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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슬디] "미래에서 왔습니다.", 01 | 인스티즈

[레드벨벳/슬디] "미래에서 왔습니다.", 01 | 인스티즈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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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서 왔습니다. 앞으로 당신은 하루에 한번, 꿈에서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한 힘이 생긴다면 더 많은 미래를 내다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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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o:p>

  〈o:p>〈/o:p>

깜깜한 앞, 눈동자와 눈꺼풀 사이에 형형색색의 색깔들이 비치는 감은 눈 너머에서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슬기의 귓가에 들려왔다. 바로 옆에서 중얼거리는 듯 한 생생한 목소리였다. 미래라. 조금은 철없던 시절 어른들의 강요로 인해 강제적으로 생각해야 했던 '미래' 라는 단어 이래로 오랜만에 듣는 생소한 단어였다. 슬기는 그 말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다시 잠을 청했다.

  〈o:p>〈/o:p>

  〈o:p>〈/o:p>

여느 때와 같이 시끄러움이 귀를 거시는 헤비메탈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슬기는 간단히 기지개를 펴, 한 자세로 몇 시간씩 있었을 근육들을 풀어주고 침대 끝으로 엉덩이를 끌어 앉았다. 기관지를 타고 넘어오는 의미 없는 한숨을 한번 뱉어낸 뒤 무거운 발걸음을 욕실로 옮기려는 찰라 어젯밤과 같이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라고 중얼대는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슬기는 고개를 휘휘저어 멍해있는 정신을 붙잡고 욕실로 발걸음을 마저 옮겼다. 거울에 비친 부스스한 머리와 짙은 다크서클을 띈 모습이 조금은 퀭한 듯하다. 수도꼭지를 들어 올려 찰랑이는 수돗물을 양손에 가득 받아 얼굴에 세 번쯤 문대 겼을 때 였을까. 첨벙이는 물소리로만 가득 찼던 욕실이 또 한 번 아침에 들었던 익숙한 소리로 가득 휘감고 사라졌다. 제가 계속 신경 써서 들리는 것이다.- 최면이라도 거는 듯 몇 번 읊조린 뒤에 대충 샤워를 끝마치고 나와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에 두르고 있던 수건으로 한 번 더 물기를 탈탈 털어냈다. -드르륵. 핸드폰에서 짧은 진동과 동시에 화면이 켜졌고 메시지 하나가 떴다.

     〈o:p>〈/o:p>

  〈o:p>〈/o:p>

' 오늘() 오전11△△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있을 예정 이였던 ○○○님의 강의가 내일() 오전11시로 밀어졌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o:p>〈/o:p>

" .."

  〈o:p>〈/o:p>

  〈o:p>〈/o:p>

순간 하던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떨어뜨린 슬기는 더 이상 챙길 이유가 없다는 듯 침대에 대자로 뛰어 누웠다. 그래, 어쩐지 어제 밤부터 뭔가 안풀리는 느낌이였어. 잠이나 더 잘까. 하며 대충 말린 머리를 뒤로한 채 보들보들한 극세사 이불을 움켜지고서 눈을 살며시 감았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 흐릿하게 보이는 갈색머리에 조금은 여리어 보이는 소녀가 눈앞에 아른 거렸다. 다시금 장면이 바뀌어 질척이는 빗길에서 자동차들의 빵빵거리는 크락션 소리, 자기 딴에는 속삭임일지 모르겠지만 여럿의 속삭임이 모여 귀에 꽂히는 웅성거림이 3초간 지속되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이대로 더 잠을 잔다면 계속 이상한 꿈만 꿀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바람이라도 쐴 겸 대충 챙겨 집을 나섰다. 아무렇게 널부러져 있던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와 근처 공원으로 가던 길에 낯이 익은 사람이 슬기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슬기는 무심히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여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며 길을 걸었다. 그때 무언가에 부딪혀 엎어지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오늘 뭔 날인가- 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는 순간 사방은 워드로 작성한 듯한 A4용지들이 펼쳐져 있었고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여자가 엎어져있었다.

