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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홀리 전체글ll조회 1460l 1


 









방학 중의 학교는 아주 정적이면서도 어색한 느낌을 준다. 교복 입었을 적에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가방 메고 나가면 됐는데, 선생님이 되니까 방학 중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나와서 당번을 지키려니 여간 기분이 이상한 게 아니었다. 잘 부탁해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맞은편 자리의 여 선생까지 교무실을 나가자, 완전히 혼자가 된 진환이 기지개를 켰다. 한 시간만 있으면 나도 퇴근이네. 진환이 창문 밖으로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해를 쳐다보다 문득 책상 구석에 놓인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으로 플립을 열었다. 그러나 심심한 기본 배경으로 설정되어 있는 화면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 지원의 전화가 한 통 와 있었지만 왠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어이없네.” 

 


진짜 어이없다, 김진환. 이제 와서 연락을 바라는 건 또 뭐야. 그렇지만 평소에 꼬박꼬박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데다 한 시간만 답장을 게을리 해도 독촉하는 메시지를 하나 더 보내오는 준회의 부재가 클 수밖에 없었다. 진환은 폰을 내려놓고 이마를 짚었다. 뭘 하고 있을까. 벌써 못 본지 사흘이다. 밥도 잘 안 챙겨먹는데 또 안 챙겼다고 레토르트 식품만 먹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진환의 일과는 이런 식이다.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몸을 바쁘게 움직이다가도, 잠시 멈추는 새에 자꾸만 해사하게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것. 그래서 더욱 열심히 움직였다. 자기 전에도 과하지 않은 선에서 수면제를 먹었다. 일어나서는 잡념이 들지 않도록 바로 차가운 바닥에 발을 붙인다. 그리고 매일 아침 화장실 거울을 쳐다보며 생각한다. 여즉 준회의 그늘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 * *

 

 






오랜만에 본 지원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가게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주치는 죽상에 진환이 어리둥절해하니, 기다렸다는 듯 진환을 반긴 한빈이 대뜸 상황을 이해시킨다. 차였대요. 그제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인 진환이 고개를 푹 숙인 지원의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아 굽어진 등을 살살 어루만졌다.  

 

 

 


“김지원. 괜찮아?” 

 

 

 


고개를 들어 진환을 확인한 지원이 술에 취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헤실거리니 그야말로 딱 실연당한 사람이다. 진환이 혀를 차며 지원의 앞에 놓인 술잔을 저 멀리 밀어놓았다. 한빈이 틈을 타 전화 좀 하고 오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리자, 북적거리는 소음으로 가득 찬 술집 안에 지원과 진환이 덩그러니 남았다. 검은 후드 집업 지퍼를 내리는 진환을 가만히 쳐다보던 지원이 대뜸 그런다.  

 

 

 


“형은 연애 해 봤어?”
“뭐?

 

 



누굴 맹구로 알아. 꼬인 혀로 더듬더듬 말하는 게 고작 이런 내용인가 싶어 진환이 피식 웃었다.

 

 



“해 봤지.”
“형도 돌부처는 아니었구나… 다행이네…….”
“이게 진짜.”

 

 

 


따지려던 진환이 아예 고개를 푹 숙인 지원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사람을 쉽게 사귀는 것 같아도 제 딴에는 마음을 모두 주는 건지 지원은 늘 연애가 끝나면 크게 앓았다. 그게 술독에 빠지는 거든, 몸살이 나는 거든. 아주 크게. 그래도 다채로운 연애를 해 보는 지원에 비해 진환은 달랐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받고 또 줄 때 지나치게 신중한 편이었다. 실제로 사귄 사람 수도 많지 않았고 손 잡는 것 이상의 접촉은 정말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하고 싶어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나마 마음을 품고 있던 준회에게만은 허술했으니까 손을 덥석 잡아도 가만히 있던 거였지, 굉장히 예민해서 누군가 이성적인 마음을 품고 닿아오면 그렇게 부담스러울 수가 없었다. 누구나 그것을 과민하다고 느낄 정도였지만, 진환 나름대로는 그게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했다.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시간을 나누는 횟수가 많지 않은 만큼 아주 특별하고 소중했기 때문이다. 진환은 그랬다.



그래도 이번에는 지원이 부러웠다. 누군 저렇게 퇴짜맞고 술이라도 막 퍼 마시는데, 난 그런 것도 못 하네. 이런 마음이 들어서. 진환에게 있어서 자신의 기분을 표출하는 행위는 아주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속상한 일이 있어도 술을 마신다거나 화를 내는 일이 드물었다. 진환과 가까운 사람들은 늘 그런다. 가끔씩은 표현해도 괜찮아.

