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또 초콜렛이야?" "응. 너도 먹을래?" "됐네요. 어휴 너때문에 이제 초콜렛 보기만해도 질린다." 아침부터 허x 초콜렛을 입에 물고 교실에 들어왔더니 변백현이 또 초콜렛이냐며 타박했다. 가볍게 무시하고 자리에 앉으며 가방안에 있던 초콜렛 하나를 더 꺼냈다. 옆을 보니 아직 김종인은 안왔나보다. 초콜렛을 한 입 베어물고 살살 녹여먹으면 입안에 퍼지는 달달한 맛이 좋았다. 마지막 한 조각을 입에 넣자 김종인이 반으로 들어왔다. 변백현이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신나게 인사를 건냈지만 역시나, 무시 당하고 만다. 불쌍한 백현이.. 찬열이가 우리반이였어야 했는데. "초콜렛 먹었어?" "응." "아침에는 먹지말라고 했잖아." "그래도 먹고 싶은걸 어떡해." "하여간 말도 안듣고." "그래서 나 싫어?" 실실 웃으며 올려다봤더니 자기도 웃으며 내 머리를 잔뜩 헤집고 자리에 앉는다. 아까 꺼내놨던 초콜렛을 먹으려 손을 뻗는데 나보다 먼저 초콜렛을 낚아채는 손이 보였다.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옆을보니 엄한표정을 지은 종인이 초콜렛을 자기 호주머니에 쏙 넣는다. "초콜렛..초코.." "안돼. 그만 먹어. 너 아까 큰 거 먹었을거 아냐" "나 오늘 그거밖에 안챙겨왔단 말이야 빨리 줘." 울상을 지으며 호주머니로 손을 뻗었더니 안돼.하고 내 손을 잡아왔다. 나 초콜렛 좋아하는거 제일 잘 알면서.. 뭔가 서러운 마음에 입술을 삐죽이고 책상에 엎드렸다. "도경수. 이번엔 떼써도 안줘" "어쩌라고." "삐졌어?" "아니야." 따뜻한 손이 내 뒷목을 만져온다. 가만히 손길을 받고 있었더니 시끄러운 교실 속에서 조용한 종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초콜렛 너무 많이 먹으면 너한테 안좋아. 난 너 생각해서 이러는거니까 너무 서운해 하지마." "..너 미워." "왜 또." "이씨. 그렇게 말하면 초콜렛 못먹겠잖아." 귀가 달아오르는 느낌에 손으로 귀를 가리고 정면으로 엎드렸던 고개를 종인의 반대편으로 돌렸다. 뒤에서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눈을 꼭 감았다. 뒷목에서 올라와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한없이 다정했다. 그러고 있길 잠시, 조례를 하러 들어오신 선생님 때문에 몸을 일으키자 자연스럽게 손이 떨어져 나갔다. 아쉬운 마음에 내 머리를 한 번 쓱 만졌다. "조례 끝났다. 쉬어라." "초코.." "잘 참았어. 초콜렛 줄게." 내가 몽구인줄 아나보다. 잘참았다며 볼을 쓰다듬더니 초콜렛을 똑 부러뜨려 진짜 요만큼만 입에 넣어준다. 그래도 좋다고 입을 오물거렸다. "야. 도경수." "왜." "초콜렛이 그렇게 좋아?" "응. 좋아. 좋아 너무너무" "나는" "너도 좋아. 너 초콜렛 같아. 김초코" "초콜렛 같아서 좋은거야?" "..아니야." 김종인이 삐졌는지 뜯은 초콜렛 봉지를 잔뜩 구겨 접더니 다시 호주머니에 푹푹 찔러넣는다. 귀엽게 삐지고 그러네. 내 쪽을 바라보지도 않고 앞에앉은 변백현과 말도 안이어지는 대화를 해댄다. 넓은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슬쩍 볼을 부볐다. 종인아 삐졌어? 아니. 안삐졌는데. "초콜렛보다 너가 훨씬 훨씬 더 좋아. 너가 초콜렛 같아서 좋은게 아니라, 초콜렛이 너같아서 좋은거야." ------ 시험기간인데 똥망 하나 투척했네요..뿌직.. 오 갓 배터리 1!!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