해............ 벌써 이게 며칠째냐.
루한인지 루이인지 쟤는 그! 익명의 고백을 한 이후에 이렇다 할 통성명 하나 없이 며칠째 세 시간 연강인 이 수업에! 이 음성학의 이해라는 말도 안되는 미친 수업에! 그것도 중국인이라면서! 나를 변함없이 노려보고 있다. 아 이제 내가 쟤한테 고백을 받았는지, 협박을 받았는지 헷갈린다. 왜 날 노려 보는거야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


-김민석. 오늘도 루한 쟤 너 쳐다보는거 같은데.

도경수, 니 일이 아니라고 그렇게 태평하게 말하다니. 이 못된 자식.
지금 그게 할 소리냐고. 그것도 그렇게 큰 소리로! 소곤소곤 몰라?! 강의실에서의 에티켓!뭐 그런거! ...어우 씨발. 쟤 봐. 나 또 쳐다보잖아. 어쩌라고오.

-아니! 아닌데!


...................어휴... 뒤늦게 수습해보지만, 오늘도 내 옆통수에 딱 꽂히는 시선이 느껴진다.
아 땀나. 왜 이렇게 더워.

그 시간, 루한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빠오즈, 오늘도 귀엽다.

저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왔고, 이 교수의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민석을 처음 보았다. 처음에는 눈매가 꼭 메이린같아서(루한네 햄스터다. 무려.) 몇 번 본 거였는데, 보다보니까 귀여웠더랬다.

늘 창가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서 교수님 말씀을 듣는가 싶다가도 꾸벅꾸벅 졸고 있는 모양새나. 학교식당에서 입이 터져라 밥을 밀어넣고 우물우물거리는 모양새가 꼭 메이린 같았다. 그리고 다른 곳은 말랐는데 유독 볼 언저리에만 볼살이 통통한게, 꼭....메이리....아! 빠오즈같아. 웃고말았는데.

그이후로 빠오즈가 입에 찰싹 붙어서는 민석을 지칭하는 혼자만의 애칭이 되었다.
민석. 너는 나를 언제쯤 알아줄까? 참을성 있게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저가 민석을 알게된건 벌써 지난 겨울이었고. 이번 수업에서도 우연히 같이 수업을 듣는 척했지만, 사실 알게모르게 민석의 시간표와 똑같이 맞추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던지. 그래도 민석은 제 존재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아서 루한의 마음이 썼다. 처음에는 그냥 우리집 햄스터를 닮은 사람 그 이상 , 그 이하도 아니었던 사람이 하루하루 다르게 제 마음에 불쑥불쑥 다가오는게. 귀여웠고, 예뻤다. 마음이 쓰였달까. 그러고보면 민석은 둔한거 같아. 루한의 기억은 그 해 겨울로 돌아간다. 교환학생으로 처음 온 한국의 대학교에 적응이 되질 않아서 몇 번이고 길을 헤맸다.
물론 저를 보며 왜인지 얼굴을 붉히는 여자들이 루한을 인도해주려고 했지만. 중국어를 못해서 결국..그마저도 무용지물. 이게 무슨 민석이랑 상관이 있냐고. 상관이 있지. 그날, 민석이가 나를 도와줬거든. 중국어도 못하는 민석이 절 어떻게 도와줬냐고.

인대와 상대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던 루한이 벌써 수차례 한숨을 쉬었다.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같은데. 이 길은 왜 좀처럼 안 외워지는거야. 그때 민석이 루한을 툭툭 쳤었다.

‘저기요.’

한국어는 못 하지만, 알아들을 순 있는정도라. 끄덕끄덕.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이 다음 단계에서 민석도 다른 이들과 별반 다르지않게 중국어를 못해 나가떨어지겠지. 나 오늘 수업은 들어갈 수 있는걸까.

‘..한국인 아니시구나. 그쵸? 그럼...일본인? 아..아닌가.. 중국인?’

또다시 끄덕끄덕.

하얀얼굴에 웃음이 걸렸다.

‘도와드릴까요?’

어떻게? 의문이 들었지만 민석이 가리킨건 내가 들고있던 책이었다.

‘이 수업 들으시러 가는 길...맞죠? 으..아닌가? 저 이 수업 같이 듣거든요! 길..못 찾으시는거 같은데.....’

민석의 말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들을 수가 없던 루한은 멍했다. 결국 민석은 바디랭귀지를 쓰기로 한다. 뒤로 매고있던 백팩에서 루한과 같은 책을 꺼내서 루한에게 흔들어보였다.

그제서야 루한은 그걸 이해한 듯 한결 밝아진 안색으로 민석의 책을 가리킨다.
민석은 다행이라는 듯 웃다가, 시계를 보고 ... 출석출석! 혼자 난리도 아니다가 루한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뒤로 민석은 모르지만 알게모르게 루한은 민석이 눈에 띄었다. 캠퍼스 이곳저곳을 종종거리며 돌아다니는 민석이라던가, 도서관 열람실에서 자리잡고 열심히 책을 읽는 민석이라던가. 뭐니뭐니해도 제일 귀여운건 야무지게 밥을 퍼서 입안으로 밀어넣는 민석이었지만.

