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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온앤오프 김남길 엑소 샤이니
쿠안 전체글ll조회 2499l 3

"너가 너무 잡혀사는거같아."
"맞아, 그 사람이 깔린다면서"
"이게 그 유명한 낮져밤이라는거지, 야, 아무리 낮져밤이가 대세라도 최소한의 체면은 차려야되는거 아니냐?"
"무슨 주인이 부르면 좋다고 꼬리치며 달려가는 개마냥... 으이고, 타쿠야 다 죽었네, 다 죽었어."
"야야, 타쿠야 화난거같은데?"
"뭐야, 이건 널 위해 이 형아들이 진심을 담아 충고해주는거라고!"



… 탁!

소주잔을 거칠게 내려놓으며 타쿠야는 아무 말 없이 친구들을 한번 째려보고는 상 위에 올려진 휴대폰을 물그러미 바라보았다. … 형은 이 시간 되도록 연락 한 통 없네. 만약 자신이였다면 지금 어디냐, 누구랑 있냐, 술 마셨는데 운전은 할 수 있겠냐, 데릴러 갈까, 언제 집에 들어가냐, 들어가서 문자라도 한 통 보내달라 하며 위안을 귀찮을 정도로 달달 볶으며 귀찮게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는데.



위안을 만나면 유치한 말로 심장이 콩닥거리는게 두근거리고 같이 뭘하든, 얼굴만 봐도 행복해서 뭐든지 해주고 맞춰주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애인사이에 체면이 어딨고, 재는게 어딨어, 얼굴만 봐도 좋은데. 하고 타쿠야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애인이 새벽까지 술 마시고 돌아다녀도 연락 한 통 없고 애교는 바라지도 않지만 평소에 말도 몇 마디 안하고 어디 놀러가자 그러면 일이 바쁘다, 피곤하다, 선약이 있다 하면서 둘이서 다니는걸 피하는듯한 위안을 생각하니 확실히 뭔가 자신만 항상 안달복달하고 일방적인 짝사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의 말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였다.



"너 그 사람이랑 1년도 넘게 만나면서 그 사람이 먼저 하자고 했던적도 없대매."
"헐, 그럼 타쿠야가 억지로 맨날 하는거야?"
"야, 무슨 말이... 내가 무슨 강간 하는것도 아니고, 억지로가 뭐냐, 억지로가. 단어 선택 참..."
"모르지, 그런거 말고도 평소에 어디 가자, 어디서 만나자 이런걸 먼저 해본적이 없는거같던데."
"와... 타쿠야, 그 사람이 너 진짜로 좋아하는건 맞는거냐?"
"… 시끄러워!!! 니네가 뭔데 남의 연애사정에 감놔라 배놔라, 간섭들이냐?!!!!!"



친구들이 아니라 아주 훼방꾼들이네. 간사한 이간질꾼들.

타쿠야는 왠지 서글퍼져서 소주 잔에 소주를 들이붓고 벌컥 벌컥 들이마셨다. 후…, 지금도 나 좋다는 여자가 길거리에 차고 넘치는데. 픽-, 타쿠야는 실없는 생각에 피식 웃으며 다시 소주를 붓고 마시기를 반복했다. 소주 맛이 쓰면서도 단게 술 못 하는 자신이 어느 정도 취한거 같다고 타쿠야는 생각했다. 알딸딸하네. 젓가락을 들어 애꿎은 골뱅이 안주를 먹지도 않고 쿡쿡 찔러대며 타쿠야는 혼잣말 하듯 중얼거렸다.



"후…, 먼저 반한게 죄지, 뭐."



먼저 반해서 먼저 쫒아다니고 먼저 고백한 내 잘못이지, 누구를 탓해.
마구 젓가락으로 찔러대서 구멍이 송송 난 골뱅이를 입 안에 넣고 우걱우걱 씹어대며 타쿠야는 아무 연락없는 평화로운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 * *


[네, 그래서 요즘 남성분들도 어느 정도 애교가 있어야 애인분들에게 사랑받을수있다 이말이군요!]
[나쁜 남자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사실 실제로 평소에 연락 한 통 없고 무뚝뚝하고 배려없는 남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매력적이라 좋아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 장기간의 만남은 이어지지 못하고 헤어질거라 생각해요.]
[맞아요, 저는 그런 남자보다 힘들고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남자친구가 제 집앞에 서서 날 기다렸다고, 보고 싶었다고 그러면서 눈 마주치고 안아주고 키스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아-, 정말 로맨틱하네요. 이런걸 애교라고 여성분들은 칭하는건가요?]
[일상 속에서 저를 위해 해주는 행동이 애교라고 생각해요, 절 위해 집앞까지 찾아와주면 얼마나 남자친구가 멋지고 사랑스러워보이겠어요.]
[실제로 이런 경험이 …………… 삑 ―.



