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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담비 전체글ll조회 1055l 1

       

     

  

     

  

     

  

     

  

(1)Give Me Love      

  

http://inti.kr/name_gs/196980      

  

     

  

     

  

     

  

     

  

이름 타일러 라쉬, 나이 27세, 우울증, 애정결핍, 정서불안, 그리고... 심리상태로 보아, 성폭행 피해사항이 있는 듯 함. 다니엘은 틱, 틱 거리는 소리를 무시하려 노력하며 비밀스럽고 조심스럽게 서류를 작성했다. 끝의 문장을 쓸 때에는,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     

  

타일러는 손톱을 아예 입으로 물어뜯고 있었다. 그냥 보기에는 손톱을 물어뜯는 것 빼고는 평범하고 안정적으로보였지만, 그의 눈동자가 여기저기로 방황하며 흔들리는 것을 보면 그의 심리상태가 얼마나 불안한 상태인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다니엘은 서글픈 마음이 들어 손을 뻗어 그의 손목을 잡고 내렸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하지만 눈에 띄게 움찔하며 그 신비로운 청록색 눈동자로 다니엘을 공포스럽게 쳐다볼 때에, 다니엘은 올렸던 손을 다시 내려 펜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다니엘은 몇 번 헛기침을 했다.     

  

     

  

“...그러면...하는 일은 뭐였...”     

  

“아니, 그런 쓸데없는거 물어보지 말고 필요한거만 물어보란 말이야! 어디 사는지, 그리고 진짜 그런 짓들을 당한게 맞는지!”     

  

     

  

갑작스럽게 외치는 선배에 다니엘은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선배를 노려보았다. 그런걸 어떻게 물어보란 말이야. 그렇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입술만 깨물고 있는 다니엘을 보며 선배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엘을 재촉했다.     

  

     

  

“나는 사랑을 주는 일을 해요.”     

  

     

  

타일러는 그들의 대화를 무시하고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비록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말이긴 했지만, 타일러는 두려움에도 떨면서 진지하고 차분하게 말했다.     

  

     

  

“누구든 사랑에 빠질 수 있게 할 수 있어요. 나는 그래요.”     

  

“저도요?”     

  

     

  

다니엘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농담 반 진심반으로 물었다. 타일러는 여전히 사뭇 진지하고 덤덤하게 네, 하고 대답했다. 보고있던 다니엘의 선배가 이마를 짚었다. 맞아, 역시 확실해. 정신병자야. 그냥.     

  

     

  

“그럼, 당신 스스로에게도?”     

  

     

  

다니엘은 진지한 타일러의 대답에 자신도 이번에는 정말 진지하게 되물어 보았다. 자신이 한 질문이지만, 솔직히 그 뜻이 무엇인지 자신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타일러는 진지하고 정확하게 대답했다.     

  

     

  

“아뇨, 나는 그럴 수 없어요.”     

  

“어째서?”     

  

“어느 누구도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으니까.”     

  

     

  

그의 목소리에서 얼핏 슬픈 외로움을 느낀 듯 하다. 다니엘은 자신이 보았던 알파벳 문장을 떠올렸다. Give Me Love. 그것은, 정말 그의 구호요청이었던 것일까.     

  

     

  

     

  

     

  

리닐러/독다일러          

  

(2) Say Something          

  

          

  

     

  

     

  

다니엘은 서류를 적으며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렀다. 이미 밀린 원래의 일 따위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다니엘은 그에게서 보고 알아냈던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딱히 검사에게 보고하거나 그럴려는 생각은 전혀 아니었다. 그냥, 이었다. 그냥 다니엘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대로.     

  

다니엘은 옆을 힐끔 둘러보았다. 둘 밖에 없는 방. 긴 의자에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체구의 그는 담요를 온몸에 둘둘 두른 채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맡에 놓인 작은 공룡피규어를 보며, 다니엘은 약 몇 시간 전의 일을 떠올려냈다.     

  

     

  

“...공룡이다.”     

  

     

  

타일러는 다니엘의 책상에 놓인 작은 공룡피규어 -회식 할 때 뽑기로 뽑았던 것- 를 보며 들릴 듯 말듯 작게 중얼거렸다. 그것만 들었다면 다니엘은 그냥 대수롭지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다니엘은 집중하며 피규어를 응시하고 있는 타일러를 보고 작게 미소지었다. 공룡 좋아해요? 다니엘은 초록색 공룡을 들고 타일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원하면, 가져도 돼요.”     