루한 저는 게이였다. 어릴때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뚜렷하게 알아왔고, 어머니 아버지도 루한이 게이라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는 눈치셨다. 그래서 루한은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게이로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민석을 좋아하는 저 자신이 문제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현재 루한은 솔로인 상태였다. 좋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상대방과는 오래 갈수가 없어서 루한은 좀 더 진중하고, 따뜻한 사랑을 원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참에 민석과의 만남이 시작된 거였다. 물론 저 혼자만 설레고, 저 혼자만 행복한. 민석은 좀처럼 모르는 그날의 기억들은, 루한이 지금껏 민석에게 자신을 드러내지않고 살아갈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우선 한국어가 되어야 민석이랑 말이라도 해보지. 라는 어마어마한 투지를 가지고서 그때부터 루한은 한국어과외를 했다.

민석은 전혀 모르지만. 꿈에도 모르지만.

그리고 루한은 오늘 민석에게 한번 더 반했다. 조금 큰 베이지색 더플코트가 저렇게 잘 어울리는 남자애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옷도 항상 귀엽게 입는구나. 빠오즈는.

절대 돌직구였던 그날의 고백은 루한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행동이었다. 물론 민석에게 한 이번 고백은 루한의 입장에서는 조금 충동적이기는 했다. 상대가 게이인지, 스트레이트인지는 어느정도 파악하고 고백해왔는데. 뭐 그래봤자 민석의 앞으로 사귄 남자는 딱 두명이 전부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날 민석이 어떤 반응을 할지 알면서도(민석이 여자사람친구를 보고 오해했다는 후문이 있다.) 루한은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대로 고백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아무도 없던 빈 강의실에서 그 모든 일이 일어났다는 점. 저야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 일로 민석이 곤란해진다면 큰일이니까. 여자친구가 있다고 말해오는 민석에 알아듣지못한척 했지만, 마음이 아팠던 건 사실이고, 그 뒤에 민석이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여서 그나마도 괜찮다고 다독이던 마음이 더 아파왔다. 민석이 스트레이트이니까 당연히 여자애랑 사귄다는걸 알면서도. 루한 저는,
이 마음이 도통 포기가 안됐다.
중국어밖에 못하는 거야. 그러니까 나는 민석 니 말 못 들은거야. 앞으로도 계속 다가갈거야. 혼자 되뇌이고, 마음을 추스렸다. 민석, 니가 날 좀 더 알아주면 좋겠어.

그 고백 이후에 민석은 그 일을 잊은건지, 전혀 불편한 기색이 없었다. 그냥 순수하게 나를 보고 놀라서는 눈이 땡그래졌다. 그러고보니 오늘도 베이지색 더플코트다. 손이 반쯤 가려지는 큰 더플코트. 귀엽다. 오늘도. 아, 어쩌면 좋지. 민석 너는 왜 그렇게 귀여워서 날 항상 설레게 만들어?
휘둥그레진 눈을 보니까 안아주고 싶다. 너를 안고서 눈을 맞추고, 니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너는 그냥 나를 보고 말갛게 웃어주면. 우리가 그런 사이가 된다면 좋을거 같은데.
 
민석이는 요 며칠째 꽤 당황하고 있다. 저에게 고백을 했던 남자가 중국인이었다는거에 당황. 경수의 말을 빌리자면 루한 쟤랑 우리랑 같은 수업 들은지 꼬박 1년이 다되어간다는 사실에 또 당황. 그리고 지금 저에게 다가온 루한에게 완전 당황.

-어..그..저기..난..여자친...

어, 그 저기 난 여자친구는 없지만...모태솔로긴하지만.....넌남자고 난 남자야!라고 다부지게 얘기하려던 민석의 입을 다물게 만든것은 서툴지만, 뭔가 진지한 루한의 목소리였다.

-민석. 루한임니다. 우리 친구하자.

고백을 했던 남자가 일주일 새에 친구하자며 다가왔고, 이름까지 알려줬다.
근데 한 삼일전쯤? 도경수가 루한여자친구가 그렇게 이쁘다고 나한테 이야기했다.
여자친구? 너 봤어? 
엉, 둘다 중국어 하고 막 그러던데. 같이 공부하러 온거 아닐까?
(...는 무슨, 같이 온 중국교환학생은 맞지만 그녀는 타오(23)와 사귀고 있는 여자사람친구2였다.)

아... 뭐야. 께이가 아니었구나. 그런거구나. 그래. 그거구나. 그때 내가 뭐라했더라. 여자친구....있...이씨발! 김민석, 어쩌자고, 그런 이불 걷어찰 짓을 했어. 그래 저런 잘생긴 놈이 뭐가 아쉬워서 남자랑 사귀겠냐고! 허헝.

....하지만 우리의 민석은 자신이 크게 오해했다고 생각하기로 역시 개썅마이웨이를 걷고있는 중이었다.