 

 

 


“가끔씩은, 괜찮겠지.”

 

 

 


진환이 그렇게 중얼거리자마자, 지원이 테이블 위로 머리를 박았다. 테이블 위로 흩어진 지원의 머리카락을 의미없이 쳐다보던 진환이 결심한 듯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말했다.

 

 



“여기 소주 잔 하나 더 주세요.”



 

 

 




얼마나 마셨는지 모르겠다. 원래 술을 잘 못 해서 두 잔 정도 마시면 머리가 아픈데, 필름이 끊긴 건 반 병을 홀로 비워냈을 때였다. 여전히 주위가 소란스러운 걸로 봐선 아직 술집인 것 같아, 찬찬히 눈을 뜬 진환이 부옇게 흐린 시야에 눈을 깜빡였다. 한빈은 갔는지 없었고, 뜨뜻한 온기가 정수리와 목 부분에 닿아 있었다. 지원의 어깨였다. 지원의 손이 풀어헤쳐진 후드 집업이 반쯤 내려가 드러난 진환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민소매를 입고 왔었나, 그래서 추운 건가. 진환이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슬쩍 드니 눈을 감고 있는 지원이 보였다. 졸려. 여전히 몽롱한 눈을 한 진환이, 문득 고개를 돌려 통유리로 되어 거리가 내다 보이는 벽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환은 가게 밖에 서 있는 낯익은 인영을 발견하고 차분히 눈을 깜빡였다. 크로스백을 한쪽 어깨에 들쳐 멘 남자가 진환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누구더라. 구준회, 구준회다. 흰 셔츠에 슬랙스를 입은. 얼굴이 작고 다리가 긴 게 확실히 눈에 띌 만한 것도 그렇고, 반항적으로 치켜 뜬 눈이 매서운 게 딱 준회였다. 취하면 이런 것도 보이는구나. 이래서 술을 마시나 싶어 여전히 지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진환이 힘없이 보고만 있자, 왜인지 자꾸만 진환을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던, 아마도 환영일 준회가 입술을 깨무는 것이 보였다. 준회야. 멍하니 유리창 너머 준회와 눈을 맞추던 진환이 옅게 웃어보였다. 헤, 하고 다소 멍청하게 웃어보이자 준회가 인상을 더욱 구겼다. 그 모습마저 진짜 미운 열 여덟 구준회와 같아 눈을 감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한계야. 진환이 홀린 듯 눈을 감고 지원의 어깨에 더욱 편하게 기댔다. 꿈결인지, 지원이 무어라 말한 것 같다.

 

 

 


“형, 좋아하면 잡는 거야. 그게 누구든.”
 

 

 

 

 

 

 

* * *

 

 

 

 

 

 


팔로 눈을 가린 채 연신 헉헉거리고 있었다. 싸구려 정육점 불빛 같은 모텔 조명이 싫어서였고, 몸에 닿아있는 혀를 볼 자신이 없어서였다. 그런 진환을 비웃기라도 하듯 큰 손이 눈 가린 팔을 잡아왔다. 힘없이 팔이 내려지고 꾹 감은 눈이 드러났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준회가 눈가에 입을 맞췄다. 싫어. 그럼에도 차마 반항할 수가 없어 입술을 깨무니 아랫입술을 핥아 온다.  

 

 



“입술 상해요.”  

 

 



낮고 다정한 목소리에 그제야 진환이 눈을 뜨고 제 위에 올라 탄 준회를 보았다. 군데 군데 빨간 불빛으로 물든 머리카락, 욕정으로 점철된 눈. 부정할 수 없이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애써 시선을 피하니 턱을 부드럽게 잡아 온다. 애타하며 눈을 붙잡아 두려는 게 너무나 좋아서 다시금 되새긴다. 이건 꿈이야. 결국 비참하게 끝나는 꿈. 그러나 준회와 닿고 싶은 마음은 절박하리만치 갈구하게 되는 것이라, 결국 입술을 무는 준회의 목에 팔을 감았다. 부드럽고 촉촉한 혀가 파고드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 굳어있는 혀를 감싸올리고, 사랑스럽다는 듯 입술을 핥아오는 감촉이 너무나 좋아서 눈물이 흐를 것 같다. 넓은 준회의 등을 어루만지던 진환이, 목으로 옮겨가는 준회의 혀에 가슴팍을 밀어냈다. 긴장한 탓인지, 숨이 찬 탓인지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준회야, 나 사랑해?”