TV가 꺼지면서 어두웠던 거실은 침묵이 감돌았다. 채널을 돌리다가 가쉽거리를 주로 다루는 한 토크쇼를 보게 된 위안은 몇분동안 그 방송을 뚫어져라 보다가 부자연스러운 여자 게스트들의 로망 토크와 영양가없는 MC의 질문에 TV를 끄며 찜찜한 기분을 감추지 못한채 신경질적으로 리모콘을 쇼파에 내던지듯 내려놓았다. 게스트도 마음에 안들고 방송 컨셉도 마음에 안들었다. 이런 프로그램이 요즘 대세라니. 위안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 평소에 연락 한 통 없고 무뚝뚝하고 배려없는 남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위안은 방금 전 본 여성게스트의 말을 떠올리며 쇼파에 있던 쿠션을 마구 흔들어대다가 그것마저도 신경질적으로 내던져버렸다. … 사실 왠지 그 말이 자신을 두고 말하는거같아 위안은 프로그램 컨셉과 게스트 다 떠나서 그 언급에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 벌써 한시 반이네."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들과 마시고 온다며 여섯시에 전화를 한 이후로 타쿠야는 전화,문자도 한 통없이 감감무소식이였다. 사실 신나게 놀고 있을 그가 먼저 연락할 이유는 없었지만 위안은 왠지 자신도 모르게 전화기를 붙잡고 1시가 넘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지금 뭐하냐며 전화가 오지는 않을까, 친구들이랑 헤어져 집에 가고 있다 문자가 오지는 않을까. …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할까 말까. 위안은 여러 잡다한 생각에 휴대폰을 잠궜다 풀었다 하며 괜한 배터리만 낭비 중이였다.



키크고 잘생기고 심지어 모두에게 친절한 타쿠야는 과에서 인기가 많았다. 여학생들의 고백부터 편지까지 관심이 끊이지를 않는 과의 얼굴로 알아주는 학생이였다. 평범한 길거리를 걷다가도 눈에 띄는 외모덕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기가 일쑤였다. 그냥 한마디로 정말 잘난 사람이였다. 하지만 이런 잘난 타쿠야는 위안이 좋다며 일편단심 민들레, 해바라기같이, 순애보처럼 항상 위안을 쫒아다니고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문자로 전화로 언제 어디서든 그를 찾아댔다. 만나면 오늘 뭐할까요, 제가 좋은 곳 알아놨어요, 오늘도 많이 피곤하죠. 등등, 위안이 먼저 선뜻 말을 건내지 않아도 타쿠야는 곧장 자신이 오늘 있었던 일이나 오늘 일정, 위안의 기분을 물어보며 먼저 분위기를 이끌고 위안을 즐겁게 해주었다.

선수같으면서도 순수하고 열정적인게, 위안은 그런 타쿠야의 모습이 참 좋고 항상 그를 볼때마다 두근거렸다.



오랜 기간동안 애인이 없었을뿐더러 성격이 쾌활하거나 연애감각이 뛰어난게 아니였기때문에 위안은 타쿠야를 만날때마다 항상 그를 바라보듯 안 바라보듯 하고 최소한의 대답만 하며 그의 감정을 곧잘 숨기는 편이였다. 30대에 접어든 남자가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하고 생기발랄한 남자애 붙잡고 집착하는건 아닐까, 그 애가 다음 날 갑자기 자신이 싫다며 떠나버리는 아닐까, 자신이 그에 대한 마음을 빨리 보여주는만큼 그가 자신에 대한 마음이 빨리 식어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위안을 더 말 없이 만들기도 하였다. 타쿠야를 볼때마다 10대때 풋풋하게 좋아하던 마음같이, 20대때 열정적으로 불같이 사랑하던 마음같이 위안은 타쿠야를 바라보면서 항상 심장이 뛰고 같이 하는 일마다 긴장과 감동에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젊고 잘생긴 잘난 사람, 나만 바라봐주는 잘난 애인.