그 날을 기점으로 민석은 자신이 루한의 성정체성을 오해한 사실이 매우 미안해졌다.
아 혹시 자신을 그렇게 맨날 노려보던것도 내가 오해한 것 때문이었나. 아...그런건가봐.
께이로 만들어서 죄송해요...
.

그리고 민석은 쿨하게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루한이 친구하자는 그 제안을.
못할 것도 없지!

패기좋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민석이나 루한이나 서로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석은 자신이 아직도 루한을 오해했었다는 마음에서 어쩔 줄 모르는 거였고, 루한은 가까이 있는 민석에 설레서. 전혀 전혀 다른 의미로다가.
-----------------------------------------------------------------
엄마.......... 도와줘요 마마..


루한 얘는 왜 자꾸 내 쪽을 고집스레 쳐다보는지 모르겠다. 물론 내가 오해했다지만! 그렇다지만! 지가 먼저 친구하자고 다가왔으면서! 저렇게 노려보다니.......하긴, 내가 잘못하긴 한거지...오늘따라 도경수가 날 배신때리고 자체휴강을 해서, 원래 내가 앉던 내 자리에는 이미 다른 동기가 앉아있었다. 김민석. 거기가 내 자리다! 내가 앉고싶다!왜 말을 못하니! 으헝. 결국 친구하자고 이야기했지만 서먹하기 그지없는 남보다 못한 사이인 루한과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물론 어색해서 별 말 하진 않았지만. 근데 여전히 옆통수가 따갑다.
아 왜에에. 이제 친군데 아직도 왜 날 노려보는건데. 대체 왜!!!
수업 시간 내내 날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무섭게시리... 수업을 들어란 말이야.
책을 봐. 책을 보라구. 엉엉.

내가 중국어를 잘 못하니까 말도 못 하겠고, 이건 뭐.. 엉엉 눈에서 땀이 난다.


그러던 민석이 루한과 진짜 친해졌다고 생각한 것은 학교 동아리에서였다. 도경수랑 다르게 나는 축덕이니까, 축덕답게 학교에서도 사커사커팀에 들었단 말이다. 근데, 알고보니까 루한도 축덕이었다. 이후 루한은 민석을 따라 사커사커팀에 합류했다.

헐! 내 주위에 나와 같은 팀을 찬양하는 축덕이라니! 축구 하나에 단순한 민석은 취미가 같은 루한을 보며 눈을 반짝거렸다. 축구하는 놈 치고 나쁜 놈이 없어요, 또. 허허.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진짜 진짜 친하게 지내야지!
알고보니 둘은 자취하고 있는 집도 가까웠고, 급기야 주말에는 집 뒤에 있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중학생 몇몇과 함께 축구하는, 이제야 친구같은 친구사이가 되었다. 처음의 어색함? 개나 주세요. 누가 어색하다 했는가. 이 둘을.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고(루한은 매우 떨려했지만), 자연스레 안부를 묻고 어딘가로 함께 놀러나가는 그런 평화로운 나날들이 지속되었다.

-루한루한! 나 중국어 배울게! 아..아니다. 루한 니가 한국어를 배우는게 나을지도..

나 언어고자거든. 특히 한자. 특히 중국어. 특히 성조.. 나란 아이는 왜 대체 일본어랑 불어같은 교양을 놔두고 쓰리콤보로 내가 못하는것만 깔려있는 중국어를 선택한걸까. 왜때무네..

-민석이 가르쳐주는검니다?

-응? 음... 그래! 내가 이래뵈도 교직이수받는 몸이니 가르쳐주겠어!

라고 패기넘치게 시작. 루한은 그런 민석이 귀여워 죽겠지만,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중인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의 유창한(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한국어실력을 선보이면 안된다는 다짐 하나로, 혼신의 연기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어를 못하는 연기를.

-루한. 따라해봐. 안녕하세요. 저는 루한입니다.

-아..아녕? 아녕하세요..저능 누한임니다.

-루한, 잘 따라하고 있어. 근데 아녕 아니고 안녕!

-아..안..안녕하세요. 저능 누한임니다.

-오 잘한다 잘한다!

부쩍 빠르게 배우는 것 같은 루한에 민석이 엄지를 촥 올렸다. 나는 언어고잔데 너는 언어에 능력이 있나봐. 루한아. 좋겠다. 엄마 아부지는 왜 날 언어고자로 만들어서는.

루한은 민석의 엄지손가락에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아직. 아직은 그러면 안돼.