  

     

  

다니엘은 움찔거리는 타일러의 손을 기어코 잡아서 공룡을 쥐어주었다. 그럼으로 인해 타일러가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기를 원해서였다. 하지만 어째서였을까. 공룡을 손에 쥐게 된 타일러는 원래보다 더 굳고 긴장한 표정으로 다니엘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잡은 손 까지 잘게 떨리고 있음을 느낀 다니엘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 타일러에게 쫓기듯 내뱉었다.     

  

     

  

“아, 그건 그냥, 그냥 드리는거예요! 그냥 받으셔도 돼요! 그냥 주는거니까...”     

  

“그냥 주는거라구요?”     

  

     

  

타일러의 눈동자가 다니엘을 담았다. 잠시 공룡을 담을 때 없어졌던 것 같은 공포가 이제는 다니엘을 보는 청록색의 눈동자에 가득 담겨 있었다.     

  

     

  

“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침착하고 담담하게 이유를 물었다. 왜 그냥 주냐니. 다니엘은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머뭇거리다가도 타일러의 손에서 떨어질 듯 매달려 있는 피규어공룡을 다시 제대로 쥐어주었다.     

  

     

  

“타일러 씨에게 주고 싶으니까요.”     

  

“어째서요?”     

  

“음, 타일러 씨가 좋아하니까.”     

  

     

  

타일러는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뭔가 슬픈 것 같기도, 공허한 것 같기도 한 미묘한 표정. 그는 다니엘과 공룡피규어를 번갈아보다가 스스로 피규어를 꼭 감싸쥐었다. 공룡피규어를 향했던 눈동자가 다니엘에게 다시 향해졌다. 공포를 담고 있었던 그의 청록색 눈동자는, 어느새 왜인지 모를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담고 있었다. 타일러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이유는, 평소처럼 외면하기 위해서나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사죄와 같은.     

  

     

  

“미안...합니다.”     

  

     

  

다니엘은 서류를 작성하던 손을 우뚝 멈추었다. 턱을 괴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타일러를 다시 쳐다보았다. 그리고 공룡피규어. 잠시 멈추었던 타자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름 타일러 라쉬, 나이 27세, 우울증, 애정결핍, 정서불안, 그리고... 심리상태로 보아, 성폭행 피해사항이 있는 듯 함. 그 밑에 새로운 문장 하나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그는 왜 사과 했을까?      

  

다니엘은 알고 싶었다. 그 사과의 의미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모니터를 잠시 가만히 응시만 하다가 물음표를 하나 더 생기게 만들어보았다. 답은 역시 나오지 않았다.     

  

     

  

     

  

* * *     

  

     

  

     

  

해가 지나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추적추적거리는 소리가 유독 오늘따라 평화로운 경찰서 안을 울렸다. 결국 한숨도 못잤어. 타자소리를 들으며 다니엘은 두 눈을 꾹꾹 눌렀다. 앞에서 공룡피규어를 가만히 들고 안아있는 타일러가 보였다. 다니엘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가 자학과도 같은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다니엘 씨.”     

  

“아, 예.”     

  

“지금 그... 사람, 데리고 차에 타요. ”     

  

     

  

다니엘의 선배는 타일러를 힐끗 눈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다니엘은 네, 하고 대답하고는 처리하고 있던 서류를 저장한 후 정리하기 시작했다. 타일러는 무엇인가를 느낀 것인지 공룡피규어를 손으로 살짝 놓은 채 주위를 느리게 둘러보고 있었다. 서류정리에 열중하고 있던 다니엘에게, 한 경찰이 서류를 들고 다가왔다. 명찰에 적힌 장위안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발음의 이름을 보니 아무래도 중국사람인 것 같았다.     

  

     

  

“다니엘 씨가 부탁한대로 한 번 찾아보았는데요.”     

  

“아, 네.”     

  

“시카고대학교 졸업생에 일리노이주 거주인으로 나오는데요.”     

  

     

  

다니엘은 곧바로 예? 하고 되물었다. 그럴리가. 어제 타일러에게서 들은 바로는 타일러는 이 곳 뉴욕에 살았었다고 들었다. 다니엘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살짝 찌푸렸으나 그것은 장위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혹시 고향은요?”     

  

“버몬트 주.”     