위안은 이런 생각을 할때마다 간질거리는 기분에 참을 수가 없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빠지면 안되는데, 최대한 만남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일주일에 1~2번만 만나려고 하지만 설레는건 어쩔수가 없는 일이였다. … 평소에 연락 한 통 없고 무뚝뚝하고 배려없는 남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 장기간의 만남은 이어지지 못하고 헤어질거라 생각해요. 하-, 방금 전 프로그램이 자꾸 생각나 위안은 마른 세수를 하며 양 손으로 양 볼을 아프지 않게 톡톡 쳐댔다. 더 타쿠야를 오래 보고 싶어서 이렇게 거리를 유지하는건데 오랜 만남은 하지 못할꺼라니, 자신의 생각을 산산조각으로 부셔버리는듯한 느낌에 기분이 나빠져 위안은 고개를 흔들고 볼을 약간 세게 치며 그 여자를 곱씹었다.



자기가 뭘 안다고 그러는거야, 사람마다 연애방식이 다 다른거지. 요즘 사람들은 보편화가 너무 심해.
……… 애교 있는 남자?

위안은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과는 성격적으로 너무 먼 얘기였다.



… ♪♬♪



!!!
위안은 갑자기 손안에서 들리는 진동과 노래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크게 움찔했다. [타쿠야♥] 그래도 명색이 애인인데 이런걸로라도 티 좀 내면 안되냐며 반강제로 폰을 빼앗아 하트를 붙여놨던 타쿠야 저장 이름이 핸드폰 배경화면에 둥둥 떠다녔다. 타쿠야다. 위안은 타쿠야의 전화에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려 짧게 심호흡을 하며 조심스레 통화버튼을 눌렀다. 통화버튼을 누른 화면에 긴장한 위안의 손땀이 보이지않게 배었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



타쿠야는 말 없이 숨소리만 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타쿠야가 아닌가? 폰을 잃어버렸거나, 무슨 일이 생긴건가? 짧은 순간 스치는 생각들에 위안은 좀 더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타쿠야? 타쿠야예요?"
[… 후, 위안이형.]



취했는지 혀가 꼬인채 말을 하는 타쿠야의 목소리를 들으며 위안은 무슨 일이 일어난게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술 취해서 전화한 그가 고맙고 귀엽게 느껴졌다. 나빴던 기분이 다시 좋아지고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입꼬리를 올리며 위안은 아까 내던졌던 쿠션을 집어들어 허벅지위에 올려놓고 타쿠야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통화를 이었다.



"… 취했네요, 타쿠야."
[좀 마니 마셔거든여... 형 모해여...]
"그냥 있었어요, 친구들이랑 아직까지 있는거예요?"



차마 너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어! 하고 말할 수가 없어서 대충 말을 얼버무린 위안은 한 마디 한 마디를 할때마다 심장이 콩콩 거리는게 마치 첫사랑하는 사춘기 소녀같았다. 이 나이에 사춘기 소녀라니, 괜히 민망하기도 했지만 애인이랑 통화하는건데 뭐 어떤가 싶기도 해서 위안은 멋쩍은듯 웃으며 뒷목을 쓸어댔다.



[형! 일루 와주세여... 와주시면 안대여?]
"예?"
[친구드리 저보고... 잡혀산다구... 막 낮져밤이라 하구... 넌 체면도 없냐 그러구... 야! 이거 놔, ...암튼 저 막 갈구는데... 저 사실 아니죠~? 사실 그런거같기두 하구..... 뭐뭐, 그래, 나 취했다. 왜! 애인한테 전화두 못하는줄 알어? 야, 우리 애인님이 아무리 철벽남이여도 전화는 잘 받아주거든? 아! 잘 바다준다고!!! ..... 형, 에고... 자꾸 친구드리 말을 거네여... 사실 아니죠?]



횡설수설.