민석과 루한의 평화로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어쩔때는 대학교에 와서 2년을 함께 한 도경수보다 루한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도경수가 갑자기 복수전공을 하겠다고 설쳐서 그랬다. 무용학과의 여신 김종희를 좀 더 가까이서 보겠다고 지 나름대로 짱구를 돌리더니, 무용학과가 있는 건물과 마주보고 선 상대로 가겠다는 미친 결단력을 보여주던 도경수덕분에 아무래도 루한이랑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중국어를 괜히 교양으로 선택했다며 거의 울먹거리는 민석이를 달래고 달래서 중국어를 가르쳐준 루한덕분에 중국어성적이 전공보다 더 높게 떴다. 아 중국어가 전공이었으면 얼마나 좋아. 얼마전까지 자신을 언어고자라고 부르던 민석은 그런일은 없었다는 듯 중국어로 전공을 바꿔야하나 내심 진지하게 고민중이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고나니 급격하게 잉여로워진 민석이는 루한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아르바이트를 할까 했지만, 왠지 좀처럼 구해지지않는 아르바이트는 잠시 보류하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마음먹고나니 잉여킹이 된 민석은 루한에게 루한, 너네집 놀러가도 돼? 라고 예의 있게 먼저 카톡을 보냈다. 루한에게서 좋다고 빨리 오라고 전화가 왔다. 민석이 루한의 집에 도착해서 초인종을 누르자 곧장 문을 열어준 루한이 어서 들어오라며 현관문에서 비켜선다. 민석은 자신의 자취방(이하 돼지우리)을 보다가 루한의 자취방을 보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오늘 집에 가면 대청소해야지.


근데 얘네 자취방은 왜 이렇게 럭셔리하지? ....자취방이라기에는..온갖... 루한, 너 혹시 매우 잘 사니..그런거니...중국부자는 진짜 부자라는데..너도 혹시 그런거니.....

배가 고프다는 민석의 흘러가는 한마디에 루한은 냉장고를 열어보다가 치킨을 시켜먹자고 제안해왔다. 콜콜 치느님은 무조건 콜. 신나게 대답하는 민석이를 보며 루한은 민석의 동그란 머리통을 쓰다듬고싶어하는 제 손을 몰래 찰싹 때리고서는 냉장고앞에 붙어진 상가책자에서 치킨을 주문했다. 그리고 엘티이급으로 빨리도 가져다준 치킨을 먹으면서 티비에서 하고있는 영화를 봤다. 개봉한지 오래되었지만, 민석은 보지못한 영화였던터라 꽤 흥미진진하게, 치킨을 뜯으면서 티비를 보는 멀티태스킹을 구사하고 있었고, 그 옆에 정자세로 앉은 루한은 사실 민석이를 쳐다봤다. 둔한 우리의 민석이는 그야말로 무아지경이 되어 영화를 봤지만.

그리고, 민석과 루한의 관계가 저들도 모르게 조금씩 진전되기 시작한 시점은 이 부분이 아니었을까. 침이 꼴깍 넘어가도록 긴장한 민석이 보였다. 좀 전의 영화분위기가 휙휙 바뀐다싶더니, 급기야 영화속 주인공들이 애틋하게 서로 키스를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민석은 괜스레 더워지는 마음에 손부채질을 연신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쑥스러워하면서도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민석의 볼이 발그스레해진게 너무 귀여워서 아 귀여워 빠오즈 하는 생각이 스침과 동시에 루한의 입술이 민석의 왼쪽 뺨으로 돌진했다. 민석이는 자신의 볼에 뭔가 닿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돌렸고, 정확하게.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 루한은 기다려왔다는 듯 민석의 입술에 기나긴 입맞춤을 했고, 왜인지. 왜때문인지 민석은 눈을 사르르 감아버렸다.

서로 입술만 마주대고 있는 기나긴 상황속에서 먼저 정신을 차린건 민석이었다.
으어어어어!!!!!엄마.제가 대체 무슨 짓을 했어요? 저 방금전에 꿈꿨어요? 으아아아앙.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눈을 왜 감은거야......대체. 김민석. 정신차려. 너 더위 먹었냐!

그럴 리가 없다. 더위는 말도 안되는 핑계였다. 지금이 한겨울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 그럼 루한은 나한테 왜 그.. 키..스한거고. 나는 왜 눈을 감은거냐고!!!!아오씨.

민석은 감고있던 눈을 반짝 뜨고서는 루한을 살짝 밀치고는 신발도 손에 들고 튀어나갔다.
루한은 소파에 앉아 그런 민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잡지도 못하고 넋이 나가있었다. 뭔가 미묘한 표정이었달까.

그리고 현재 민석은 자신의 이불을 빵빵 걷어차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니 나는 대체 왜 눈을 감은거냐고!!!!! 딱 밀어냈어야지. 엄마. 아부지. 제가 무슨 짓을. 하느님. 알라신님. 부처님 어찌 이 어린양에게 이런 시련을.... 이렇게 께이가 되어가나요!!!!왜 난 안싫은건데!이런 우라질!!!!!!!!!

그리고 다시 다음날 아침이 돌아왔다. 어김없이 일어난 민석이 잠에 덜 깨서 멍하니 있다가 푸드득거리면서 어제일을 기억해내고선, 그리고 이불을 또 빵빵 걷어찼다. 아!!!!!!!!!!!!진짜!!!

어쩐지 민석의 눈밑이 퀭했다.