고작 꿈이라 지나 온 상황도 아득한데, 준회 아닌 환영에게 말하는 꼴이 우습다. 진환의 눈꼬리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보던 준회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랑해요.”

 

 

 

 

 

 

 

 

 

 


순간, 큰 진동 소리와 함께 준회는 사라지고 땀 범벅이 된 몸의 감각이 살아났다. 눈을 감았다 뜬 진환이 빨간 조명 아닌 어둑한 방 천장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꿈인 줄이야 알았지만 이렇게 깨니 견딜 수가 없어서였다. 별다른 생각으로 빠질 틈 없이 옆 협탁에서 울리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젖은 앞머리를 쓸어넘긴 진환이 실눈을 뜨고 액정을 보았다.
 

 

 


「구준회」 
 

 

 


심장이 내려앉는다는 게 이런 걸까. 상대 삼아 엄한 꿈 꾼 것도 미안한데 꿈에 깨자마자 대면하려니 쉽사리 용기가 나질 않아 진환이 입술을 깨물며 망설였다. 받아, 말아?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한참을 망설이니 전화가 끊겼다. 문득 액정 구석에 뜬 시간을 보니 새벽 두 시여서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준회가 건 부재중 전화만 거의 열 통 가까이였다. 힘없는 손길로 숙취 해소 잘 하라는 지원의 문자를 넘긴 진환이 침대로 쓰러졌다. 으으.
 

 

 


“진짜 죽겠다… 구준회 나한테 왜 이래….” 

 

 



이상한 꿈이나 꾸게 하질 않나, 대뜸 새벽에 구 남친이나 할 법한 전화 세례를 퍼붓질 않나. 이제는 복잡하게 생각할 기력도 없어서 무기력하게 누워있으니 열린 창문 밖으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진환이 조심스레 일어나 창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가 중얼거리는 소리로 선명해진다.
 

 

 


“아, 왜 전화 안 받아. 미치겠네.”  

 

 



구준회? 생각하고서도 설마 싶어 빼꼼 고개를 내밀자, 정말로 준회가 아래에 서 있는 것이었다. 가로등 불빛을 받아 음영져 더욱 짙어진 준회가. 진환의 집은 1층이어서 지상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 창문이 낮아 아래가 잘 보였다. 무어라 말할 엄두도 못 내고 아래를 내려다보자,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뒷머리를 헤집던 준회와 눈이 딱 마주쳤다. 잠시 두 사람 사이에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그 와중에도 진환은 술김에 보았던 환영과 밑에 서 있는 준회의 옷차림이 똑같은 걸 보고 환영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잤어요?”  

 

 

 


그렇게 말하는 준회의 표정이 불퉁해서 진환이 옅게 웃었다.  

 

 

 


“그럼 지금 시간에 안 잤겠어?”
“그래도 열 통이나 전화했으면 좀 받아주지.”
“아홉 통은 진짜 자느라 못 받은 거야.”
“한 통은요?”

 

 

 


그 물음에 진환이 입을 다물자, 준회가 이내 표정을 풀고 팔짱을 꼈다. 이 상황은 제법 우습다. 아닌 밤중도 아니고 새벽에 이런 물렁한 대치 상황이라니. 오히려 새벽의 힘일까, 진환은 이제 편안한 표정이었다.  

 

 

 


“선생님 되게 성격 급한 거 알죠.”
“내가?”  

 

 

 


창틀에 양 손을 올려놓은 진환이 눈을 크게 뜨니 영락없는 흰 토끼 같은 모양새였다. 선생님은 새벽에도 예쁘네. 준회가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리니 진환이 눈썹을 치떴다.  

 

 

 


“무슨 말 하려고 온 건데.”
“오늘 같이 있던 그 분 누구예요?”  

 

 

 


준회의 물음에 진환이 곧장 지원의 얼굴을 떠올렸다. 준회가 정말 아까 진환을 본 거라면 지원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을 상황이다. 대답을 미루자 되려 준회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냥 친구야. 아는 동생.”
“아.”
“전 여자 친구 못 잊고 있는 애.”  

 

 



왜 이런 불륜 행각 현장을 들킨 아내처럼 굴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진환이 성실히 대답했다. 준회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묘하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이다. 차가운 새벽 공기에 어깨를 움츠린 진환이 걱정스레 물었다.
 