친구들이 건네는 말에 하나하나 대꾸해주면서 뭔 말인지도 모를 말을 막 내뱉는 타쿠야의 통화를 듣자 위안은 잠시 멍해져서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 지금 뭔 말을 하는거지? 낮져밤이, 철벽남? 대략 술판에서 어떤 대화가 펼쳐졌을지를 상상하며 생각을 마친 위안은 얼굴이 빨개졌다가 방금 본 쇼프로그램의 여자의 말이 겹쳐지듯 머릿속에 떠올라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살짝 벌린 채 잠시 할 말을 정리했다. 타쿠야를 말리는 친구들과 형… 형. 거리는 퓨즈 끊긴 타쿠야의 목소리가 전화기속에서 계속 들려왔다. … 정신을 차리고 위안은 말을 꺼냈다.



"음…, 타쿠야. 많이 취한거같아요. 빨리 집으로 가요."



차 조심하고, 차끌고 왔으면 음주운전하지말고요. … 서둘러 전화를 끊은 위안은 쇼파에서 일어나 발을 작게 구르며 베란다로 걸음을 옮겼다. 베란다 밖의 어둡지만 네온사인으로 환한 밤 경치를 잠시 동안 계속 바라보았다. … 사실 아니죠? 타쿠야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무한재생되고 있었다. 아니죠, 아니죠, 사실 아니죠? 위안은 살짝 입술을 깨물며 잠시 생각을 하다가 베란다에서 거실로 다시 들어와 방으로 몸을 돌렸다. 새벽이라 그런지 베란다에만 있어도 밤바람이 차서 몸이 떨렸다. 위안은 작게 몸을 떨며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 * *

타쿠야는 갑작스레 끊어진 전화에 핸드폰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우당탕 자신이 앉아있던 의자가 넘어질 정도로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슴츠레 눈을 뜨고 더듬더듬 상 위에 자신의 지갑과 휴대폰을 찾아 주머니에 구겨넣은 타쿠야는 자신이 넘어뜨렸던 의자를 바르게 세워놓고 술 냄새가 섞인 심호흡을 한번 내쉬었다.



"야, 나 간다."



뭐? 야, 잠깐! 타쿠야! 타쿠야! 야야!!! 타쿠야의 갑작스런 일탈행동에 소리치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타쿠야는 비척비척 느린 걸음으로 술집을 나왔다. 새벽이라 그런지 제법 찬 바람이 불었다. 타쿠야는 피부에 와닿는 쌀쌀한 한기에 작게 몸을 떨며 한쪽 손으로 다른쪽 팔을 문질렀다. 타쿠야는 잠깐 택시를 부를까 망설이면서 신발을 질질 끌며 술집 앞을 서성이다 결국 자신의 집쪽으로 방향을 돌려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찬 공기가 타쿠야의 몸을 에워싸는듯한 찬 기운이 맴돌았지만 타쿠야는 신경쓰지 않았다. 머릿 속에는 그저 많이 취한거 같으니 빨리 집으로 들어가라고 말해주던 위안의 목소리만 맴돌 뿐이였다.



형 보고 싶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전화 한 통, 말 한 마디에 친구들의 말과 잡생각이 다 사라지는게 타쿠야는 피식 웃으며 나 진짜 중증이다. 하고 작게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약간 서운하긴 해도 그렇다고 엄청 불행하거나 슬프거나 힘든게 아닌데. 이 생각이 들자 머릿속이 뻥 뚫린듯한 시원하고 한결 맑아진 기분에 타쿠야는 혼자 실없이 웃었다.



... 아, 진짜 형 보고 싶다.



목소리도, 얼굴도,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다 보고 싶은 그런 밤이였다.

.
.
.

자취하는 빌라에 도착해 집 앞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오르던 타쿠야는 자기 집 층 계단 중간쯤에 보이는 한 인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전 직전의 오래된 계단 전등의 어두운 주황 불빛은 어렴풋이 그의 체격이 남자라는것 정도밖엔 보이지가 않았다. 오늘 무슨 날인가, 나처럼 술취한 사람이 또 있네. 타쿠야는 자기 옆집에 누가 사는지 기억을 더듬으며 그 남자를 지나쳐 남은 계단을 마저 오르려했다. 그때, 뒤에 있던 남자가 타쿠야의 옷 끝을 잡아 당겼다. 우왁! 하마터면 계단에서 넘어질뻔한 타쿠야는 놀라고 어이없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위안이형?"



