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다. W. 언록 창밖에선 천둥번개가 요란한 소리를 내고 찬란한 빛을 번쩍인다. 창문을 뚫을 듯 거세게 비가 내린다. 천둥소리를 무서워하는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너인데, 천둥이 치는 날이면 날 꼭 껴안아주던 너였는데. -여보세요. "어디야?" -왜 "비오잖아.." -......알아서 들어갈게. 전화가 끊겼다. 천둥치잖아, 너는 왜 내 옆에 없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비오잖아" 라는 말만으로 네가 알아주길 바랐다. 바로 입을 떼지 못하고 뜸들이던 너는 내 말의 뜻을 알아차린 게 분명하다. 영원하자던 약속을 잊은 너에게, 나를 향해 타오르던 불꽃이 사그라든 너에게, 차갑게 식어버린 너에게 너무 큰 기대를 했나보다. 너를 생각하며 가만히 앉아있기를 몇 십 분. 점점 밝아지는 것을 보니 어느 새 비가 그쳤나보다. 비가 그치고, 어두웠던 하늘이 맑아지고, 까맣던 구름이 하얘지고, 시끄럽던 바깥은 고요해졌다. 그리고 끝내 너는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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