한참을 멍때리다가, 벽에 걸린 무음시계(이모가 사다주셨다)의 시침을 보고 깜짝 놀란 민석이 벌떡 일어나서 책상(이래봤자 좁은 자취방이라 침대바로 옆이 책상이다)으로 손을 뻗었다. 내 핸드폰, 핸드폰이 어디있지. 루하안..왜 안 깨워줬지이.
그리고 자연스레 폰으로 손을 뻗었는데, 오늘따라 조용한 메신저가 이제서야 이상하다.
원래 아침마다 루한이 잘 잤느냐고.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주어서인가. 오늘따라 조용한 채팅방이 이상하다. 아니, 잠깐만. 뭐가 이상해?! 루한 걔가 나한테 연락 안 하는게 뭐가 이상해?! 나..뭐냐... 김민석, 너에겐 열 한 개의 자아가 있는게 분명해. 그렇지 않고서 이렇게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나... 아 이게 아닌데. 아... 모르겠다.

그렇게 곧장 일어난 민석이는 식탁(이래봤자 앉은뱅이 밥상)에 앉아 입속으로 코코볼을 잔뜩 씹어넣으면서도 루한에 대한 생각을 그치지 않았다. 왜 뽀뽀한거지..아 그건 키스인가...아 아닌데... 으아아아아아. 하지만 결국 생각의 끝은 기승전 나는 왜 눈을 감았던건가. 왜 나는 그것을 좋아했는가. 였다. 좀처럼 나오지않는 답에 머리를 끙끙 싸매고 먹다만 코코볼을 식탁위에 올려둔채 다시 침대로 푹. 자, 차분히 생각해보자. 루한이 나한테 뽀뽀...를 했어. 근데 나는 눈을 감았지. 근데 나는 왜 눈을 감았지? 그게 안 싫었으니까. 왜 그게 안 싫었지?....그러게. 왜 안 싫었지? 아니 아무리 내가 개방적인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사귀지도 않는데 ! 왜 그걸 허락!!....엄마야. 민석아. 정신차려.

포동포동한 볼을 두손으로 찰싹찰싹 때려도 봤지만, 결국 결론은 찾질 못했다.

그렇게 끙끙거리기를 며칠. 그 며칠동안 루한에게서는 단 한통의 카톡도 오지않았다.
급기야 민석이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나는 왜 화가 난거야. 또?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민석이는 루한이 그렇게 꼬박꼬박 해대던 카톡한통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그리고 결국 인정했다. 아니 그것밖에 대답이 되지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은 루한을 좋아하며,이제 께이의 세계에 입성했다는 것을.


아...나 루한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은 오늘 아침 문득 든 생각이었다. 코코볼이 다 떨어져서 먹을게 없나 냉장고를 뒤지던 민석이는 냉장고안에서 유통기한이 딱 이틀 지난 단팥빵을 발견했다. 그래, 이거 먹는다고 죽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단팥빵을 베어물고는 또다시 루한의 생각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아아쁘은 놈. 어떻게 연락을 이렇게 툭 끊을 수가 있어?! (경수와는 방학이 된 이후로 카톡 한통 없어도 쿨하게 넘어갔다.) 씨잉. 지가 먼저 뽀..뽀해놓고! 아직 사귀지도 않는데! 어?! 나쁜놈, 쉬운놈. 못됐어!
어! 아니면 아니다! 맞으면 맞다! 똑부러지게 해명을 하던지, 변명을 하던지! 뭐라도 해야될거 아니야! 씨이. 나만 이러는거 아니야?! 나 지금.....으허어엉

그러나 사랑하면 닮는다했던가, 패기넘치고 저돌적인 루한만큼이나 저돌적인 민석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그날로 루한의 집으로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자취한다기에는 너무 잘사는것같은 루한의 집 대문앞에 가서 대문을 빵빵 걷어찼다. 나 화났어요라는 표시인건지, 옆에 있는 초인종은 보이지않는건지. 그저 운동화로 빵빵.

- 야! 루한!!! 문 열어!! 너 안에 있지!?

루한이 집에 없는건지, 일부러 문을 안 열어주는건지 모르겠지만. 도통 대답이 없다.
닫혀있는 현관문을 발로 계속해서 퐁퐁 차보기도 하고,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 초인종을 벌써 다섯 번을 눌렀는데. 진짜 집에 없나. 씨이, 사람 마음 이렇게 심란하게 해놓고 이 나쁜놈은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녀?!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발가락도 아프다. 너무 무식하게 찼나봐. 흐어어. 내 발가락 애도.