가까이서 어둠에 적응한 눈으로 남자를 빤히 쳐다보니 어디서 눈에 많이 익은게 남자는 다름이 아닌 자신의 애인, 장위안이였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하지 않고 옷 끝을 붙잡고 있는 위안을 보며 타쿠야는 지금 자신이 꿈을 꾸나하며 볼을 살짝 잡아당겨보았다. 아야야-, 뭐지. 진짜로 위안이형인가.



"형...?"
"타쿠야."
"형 무슨 일 있어요? 왜 이 밤에..."
"...... 타쿠야가 잡혀사는게 아니예요."
"예?"
"타쿠야가 잡혀사는게 아니라 내가 타쿠야한테 잡혀사는거예요. 체면없는게 아니라 타쿠야가 배려심이 깊은거예요. 친구들이 한 말 다 사실아니예요, 다 거짓말이고 잘 알지 못하는거예요."
"......... 형."
"... 내가 너무 무뚝뚝하고 재미도 없고 타쿠야에 비해 외모든 능력이든 다 평범해서 미안해요."
"........."
"너무 좋아하는데 너무 좋아해서 이걸 다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네요."
".........!"



위안은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들고 타쿠야에게 입을 맞추었다. 상대적으로 키도 작고 계단 밑에 서있던지라 위안은 발뒷꿈치를 최대한 들어올리고 타쿠야의 어깨를 잡아끌듯 내려 타쿠야의 입에 짧게 버드키스하듯 입을 맞추었다. 타쿠야는 어안이 벙벙해 이게 술김에 만든 꿈, 환상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투정부리듯 술김에 전화한거에 이렇게 여기까지 달려와준거야? 타쿠야는 아이들이 뽀뽀를 하듯 짧고 수줍은 키스에 쑥스러워 고개를 못드는 위안의 정수리를 바라보면서 기쁨과 떨림,설렘 등 여러 복잡한 기분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대신에 위안의 고개를 부드럽게 들어올린뒤 자신이 약간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낮춰 부드럽게 키스를 하는걸로 말을 대신했다. 서로의 입이 열리고 부드럽게 엉키는 혀에 위안은 눈을 감고 타쿠야의 어깨위로 손을 감아올렸다. 타쿠야에게선 술냄새가 났지만 그 마저도 달콤해 위안은 가슴이 마구 뛰었다.



"......... 하아."



조심스레 입술을 떼면서 타쿠야는 작은 탄성 비슷한 숨을 내쉬었다. 한번 더 입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코, 이마, 머리. 타쿠야는 위안의 모든 곳에 짧게 키스를 하였다. 이런 사랑스러운 남자에게 잠시나마 서운해했던 제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바보같이 느껴졌다.



"형."
"......"
"형-."
"........."
"위안씨."
"........."
"... 장위안씨."
"........."
"사랑해요."



위안을 껴안으면서 타쿠야는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맨날 말하던 사랑한다는 말이였지만 오늘은 더 뜻깊고 의미가 있는거 같아 타쿠야도 위안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었다.



"나두요."
"...에?"
"... 나도... 사랑한다고요."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끝말은 거의 알아들을수도 없었지만 타쿠야는 사귀면서 처음 듣는듯한 그 말에 위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좀 더 힘을 실어 위안을 껴안았다. 두근 두근. 위안은 자기 심장 소리가 타쿠야에게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자기가 봐도 낯선 자신의 모습에 어색하고 제대로 타쿠야를 바라보지도 못할 정도로 쑥스러웠지만 왠지 모르는 후련함과 설렘에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는거같았다. 그를 만난게 벌써 일년하고도 몇개월전인가. 몽글 몽글 피어오르는 첫 만남의 기억에 위안은 눈을 감았다.



