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이 이야기를 빨리 쓰고 싶어서 시간 좀 돌릴께여
기타치는 남자랑 연애하는 썰 3
부제 ; 시작과 끝, 끝과 시작
우리가 잠깐 헤어졌을 때 이야기야
잘 쓰다가 이런 얘기 나와서 싫거나 당황스러울수도 있겠지만ㅎ..
우리는 뭔가 진도도 빨랐고 정 드는 속도도 빨랐어
그래서 한 70일 넘었을땐 거의 부랄친구 수준이였지ㅋㅋ...
그래서 막 헤어졌냐는 소문도 돌 정도 였어 그래서 그런가 스퀸십도 좀 줄어들구 애정표현도 줄었었어
난 꾸준히 여보라고 불렀었는데 경수는 나한테 야, 000 이런식으로 밖에 안불렀었어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사귀다가 사건이 터진거야
120일쯤부터는 경수가 나한테 질린 게 티 났어 나한테 사랑한다고 한 적도, 하트를 보낸 적도 없었거든
그때는 왜 못 느꼈는지 몰라..
그러다가 아슬아슬한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어
그때부터 였어 확실히 경수가 나에 대한 애정이 다 떨어졌다는게, 너무 확연히 티가 났어.
딱 149일 되는 날,
내가 그냥 경수가 100일때 너무 잘챙겨줘서 150일 기념으로 백화점 가서 이것저것 선물을 많이 샀거든.
학교가 끝나고 선물 줄 마음에 두근두근해서 경수랑 막 같이 내려가는데 경수가 어느 순간부터 막 뛰어가는거야
나는 그때 다리를 좀 다쳐서 뛸수도 없는 상황이라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는데, 경수가 자기 친구들이랑 그냥 가버리는거야
나한테 간다는 말도 없이.. 진짜 나는 경수 가는줄도 모르고 그대로 거기서 선물 들고 20분을 기다렸어.
비까지 오는날이라서 학생들이 날 되게 불쌍하게 쳐다보고 가더라.
진짜 나는 너무 허무했어. 얘가 진짜 내가 싫은 가 싶고.
그렇게 어쩌다가 친구들 만나서 밥도 먹고 했는데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니까 막 화가 나는거야.
그래서 경수한테 카톡을 했어.
[ 너 나한테 할 말 없냐 ]
[ ㅇㅇㅇ ]
[ ㅇㅇㅋ ]
[ 니가 나 싫으면 그냥 이쯤에서 끝내 ]
[ 그게 너도 나도 좋은거겠네 ]
진짜 냉랭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 경수한테 온 답이 더 슬퍼
[ 씹지마 ]
[ 끝까지 씹네ㅋㅋ ]
[ 야 ]
[ 걍 ]
[ 깔끔하게 헤어지자 ]
[ 어 ]
와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지자고 먼저 말했던 건 난데 왜 내가 더 눈물날까 미치겠어
그 뒤로 계속 이불 속에서 울었어. 아마 휴지 한통은 썼을 껄?
진짜 가족들땜에 소리는 못내고 그냥 끅끅대면서 계속 울었어. 계속.
그러고 나서 저녁쯤부터 내가 계속 미안하다고 붙잡았어
이제 보니까 나 진짜 나쁜년이다 그치,
내가 먼저 그런식으로 해놓고 다시 붙잡다니 진짜 나 미친거지..
그렇게 계속 카톡을 해도 경수의 답은 없었어
근데 다른애한테 카톡이 오더라.
카톡 친구 목록에 없는 걸 보고 누구냐고 물었는데 오세훈이라더라.
아마 우리 옆반이였던 것 같은데 경수랑 자주 붙어다녀서 나랑도 좀 친분이 있는애였어.
[ 야 000 ]
[ ㅇㅇ? ]
[ ㄴㄱ ]
[ 나 오세훈 ]
[ 아 ]
[ 왜 ]
[ 경수가 다시 안사귈꺼래 ]
[ 사진 ]
사진은 오세훈이랑 경수랑 카톡한거더라.
[ 다시 사귈꺼?? ]
[ ㄴㄴ ]
[ 캡해서 보낼까?ㅋㅋㅋㅋ ]
[ ㅇㅇ ]
아마도, 경수는 내 카톡을 보고도 그냥 무시한 것 같아.
나중에 보니까 읽고 씹었더라.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어.
그 다음날에는 학교를 갔지.
일부러 경수가 수업 준비하러 들어가는 시간에 맞춰서 학교를 왔어.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경수가 복도에서 친구랑 놀고 있는거야.
그래서 경수랑 눈 안마주치려고 완전 고개 숙이다 못해 허리까지 다 숙일정도로 그렇게 지나갔어.
경수랑 헤어졌으니까 이제 경수 친구들이랑도 친하게 지내면 안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경수 친구들도 피했어.
그렇게 하루종일 경수만 보이면 뒤돌아서 다시 왔던길로 가버리고 어쩌다가 마주치면 고개 완전 숙이고 그렇게 다녔어.
점심시간에는 어떻게 할까 그 생각만 하면서 4교시를 버텼어.
점심시간이 되고,
내가 원래 경수랑 사귈때는 점심을 안먹었거든. 맨날 경수랑만 붙어다니느라.
그래서 그냥 친구들이랑 붙어다니는데 경수랑 자꾸 눈이 마주치는거야 그래서 그냥 더 고개를 숙이는 것 밖에 못했어 나는.
그냥,
그렇게,
끝일까,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