결국 가까운 거리라 생각하고, 루한이 없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naver 하지 못한채로 루한네 집에 당도한 민석은 이제서야 자신이 짝짝이 운동화를 신고 왔음을 인지했다..
하....진정한 패션테러리스트였다. 짝짝이라니. 그래도 패딩이라도 주워입고 왔으니 그나마 다행인가. 민석은 현재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상태였고, 얼굴도 눈곱이나 겨우 뗀 상태에. 며칠간 눈밑이 퀭해지도록 정신없이 생각했던 터라 미처 감지못한 머리가 까치집을 짓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냥 딱 미친놈같아보였지만. 다른 건 더이상 생각하지않기로 했다. 이제 나도 몰라!!
 루한의 집앞에서 루한을 무작정 기다려보기로 했다. 금방 오겠지. 하고 문앞에 털썩 주저앉아서 양반다리를 하고는 현관문앞께에 기대앉은 민석은 다시금 루한을 생각해본다. 진짜 자신이 루한을 좋아하는게 맞나 싶어서. 근데 추운데 앉아있어서 그런지 신경이 예민한지, 알게모르게 루한이 저를 챙겨줬던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 누군가 그랬지, 따뜻한곳보다 추운곳이 공부가 더 잘된다고.(는무슨 이게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건지 도통 모르겠다) 고개를 주억거린 민석은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중국어를 못하는 자신을 위해 단어카드까지 만들어왔던 루한을. 추위를 많이 타는 저를 위해 품에 안고 온 캔커피를 민석의 볼에 대어주던 루한을.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눈 때문에 한바탕 크게 넘어질뻔한 자신을 뒤에서 잡아주던 루한을, 매일 아침 저에게 잘잤느냐고 물어봐주던 루한을. 자신에게 이름도 가르쳐주지않고서 고백하던 루한이. 주말에 공차다가 발목을 접지른 저를 위해 꽤 먼곳에 있는 약국까지 뛰어갔다온 루한이, 그러고보면 사소한것부터 꽤 큰 부분까지 언제나 자신을 챙겼던 것 같다. 루한, 너도 진짜 나 좋아하는거야? 그때 그 고백들은..정말 진심이었던거야? 근데 그럼 여자친구는 뭐지...?.......뭐 이건 나중 문제고. 일단,

그럼..그런거면...


-민석?

꽤 어둑어둑해질때까지 오지않는 루한을 십분만 더 기다려야지, 또 십분만 더 기다려야지 하던게 결국 루한이 올때까지 기다렸더니, 이제 민석은 추워서 귀가 꽁꽁 얼어 떨어질것만 같았다. 귀없다....헤.. 뭔가 멍한게 좀 많이 추운것도 같고. 그런데 그와중에 오랜만에 보는 루한이 제 눈앞에 있다.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건 옵션이고. 그게 왠지 좀 좋은거 같기도 한 것 같다는건 플러스.

민석이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 상황에 루한은 정말이지 깜짝 놀라서는 제 눈을 비벼봤다. 민석?.... 민석인가. 제 눈앞에 있는 민석이 믿기지않아서.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선 추워서 코 언저리와 귀가 빨개진 민석을 조심스레 일으켜 세워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절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대충 얼굴만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민석 바보. 전화라도 하지. 오래 앉아있어서 다리가 저린지 절뚝거리는 민석을 부축해서 소파에 앉힌 루한이 어쩔줄 몰라하기를 한참. 이제 조금 따뜻해졌는지, 노곤노곤해진 민석이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기시작했다.

민석이 꾸벅꾸벅 조는 이 상황에서 모든 정리를 혼자 해야하는 루한은 지금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태였다. 민석에게 충동적으로 뽀뽀하고, 민석이 나가버리고 나서야 제정신이 돌아온 루한은 민석을 뒤따라 갈까하는 마음에 신발까지 급하게 신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아 조금만 더 참을걸. 이제 조금씩 민석이 자신에게 마음을 주는 것 같았는데. 둘이 곧잘 대화하고 했던 채팅방으로 들어가 몇자를 쓰던 루한이 결국 변명하기를 포기한다. 민석아..장난-까지 쳐 내려가다..결국 도로 지워버렸다. 장난아니란 말이야. 민석아, 미안. 아니야.. 민석아. 나 사실은 하나도 안 미안해. 그냥 너한테 닿고싶었어. 오래전부터. 민석아....많이 화났어?..결국 어떠한 말도 보내지 못한채로 소파위에 안착한 루한의 휴대폰이 고요했다.

그리고 루한은 루한대로 한번도 울리지않는 핸드폰을 보면서 핸드폰이 고장났나 생각하기도 했고, 혹여 다른 곳에서 전화가 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민석이 걸진 않았을까하며 설레했다. 하지만 민석의 전화번호가 아니면 망설임없이 뒤돌아서서 그야말로 잠수를 탔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근데 난 그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도 민석 너에게 뽀뽀할것 같은데. 집으로 찾아가볼까. 그건 실례가 아닐까. 날 아예 안 보려고 하는건 아닐까.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루한의 머릿속을 맴돌았고, 루한은 지금 이 시간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 날 욕심부리지말걸. 그리고 오늘 루한은 자신의 또다른 께이친구 장이씽에게 조언을 듣고 오는 길이었다. 그런데 왠걸. 꿈속에서도 얼굴 한번 보여주지않던 민석이 집앞에 앉아있었다. 대체 왜 온걸까. 이제 아예 얼굴 안 보겠다고 얘기하려고 왔던걸까. 민석.