  〈o:p>〈/o:p>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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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제가 딴 데 보다가 부딪힌거 같네요."

  〈o:p>〈/o:p>

 〈o:p>〈/o:p>

  괜찮으세요? 하며 사방에 펼쳐져 있던 A4용지들을 서둘러 모으며 앞에 있는 여자에게 전했다.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이 둘 사이를 지나갔다. 〈o:p>〈/o:p>

  〈o:p>〈/o:p>

" 고마워요. .."

    

  〈o:p>〈/o:p>

  종이를 전해 받은 여자가 다치기라도 한 것인지 발목을 움켜잡으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자 슬기의 순둥한 눈에서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이내 그 여자의 팔을 잡아 옆에 덩그러니 홀로 서있던 벤치에 앉혀 주었다 〈o:p>〈/o:p>

  〈o:p>〈/o:p>

" 살짝 접질린 건가여기서 조금만 쉬면 괜찮을거에요! 괜히 실례끼친건 아닌지.."

      〈o:p>〈/o:p>

" 아니에요. 저도 앞을 안보고가서.. 근데 병원에 가봐야 되는거 아닌가?" 〈o:p>〈/o:p>

  〈o:p>〈/o:p>

"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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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o:p>

  슬기는 다친 것 같은 발에 머물러 있던 시선을 슬며시 위쪽으로 때었다. 가녀린 팔선을 지나 한 품에 감길 것 같은 여리한 몸, 길게 늘어진 갈색머리, 이 모든 것들을 조합해 보니 꿈에서 보았던 그녀와 정확히 일치 했다. 꿈속의 그녀는 흐릿한 실루엣으로만 보였지만 슬기는 그 사람이라는 것에 확실한 자부심을 느꼈다. 왠지 반가워 처음 만났지만 애착이 가는 느낌 이였다. 갈색 머리카락에서 눈길을 때어 얼굴로 향했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좀 전에는 정신이 없어서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던 터라 무심코 팔을 잡아 앉혔 것만 지금 보니 조그만 얼굴에 눈,코,입도 뚜렸한게 오목조목 이쁘게 생겼다. 살짝 찡그린 미간 양 옆으로 보이는 조금 쳐진 듯 아닌 듯 한 동그랗게 큰 눈, 그 속에서 아련한 눈빛을 하고 있는 여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국적으로 보이는 생김새가 슬기의 기를 홀린 듯 넋을 놓고 그 눈을 바라보았다. 사실 초점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고 멍- 하니 서있었다는 말이 더 옳을 지도 모른다.

    

  〈o:p>〈/o:p>

" 저기. 혹시 그쪽도 어디 다치신 건 아니죠?"

  〈o:p>〈/o:p>

", ? 뭐라고요?"

    

  〈o:p>〈/o:p>

  슬기를 올려다보던 여자의 입 꼬리도 올라가더니 피식- 하고 작은 코웃음을 쳤다. 슬기는 예상치 못했던 반응 이였는지 다시 말해 달라 물었을 때의 표정 그대로 굳었다. 여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종이꾸러미를 들어 조금은 힘겹게 벤치에서 일어섰다. 그러고 나서 간단한 눈인사를 하고는 절뚝거리는 다리로 갈 길을 가는 듯 하였다. 슬기는 여자가 앉아있었던 벤치에 힘없이 털썩- 앉아 등받이에 체중을 싣고 다리를 꼬고선 잡고 있던 핸드폰으로 잠깐의 웹서핑을 했다. 문뜩 그 여자 생각이나 머리를 들어 앞을 내다보니 적어도 떠난 지 1~2분은 걸렸을 터인데 10걸음 정도 밖에 나서지 못한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끙끙거리며 걷는 뒷모습이 마치 당장 달려와서 도와달라고 외치는 듯 했다. 마음에 걸리는지 슬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가벼운 뜀박질로 앞을 달려 나갔다. 말없이 여자 옆으로가 어깨를 잡아 세우고 팔목을 잡아 자신의 어깨에 걸친 뒤 부축을 해 주었다. 여자는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었고 안 그래도 큰 눈이 튀어 나올 만큼 커졌다.