* * *



학과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새로 대학 조교로 들어온 위안은 이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 항상 머리를 매만지며 옷 매무새를 점검한다. 오늘은 나와있을까, 오늘도 땡땡이치고 놀러간건 아닐까. 며칠 전 시험감독으로 들어가 눈에 띈 그 사내를 떠올리며 위안은 문 앞에서 항상 가슴을 조렸다. 그 사내는 자기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을텐데. 문을 열고 강의실에 들어가 학생들을 훑고 오늘은 그 사내가 왔는지 안왔는지를 살핀다. 아, 오늘도 땡땡인가보다. 출석체크를 하며 대리 출석을 하는걸 다 알았지만 위안은 그냥 모르는척 해주며 또 실망감에 가득차 볼펜으로 출석부 끝에 작게 낙서를 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인기가 많은 유명인사라는걸 알게되어 위안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괜시리 우울한 기분에 몇날 며칠을 허하게 보냈다. 그래, 그런 애가 인기가 없고 애인이 없는게 더 이상하지. 마음속으로는 당연한거라고 위로를 해도 슬프고 처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이상하지, 여자도 아니고 남자를 첫 눈에 보고 반하다니. 그냥 가만히 자리에 앉아 눈을 내리깔고 글을 쓰는건데 위안은 그 모습을 눈에서 땔 수가 없었다. 첫 눈에 반한다는게 이런 느낌인가, 막 두근거리지는 않지만 그 사람밖에 안 보이고 신경쓰이는게.



"어어! 아, 죄송합니다."



코너를 돌다 자신보다 큰 남자에게 부딪친 위안은 들고 있던 프린트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 잡생각이 너무 심했나. 우수수 떨어져 이리저리 흩어진 프린트를 주우며 위안은 스스로에게 정신 좀 차려라라는 뜻으로 머리를 콩콩 때려댔다.



"여기요-."



멀리 날아간 것을 주워줬는지 몇 장의 프린트를 건내는 손을 보며 위안은 감사함에 프린트를 챙기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헐,
그 사람이다.

타쿠야.
내가 첫 눈에 반한 그 남자.





End

 

 

 

 

 

-

비정상 익명글에 있던 단편글이예욥...

한 익수니가 여기도 올리라고 저에게 용기를 주기에 올립니답

읽어주셔서 모두 고맙고 비정상 그취글 가면 똑같은 글 있으니 구독료따위없어욥

브금이 밑에 있어서 미안해욥... 근데 어케 위로 올리지, 드래그가 안돼... (포기)

그취방은 퍼가기 허용? 이거 해놔서 이 방은 금지해놨어욥, 만약 하고싶다면 거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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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류ㅠㅠㅠㅠㅠ완전 좋아여ㅠㅠㅠㅠ짱짱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78.11
너쓰니 내꺼해ㅠㅠㅠㅠㅠㅠㅠㅠ ㅏㅇ 달달달ㄷ랃라달듀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짱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달달해미치겄다으
9년 전
독자5
내..내몸이 녹고있어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대박
모바일로 보고 컴터로 또보는데 bgm은 왤케 귀여워 ㅠㅠㅠㅠ
대박 스크랩 ㅇㅇ

9년 전
독자6
아장위안ㅜㅜㅜㅜㅜㅜㅜㅠ귀여워ㅜㅜㅜㅜㅜㅜㅜ타쿠야도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 진짜 설탕물같아요ㅠㅠㅠㅠㅠㅠ 내 마음이 녹는다ㅠㅠㅠ
9년 전
독자8
와.... 달달하고 잘 쓰셨네요. 부담스럽지 않게 각자 캐릭터에 잘 부합하는 인물을 그려낸 것 같아요. 전 타쿠안보단 장탘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보니 타쿠안 분자의 마음을 알겠네요. 영업 성공하셨어요ㅋㅋㅋ
9년 전
독자9
헐ㅠㅠㅠㅠㅠㅠ달달해쥬금ㅠㅠㅠㅠㅠㅠ와 서로존댓말ㅠㅠㅠㅠㅠ아발린다퓨ㅠㅠㅠㅠ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0
와진심달달하다ㅠㅠㅠㅠㅠㅠ이런거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타쿠야ㅠㅠㅠㅠ장위아뉴ㅠㅠㅠㅠㅠ김미썸슈가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10.141
으유ㅠㅠㅠㅠㅠㅠㅠ 너무좋아요ㅠㅠㅠ 서로 너무 좋아해서 안절부절 한게 짱귀요미드류ㅠㅠㅠㅠㅜㅜ
9년 전
독자11
허휴..이건 뭐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2
헐...사룽.....
9년 전
독자13
원래 위안이가 먼저 반했었네요. 한눈에 반한 남자랑 사귀니 조심스러울수밖에ㅜㅜ 위안이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갔어요 ㅜㅜ
9년 전
독자14
짱달다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5
다다다다ㅏ다닫ㄹㄹ라다다다닫라다ㅏ다ㅏㄷㄹ당뇨병걸릴것같자나여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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