민석은 한참 꾸벅꾸벅 졸다가 깜짝 놀라서 깼다. 이미 한밤중이요, 자신은 자신의 방이 아닌. 루한의 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럼 루한은?! 파드득거리며 몸을 일으켜보니, 루한의 방에 정작 주인인 루한은 보이질 않는다. 또 어디 간거야?!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소파위에서 자고 있는 루한이 보였다. 뭐야, 나쁜놈 저기 있네. 씨이.
말로는 나쁜놈이라면서도 루한의 이불을 질질 끌고 가서는 루한에게 잘 덮어주었다.
보일러가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결코 춥지않았지만, 왠지 이불을 덮어줘야만 할 것 같았다. 며칠만에 보는거야 이게. 씨이. 연락 한번을 안해. 나아아아쁘은놈.

근데 나 어떻게 얘네집에 들어왔지?..........뒤늦게서야 생각이란걸 한 민석이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 루한이 저를 방에 눕혀주었나보다하고. 괜히 붉어지려는 얼굴에 놀란 민석이 새소리를 내다가 깜짝 놀라서 입을 제 손으로 막았다. 루한이 잔다고! 바보 멍청아!!

그 와중에 루한이 정말 곤하게 잠이 든거 같아서 심술이 나기도 했다. 진짜 나 좋아하는 거 맞아?
나 좋아하는거면 지금 이렇게 잘때가 아닌데?!

...어...그러고보니까, 루한이 그때 했던 고백이후로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얘기해준적이 없다. 헐....엄마..나 혹시 혼자 삽질하는거야 지금?....또 우울모드를 달리기 시작한 민석은 생각이란걸 멈췄다. 배고프다. 으씨.

잠이 깨버린 민석이는 이도저도 못하고 루한의 자는 얼굴만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루한이 살짝 뒤척이면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 잠잠해지면 다시 후우 옅은 숨을 몰아쉬었다. 혹여나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릴까봐서 배를 단단히 잡고서말이다.
그러다가 다시금 살짝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보니 주위가 환한게 영락없는 아침이었다. 그리고 뻐근한 허리를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다 마주친 시선의 끝에는, 분명 저를 바라보고 있는 루한이 있었다.

-민석. 괜찮아? 허리 아프지 않아?

민석은 루한의 다정한 인사가 실로 오랜만이라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씨이 니가 뭐라고! 너 때문에 나 이제 어떻게 해!? 너 어쩔꺼야! 니가 나 책임질거야?! 엄마 아부지이이이....씨이... 루한 너 진짜..

결국 눈물이 터진 민석에 당황한건 루한이었다.
구성지게 들리는 울음소리에 피쳐링된 알수없는 중얼거림이 민석의 목을 통해 흘러나왔다.

-왜.왜울어?! 민석아.

그러고보니까 언제부턴지 루한은 한국말도 완전 잘했다. 발음도 하나 꺽이지않고, 마치 모국어인것마냥. 씨이. 한국어도 잘하면서 못하는척 하고. 못된 놈. 나쁜 놈. 엉엉

루한을 더 당황하게 한건 민석이 루한을 껴안고 울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엉엉. 이 나아아쁜놈아아. 이제 어쩔거야아아. 너 때문에 나 게이 됐잖아아아. 으어엉.

여전히 울음소리에 묻혀 정체를 알수없는 민석의 중얼거림때문에 루한은 뭐 때문에 민석이 이렇게 구슬프게 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건 저가 며칠전에 민석이에게 뽀뽀한것 때문에 그런것 같아서 더 미안해졌다. 아 그때 무슨 변명이라도 할걸. 이제 친구하지말자고 그러면 어떻게 해.

-루하안. 우리 이제 친구하지..말자아아. 흐어엉

...이거봐. 민석이가 울면서 친구하지말자고 한다. 그럼 우리 이제 이렇게 못 만나?
민석아. 내가 잘못했어. 그러지마. 그런말..

-민..민석.내가..미..

-루하안. 내가 잘할게에. 그러니까 우리 이제 친구하지말자아.

...민석이 뭘 잘한다는거지? 저게 무슨 말이야.

루한은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이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민석이 하는 말은 마치 꼭 우리 이제 연인사이하자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는데, 그럴 리가 없으니까.
루한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민석은 이렇게 울지도 않아야되고, 나쁜놈!하고선 너같은 친구는 필요없어하고 뒤돌아서버리는거였는데.

-루하안. 이나쁜놈아아아. 너 나 좋아하는거 맞아아?! 왜 내가 좋아한다는데 아무말도 없어!!!

김민석이 이렇게 한건 또 터뜨리는구나, 라고 도경수가 봤다면 한마디 했을텐데.

루한은 다시 한번 날아든 민석의 말을 재차 정리하기에 바쁘다. 그러니까, 민석이 누굴 좋아해?...누구...를....그러니까..나를?! 나?!