      〈o:p>〈/o:p>

  〈o:p>〈/o:p>

" 아니, 도대체 얼마큼 크게 넘어졌으면 잘 못 걸을 정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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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근처에 응급실 있으니까 거기로 가죠. 여자는 말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본 사람과 이렇게 가까이 거기다 어깨동무도 아닌 어깨동무를 하고 있으니 오묘한 떨림이 슬기의 마음을 건들었다. 하지만 슬기의 어깨에 걸쳐져 있는 여자의 팔이 슬기와의 키차이 때문에 조금은 불편했는지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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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되겠다. 팔 불편하죠? 업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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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까지 호의 배푸실 필요없는데.. 제가 알아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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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진찰서 끊고 병원비 배로 받아 갈까봐 그래요. 딱 봐도 작고 가벼워 보이시는데 그냥 업히죠?"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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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리에 쪼그려 앉아 등판만 보이며 말하는 슬기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는지 여자는 몇 초간 망설였다. 그 반응에 맞서 슬기는 손으로 자신의 등을 두어번 톡톡 치더니 빨리 업히라고 제차 강요했다. 여자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슬기의 등에 업혔다슬기의 등은 여자라고 하기엔 꾀나 안정감 있었다. 순간 확 풍기는 은은한 라즈베리 향 샴푸 냄새가 여자의 호감을 샀다. 가던 도중 조금은 더운지 슬기의 이마와 콧잔등에선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 하였다. 그것을 본 여자는 안절부절 못하고 땀을 닦아주고선, 덥죠.. 내려주셔도 되는데.. 를 연발하며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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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다니까, 내리는 건 됐고 이름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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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질문이 이름인 경우는 좀 드물지 않아요? 나이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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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몇 살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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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살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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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이네. 이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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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완이요. 손승완. 그쪽은?"

 

" 강슬기에요."

 

 

 

 웃고 떠드는 사이에 둘은 응급실에 도착하였고 안에 들어서자마자 주말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앞에 보이는 침대에 승완을 살며시 내려놓고 슬기는 다리 힘이 풀렸는지 옆에 놓여있던 의자에 힘없이 주저 앉고 말았다. 하아- 하고  짧은 숨을 뱉고 입고 있던 옷 소매로 이마와 목에 흘러 내리는 땀을 마저 닦으며 승완을 업고온 자신이 대견한지 어깨를 우쭐하며 움직였다. 이 때 승완이 앉아 있는 슬기의 어깨를 검지로 콕콕 건들였다. 고마워요. 답례를 해드려야 할텐데 번호좀 주실 수 있어요? 입꼬리가 저만치 올라간 예쁜미소로 슬기를 바라보며 조곤조곤 물었다. 슬기는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찍어 다시 전해줬고 둘은 어색함 하나 없어 보였다. 그렇게 승완과 슬기의 만남은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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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뭔가 분위기가 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슬디이즈뭔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진짜 기대대되요! 잘보고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박둥둥
감사합니다! 요즘 너무 바빠서 이제야 댓글 보게됐네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사랑합니다.. 당장 다음편 갖고오세요.....
9년 전
박둥둥
바빠가지고 연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여서ㅠㅠㅠㅠ 빠르면 이번주 일요일날에 다음편 올라올 수도 있겠네요!ㅎㅎ
9년 전
독자3
헐ㅣ ㅠ ㅜ ㅜ재밌어여~!!
9년 전
박둥둥
감사합니다!ㅎㅎㅎㅎ
9년 전
독자4
으앙 쩌러 분위기쩌러여ㅠㅜㅠㅜㅜㅠㅜㅜㅜㅜㅜㅠㅜㅠ ♥
9년 전
박둥둥
슬디이즈 뭔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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