  

“다른 사람을 잘못 찾은거 아니에요?”     

  

“얼굴보니까 맞던데.”     

  

     

  

장위안은 가만히 앉아있는 타일러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다니엘은 뭐라고 더 물어보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밖에서 빨리나오라는 선배의 외침에 더 이상 장위안과 마저 대화할 수가 없었다. 다니엘은 타일러를 일으켜 서둘러 뒷좌석에 태웠다. 타일러는 순순히 차에 탈 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다니엘은 마저 운전석에 앉고는, 조수석에 앉은 자신의 선배를 보며 물었다.     

  

     

  

“어디로 가요?”     

  

“정신병원.”     

  

“네?”     

  

“전에 그 여의사가 건네 준 명함의 그 병원있잖아.”     

  

“왜요?”     

  

“어느 잘나신 후배님이 일을 더 크게 만들어놔서 말이지.”     

  

     

  

정신병 다 기록하게 되어버렸으니 치료해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한 소리 들을거라고. 저거 신상도 다 털어버렸으니 자살하면 또 곤란하고 말이야. 선배는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정신병원이 사실상 제일 안전하지.     

  

다니엘은 혹여나 그가 듣지 않을까 하고 힐끗 타일러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뒷좌석과 앞좌석에 가로막힌 유리벽때문에, 타일러는 듣지 못하는 듯 했다. 다니엘은 뭔가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성폭행 피해자라고? 뭔가 아픈과거가 있는거라고?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다니엘 씨가 어제 가르쳐 준, 쟤 살았다던 곳 있잖아. 찾아보니까 어딘지 알아?”     

  

“......”     

  

“우리가 일주일 전에 때려잡은 불법 갱 조직 아지트더라.”     

  

“......”     

  

“사내 놈이 성폭행이나 강간은 무슨... 비슷한 증상 보이는 정신병자 인거지, 그냥.”     

  

     

  

아무튼 우린 그냥 대충 끝내고 병원 쪽으로 넘기면 되는거야. 끝. 선배의 무덤덤한 말에 다니엘은 운전대를 잡은 자신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다니엘은 어쩔 수 없이 핸들을 정신병원 쪽으로 돌리고 있었고, 차는 점점 정신병원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었다. 정말, 그는 그냥 정신이상자인걸까. 아니,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처가 깊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다니엘은 입 안을 씹으며 엑셀을 더욱 밟았다.     

  

병원 앞에서도 비는 계속해서 내렸다.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 많이 내렸던 것 같다. 다니엘는 차에서 내린 타일러에게 우비를 대신 씌워주었다. 우비가 커서 체구가 작은 그의 몸에 맞는 비는 대부분 막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참 큰 우비를 뒤집어 쓴 타일러는 다니엘과 병원을 물끄러미 번갈아보다가 입을 열었다.     

  

     

  

“난 미치지 않았어요.”     

  

“...알고 있어요. 그냥 간단하게 대화만 해보는거예요. 어제 처럼. 걱정말아요.”     

  

     

  

다니엘은 타일러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선배가 타일러를 데리고 병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다니엘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비를 쏟아내는 구름 사이로 보이는 태양이 일렁이다 이내 사라졌다. 안그래도 어둡기만 하던 세상은 더 어두컴컴해져 버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타일러는 결국 이 곳에 입원을 하게 될 것이다. 다니엘은 그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가 입원하게 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게 가장 안전할테고, 얼마나 상처가 깊든 상처를 치유하는데 그게 더 오래걸리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다니엘은 괜히 병원을 한바퀴 빙 돌았다. 마음이 심란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타일러와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의 반응이 어떨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는 속였다고 화를 낼까,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까, 아니면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아할까. 그리고 이 병원에는 얼마나 머물러야 할까. 퇴원 후에는 그는 어떡해야 하는 걸까.     

  

만약 내가 좀 더 능력이 있고 그렇다면 그를 위해 뭐든 해 줄 수 있었을 거라고, 다니엘은 그렇게 생각하며 계단을 올랐다. 비를 잔뜩 맞은 경찰복을 가볍게 털고 입구에 서자, 간호사가 철창문을 열어주었다. 유독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으며 간호사를 따라가다보니, 의사들이 모여있는 복도의 끝자락이 보였다. 그에게 뭐라고 얘기할까, 뭐든 다니엘은 경찰로서 성실히 그를 도왔고, 그것에 대해서도 후회나 미련은 없는 상태였다. 뭐라고 말해야 하든, 자신의 긴 경찰생활 중 아주 조금은 기억에 크게 남는 이별이 될 수 있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참이었다.     