-민..민석. 너 누구 좋아한다...

-씨이, 알면서 모른척하는거야뭐야! 이 나쁜놈아! 너 때문에 이제 나 불효자되게생겼어! 어쩔거야아아아. 엄마아아아아. 아부지이이이.

-.........민석아. 너 나 좋아한다고 방금전에 그런거지? 어? 그 말 무르기 없기야? !

민석은 그날 미친개구리를 보았다. 루한..너는 살짝만 웃는게 좋겠다.

미친 듯이 울어제낀 민석이 울면서 할말 다 하고, 장렬하게 들리는 배꼽시계에 울음을 딱 그치고서는 루한, 나 배고파.라고 말했다.

루한은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콩깍지가 씌인게 분명했다. 퉁퉁 부은 눈에 까치집머리에, 미처 떼지못한 눈곱까지...이하생략하도록한다...)어쩐지 이제는 저가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오늘부로 귀엽고 귀여운 자신의 연인은 이렇게 또다시 자연스럽게 제게 다가와서 자신의 일상이 되고있었다.

-민석,

-응, 왜?

배가 정말 고팠던건지 민석이 두 뺨을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루한이 올려주는 반찬을 숟가락에 꼭꼭 얹어 먹고 있을 때, 루한이 민석을 불렀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하게.

그 목소리에 왠지 부끄러워진 민석이 루한의 얼굴을 쓰윽 보다가 숟가락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물론 빨개진 뺨과 귀는 숨길 수 없었지만.
하지만 그 뒤에 나온 루한의 말에 민석은 결국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채로 루한을 바라보다가 한번 더 왕왕 울 수 밖에 없었다.

-민석아, 내게 와줘서 고마워.

내 봄같은 민석아. 사랑해. 좋아해. 너에게 늘 닿고 싶었어.

봄이 왔다. 내게.

 

 

 

 

어....쓰고보니까엄청기네요;ㅅ;......짜져있다가이렇게육지로올라오는건...처음이에요...덜덜덜

여기까지읽어주신분들제싸랑을바드세요마구마구드림니다(찡긋)

...재미있다고한분이라도해주시면...다음에...징어와세훈이....징어와백현이로찐글들을데려올게요...허허☞♥☜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석이너므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카야♥
헐...제싸랑을바드세요TTTTTT소중한댓글을달아주시다니TTTTTTTTTTTT싸랑합니당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블락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1 워너 08.24 17:59
엑소 [EXO/레이] 길 찾아준 천사아저씨랑 연애하는 썰 (부제: 천사는 없었다. 中)116 천사렝 08.24 17:40
엑소 [EXO/루민] 축구부인데 축구부에 게이(많은)썰 032 축구부 박찬열 08.24 17:26
빅스 [VIXX/켄콩] 머저리들 - 1. 잠실사는 원식이2 생시 08.24 17:1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9 준면아가씨 08.24 17:05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에니엘] KAKAO TALK 오늘 촬영 빠진 에네스14 호다 08.24 16:5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매혹 08.24 16:48
히스토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바보둘정상인하.. 08.24 16:3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매혹 08.24 16:21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 끼야앙 08.24 16:18
엑소 [EXO/박찬열] 찬열이 어장에서 박찬열 여자로 66666666666666666 레알 08.24 15:41
엑소 [EXO/루민] 어떤 애가 내 친구 괴롭히는 썰10105 내키180 08.24 15:31
빅스 [VIXX] 너가 사는 세상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012 나도 별빛 08.24 15:14
빅스 [VIXX/켄택] 머글들한테도 유명한 빅스 레오 남팬 일화 2896 디야 08.24 15:13
빅스 [VIXX/한상혁/정택운] 임신한 너 별빛 그리고 두명의 애아빠046 빅병 섹시해 08.24 15:08
엑소 [EXO/루민] 봄이 왔다2 ♥카야♥ 08.24 15:06
아이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9 바비아이 08.24 14:19
엑소 [EXO/세훈] 엑소 오세훈의 여자 인 친구인 썰 444444435 나랑드 08.24 13:5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중학교국어 08.24 13:16
빅스 [VIXX/택운홍빈학연] 꽃이 지면 (익애溺愛) 014 떨리 08.24 12:54
엑소 [세찬] 말할 수 없는 비밀1 yahwa 08.24 12:23
비투비 [비투비/육훈] 뱀파이어 감식반 공지2 탄산콜라 08.24 12:0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6 VITA 08.24 05:36
빅스 [VIXX/이재환] 결혼 직전까지 갔던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부제:경계?)12 나른나른 08.24 05:16
엑소 [EXO/오백] 여름에 멈추다 4 이것이 말로만.. 08.24 04:38
아이콘 [TeamB/바비] 친구야 (부제: 색시야)40 제 3의 치아 08.24 04:16
블락비 [블락비/피오] 지하철에서 피오닮은 남익 만난 썰3333 59 지하철 피오 08.24 03:59
전체 인기글 l 안내
5/28 12:12 ~ 5/28 12:1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