 

 


“너 아까도 밖이었잖아. 안 추워?”
“그 때 선생님 되게 섹시했는데.”
“뭐?”
“옷이 막 다 흘러내려서는, 남자 어깨에 기대있고. 그건 좀 마음에 안 들었어요. 게다가 그 사람 어깨에 매달려서 집에 들어가더라고요.”
 

 

 


꽤나 진지한 말투인데다, 짝다리까지 짚고 서 있으니 무어라 타박을 할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진환은 이제 막 헷갈리려던 참이었다. 평소에도 능청스럽긴 하지만 선은 지키던 준회가 대놓고 질투하는 말을 하는 의도를 모르겠어서.




“너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한 세 시간 전?”
“구준회.”





너, 왜 그래? 차마 말하지 못한 말이 입 안에서 맴돌았다. 혼란스러움이 얼굴에 여실히 드러나는 진환을 가만히 쳐다보던 준회가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는 손을 뻗어도 닿을 거리였다. 준회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김진환.”  

 

 



호칭까지 생략한 그 심연처럼 낮고 깊은 목소리에 전율이 일었다. 불량스럽게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피어싱을 박은 이 소년이 그렇게나 성숙해 보일 줄이야. 맹목적인 빛을 띈 짙은 눈동자가 오롯이 진환을 향해 있었다.  

 

 



“좋아해, 정말.”  

 

 



진환이 떨리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렇게 말하는 준회가 너무나 달콤했다. 믿을 수가 없어 가만히 내려다보자 다시금 입을 연다.  

 

 



“사실, 오래 전부터 좋아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말해줬을 때는 너무 좋았는데, 진짜 미치도록 좋았는데 차마 대답을 못 했어. 선생님이 앞으로 힘들어질까 봐. 저 겁쟁이인 거 선생님도 알잖아요. 금방이라도 붙잡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말한대로… 그러면 안 되는 거니까. 어린 나보다 선생님이 더 힘들어질 테니까.”
“…….”
“근데 이젠 안 되겠어요. 우리 그냥 좋아하면 안 돼요?” 

 

 



준회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지만 언뜻 불안감이 스치는 게 보였다. 진환에게 거절당할까 괴로운 기색이 진환의 눈에도 보였다. 고개를 한껏 들고 애달프게 속삭이는 준회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 진환이 아무 말도 없자 급해진 준회가 창가에 올려진 손을 잡아왔다. 얼마나 기다린 건지 차게 식은 손에 진환이 울컥했다.
 

 

 


“줄 게 있어.” 

 

 



그러고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준회가, 무언가를 꺼내 진환에 손에 쥐여주었다. 진환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일 년 전, 부임할 때 잃어버린 교사증이었다. 놀란 표정을 읽은 준회가 머쓱하다는 듯 뒷통수를 스윽 매만졌다.  

 

 



“사실 선생님이랑 상담한 뒤에 뒷뜰 가서 찾았었어요. 돌려주려고 했었는데, 너무 예뻐서….” 

 

 



일 년 동안이나 이 교사증을 가지고 있으면서,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봤다는 거였다. 사물함에서도 보다가 친구들한테도 걸릴 뻔 했다는 민망한 기색 역력한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진환이 사랑스런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고개를 숙여 준회의 볼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놀란 준회가 굳는 게 느껴졌지만, 아랑곳 않고 차가운 볼에 오 초간 입술을 꾹 대었다 뗐다. 지난 일 년간 지고지순하게 진환을 바라보고 있었던 준회의 마음이 차고 흘러 넘치는 순간이었다. 하도 많이 들여다 봐서 모서리가 헤진 교사증을 꾹 쥔 진환이 준회의 귓가에 속삭였다.  

 

 



정말 좋아해, 준회야. 나 행복해.
 

 

 


그리고선 멀어지는 진환을 다정하게 훑은 준회가 손을 들어 진환의 뺨을 어루만졌다. 늘 따뜻했던 손이 차갑게 식어있는 게 안쓰러워 입술을 문 진환이 양 손을 뻗어 준회의 얼굴을 붙들었다.  

 

 



“나 술 냄새 나는데.”
 

 

 


부끄러운 마음에 그렇게 말하자, 그런 진환이 귀여워 시원스레 웃은 준회가 그런다.  

 

 



“그래서 그런가, 섹시해요.”  