  

소란스러운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다. 불이 어두운 병실 안에서 하얀 병원복을 입은 타일러는 두 세명의 의사에게 붙잡혀 버둥거리고 있었다. 눈이 반쯤 뒤집힌 듯한 그는 제정신이 아니어보였다. 그는 언제나 공포에 질려있었지만, 이번엔 그의 이성이 아예 트라우마로 인한 공포로 사로잡혀 있는 듯 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철창이 그의 손에 잡혔다. 공포에 젖은 신비로운 그 눈이 다니엘과 마주쳤다. 타일러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그는 갑자기 의사를 뿌리치고 철창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잘못,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그의 목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미친 듯 떨리고 있었다. 끌어당기는 의사들의 힘을 두 다리와 팔로 억지로 버티며 어째서인지 다니엘에게 빌고 있었다.      

  

     

  

“싫어, 제발...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안 그럴게요. 제발 부탁이에요, 제발 그만...!! 싫어!! 제발!!”     

  

     

  

철창사이로 뻗어나온 타일러의 손이 다니엘의 손가락을 잡았다가 이내 옷깃을 잡은 것을 마지막으로 철창 안으로 끌려들어갔다. 공포에 젖은 그의 눈안에 비치는 다니엘. 과연, 그에게 자신은 대체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 것일까. 다니엘은 끌려들어가는 와중에도 애원하며 소리지르는 타일러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겁에 질린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해 줄 수도 없었다.      

  

발버둥치며 울부짖는 타일러를 의사들이 억지로 침대에 묶었다. 그들은 타일러의 발작이 심각해지면 아마 안정제를 놓을것이다. 차마 볼 수 없어 다니엘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병실 안의 간호사가 두꺼운 커튼 벽을 쳤다. 시야는 자동으로 가려졌다. 오직 그의 비명소리와 침대 소리를 전달하는 청각만이 다니엘을 자극하고 있었다. 목이 이미 쉬어버린 비명소리와 애원. 그것도 어느새 다니엘이 예상한 것처럼 조용히 잦아들며, 이제는 거의 흐느끼는 울음소리로 변해 사라지고 있었다. 이윽고 청각에도 암전이 찾아오자, 다니엘은 멍하게 병원 복도 바닥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가자. 보고 빨리 끝내고.”     

  

     

  

계단을 내려가는 선배의 목소리를 흘려보낸 다니엘의 눈에는 언제인가 바닥에 떨어져버린 공룡 피규어가 들어왔다. 두려움에 떠는 와중에도 그는 철창사이로 그 공룡 규어를 내밀었던 것 같다. 그에게는 이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였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 아마 둘 다가 아니었나 싶다. 다니엘은 허리를 굽혀 공룡피규어를 들었다. 아직도 그의 체온이 느껴져 조금은 따뜻했다.     

  

잘못했다는 타일러의 목소리가 귀에서 윙윙 맴돌고 눈물과 공포에 젖은 타일러의 얼굴이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다니엘은 후회하고 후회했다. 그가 그렇게 겁에 질린 상태에서 왜 아무말도 못해줬던 것일까. 뭐라도, 말을 해줘야 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겁먹지 말라고. 당신이 보는 건 이미 지난 환상이었다며. 그러면 적어도 조금은 그가 지닌 트라우마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뭐라고, 그냥 뭐라고 말이라도 해줄걸.      

  

결국 그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거짓말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다니엘은 고요한 복도에서 한참동안 손에 든 공룡피규어만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완결아니얌!      

  

BGM : A Great Big World - Say Som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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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ㅜㅜㅠㅠㅠㅠ타일러ㅠㅠㅠㅠ다녤ㅠㅠㅠㅠㅠㅠ왜때무네...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나 이거 기다렸어ㅠ
9년 전
독자3
2편ㅠㅠㅠㅠㅠㅠ기다렸는데 빨리 나왔다...♥
9년 전
독자4
좋다ㅠㅠㅠ빨리 3편....ㅠㅠ
9년 전
독자5
아ㅠㅠ빨리3펴뉴ㅠㅠㅠ대박이야이건진짜
9년 전
독자6
ㅠㅜㅜㅜ궁금해 다음편이... 빨리3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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