 

 



웃음도 잠시, 조심스레 고개를 든 준회가 창가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여오는 진환의 아랫입술을 물었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이 벅찬 가슴이 거세게 요동치고, 새벽의 조용한 사위에서 자신의 주변만 행복이란 게 넘쳐드는 듯한 기분에 두 사람이 입을 맞댄 채로 웃었다. 드디어 닿은 마음이 감히 수치를 매길 수도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진환이 뺨을 쓰다듬던 손을 옮겨 준회의 뒷통수를 끌어당겼다. 아무런 기교 없이 심심하게 입술만 닿은 입맞춤이었지만 보아왔던 어떠한 그 키스보다도 달콤한 입맞춤이었다. 맞물린 입술을 달빛과 가로등 빛이 밝게 비추었다.

 

 

 

 

 

 

 

 

 

 

 

 

-

 

급전개라고 하시면 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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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좋아서 진심 울거 같아여..............하 진짜 이 커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커플인데 그게 아니더라도 글 분위기가 너무 좋고 준회가 밖에서 계속 기다리는 것도 설레고...........사랑해여 자까님
9년 전
독자2
진짜 완전 취향저격에 제목도 제가 좋아하는 그룹이라 그러는데 혹시 암호닉 받으세염.....?
9년 전
홀리
윽... 재밌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암호닉을 받는 건 생각 못한 일이지만 암호닉이 있으면 더 정감가게 불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9년 전
독자6
그럼 저 암호닉 아델라로 신청할게여!♡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아진짜ㅠㅠㅠ자까님은사랑입니다...이런달달한글자주싸주세여ㅜㅠㅠㅠ
9년 전
홀리
네, 최대한 열심히 하겠습니다 ^^
9년 전
독자4
취향저격ㅜㅜㅜㅜㅜㅜㅜ작가님 사랑합니다
9년 전
홀리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5
헐 작가님 저 울었어요.. 작가님 대박짱... 어떻게 이랗렇게 글을 쓸수가 있죠...? 자주오세요 대박.. 와 작가님 문체도 짱짱맨이고 내용도 복선도 짱.. 작가님 진짜 사랑해요 신알신해놔야지 이글도 맨날 봐야지 진짜 쩔어.. 제가 근몇년동안 본 픽중에 이게 최고..!!!!
9년 전
홀리
너무 과분한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7
자까님 예전에 블로그에서도 봤는데 여기서 보다니ㅠㅠㅠㅠㅠ 하 진짜 제가 준환파게된 이유가 작가님인거 아세요? ㅠㅠㅠ잘봤습니당
9년 전
비회원103.23
헐대박..짱이예여
9년 전
독자8
아!!!!!!!!!!!!!!!!!!!!!!!!! 아!!!!!!!!!!!!!!!!!!!!!!!!!!!!!!!!!!!!!!!!!!!!!!!!!!!!!!!!!!!!!!!!!!!!!!!!!!!!!!!! 아1@#!#!@!@!!!!!!!!!!!!!!!!!!!!!!!!!!!!!!!!!!!!!!!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 왜 이렇게 잘 쓰세요? 저 글 읽으면서 심장이 벌렁 벌렁 거리고 벅차오르면서 제가 다 떨린 글은 정말 하늘 아래 이 글이 처음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른 글은 안 쓰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ㅇㅏ... 작가님은 정말 짱이센요... 신알신해야지.......... 아........... 뎡말............... 이 글을 이제서야 읽은 나는 나가 죽어야합니다1@#!@#!@#!#!#!@#!@!!!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진짜 너무 사랑합니다... 이 글은... 대작... 정말... 와ㅏ... 시간 날 때 마다 와서 읽어야ㅣㅈ... 아 아직도 떨려...
9년 전
독자9
아진심 대박이다ㅠㅠㅠㅠㅠㅠ울고싶다너무좋아서ㅠㅠㅠㅠ 작가님진짜 문체짱짱ㅠㅠㅠㅠ진짜설레여 세편 읽는데 완전 빠져서 허우적대면서 다읽었어요 잘보고가요!
9년 전
비회원235.211
으어ㅓㅇ어ㅓㅠ세상에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 이 글을 이제서야 읽다니... 처음 읽을 때부터 분위기가 장난 없네요 봄 햇살같이 따뜻하게 밀려오는 그런 분위기
사제물 한 번도 본 적 없고 그동안 딱히 찾지는 않았었는데 제목에 이끌려서 홀리님 글을 보게 됐네요 제 첫 사제물 글이 이런 글이라 넘나 감사합니다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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